5화 케이브 오브 다크니스 (2)
“다 정리됐군.”
“네, 캡틴.”
“그런데, 그쪽은?”
우리들이 고블린들을 전부 쓸어버린 뒤에 히비키가 뒤편에 있는 세 명의 소녀들의 안부를 확인했고...
“응, 괜찮아.”
“몇몇 고블린이 다가왔었지만 괜찮았어요.”
“내가 다 쏴맞췄으니까.”
“다행이다~..”
“너희들도 ‘동업자’지? 보지 못한 장비들이네.”
“동업자?”
“아무튼 여러분, 다친 곳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계셨네요.”
“혼자라서 무서웠지만, 저 사람들이 나타나줘서 괜찮았어. 그런데, 왜 우리는 여기에 있는 거지?”
“저희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요.”
“벽에 끼인 것보단 낫지만.. 그보다, 오르크볼그는? 같이 있었잖아?”
“나도 모르겠어. 그 사람도 이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고블린 슬레이어 씨라면 괜찮을 거예요.”
“?”
이곳을 몰라? 설마..
“자세한 얘기를 듣도록 하지.”
“아, 그렇지. 너희들이 있었지.”
“너희들이 오르크볼그이자 고블린 슬레이어라고 부르는 그 일행도 있었다는 얘긴데, 그는?”
“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소귀 살해자라는 의미가 붙을 정도니 너희가 그렇게 걱정하지 않을 정도거든.”
“그런가. 그럼 특징은? 이곳에서 만날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 고블린 슬레이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음.. 한마디로 하면, 좀 특이한 모험자! 좀 더러워진 가죽 갑옷에 싸구러 철모를 쓴 이상한 녀석이야.”
“아하하..”
“잘 알았다.”
“보아하니 우리들과 비슷한 상황인데, 너희들도 갑자기 이 동굴로 이동당한 것 같아 보여.”
“그러니 같이 이곳에서 나가자!”
“응! 모험자는 서로 돕는 거니까!”
“모험자?”
“그래요. 우선은 자기소개를 하죠.”
“동시에, 너희들에게 환영인사를 하지.”
“환영.. 인사요?”
“멀티버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
서로를 소개하면서 멀티버스에 대해 알려줬다.
“이계들로 구성된 멀티버스에..”
“영웅들과 월드 유니티..”
“게다가 인피니티 스톤이라고요...?”
“그래. 우리들은 다른 세계에서 이 세계로 이동당했어. 여기는 너희가 모르는 다른 장소 혹은 제 3의 세계일 수도 있지.”
“제 3의 세계..!”
“그럼 그 사람도 우리처럼 다른 세계에..?!”
“하지만 저 고블린들은 우리가 아는 고블린들인데?”
“그렇다면 여긴 너희 세계의 평행세계일 수도 있어, 엘프 궁수.”
“그럴 수도.. 있겠네요, 히비키 씨.”
“응, 여신관.”
“이곳에서 나가려면 우선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해. 고블린이 저 녀석들만 있다곤 보장할 수도 없고.”
“그럼 어서 가야겠네, 아스카.”
“맞아, 소치기 소녀. 캡틴.”
“그래. 일단 전투가 불가능한 소치기 소녀는 나와 여신관, 엘프 궁수가 호위한다. 전방에는 아스카가, 후방은 히비키가 맡는다. 그러나 두 사람은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바꾼다. 알겠나?”
“네, 캡틴!”
“알겠어, 캡틴.”
“고블린 슬레이어 씨처럼 지휘를 잘하시네요.”
“그러네.”
“좋아. 그럼 간다!”
그러고보니, 네로와 녹트는 뭐하고 있을지..
6화 고블린 슬레이어 (3)
“아으, 냄새.”
“그러게 녹트. 여기에 버려진 돼지 머리가 굴러다니는 것도 아니고.”
“피와 내장의 냄새는 모험자에겐 일상이다. 코로 숨을 쉬어라. 금방 익숙해질 거다. 흄의 코는 그렇게 되어 있으니.”
“흄?”
“인간을 말하는 거야?”
“그보다, 슬슬 다음 횃불에 불을 붙여야겠군. 그런데, 그건?”
“이거? 랜턴.”
“문화 차이가 크게 나나 보네. 횃불을 쓴다는 건, 고블린 슬레이어의 세계는 중세 문화 그대로일 거야.”
“불편하게.”
“그런가..”
길을 계속 걷던 와중에 고블린 슬레이어가 새 횃불을 만들다가...
“그런 종류의 물건은 있으면 편하지만, 의존하게 되면 죽는다.”
“너나 그래. 그보다, 너도 느닷없이 이동당했다고?”
“그것도 동료들과 같이 있다가..”
“그래.”
“걱정은?”
“그들은 모험자다, 녹트. 나보다 훨씬 뛰어나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것보다, 고블린이다.”
“고블린?”
“녀석들의 소굴이 가까운 것 같군. 봐라, 녀석들의 파수꾼이다.”
“!!”
근처에서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는 고블린들을 가리키자...
“거 잘 됐네!!”
네로가 양쪽 날개의 손을 깜짝 놀란 고블린들을 향해 뻗어서 그 고블린 두 마리를 붙잡아 끌어왔고...
“잡았다, 이 바트 심슨 놈들아!!”
“어두운데도 잘 보이네, 고블린 슬레이어.”
“그럴 리가. 녀석들의 급소 높이로 무기를 던지는 연습을 해서 짐작한 거다.”
“아, 그러셔.”
“것보다, 이 새끼들이 파수꾼이라고 그랬지? 그래서 소굴이 가깝다고 한 거야?”
“잘 알아보네.”
“동굴, 미궁, 유적, 폐촌. 마을이 가까우면 더 좋겠지. 녀석들은 어디에든 자신들의 소굴을 만들어 증식한다.”
“진짜냐?”
“집시 이빨 다 뽑을 떠돌이들이네.”
“너희들과 만나기 전까지 죽인 수만 20이 넘는다. 거긴 상당한 규모의 소굴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 죽이는 게 좋을 거다. 파수꾼이 돌아오지 않으면 경계와 매복을 하며 기다리겠지. 그걸 상대해줄 필요는 없다.”
“그래? 그럼 문답무용으로!!”
고블린 두 마리의 머리를 양쪽 날개의 손의 악력으로 으깨서 부수고는 그대로 버렸다.
“너도 참 별난 놈이다 야.”
“그렇게 보여지긴 한다.”
“뭐, 별났든 뭐든 상관없고, 그 소굴은 어쩌게? 우린 그냥 쳐들어갈 작정인데.”
“... 수영할 수 있나?”
“? 우리 할 줄 알아.”
“숨은 참을 줄 아나?”
“마력으로 호흡을 할 수 있긴 해. 왜?”
“이 부근이 좋겠군. 신호하면 저 높은 바위 위로 오른다.”
“올라가?”
“뭐 하려고?”
“이거다.”
그런 뒤에 고블린 슬레이어가 소굴이 있을 만한 방향을 향해 어떤 종이를 내밀더니...
“올라가라!”
종이를 피자, 그 종이에서 대량의 물이 쏟아져 나왔고...
“뭐야!?!?”
“왜 종이에서 대량의 물이 나오는 거야!?!?!”
나는 네로와 고블린 슬레이어를 잡고 바위 위로 워프해서 대량의 물을 피했다.
“고블린 병신들이 죽어나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땅굴도 있지만, 움푹 팬 땅이면 익사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다. 콘크리트를 채워서 매장하는 것도 좋겠군.”
“여기 이 동굴에 그만한 콘크리트를 가져올 수 있으면 해봐.”
“그런데, 그 종이는 뭐야!?”
“‘게이트’ 스크롤이다, 녹트. 바다와 연결되어 있지.”
“바다!?”
“그래서 수영할 줄 아냐고 물어봤냐!?”
“못한다면 수중 호흡이 가능한 반지를 넘겨줬을 거다. 그리고 너희는 가뿐히 바위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문제는 없다.”
“고블린 새끼들을 잡겠다고 마법 물건을 쓰냐!?”
“너 아까 의존하게 되면 죽는다고 그랬잖아?! 이건!?”
“아까워하니까 죽는 거다. 써야 할 때는 써야 한다. 흐음... 조심해라.”
“뒤에 뭐? 아아..”
“수영할 줄 아는 고블린도 있네.”
그러다가 고블린들이 수영해서 바위 위로 올라오자...
“그나저나 운동신경이 좋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사냥감들이 올라온 것뿐이잖아!”
“잘 왔다, 이 쬐끄만 것들아아아!!”
나는 사자왕의 쌍검을 쥐고, 네로는 양쪽 날개의 손을 쥐고 그 고블린들을 향해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