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애타게 기다리던 일요일을 맞이했다.
밤새 잠을 설쳐 한숨도 못 잤지만
두근거린 심장을 진정시키고
근처 이발소로 향했다.
단정히 머릴 깎고
목욕탕에서 광나게 여러번
깨끗이 씻고 닦았다.
오는길에 향수도 사왔다.
처음이라 익지않아(익숙하지않다)
그냥 이곳저곳 온몸 구석구석
에플킬라처럼 마구잡이로 뿌려댔다.
부모님이 사준 은색 정장을 입고
교회로가는 길에 한아름 꽃다발도 샀다.
저녁 예배가 끝나자
떨리는 맘을 부여잡고 그녀에 다가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인기척을 냈다.
“어..험! 저...저기요?
오늘 저와 식사 약속 잊지 않으셨죠?”
“......”
그녀는 머뭇거리다
막 문을열고 나가려 할때
다행히 목사님 들어오셨다.
“경해야? 벌써 가려고?
저녁도 안먹었을텐데..
오늘 식사나 같이 하자꾸나? ”
불안했던 그녀는 자꾸 나를 힐끗힐끗 경계했다.
그걸본 목사가 다정스레 말했다.
“아? 저사람? 아주 올곧고 착한청년이네
열성적으로 주님을 진실로 믿고있어!
언젠가 기회되면 다같이 모여 함께 식사하고 싶었는데
오늘이 딱 그날이구만! 민호군! 함께 할텐가?”
“넵! 이렇게 좋은 날 초대받으니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잘됐구만? 그럼 잠깐 기다리게나? ”
목사님 잠시 자릴 비우자
콩딱 콩딱 두근 거린 뜨거운 가슴이
그녈 물끄러미 바라보게 만들었다.
여전히 날 경계한 듯 ...
두손엔 꼭 쥔 성경책만 애타게 만지작 거렸다.
용기를내서 꽃다발을 건네야하는데,
뒤로 숨길 수밖에없는 내 자신을 한탄했다.
한참 서로 어색한 분위기로 빠질때
목사님 목소리가 우릴 반겼다.
“경해, 민호 청년! 바로 나오게나?”
그렇게 우린 차를 타고 목사님 집에 도착했다.
-띵동!
-철컥!
문이열리자 집 안으로 들어갔다.
사모님이 정답게 반겨 주셨다.
늦은 시간에 온 빈손 처지라 어쩔수없이
그녀에게 줄 꽃다발을 사모님께 드렸다.
“아이고~고맙네~ 고마워!
뭘..이런걸다...호호...너무나 이쁜 꽃이네~”
기분 좋은 사모님이 갑자기 표독스럽게 목사님을 흘겨 나무랐다.
흥! 저 양반! 여지껏 함께 살면서
꽃다발 한번 선물해준적 있나?
생일때 화장품 한번 사준적 있나?
오직 하나님 뿐이지! 허우대만 멀쩡하지?
계란후라이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팔푼이지? 야무진 팔푼이!”
난감한 목사는 손짓 발짓 하며 제지했다.
“아...쉬쉿! 여...여보 오늘 왜이래? 새로운 손님 앞에서..”
그런 모습에 그녀와 난 잠깐동안 웃음 꽃을 피울 수있었다.
“하하하..!”
“호호호!”
* * * *
“우와와앗!”
지글지글 누렇게 잘 구워진 삽겹살과 상추
형형색색의 파채 야채 샐러드 ,제육복음,생선
오징어,맛깔난 튀감과당면 등..
상다리가 뿌러질 만큼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다.
나모모르게 입에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사모님이 먼저 말을꺼냈다..
“우리 경해 오랜만이네?
자주와서 같이 밥먹으로오지?
그동안 왜 안왔어?
이 아줌마가 많이 보고싶었는데...”
“죄송해요.. 조금 바빴어요!”
“그래도 앞으로 자주와! 나나 저 양반도
경해를 한 가족처럼 생각하니까!
절대 부담스럽게 생각하면 절대안돼! 알겟지?”
“네... 아주머니..감사합니다!”
그런 사모님이 날 보며 애정있게 말했다.
“호호호호...! 민호 청년이라했지? ”
“아..네...넵!”
“이렇게 예쁜 꽃다발 안겨줄만큼
자상하고 준수해서 우리 경해와 잘어울리겠네?
혹시 둘이 연인사이야?”
그녀와 난 순간 벌겧게 화끈 달아올라
아무 대답도 못했다.
“......”
“......”
그러자 목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사람아! 얼른 밥하고 국좀 떠와야지? 뭐하고있어!”
“아차차차!. 내정신좀봐 ! ”
-후다다닥~
그렇게 어색한 분위가 잘 흘러갔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실 무렵 목사가 경해를 보며 넌지시 말했다.
- 다음편 계속...
<따로 연재 할 소설이 남아서, 내일 부터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