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명절 조상님 오시니 팥송편 올리지 마라
추석 아침 집에서 절을 올리는 가족들
유나네 집도 마찬가지였다
유나도 가족들과 함께 상을 차리고 절을 올리는 도중이었는데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유나의 아버지가 직접 나가 문을 여니 검은 양갈래 머리의 소녀가 있었다
미클루드:거 다른건 몰라도 팥송편좀 빼주시죠?
조상들 지금 차례상에 손 대지도 못하고 계시잖습니까?
“어……예?”
소녀가 하는 말에 황당해한 유나의 아빠
그러다 유나는 지금 아침 일찍 이 시간에 누가 왔는지 궁금해 현관으로 가보니
미클루드가 온 것을 보며 의아해 하였다
유나:어? 미클루드?
“아는 친구니?”
미클루드:아, 니네 집이냐? 얼른 팥송편 빼고 다시 절해, 네 조상들 곤란해 하신다
“아…,어?”
유나는 미클루드의 말에 의아해 하였다
팥에 무슨 문제 있는 것도 아니며 이름난 떡집에서 사온거라 무슨 이유가 있나 싶었으나
사실 제사상에 팥을 올렸다는게 문제였다
팥은 어떤 귀신이든 내쫓는 의미가 담긴 곡물이라 실제 귀신이 건들거나 먹지도 못한다
예법에 해당 되는 건 아니지만 이 세계관에선 민간 신앙이 어느 정도 적용되어 있어서 진짜 귀신이 못 건든다
때문에 미클루드는 신발 벗고서 유나의 집으로 들어와 제사상에 있는 팥송편을 쥐고 달아났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유나의 가족들은 어안이 벙벙 해졌다
특히 송편을 사온 유나의 외삼촌이 더 어이없어 했다
“쟤는 뉘집 자식이길래 감놔라 배놔라도 아닌 송편 빼놔라여?”
유나:아….제 친구인데요 이유가 있는 거겠죠….. 나쁜 친구는 아니에요
“아 그러고보니 팥은 귀신을 내쫓는다는 말이 있었지?”
“진짜 그것 때문에 온거라고?”
유나의 큰아버지가 미클루드가 뭐 하러 송편 훔치고 달아났는지 이해했으나
진짜로 그것 때문에 사변을 벌인 것이 기가 막히기는 했다
그리고 제사한지 2시간 뒤 서풀이 와서 사과하였다
서풀:우리 미클루드가 송편 훔쳐서 죄송합니다
사죄의 의미로 소고기 가지고 왔습니다
미클루드도 같이 와서 사과하였다
유나의 아빠는 소고기 안 가져와도 용서해줄 마음이었으며
유나의 외삼촌을 제외하면 다 성인(聖人)과도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그럴 수도 있다면서 용서하는 분위기였다
서풀:(가족들 전부 유나의 성격처럼 착한 사람이라 크게 혼나지 않아서 다행이네)
미클루드:(그냥 우유부단한 성격이 전염 된 것 아닐까?)
“난 반대야 저 애 반성하는 기미가 안보이잖아?”
그렇다 외삼촌은 유나의 가족들과 달리 성격이 순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유나의 아버지가 서풀이 가지고 온 비싼 소고기 상자 뚜껑을 열어
찬란한 1++급 소고기를 보더니 금세 용서해 주셨다
“내 그대를 용서하겠나이다”
미클루드:(이 사람 쉽네…..)
서풀: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편 플라지는 권우네 친가 댁에서 절을 올리고 있었으며
아침 식사까지 같이하고 권우와 함께 3명의 삼촌들로부터 추석 덕담을 듣고 있었다
“그래서 니네들은 대학을 어디로 진학 갈 거냐?”
권우:그러게요(시간 빨리 갔으면….)
“요새 공부는 잘하고 있니?”
플라지:잘하고 있네요(시간아 제발 빨리 가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이 가시 방석에서 벗어나기를 원하였다
-
어찌저찌하여 오늘도 유나는 서풀과 함께 밖으로 놀러 나갔다
유나의 외삼촌은 매형인 유나에 아빠에게 서풀이 유나의 남친이냐고 물었다
“근데 매형, 쟤 우리 조카 남친이여?”
“아니, 우리 딸 차버린 남자 사람 친구”
짝사랑 상대가 차버렸는데도 친구로 있자 하니까 친구로 있어주었다
그런 인간관계가 가능할리가 있겠는가?
조카가 그런 처지더라, 그래서 유나의 외삼촌은 더욱 어리둥절 하였다
“.........그런 관계가 성립되는 거였어?”
“몰라 딸이 자세한 얘기를 잘 안 해주니까….”
“험….. 알아서 잘하겠지 나쁜 애는 아니잖아?”
“소고기 준 걸로 사람을 판단하지는 마”
“소고기를 주는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
“예효….여러 의미로 걱정이다….”
유나의 아빠가 유나를 걱정하는 사이 유나는 서풀하고 같이 방탈출 카페에 들어갔다
서풀:우오오오….! 재밌겠당!
유나:그지?
“난이도는 쉬움, 보통, 어려움이 있고요 장르에 따라서 공포, SF, 사극, 판타지, 등등이 있습니다”
서풀:난이도 어려움! 장르는 공…흡!
유나:하하 판타지로 할게요!
유나는 탈출 난이도에 대해서는 즐길 수만 있다면 어떤 난이도든 상관없다만
서풀이 공포 장르를 택하려는 순간 유나는 그의 입을 막아 판타지 장르로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어지간히 축제 때 진짜 귀신이 있었던 귀신의 집이 너무 무서워서 이제는 아무리 가짜라 해도 놀라버리는 유리멘탈이 된 것 같았다
다행이도 오늘은 추석이라 사람이 별로 오지 않는다
기껏 공휴일이긴 하지만 카페 사장도 추석에 내려갈 일이 없어 평소대로 운영하며 좀 더 일찍 문을 닫을 예정이었다
그리하여 눈가리개를 쓰고 탈출 방에 들어온 서풀과 유나
안내 음성에 따라 눈가리개를 벗고 방 내부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았다
장르는 판타지, 마법 도서관이라는 컨셉으로 배경이 그려진 벽지가 붙여져 있으며
책이 많은 서랍장과 여러 약품 모형들, 천문 망원경하고 천장에는 별자리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비록 잘 그려진 배경 벽지로 방을 꾸민 거지만 주변 소품들 감성을 충만하게 해주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방 탈출 카페 사장이 문을 잠그자 마자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탈출 제한 시간은 1시간 30분 난이도 어려움으로서 적당한 시간이긴 하지만
탈출하지 못하는 사람은 탈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유나:먼저 아이템을 찾아보자!
서풀:오우!
이런 저런 아이템을 찾아보았다
얼마나 어려운지 유나에게 있어 알수없는 것이 한가득이었다
그러나 서풀은 달랐다 서풀은 천장을 보며 자기가 알고 있는 말을 내뱉었다
서풀:아레가데네부아루타이루베가!
유나:뭐야 그거?
서풀:형아가 봤던 애니에서 나온거!
서풀은 테이블위에있는 별 모양이 그려진 푸른 책을 펼쳤다
별자리책인데 일기처럼 1월에서 12월까지 88개중 26개의 별자리 관측기록이 써져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aestas”라고 적혀져 있는 낙서가 있었다
서풀:찾았다 백조 독수리 거문고 같은날!
유나:아….여름철 대삼각형을 말하는 거였구나?
이 탈출 카페의 난이도 어려움에는 특징이 있는데
그 특징은 해당 컨셉에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병원이라면 병원에서 쓰이는 단어 및 도구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고
실험실이면 과학지식이 필요, 오컬트 경우 신화나 주술에 관한 지식만 있어도 난이도가 쉬움으로 바뀌어진다
하지만 오시는 손님들은 불특정 다수로 오기 때문에 대다수가 이런 거에 모르거나 관심 없는 사람들이며
그런 사람들한테 있어서는 어려운게 맞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게 뭔데 씹덕아" 하는 놈은 탈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근데 관심 없으면 모르는 것도 당연함으로서 왈가왈부 할 필요 없다
어쨌든 서풀은 익스쿠하고 같이 본 애니에서 흔히 나오는 별자리하고
스페그스로부터 왜 외우고 다니는지 모를 라틴 단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탈출하기가 수월했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난이도가 어려운게 아니다
많은 아이템들의 상호작용이 너무 많아서 어렵기도 하다
서풀은 여름철 대삼각형 관측 날짜를 기억하고 한구석에 있는 상자의 번호를 눌러 새로운 아이템을 꺼냈다
-
상호작용의 아이템이 많았기에 시간이 20분이나 지났다
유나는 그저 서풀의 곁을 졸졸 따라다녀 보조 할 뿐이었다
그녀에게 있어 지루한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만
서풀하고 한 공간에서 딱 붙을 수 있으니 이것대로 OK라는 순수하기도한 불순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유나:(이렇게 붙어있는것도 나쁘지 않네…..)
서풀:유나야…가까워서 안 보여
유나:아 미안!
유나는 서풀이 불편하다고 해서 서풀한테서 조금 물러났지만 그 조금이 5밀리미터였다
분명 유나는 서풀한테 차였으나 서풀의 곁에 있었다
마치 차이기 전처럼 0으로 되돌아온 상황이었다
서풀:유나야 3분 지났어?
유나:응 지났어
서풀:좋았어 그럼 연다!
서풀은 양초를 녹여 집어넣은 고형틀 안에 열쇠모양으로 굳어진 양초를 꺼냈다
서풀은 드디어 열 수 있다며 잠겨진 서랍장을 열어 또 아이템을 얻었다
유나는 아이템 상호작용이 너무 많은 것에 조금 진절머리 날 것 같았다
유나:상호작용이 너무 많네…..
서풀:아하하! 그럴수 있지 방탈출 난이도 어려움,
'쉽게 탈출하게 둘 수는 없다!' 겠지 아하하하핳!
계속해서 퍼즐을 풀어 나갔다
서풀은 서랍장에서 얻은 푸른 랜즈를 들고 망원경에 다가갔다
망원경 대물 랜즈부분에 랜즈가 없어 끼워보았더니 딱 알맞게 끼워지고
서풀은 고정되어있는 망원경의 접안랜즈에 눈을 대고 보았다 망원경은 푸른 벽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희미하게 보이는 그림을 보았다 태양과 달이 겹쳐진 그림 딱 봐도 일식(日蝕)이며 밑에 “?≤2000”까지 적혀져 있었다
서풀:아항! 신문지 필요행!
유나:신문지?, 아 여기 있는 거 말하는 거구나?
유나는 의자에 놓여있는 해외에 있을 것 같은 신문지를 집었다
서풀은 이제 유나에게 다가가 신문지를 같이 봐야 하는데
망원경에서 눈을 때고 앞으로 나아가려던 순간 또 인식하지 못하고 말았다
서풀:(이런 또 일 났네 그래도 괜찮아 지장이 되는 건 없어)
유나를 또 사물로 보게 되었다
아무리 사람이다, 생명이다 그렇게 보고 싶다 한들 인식하지를 못한다
그래도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왜냐하면 기체를 들이내쉬고 움직이는 물질 만을 생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서풀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
어려운 이야기 이지만 생물은 항상성, 조직성, 물질대사, 반응, 적응, 성장과 생식
이 모든 조건을 갖추면 생물이라 본다
근데 이건 기계로 만들 수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것들이며
생물의 구성은 단백질, DNA, RNA로 구성된다
서풀은 이러한 지식으로 생물에 관한 것을 배웠다
계속 자신의 눈이 생물과 무생물을 구분하지 못할 경우
이러한 지식을 떠올리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상대를 바라보았다
서풀이 생명을 바라보는 상태는 구분계, 세포계, 원소계, 입자계로 단계를 나누고 있다
구분계는 그냥 봐도 구분이 가능한 정도
사람은 사람, 개는 개, 돌은 돌, 나무는 나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정도
그 다음 단계는 세포계 아직은 생물과 무생물을 구분하는 정도
단지 세포가 밀집되어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일 뿐이며
주변에 보이지 않던 균들도 보이는 상태
그 다음은 원소계 한 물질이 여러가지 원소들로 밀집되어있는 형태로 보이는 상태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이 안 가지만 사람을 이루는 원소들만 잘 알면 그나마 구분할 수 있는 상태
현재 서풀의 상태가 '원소계'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단계인 '입자계'
이제는 더 이상 구분할 수 없다
어떤 물질이든 어떤 생명이든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을 터
뭘 어떻게 하든 구분할 수 없다
입자들이 아무리 규칙적인 형태로 밀집되어있거나 움직인다 한들 구분하기가 힘들다
리수어드도 이 과정을 겪은 적이 있으나 그 직후 존재능력이 생겨났기에
서풀 처럼 힘들어질 일은 없었다
대신에 약을 먹었는데 다른 부작용으로 악화 됐다는 듯이
익스쿠처럼 힘들어질 일을 얻은 거니 그쪽도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서풀과 유나는 40분이나 지나서야 방탈출에 성공했다
서풀:와자! 탈출 뿅!
유나:탈출이다
방탈출을 마음껏 즐긴 것 같았다
카페에서 나온 직후 시간은 1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유나는 점심을 일찍 먹을 지에 대해 서풀에게 물어봤으나
서풀은 쉬고 싶다며 쉴만한데 없냐고 물었다
유나는 근처에 카페가 있으니까 거기로 가보자고 말하여 눈앞에 횡단보도 건너 바로 보이는 카페로 가보기로 하였다
눈앞에 보이는 횡단보도는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횡단 보도였다
지금은 차가 많이 지나가고 있음으로 지나가는 차들이 거의 사라질 때 즈음 횡단 보도를 건너갔다
서풀과 유나는 차가 오기 전에 빠른걸음으로 조심히 지나가려 했다
그러다 유나는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그 횡단 보도 위에 차에 치인 개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개를 보고 놀란 것이 아니었다
서풀이 그 개 시체를 보고도 밟고 지나가며
아무렇지도 않게 횡단 보도 건너편으로 걸어가고서 아직도 오지 않는 유나를 바라보며
얼른 오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유나는 급히 달려가 서풀의 뺨을 때렸다
유나:서풀 제정신이야? 죽어버린 개를 밟으면 어떡해?
서풀:개가……있었어?
서풀도 많이 당황 하였다
서풀에 눈에는 현재 횡단보도 위에 뭔가 돌출된 물질이 보였을 뿐 개라고 인식하지 못하였다
서풀의 인식 장애는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다
하지만 만약의 일이 생길 때에는 큰 문제가 되버린다
유나는 그런 서풀에게 다짜고짜 화를 냈지만 지금 서풀이 어떤 상태인지 알기에
그 이상의 실언을 내뱉기도 전에 입을 다물었다
소리는 들린다 감각은 느꼈다
그러나 보이는게 달라졌다
모든게 아주 미세한 알갱이들로 이루어진 모습 이외론 안보였다
서풀은 발을 헛딛어 뒤로 넘어졌다
서풀은 더 이상 생각하기 싫어졌다
뭔가 포기하고 싶어졌다 진절머리났다
서풀은 더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가만히 있으려 했지만
지금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불안정한 감정들은 가만히 있지를 못하였다
서풀:(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이라도 패닉 상태에 빠지면 유나나 지나가는 사람한테 실례야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에는 조금 그렇네….그래 어쩔 수 없을 것 같네….)
서풀은 능력을 사용하여 스스로의 뇌에 자극을 일으키는 기체를 만들고 숨을 들이쉬며 정신을 끊어버리게 만들었다
스스로 정신을 잃게 만들어 쓰러졌다
그러더니 누군가가 서풀을 일으켜 세워주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유나였다
그녀는 서풀을 데리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리고 곧장 전화를 걸었는데 유나에겐 아직 익스쿠의 번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서풀에게 직접 물어보기에는 의식이 없으니 같은 반인 플라지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익스쿠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나:익스쿠 오빠! 서풀좀 구해줘!
익스쿠:도착했어
유나의 뒤에 익스쿠가 있었다
익스쿠는 전화를 끊고서 서풀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유나는 그전에 해야할게 있다고 하였다
익스쿠:지금 서풀의 상태는 어때?
유나:그 전에 해야 될게 있어요!
익스쿠:.......알았어
-
서풀은 눈을 떴다 다행이도 서풀은 시선은 정상적인 구분계로 되돌아왔다
천장에 전등이 있고 곁에 익스쿠가 있었다
서풀은 상황파악을 하고서 힘없는 목소리로 익스쿠에게 물었다
서풀:형아 나 얼마나 잤어?
익스쿠:1972…..
서풀:장난치지 말고
익스쿠:농담이야 30분밖에 안됐어 횡단보도에 있는 죽은 개는 유나가 동물 사체 신고로 보냈어
서풀:.............유나는?
익스쿠:집
서풀:그래…..오늘은 더 이상했어 점점 나빠지는 거야?
익스쿠:아니 스트레스 때문이야
어제 일로 인한 스트레스로 너의 인식 장애에 더 큰 자극을 준 것 뿐이야
내가 말했잖아 참지 않아도 된다고
어제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처럼 오늘을 즐길 수 있을리가 없었다
서풀이 불안함을 참고서 다시 유나하고 만나는 것이 과욕이었다
서풀:......형 말 따를걸….그렇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나 진짜 싸이코패스 같았어
익스쿠: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걱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나도 네가 강인하다고 믿어버리고말아서 제대로 보호를 해주지 못했어, 거 미안해
서풀:미안해 할게 뭐있어? 나도 내가 괜찮다고 생각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데…..
익스쿠:그래…..,지금 상태는 어때?
서풀:또렷히 잘 보여
익스쿠:좀 더 푹 쉬어 너한테는 활발하고 긍정적인 활동이 아닌
마음이 편한 안정적인 활동이 필요해
서풀:알았어, 휴일이 끝나면 유나에게 먼저 사과해야지 아마 이 정도면 나를 싫어하지 않을려나?
익스쿠:일반적으로 그렇지 너한테 차였는데 억지로 너와 친구로서 친하게 지내지만
같이 있을 때마다 문제가 생기니 성가시지 않을리가 있겠어?
같이 있다가는 기빨려서 지치겠지
서풀:아하하하하하! 그건 그렇네 그것대로 참 대단해 이렇게나 성가신 친군데 손절 안하는게 이상하지
나는 정말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최악인데 말야 안 그래?
익스쿠:응 안 그래, 왜냐하면 우리 집 남자 특,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여자들하고 만나는 경우가 많음ㅋ
자학적인 대화분위기를 풀면서 익스쿠가 방문을 열었더니 문 앞에 유나가 있었다
서풀은 분명 익스쿠로부터 유나는 집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였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익스쿠는 “집”이라고만 단답했지 누구의 집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익스쿠가 서풀을 속인 것이었다 서풀은 난생 처음으로 진심을 다하여 내심 익스쿠를 욕하였다
서풀:(야이 미친 엉아놈아 정신이 출가했냐?)
-
유나가 서풀의 방안으로 말없이 들어오니 익스쿠는 도망치듯이 문을 닫고 나갔다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서풀은 다시 능력으로 스스로의 정신을 끊고 싶어하였다
하지만 유나 앞에서 한 번 더 그러면 화날거 같아 보여
서풀은 조심히 유나에게 방금 전 대화는 들었냐고 물었다
서풀:그…방금전 대화 다 들었어?
유나:응
유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그리 말하였다
서풀은 어색하게 올라간 입꼬리를 내리고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유나는 손을 들었다
서풀은 유나가 화나서 자신의 얼굴을 때리려는 줄 알고 앞머리로 가려진 눈을 질끈 감았다
유나의 손바닥은 서풀의 얼굴에 닿았으나 때리는 것이 아닌 어루만져주었을 뿐
화를내는게 아니며 걱정해 준 것이었다
유나:서풀 괜찮아?
유나는 서풀이 스스로 기절하고 나서도 계속 걱정해 주었다
서풀은 자신에게 늘 일어나는 갑작스런 상황에 싫증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는다는게 광기 같아 보였다 그래서 실언을 내뱉었다
서풀:넌 진짜 미친ㄴ이야, 아…..
분명 유나는 화낼 것이다 서풀은 그리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쳐맞을 각오를 다졌다 허나 의외로 유나는 맞대응 해주었다
유나:그러는 너도 미친놈이잖아?
서풀은 말문이 막혔다 또 웃겼다 유나의 말이 우스웠다
자기자신하고 유나가 유유상종이라는 것에 크게 웃어버렸다
서풀:으하하하하핳하핳캏하하! 아니…..아 못 당하겠어
너 진짜 대단해 대체 어떻게 하면 날 싫어할거야?
유나:무조건적으로 널 싫어할 이유는 없어 너는 나쁜친구가 아니니까 불안정하다고 해서 그게 나쁜거야?
너는 모두와 같이 있기 위해서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잖아 그게 뭐 잘못됐어?
물론 너에 대해 싫증나는 사람은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네가 생각하는 두려움이 아니야
난 너의 친구라고? 그러니까 서풀 굳이 미안해 할 필요 없어 네가 아픈 건 네 탓이 아니니까
서풀의 불안은 사라졌다
그녀가 와준 덕분이었다
서풀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유나의 손을 끌어당겨 몸을 껴안아주었다
서풀:고마워 유나 나 진짜 이상했어 너와 만나서 다행이야
유나:아…..응 뭐 그럴 수 있지
유나는 서풀이 허그를 해준 것에 매우 당혹스러워 얼굴이 새빨게졌지만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이성을 놓지는 않아서 겨우겨우 대답은 할 수 있었다
서풀:그리고 아까 너를 모욕한 거 미안해 그건 그냥…..
유나:알고있어 네가 순수하기에 어쩌다 내뱉어버린 자학인거잖아?
서풀:음……추석시즌끝나고 나서 만나자 오늘은 난 쉴래!
유나:알았어 그럼 학교에서 또보자!
서풀:응!
-
유나는 진짜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현관에서 인사를 나누고 다시 방으로 돌아온 서풀은 계속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슬퍼서 흘리는게 아니었다 안심하고 긴장이 풀려서 쌓여왔던 감정들을 쏟아내버리는것이다
덕분에 서풀의 마음은 개운해졌다
서풀:다행이다……
서풀은 우는 소리 들릴까 부끄러워 조심히 울었는데 역시 익스쿠는 익스쿠다
눈치를 채고서 서풀이 우는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능력으로 방음 처리를 해주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플라지가 돌아왔다
스페그스에게 전화를 걸어 포탈을 열어 달라고 부탁하여 포탈을 통해 급하다는 듯이 돌아왔다
플라지는 다급하게 서풀이 괜찮은지 물었다
플라지:서풀 괜찮아?
서풀:응 괜찮아!
유나의 전화를 받고 익스쿠의 전화번호를 건네준 플라지도 걱정해 준 것이었다
더욱 밝은 모습으로 환해지며 미소짓고있는 서풀을 보니 다행이라고 안심한 플라지
근데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서풀:근데 문제가 생겼엉~
플라지:무슨 문제?
이 때 성라가 서풀에게 빈 그릇을 가지고 오며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린린과 간마가 이를 말리고 있었다
성라:제발 저에게 사약을!
린린:그러지 않아도 된다니까!
간마:그리고 우리 사약 먹어도 죽지 않잖아!
아무래도 지난번 싸움이 서풀의 인식장애를 심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사실이었기에
어제와 오늘 있었던 일에 성라는 죄책감을 느껴 서풀에게 사약을 달라 청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서풀:진정 시켜줘야해
서풀은 그리 말하면서 긴대롱에다 마취탄을 집어넣어 성라를 진정시키려 하였다
플라지:잠만 그렇게 진정 시키려고?
서풀:먼저 대화는 가능케 해야지, 훅!
서풀은 그리 말하면서 성라에게 바람총을 쏘았고 흥분한 코끼리처럼 날뛰던 성라는 마취탄에 맞아 잠들어 버렸다
플라지는 더이상 서풀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플라지:그래 알았어, 아 권우네 친가에서 곤드래 나물 가져왔수다
티산:오 나중에 나물밥 해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