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의 왼손은 이브의 허리를 살며시 감싸고 있었다.
갑자기 밀려오는 두근거림으로 인해 두 사람 사이에 시간은 멈춘 듯 했지만 란스의 말 한마디가 이브의 정신을 깨웠다.
“워~ 그림 좋수다?”
화랑과 이브는 얼굴을 붉히며 서서히 떨어졌고 서둘러 문을 열고 밖으로 달려갔다.
왕도 벨리타는 거대한 지진이 발생함과 동시에 우라보스의 거대한 탑이 동서남북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했고 그 여파로 인해 왕도 전체는 큰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로즈를 찾고 있던 케로베로스 용병단의 안젤리카 벤츠와 벨터 아스테는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탑을 바라보며 그 위를 비행하는 벨벳에게 시선을 집중했다.아이콘 설정 페이지 가기
“저 계집애는!”
벨벳을 알아본 벨터는 눈을 가늘게 뜨고선 그녀가 날아간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우라보스의 탑를 내려다 본 벨벳은 양손을 하늘 위로 치켜들고 주문 캐스팅에 들어갔다.
“태고 적부터 존엄하며 위대한 대기의 역령이자 주인에게 말한다!나 헬로드가 그대와에 무한의 계약함에 따라 숭고한 힘을 발현하길 원하는 바!그대는 내 부름에 응답하라!찰란하게 거침없이 요동치는 대기의 심판!”
벨리타 서부 하늘을 순식간에 검게 뒤덮은 먹구름에선 엄청난 벼락과 천둥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벨벳은 캐스팅 오펠을 사용해 허공에 5개 거대한 마법진을 소환했다.
“어둠을 뚫고 악을 태워 없애는 신성한 힘!!퓨리 오브 더 헤븐(Fury Of The Heaven)!!”
벨벳의 양손엔 거대한 전류 마력에 집합체 빛의 망치가 쥐어져 있었다.
“크아아아아앗--!!!”
망치를 내려침과 동시에 하늘에선 엄청난 벼락이 우라보스의 서쪽 탑을 덮쳤고 벨벳이 소환한 캐스팅 오펠에선 썬더 캐논(Thunder Cannon)이 연사 됐다.
쿠콰가가가가콰쾅ㅡㅡㅡ!!!!!
신성한 번개는 우라보스의 탑을 일순간 증발 시켰고 썬더 캐논은 탑의 지층을 그대로 함몰 시켜 버렸다.
적당한 힘 조절을 통해 주변 건축물엔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않는 벨벳은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곧바로 북쪽 우라보스 탑으로 날아갔다.
그 엄청난 마력을 두 눈으로 목격한 벨터와 안젤리카는 사색이 된 얼굴로 주저 않아 버렸고 수많은 귀족들도 그 무시무시한 능력을 눈에 담게 되었다.
마치 신을 수호하는 천상인의 모습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진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인간이 하늘을 날다니?그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못했다.
같은 시간은 라이엘은 공중에서 펌프킨 헤드를 소환해 호박 폭탄을 투하하며 남쪽 우라보스의 탑을 공략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내구가 단단한 탑은 쉬이 쓰러지지 않았다.아무래도 제 시간 안에 동쪽 탑까지 무너트리진 못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에 루리엘은 초조함이 몰려 오기 시작한다.
초고속 비행으로 북쪽 탑에 도착한 벨벳은 또 다시 주문 캐스팅에 들어갔다.
“붉은 빛 보다 붉고 화염보다 뜨거운!나의 진홍빛 마력에 불꽃이 섞길 바라노라!영위의 경계의 진리여!무형의 혼돈이 되어 출현하거라!타올라라 타올라라!내가 바라는 것은 파괴일지니 모든 것을 태워버리노라!나 헬로드의 이름으로 심연의 저편에서 그 힘을 발현한다!익스플로전(Explosion)!!“
슈-----웅 콰ㅡㅡㅡㅡㅡㅡ앙!!!
대기에 구름이 사라지고 뜨거운 불길에 소용돌이가 하나의 에너지 원천이 되어 곧 북쪽 우라보스의 탑을 덮쳐 들어갔고 거대한 폭발과 함께 탑에 형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 엄청난 파괴의 불꽃을 본 귀족들은 아연실색하며 그대로 나자빠져 버렸다.
강력한 폭풍 여파가 시내를 덮쳤고 거리에 사람들은 날아가거나 넘어지는 듯 부상이 속출했다.
저것은 헤데스의 심복이다!아니 드래곤이 분명하다.. 너무나도 압도적인 힘을 과시한 벨벳을 보며 오줌을 지린 귀족조차 있을 정도였다.
믿음의 다리를 건넌 케빈 마샬과 아더 켈 클라우디아도 북쪽 탑을 무너트린 벨벳을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었다.
“저 계집년!분명 치명상을 입혔을 텐데....”
“(저것은 8서클의 영역... 믿을 수 없군!대체 저것에 정체는...)”
케빈 마샬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노출 시킨 채 어금니를 악물고 망토를 펄럭이며 눈앞에 문지기를 향해 마법을 날렸다.
“트윈 싸이클론(Twin Cyclone)!!”
빠르게 회전하는 두 개의 회오리가 문지기와 벨릭성의 화려한 거대 문을 그대로 덮쳐들었다.
쿠콰광!!!
“크아아악!!”
파괴된 문을 통해 검은 연기가 퍼져 나갔고 케빈과 아더가 난입하자 근위대는 일제히 검을 뽑아들고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침입자를 처단하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침입자을 향해 돌진하는 근위대를 바라본 아더는 목을 좌우로 흔들고는 가볍게 검을 뽑아 내달렸다.
“내가 나설 차례인가!크하핫 으랴 으랴 으랴 으랴!!”
쳐-억 촤-악 칭!최악!
아더는 미친 사람마냥 웃음을 흘리며 근위대를 베어나가자 귀족들은 비명을 내지르며 달아나기 시작했지만 케빈의 주문은 그들은 놓치지 않고 저격해 나갔다.
“아이스 스피어 (Ice Spear)”
차디찬 얼음의 창이 무려 8개 생성되어 귀족들을 향해 시원하게 날아갔고 저격당한 귀족들은 그대로 쓰러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 공격으로 백작 2명과 자작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적습이다!!적습!!”
“방패 대형으로!!가자 용맹한 엘베록의 기사들이여!!”
구구구구구구구
기사들은 방패를 앞세워 케빈 마샬을 향해 돌진하고,그는 눈을 부릅뜨며 짙은 미소를 내지어 보인다.
벨릭성 입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 것을 본 벨벳은 곧바로 화랑의 곁으로 가고 싶었지만 아직 동쪽 우라보스의 탑이 건제한 것을 보고는 짜증 섞인 비명을 내질렀다.
“라리엘 이 바보!!!”
캐스팅 오펠을 이용해 5개의 마법진을 소환한 벨벳은 무려 수십킬로 떨어진 우라보스의 동쪽 탑에 플레임 캐논 (Flame Cannon)을 난사했다.
촉박한 시간과 더불어 떨어진 정밀도로 인해 벨리타 시내 동쪽 우라보스의 탑 반경 5킬로는 벨벳의 공격으로 초토화되기 시작했다.
“전원 대피!!!”
쾅!! 퍼퍼퍼퍼퍼퍼펑!!
“대피하라!!적습니다!!!”
땡~ 땡~ 땡~ 땡~(동쪽 종의 탑에서 대피령이 거리 전역으로 울려 퍼졌다)
동쪽 거리는 불바다로 변하기 시작했고 경비대는 주민들을 대비시켰지만 이미 주민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들어 피난 속도가 느려진 상태였다.
남쪽 탑을 쓰러트린 루리엘은 서둘러 동쪽 우라보스의 탑으로 날아갔지만 우라보스의 탑은 파손율 40%에서 발동을 시작했고 거리에 남자들은 미쳐 날 뛰기 시작했다.
쳐—억
“꺄아아아앗!!”
여성들을 대상으로 묻지마 살인을 시작한 남자들로 인해 거리는 비명으로 넘쳐나기 시작했다.동부 거리엔 무려 2만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는 점차 늘어가기 시작했다.
벨벳의 저격과 루리엘의 폭탄 투하로 우라보스 탑은 점차 무너져 내려가고 있을 무렵,왕실부로 달려간 화랑과 이브는 지진으로 인해 어수선 해진 회의장의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섰다.
화랑을 알아본 오레오 갈테 가르시아 공작과 막시무스 랏테 에우르고 공작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네 녀석은 그 오만방자한 쓰레기 아니냐!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화랑 무슨 일인가?”
한차례 지진과 함께 여기저기서 들리는 폭발음이 신경 쓰이던 찰라였다.
화랑은 오레오 갈테 가르시아 공작은 무시하고 막시무스 랏테 에우르고 공작 앞에 부복자세를 취하며 머리를 숙인 후 입을 열었다.
“당장 피하셔야 합니다!암살자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화랑의 말을 들은 국왕 레이몬드와 4명에 공작들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시선을 교환하기 시작했다.이곳은 근위대 2000명과 기사 수십명이 주둔하고 있는 벨릭성 내부다.누가 감히 이곳을 공격 할 수 있단 말인가!
“웃기는 소리!이곳은 엘베룩의 심장 벨릭성 내부다!누가 감히 쳐들어온단 말이냐!혹 내놈이 역모를 꾸민 것은 아니더냐!!”
뭐라는 거야 이 꽉 막힌 아저씨가!
아리아의 아버지만 아니었으면 주둥이를 한 대 갈겨 버렸을 거다.
하지만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은 얼굴들을 하고 있을 때 였다.
이브가 국왕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국왕전하를 알현 하옵니다.전 패트리샤 가문의 막네인 이브 아반트 패트리샤라고 하옵니다”
“오.. 그대가 말인가?”
엘베룩에서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있는 패트리샤 가문의 실질적인 지주 이브를 처음 본 레이몬드와 4명에 공작은 그녀에게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왕가 행사 파티나 무도회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들어낸 적이 없어 실물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대략적인 이미지는 소문으로 익히 들은 바 있었다.
“화랑은 현재 제가 고용하고 있는 용병입니다.지금 이곳을 향해 암살자들이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 모든 음모에 전황은 화랑이 알아낸 것입니다,한시가 급합니다.. 어서 이곳을 벗어나셔야 합니다”
근위대장 앤서니 릅 레이몬은 얼토당토 않는 이브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용맹하고 강인한 우리 왕실 근위대가 버티는 이곳에 누가 감히 침입한단 말인가!전하 심려 놓으십시오 암살자들은 곧 처리 될 것입니다”
아~ 기억났다 저 아저씨...
내가 이곳에 왔을 때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1인이다.
근위 대장인지 뭔지 몰라도 그 아더라는 놈에 상대는 되지 못한다.
이 왕궁 통 털어 그자의 적수가 없음에 내 전 재산을 걸겠다!
레이몬드 바릿사 쉐퍼 국왕은 촉각을 다투는 이때, 여유있는 모습으로 ‘짐이 곧 엘베록이다.
짐은 왕좌를 떠나지 아니한다‘ 라는 개소리를 시전하고 자빠졌다.
그 말을 들은 4명에 공작 표정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이브는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세릴 왕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세릴 공주님.. 당신이라도 이곳을 벗어나셔야 합니다”
“아뇨.. 저는 남겠습니다!이 자리는 우리 미슈미드의 왕국의 명운이 걸린 자리입니다!어찌 물러날 수 있습니까”
그때였다.
왕실부 입구를 열고 피투성이가 된 근위병이 다급하게 비틀거리며 달려왔다.
“전하 피하십시요!정체를 알 수 없는 마도사와 검사가 중앙 홀을 완파하고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근위대와 기사들 전원은 놈들이 살포한 독가스를 마시고 전멸!세라 왕비님과 조세핀 둘째 왕비님을 포함 공주님과 어린 왕자분들이 모두 질식하여 운명하셨습니다!”
“뭐라!!왕세자와 왕자들은 어찌 되었느냐!”
“면목 없습니다!모두 운명 하셨습니다.. 크흑”
벨리타와 벨릭성을 연결해주는 믿음의 다리는 무너졌다.
왕도가 피바다가 되는 동안 느긋하게 왕족들을 죽이기로 한 계획은 탑이 무너지면서 변경되었다.케빈은 포이즌 클라우드 마법을 시전해 벨릭성 전체에 엄청난 양에 독가스를 살포했고 왕족들의 씨를 말려 버렸다.물론 귀족들을 포함해 시녀들도 누구 하나 살아남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
총사들과 기사들도 그 독가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전멸했다.
레이몬드 국왕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대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실신한 국왕을 부축한 막시무스는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는 우선 이곳을 벗어나야겠다고 마음먹은 찰라였다.
독 구름을 몰고 케빈 마샬과 아더 켈 클라우디아가 왕실부로 여유있게 걸어 들어왔다.
녹색 포자에 집합체,뭉개 뭉개 독가스가 왕실부 내부로 스며들자 이브는 로브 안에 숨겨 두었던 정화 포션을 사방에 던지며 독 가스를 중화 시켰다.
“호오.. 홀리 오브 큐어 포션이라.. 머리가 깨인 녀석이군... ”
이브는 마법봉을 꺼내 들었고 난 이브의 앞을 지키며 강철검을 뽑아들었다.
근위대장 앤서니 릅 레이몬과 정예 근위대 역시 무기를 뽑아들고 케빈과 아더의 앞을 막아섰다.
케빈은 냉철한 미소를 내지으며 후드를 벗기 시작했고 휴즈 메튜 로링턴 공작과 이브는 그의 정체를 한 눈에 알아보기 시작한다.
“자...자네는....”
“말도 안돼...”
눈 앞에 서 있는 남자는 엘베록의 위대한 마법사 케빈 마샬이었다.
마법사들의 우상.. 젊은 나이에 누구도 오르지 못한 6서클의 경지에 오른 자..
그를 동경해 마법사가 되었던 이브는 실로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오레오 칼테 가르시아 공작은 휴즈 메튜 로링턴 공작에게 암살자의 정체를 물었지만 그는 그것을 대답해 줄 여유 따위 없었다.
“어째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에드워드 바랏사 쉐퍼 선왕전하께서 그대를 총애하고 아껴주셨거늘!!”
케빈은 가소롭다는 듯한 얼굴로 입 꼬리를 올렸다.
“파이어 로드 아간드라 아젤카의 먹이로 던져 준 것이 충의에 대한 보답인가!!!우리 원정대는 모두 전멸했다.. 유리아는 아간드라 아젤카의 제물에 불과했어!날 속이다니 이 빌어먹을 왕가 놈들!!”
케빈 마샬은 양손에 강력한 불꽃과 진공바람을 만들어 냈고 앤서니 근위대장과 근위대는 검을 들고 케빈을 향해 용맹하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죽어라!!이 변질자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