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전.
미 대사관
G섹션 지하상황실 옆 회의실에 앉아 있던
사쿠라바 잇토키는 마음을 정했다.
그리고
옆자리에 앉아 있는
로랜드 요원에게 물었다.
“시마다는 지금 어디에 있소?”
잇토키의 질문을 받은 로랜드는
바로 답할 수 없었다.
물론 CIA는
시마다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었다.
아침에 잡아 온 야쿠자의 입에서
‘중의원 시마다 선생’이라는 이름이 나온 그 순간부터
CIA는
시마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로랜드는 바로 답을 할 수 없었다.
알려줘도 될까,
시마다는 중의원인데?
그런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쳐 갔기 때문이다.
물론 알려 줘야 했다.
로랜드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줄 것.
랭리에서 받은 명령이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로랜드는
본능적으로 말을 주저하고 말았다.
중의원인데,
한 나라의 국회의원인데.
그의 위치에 대해서 말해 줘도 될 것인지 하는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우려도 담겨 있었다.
이 남자
아니
누가 봐도
일본의 고등학생 교복을 입고 있는
이 소년
.
랭리로부터 모든 권한을 부여받은
이 남자가
설마
한 나라의 중의원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무리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중의원을 건드린다면
단순히 외교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차원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럴 것이다.
직접 손을 쓰기 위해 물어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왜 자꾸
이 남자가
직접 손을 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지
로랜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마음에
로랜드는 말을 주저했다.
“시마다는 어디에 있지요?”
잇토키가 다시 물었다.
“그는…… 중의원 시마다는 지금, 저기…….”
로랜드는 고민했다.
거짓말을 할까?
아직 위치를 찾지 못했다고,
지금 추적 중이라고,
그렇게 둘러대고 시간을 벌어볼까?
그렇게 고민하는데
잇토키가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랭리에 연결해 주시오.”
로랜드는
그 목소리가
조금 더 낮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직접 물어보도록 하지요,
불편하시지 않게.”
로랜드는 깜짝 놀랐다.
최악이다.
이 상황에서
그가 랭리와 직접 통신을 하는 것은
가장 최악의 상황이었다.
“……시마다는.”
로랜드는 침을 삼켰다.
거짓말을 할까?
그러나
자신의 눈을 바라보는
잇토키에게
거짓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로랜드는
시마다가
지금 도쿄 외곽이 있는 어떤 건물에 있다고 말했다.
시마다가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건물로 확인되었다는 사실도
말했다.
잇토키는
힘들게 진실을 털어놓는 로랜드를 보면서
살짝 짜증이 났다.
그의 입으로
잇토키가
현장 최고 결정권자라고 해 놓고서는
이런 태도라니.
뭐 그렇다고
이해 안 가는 것도 아니었기에
잇토키는
지금 상황을 더는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사실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것도 한몫했다.
시마다가 자택도 아니고,
그렇다고
의원실도 아니고,
도쿄 외곽의 어느 건물에,
차명으로 소유한 건물이라는 말에
잇토키는
그 건물이
시마다의 아지트 중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고,
일이 쉬워지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시마다는
잇토키 자신이
직접 손을 봐 줄 생각이었다.
“일본인 요원이 있소?”
잇토키가
다시 로랜드에게 물었다.
“일본인 요원 말입니까?”
로랜드가 되물었다.
잇토키는
로랜드가
지금까지 만나 본
CIA 요원들 중에서
가장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라도
다음에 또
CIA와 같이 일을 하게 되면
이놈은 빼 달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꼭 일본인이 아니더라도
일본인처럼 보이고,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외국인이라고 느껴지지 않게 보이는
그런 요원.”
잇토키가 다시 말했다.
“……있습니다.”
“준비해 주세요,
지금 당장.”
잇토키가
조금 강한 어조로 말했다.
로랜드는
잠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잇토키는 생각했다.
손을 볼 것이다.
시마다는
특별히 직접 손을 봐 줄 것이다.
그렇다고
현직 중의원을
그냥 패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니,
사실 잇토키는 그래도 상관없었다.
중의원 시마다에게
반영구적인 장애를 안겨준다 하더라도
그 책임을
잇토키가 지지는 않을 것이다.
수습은
CIA가 하겠지.
지금 전화를 걸고 있는
로랜드라든가.
하지만
단순히 물리적 제재를 가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이
잇토키의 생각이었다.
때려야 한다면
뭔가 생산적으로 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잇토키는
그런 고민을 했고,
한 가지 시나리오를 빠르게 생각해 냈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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