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s) 소속
보잉 737 항공기가
라 토르투가섬(Isla La Tortuga) 상공을 관통해
우측으로 기수를 돌렸다.
아름다운 호를 그리며 선회한 737은
천천히 고도를 낮췄고,
베네수엘라의 수도인 카라카스의 관문 공항,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
28번 활주로에 부드럽게 착륙했다.
미국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국제공항과
시몬볼리바르 국제공항 사이를
매일 2회 운행하는 이 비행기가
현재
미국과 베네수엘라를 연결하는 유일한 항공편이었다.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었다.
하지만
비행기를 가득 채운 승객 중에
일반 여행객은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위험한 나라였고,
미 국무부는
베네수엘라를 여행 경보 4단계 ‘Do not travel’ 리스트에 올려서
자국민들에게
관광 목적의 베네수엘라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대부분은
정부 관계자,
또는
이 어려운 나라에서도
어떠한 식으로든 사업을 진행하는 비즈니스 관계자,
아니면
UN이나
경제협력기구 관계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들 중에는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구호 활동을 진행하는
비정부 구호단체 관계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다른 승객들과 섞여
입국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에녹 노이스(Enoch Noyce)도
그런 구호단체 관계자 중 한 명이었다.
시애틀 중심가에 위치한 유서 깊은 종합병원
메이슨 메디컬 센터의 아동·청소년 정신과 담당의 중 한 명인
에녹 노이스는
가톨릭 계열 의료구호단체인
‘성 고스마, 성 다미안회(Saints Cosmas and Damian Society)’ 소속
구호단원 자격으로
거의
이틀에 한 번씩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수화물을 찾은 에녹 노이스가
입국장을 빠져나왔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남자 하나가
에녹 노이스에게로 다가왔다.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였다.
양복을 입었음에도
날카로운 인상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그가
일반적인 비즈니스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다가온 남자가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미스터 톨레도.”
에녹 노이스는
자신에게 다가온 남자,
톨레도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톨레도라는 남자가 잡았다.
두껍고 거친 손이었다.
단순히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손이 아니었다.
평생 동안 거친 일을 해 온 사람,
예를 들어
군인처럼 거친 삶을 살아온 사내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손이었다.
다른 의사였다면 몰라도,
에녹 노이스는 잘 알고 있었다.
소말리아에서
그 일이 있기 전까지,
그도 이런 손을 가진 사람들과 같이 일을 했었다.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톨레도는
에녹 노이스의 캐리어가 담긴 카트를 받아 들고는
몸을 돌렸다.
에녹 노이스는
널찍한 그의 등을 바라보면서
믿음직한 뒷모습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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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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