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594)

[에단 헌트]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잇토키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얼굴을 한 뒤,








“테스티모니움이 뭐지?”








그렇게
잇토키가 물었다.








“연상되는 단어가 있으십니까?”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Testify.”








잇토키의 대답이었다.


‘Testify’,
법정과 같은 장소에서 증언을 하다.
어떠한 사실 증명하다,
또는 신앙을 간증한다는 의미를 가진 영어 단어였다.







“테스티모니움.
철자로는 Testimonium을 씁니다.
증명, 증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라틴어입니다.”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잇토키는 갈증을 느꼈다.

오랜만에 느껴 보는 갈증이었다.

다시 말하면
오랜만에
삼인위가 알려주는 내용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모습을 듣게 된다는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었다.

눈앞의 남자가
선을 지우려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선을 지우는 것을 넘어,
지근거리까지 다가오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님에 대한 증명,
기적의 증거.
그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적?”








잇토키가 물었다.








“사람들은
기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제일 먼저 파티마의 성모를 떠올립니다.
제일 유명한 사건이니까요.
성직에 몸담은 몸으로써
파티마의 기적의 진위 여부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군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시대에 누군가가 성모님을 만났다고,
예언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해도
아무도 그 말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피눈물을 흘리는 성모상이나 성흔(聖痕 : stigmata)에 대한 보고는
일반인들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올라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나하나 찾아다니고 확인하기 위해서는
바티칸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어도 처리할 수 없을 겁니다.”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당신이 말하는 기적의 증거가 뭐지?”







잇토키가 물었다.

베드로 신부는 작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치,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겠느냐는 듯한 의미가 담긴 미소였다.

그리고
잇토키는
그런 베드로 신부의 눈을 바라보면서,
어쩌면
오늘 이 남자에게
너가 설명하는 것은
내가 더 좔좔 이야기할 수 있다 라고
쏘아붙이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는 것이 빠를지
아니면
당장 이 남자를 한 방 먹여줄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