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렇게 사쿠라바 잇토키가
자신의 암호명인
'윈드'
그 자체가 된 것 처럼
그 자리에서 바람처럼 사라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
제이크는
긴장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무표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초조한 감정이
자꾸 얼굴에 드러났다.
젠장.
제이크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다시 한번
얼굴에 떠오른 감정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긴장하고 있었다.
할 수밖에 없었다.
제이크가
태국국가정보부(NIA)에 입사하고
NIA 본부에 수천 번 넘게 드나들었지만,
7층에 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NIA 본부 7층,
태국국가정보부의 수장인
정보부장의 집무실이 위치한 층이었다.
중앙상황실과 더불어,
아니 어쩌면
중앙상황실보다
더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공간이었다.
파타야에서 ‘그들’이 그렇게 떠나고
바로,
NIA 본부로 복귀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정보부장의 직접 명령이었다.
조직 수장의 명령을 받은 그들은
지체 없이 방콕으로 돌아왔고,
NIA 본부 7층에서 명령권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왜 부른 것일까?
제이크는 질문을 떠올렸다.
뻔하다.
책임을 묻기 위해서.
제이크는
옷 벗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
야닌이
상부의 허가 없이
독단으로 파타야에서 작전을 진행했다.
제이크는
직간접적으로 그녀를 도왔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일을 벌였음에도
성과가 아무것도 없었다.
NIA의 허가는커녕
협의도 없이
태국 영토 내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도 모자라,
거짓 테러신고를 한
정체불명의 요원들을 그대로 보내 버렸다.
데이빗 박(사쿠라바 잇토키)도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었다.
제이크는
곁눈질로
옆에 앉아 있는 야닌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제이크와는 달리
감정을 잘 감추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그 전화를 받고,
데이빗 박을 보내 주었다.
걸어 나가는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누구의 전화인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제이크는 알지 못했다.
그녀는 알려 주지 않았고,
제이크는 묻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전화를 건 인물이 누구이든 간에,
그 책임은
모두 야닌이 져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제이크 자신도
책임 추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확실했다.
제이크는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
억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NIA에서 일한다는 것은
칼 밥을 먹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고 각오는 하고 있었다.
동기들보다 승진도 빨랐고,
야닌이라는 좋은 상관을 만나
정보기관의 요원으로서
후회 없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제이크는 물론,
그녀, 야닌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데,
여기서
이렇게 멈춰야 한다는 사실은 안타까웠다.
제이크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폐 안에 공기를 가득 담고,
잠시 숨을 멈추었다.
흉곽 내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몸과 마음에 힘을 주었다.
뭐. 죽지는 않겠지.
감옥에 갈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죽지는 않겠지.
제이크가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그리고
두 명의 장년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이크는
급하게 숨을 내쉬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모습을 보인 두 명의 장년 남성 중
NIA를 이끄는 수장,
정보부장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정보부장은 들어오자마자
야닌을 향해 말했다.
“따라와.”
질문을 던진 정보부장은
대답도 듣지 않고,
그대로 집무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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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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