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1
배경 BGM
Campfire Ambience W/ music ~ D&D
“아야야… 쓰라려 매우.”
“엄살은.”
키스의 손에 들어진 병 속에서 붉은색 약물이 쉐라의 왼쪽 팔에 있는 물린 자국을 젖히고 있었다. 포션이 생각보다 쓰라린지 신음과 함께 어린애가 병원에서 주사 맞을 때의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덤.
“지금이라도 치료 안 하면 상처에 감염되어서 하얗게 곪아. 그렇게 되면 고름 짜야 하는 것은 둘째 치고 흉측한 상처로 남을걸.”
“그전에 네가 만든 포션은 너무 아프잖아. 무슨 약이 왜 이리 사람 아프게 해?”
“쓴 약이 몸에 좋은 법이랍니다.”
키스 입에서 속담이 나오고 쉐라는 계속 쓰라림으로 인한 신음이 나왔었다. 얼마나 쓰라렸으면……
포션이 그만큼 효과가 있긴 하지만 얘는 사람의 고통 같은 것은 생각 안 하나 보다. 효과만 좋으면 장땡이라나?
피부를 젖힌 액체가 어느 정도 마른 것을 확인한 뒤 나는 붕대로 쉐라의 팔을 감싸주었다. 쓰라림도 가라앉았는지 표정도 많이 편해졌고.
“이젠 좀 괜찮아?”
“아픔이 많이 가라 앉았어. 고마워.”
하얀 천으로 감싼 자기 팔을 바라본 뒤 그녀의 눈빛이 키스를 향해갔다. 그것도 무서운 눈빛으로.
“자칭 미소녀 연금술사 씨보다는 낫네. 성운은 적어도 안 아프게 해주니까.”
“다음 아침 되면 나한테 엄청나게 고마워해 할 거다. 상처 하나도 없이 깔끔히 치료되었을 테니까. “
“너의 실력이라면 덜 아픈 포션 만들 수 있지 않아? 덜 아프면서도 효과가 있는 그런 거.”
“내 몸으로 직접 시험해 본 결과 안 아픈 포션은 절대 만들 수 없답니다 성운 학생.”
쟤 방금 직접 스스로 몸으로 시험해봤다고 했나? 시험을? 자기 몸으로?
자동적으로 머릿속에서 여러 장면의 그림이 그려졌다. 간단히 칼로 자기 몸에 도려낸 상처에다 약을 쏟아 붓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독약을 스스로 마신 뒤 곧바로 해독제를 마시기 그리고...
에이 설마 거기까지는 아니겠지. 자기 외모를 소중히 여기는 키스인데 그 정도까지는 안 갈 것이다.
쉐라도 나와 생각이 같은지 ‘저 녀석 뭐야.’ 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됬고. 성운아 아직도 핏물 빼야 되?”
“아직이야. 핏물 빼는 것도 중요하지만 칠면조 주변에 있는 잡내까지 제거해야지 먹기가 좋아지거든.”
“뭔 놈의 새 한 마리 먹는데 시간이 걸려.”
냄비 속 안에는 잘라진 나무 열매를 비롯해 월계수 잎 같은 허브가 담긴 물에는 털을 다 빼 버린 칠면조가 담겨 있었다. 마치 아까 전부터 담고 있었다는 듯 물의 색이 어느 정도 붉은 빛을 띄었고.
“이왕 먹는 거 맛있게 먹자고 하는 거야. 기다린 보람을 느끼게 할 정도로.”
“난 그런거 상관 없이 먹었는데.”
한숨을 쉬면서 천으로 감싸진 상처를 쥐면서 오렌지색의 저녁놀을 하늘을 바라보는 쉐라. 그녀가 키스로부터 치료받는 동안 놀고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칠면조의 털 뽑기부터 시작해서 내장 제거하기 등 나도 나름대로 바쁜 편이었다.
잡내 제거용 재료들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숲이라 그런지 허브나 과일 열매를 구하는 것은 매우 쉬었기 때문이다. 마음 같으면은 레몬이라도 구하면 좋겠지만.
“이것들은 버릴 줄 알았는데 안 버렸네?”
“좋은 식 재료 인데 왜 버려.”
키스는 아까 전부터 손으로 문지르고 있는 내장을 가리켰다. 단순히 겉만 아니라 속까지 먼지 한 톨 용납하지 않듯 문지르면서.
“내장 속까지 깨끗이 세척하면 좋은 다방면으로도 쓸 수 있고, 머리 부분도 먹을게 별로 없지만 육수 만들기에는 딱 적합한 부위거든.”
“다른 모험가들 같으면은 쓸데 없다면서 그대로 아무데나 휙휙 던지는데. 이런거 왜 먹냐면서.”
“나도 먹었는데?”
상처를 감싼 붕대를 쥐고 있었던 쉐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에게 걸어왔다.
“모험하다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 오면 자연스럽게 내장 같은 것도 구워 먹게 돼. 어떻게든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말이지.”
“설마 그냥 먹은 거야? 내장 먹을 때 적어도 물로 제대로 세척하고 먹어야 하는데.”
“그냥 먹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눈앞의 갈색 단발 머리를 바라보니 그런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크흠 하면서 쉐라는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 말을 이어갔다.
“물론 생으로 먹은 건 아니고 불로 완전히 익힌 다음에 먹은 거야. 몸에 기생충 옮길 일 있어?”
“아 그래?”
뭐 내장 속의 내용물들은 다 버렸겠지. 쉐라가 바보도 아니고. 내장속의 내용물을 먹는다는것이 더 이상하겠고.
“그나저나 아쉽네. 내장 그냥 버릴 거였다면 내가 가져가려 했는데. 그걸로 한번 연금술 연구해 보게.”
“푹 고은 뒤 약 만들어서 임상실험 해보려고 하는 거지?”
“에 어떻게 알았어?”
“뻔할 뻔 자지.”
난 서서히 키스가 약 장수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상한 한복 입고 부채 휘날리며 뭐든 치료해주는 만병통치약입니다-라고 외치면서.
숲 곳곳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칠흑 같은 밤하늘을 빛내주는 별과 달 아래에서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버터와 허브를 섞고 있었다.
“아 좀 살살해-!”
“다 네가 자처한 일이다. 이 바보야.”
두 소녀의 투각임을 바라보면서. 키스가 쉐라의 상처에 포션을 한번에 다 붓는것을 보면서.
“너 배고픈 건 알겠는데 장작 구해온다면서 힘을 왜 써. 가만히 있으면 낫을 문제를.”
“하지만 성운이에게만 신세 질 수 없잖아. 앉아만 있으니까 지루해지고.”
“덕분에 상처가 벌어졌잖아. 간신히 멈춘 피도 다시 흘러나오고.”
쉐라도 이번만큼은 반박할 수가 없었는지 고개를 약간 내리고 볼을 약간 부풀었다. 내가 해도 될 것을 괜히 도와준다 치고 칠면조에게 물린 상처가 벌어져서 키스로부터 잔소리 엄청나게 듣는 중이다. 덕분에 보기만 해도 진저리 칠 키스의 포션의 쓰라림도 다시 맛봐야 했고.
“다들 그만 싸우고 슬슬 이거나 굽자.”
나는 반으로 가른 칠면조를 기다란 막대기에 꽂은 뒤, 양 옆에 놓인 새총 모양의 받침대 위에 올려놓았다. 불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고기가 오히려 타니까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아 그래 이 냄새야.”
주변에 서서히 고기 굽는 냄새가 맴돌자 쉐라는 다시 밝아진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닥불에 주변을 맴도는 고기 굽는 냄새. 밝게 빛나는 별과 달 아래에서 말이야.”
“게다가 버터 냄새를 비롯해 허브 냄새도 향기롭게 풍겨 나와. 맛있게 말이야.”
“다 구워지면 더 놀랄걸?”
칠면조를 골고루 익히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서 말을 이어갔다. 칠면조 굽는 냄새는 더욱 더 주변을 맴 돌았고.
“내가 말했잖아. 이왕 먹는 거 맛있게 먹자고. 최고의 저녁을 대접하는 것이 요리사의 기본 아니겠어?”
고기를 굽고 있는 내 어깨 위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져 옆을 돌아보니 키스가 싱긋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성운이는 역시 여자의 마음을 잘 안다니까. 난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 대충 하는 게 아닌 진심으로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그런 면이.”
“엔간한 남자애들보다는 낫지.”
쉐라도 키스를 따라 하듯 내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기분 탓이었는지 반대편에 있는 키스를 살짝 노려본 듯했고.
“남자애 중 주는 대로 먹으라고 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성운이 정도면 엄청나게 나은 거고.”
“오호-너 성운이 꼬시려는 거야? 남자애 중이라?”
“그렇게 따지면 너도 꼬시려는 거잖아. 여자의 마음을 잘 안다느니 라면서.”
칠면조 굽는 동안 소녀들의 닭싸움에 휘말려야 했다. 반박도 못 하고 쓴웃음만 지은 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손님.”
접시에 놓인 구워진 칠면조를 내놓으니 소녀들의 감탄하는 소리가 두 소녀에게서 나오고 있었다. 황금빛 갈색으로 구워진 칠면조 겉껍질 위에 올라오는 김에는 맡기만 해도 군침이 돌 거 같은 냄새가 우리 세 사람 코를 찔렀다. 그 주변에는 허브 및 베리가 칠면조 주변을 둘러 쌓여 있었고.
나는 양 손에 포크와 나이프를 들면서 말을 이어갔다.
“먹고 싶은 부위가 있으면 말해. 잘라줄-“
“잘 먹겠습니다아-“
자르기도 전에 각자 날개와 다리를 뜯어갔고 나는 잠시 순간 어라 하였다. 원래 이런 건 각자 먹고 싶은 부위를 잘라서 주는 것이 정통인데.
뭐 그냥 먹게 내비둘까. 상당히 즐거워 보이는데.
아싹-하는 껍질 깨무는 소리가 귀로 들려왔다. 껍질 특유의 바삭함 덕분인지 키스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음-하는 감탄하는 소리도 내뱉었다.
“고기 살도 부드럽고 특히 껍질하고 같이 먹으니까 너무나도 맛있어. 입에서 녹는 기분이고.”
“게다가 먹기 깔끔한 느낌이야. 그냥 먹었을 때의 특유의 비린내도 안 나고.”
“원래는 하루 동안 보관해야 했어.”
나도 슬슬 먹기 위해 나이프로 날개 부분을 하나 잘라가면서 말을 이어갔다.
“칠면조 같은 커다란 새들은 잡내 제거를 위해 온종일 허브와 레몬이 담긴 물통 속에 담겨놔야 하는 것이 정석이거든. 동시에 우유 속에다가 3시간 동안 보관하면 고기가 더 부드러워질 텐데 지금 그런 게 없으니 이 정도로 타협한 거야.”
“칠면조가 뭔지 모르지만, 이 정도면 오케이야. 3시간 더 기다릴 수 없어.”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그라비 소스가 없다는 것. 일단 있는 재료들로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가장 중요한 재료 밀가루가 없다는 것이다. 그거라도 있었으면 두 소녀가 좀 더 맛있게 먹었을 텐데.
다음에는 한 봉투 정도 가져와야겠다.
그래서 대체로 만든 것이…
“여기 하나 더.”
칠면조 구이처럼 황금빛 갈색으로 구워진 고기가 놓여진 접시를 보여주었다. 여태까지 본 고기들 중 특유의 모양 때문인지 키스는 신기해했고.
“뭐야 이건? 이것도 새에서 나온 거야?”
“맞았어. 어느 부위에서 요리했을까?”
“내장이지?”
역시 모험가 경력 때문인가? 단번에 알아맞춘 쉐라였다.
“설마 성운이 네가 아까부터 열심히 닦고 있던 거?”
“그걸로 내 고향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로 만들었어. 새의 내장 중 모래주머니를 깨끗이 세척한 뒤 소금하고 후추랑 볶아먹으면 참 별미지.”
“맛있어는 보이네.”
쉐라는 포크로 하나 꽂아 입에 넣어보았다. 키스는 아직 먹기가 좀 그런지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고.
몇 초 동안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눈 감은 체 씹고 있던 쉐라는 꿀꺽-삼킨 뒤…
“어땠어 쉐라?”
…키스가 매우 걱정되는 목소리로 물어봤다.
“으악 나 죽을 거 같다.”
“뭐!? 그럼 해독제를….”
“맛있어서.”
쉐라는 미소를 지으면서 키스를 바라보았다. 키스는 그런 쉐라에게 에? 하는 표정을 지었고.
“특유의 식감을 더불어서 불로 그을린 맛이 입에 퍼질 정도야. 씹을 때마다 뭔가 중독이 느껴질 정도랄까?”
그 말에 포크를 들고 역시 하나를 입에 넣은 키스. 처음에는 불안함으로 인해 약간 구겨진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이 풀리더니 서서히 한둘씩 먹기 시작했다.
“야 야 내 거와 성운이 것도 남겨야지 너만 먹으면 어떻게.”
“하지만 너무 맛있는데…”
“난 괜찮으니까 많이 먹어.”
맛있게 먹는 두 소녀의 모습을 보면서 내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서로가 투덕거리면서 담화를 나누면서.
이렇게 세 명이 던전을 돌다 해가 질 때쯤 모닥불에 모여서 먹는 저녁 식사는 그 어떠한 것보다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던전을 돌고 몬스터들이랑 싸우느라 생긴 피로를 푸는 것을 물론 전투하다 생긴 상처를 치유하면서 여러 담화가 오고 가고 그 와중에 나는 던전 돌다가 얻은 고기와 재료들로 저녁 식사를 만들면서 이런 생각이 오고 간다.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입맛에 맞을까, 얼마나 기뻐할까?
어쩌면 저녁을 차려주면서 내가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이게 아닐까 싶다.
키스와 쉐라가 맛있게 먹고 기뻐하는 모습을.
우리가 이렇게 저녁을 먹는 동안 밤은 서서히 깊어져 갔다. 달과 별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에서의 숲에는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우리 세 사람의 담화 외에는 들리지 않았고.
1화 Epilogue
저녁 식사를 끝낸 뒤 나는 가까운 시냇물로 가서 식기들을 닦았다. 사실 쉐라가 가장 적게 땄지만, 키스가 팔 다 났을 때까지 일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해준 덕분에 내가 대신 닦기로 하였다.
원래는 먹은 사람이 닦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그녀들에게서 미운털 박히기 싫어서 그냥 참기로 했다. 내가 그렇게 속 좁은 애가 아니고.
“히야- 맛있었다.”
양팔과 양다리를 대자마냥 펼치면서 드러눕는 키스였다. 북치듯 배를 치면서.
“너랑 오면 항상 기대가 돼. 오늘은 무슨 밥을 차려주려나. 저녁상에 뭐가 올라오려나 이렇게 말이야.”
“내가 이 파티에서 밥 담당으로 자리 잡았네. 뭐 내가 제일 잘하는 거지만.”
“그것만으로도 매우 좋은 거야. 맨밥 먹는 거보다 훨씬 낫잖아.”
“확실히 그건 그렇네.”
장비들을 확인하고 있던 쉐라는 양손에 든 단검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예전 같았으면 나도 요리 같은거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불에다 굽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거든. 양념 바르거나 그런 것은 일절 신경 쓰지 않고.”
“나는 그냥 빵집에서 과자나 빵 같은 것을 무지 사서 가방에 넣었는데. 단 거 하나만 먹으면 모든 게 든든하거든.”
“키스 너는 단것을 매우 좋아하잖아 그러고 보니. 그래서 여행 떠나기 전에 나한테 쿠키 세트 꼭 구워달라고 하고.”
“단 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가 없어. 쿠키가 없는 세상은 젬 빠진 토스트. 케이크 없는 세상은 땅콩버터 안 바른 크로아상.”
“1절만 해.”
풀밭에 누워있던 키스는 몸을 일으켜 세운 뒤 혀를 내밀면서 윙크했다. 입으로 내뱉고 있지 않았지만, 저 녀석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메롱이다.
“케이크 하니까 생각난 건데 성운이 케이크 배달해야 하지 않아?”
“아직 며칠 남았으니까 느긋이 해도 돼. 집에 돌아오자마자 작업 시작할 테니까.”
쉐라의 말에 나는 길드에서 받은 의뢰용 종이를 꺼내 바라보았다. 내가 오늘 케이크 만들기 작업을 시작 안 한 이유가 간단했다.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 모든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재료다. 신선한 재료가 있어야 더 품질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고, 그로 인해 손님들이 먹을 때도 음식의 신선함을 맛볼수 있기 때문이다.
“새 구이도 맛있었는데 오늘 네가 준 내장 요리도 맛있었어.”
모닥불에 마른 나뭇가지를 던지던 키스는 자기 얼굴을 가리는 핑크색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말을 이어갔다.
“집에서 먹었던 푸아그라하고 전혀 다른 맛이랄까. 어떤 의미로는 더 맛있었고.”
“뭐?”
“푸아그라?”
음식 이름에 나와 쉐라는 키스를 바라보았다. 우리 두 사람의 반응에 처음에는 왜 그래? 라는 표정을 짓다가 입에서 아-하는 미약한 소리가 들려왔다.
“푸아그라라면 거위 간 요리 아니야? 그거 귀족들의 식탁에만 올라올 수 있는 최고급 요리라 들었는데.”
“나도 이름만 들어봤지 한 번도 보지도 못했는데 네가 먹어봤다고?”
“그…그게…”
우리 두 사람이 추궁하자 키스의 이마에서 땀이 한 방울 나오고 있었고 얼굴도 조금 붉어지면서 한 손으로 자기 가슴에 손을 얹었다. 마치 무언가를 진정시키려는 듯 말이다.
“연금술사 수습생이었을 때 교수님들로부터 특별 초대 받은 거야!”
딱-하는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함께 윙크하는 키스. 우리가 뭐라고 반박하기 전에 그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그 마법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는 특별히 맛난 음식을 대접하는 정통이 있어! 나는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미소녀 연금술사다 보니 푸아그라를 먹어 본 거고!”
“야 그게 더 이상하다.”
쉐라 에게서 들려오는 낮아진 톤의 목소리는 키스의 말을 멈추게 해주고도 남았었다. 양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내려놓은 채 키스를 노려보고 있는 것은 덤.
“그렇게 고급 음식을 줄 정도면 학교에 예산이 많다는 건대. 평민들을 위한 마법 학교가 그런 것을 줄리가 없…”
“나 잘래-“
키스는 곁에 둔 침낭으로 들어갔다. 잘자-라고 말하면서 목소리로 드르렁 쿨-이라고 말하면서.
나하고 쉐라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무언으로 서로에게 묻고 있었다.
쟤 왜 저래?
몰라.
Episode 1. 숲속에서 칠면조 요리 합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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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화 끝냈네요. 한번 큰 마음 먹고 저번편에 비해 길게 써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첫 요리로 칠면조를 선택한 이유가 오래전 로타리 공원 (Rotary Park)에 있는 숲 산책로를 걸었을때 저렇게 칠면조 무리들이 멀리서 제쪽으로 달려왔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식용이 아닌 야생 칠면조였던거 같았습니다) 어찌나 빠르게 달려오던지...
p.s 피드백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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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게 좀 마음에 걸리긴 합니다. 화폐 단위야 간단히 바꾸면 될 문제이긴 하지만 등장하는 몬스터나 문화등도 뭔가 달라야 겠지요. 엄연히 이세계물인데 위 내용을 다시보니까 푸아그라가 아닌 다른 음식으로 나와야하지 않았나 했고요. (이부분은 제 실수입니다. 죄송합니다.) | 22.11.11 08: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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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생각해서 이세계 이야기를 쓸거면 먼저 하멜 표류기, 동방견문록, 표주록 같은걸 먼저 봐야하지 않나 싶기도 함 하멜이 조선으로 표류를 해서 왔는데 1. 말 안통함 2. 단위 안통함 3. 외모 자체가 다름 4. 내가 먹던 음식하고 다름 5. 내가 보던 동물도 없음 6. 식생도 다름 7. 석회암 기반인 동네랑 화강암 기반인 동네랑 땅부터 다름 8. 당연히 이로 인해서 문화도 다름 존나 스트레스 받았을듯 | 22.11.11 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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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하겠습니다. 일단 제 목표가 사람들이 가볍게 읽을수 있는 소설을 쓰는것이 목표라 너무 복잡한 내용으로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 22.11.11 08: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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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독자 수준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건데 이게 또 단위를 너무 디테일하게 무슨 파운드 온스 등등으로 만들면 독자가 에라이 ㅅㅂ 하면서 때려칠거라 문제 | 22.11.11 08: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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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ㅎ 가볍게 읽는거면 그냥 쓰세유 가벼운거면 엘프가 조선말을 하고 드워프가 kg단위를 쓰며 트롤이 홍어를 먹어도 이상하지 않은 동네지 | 22.11.11 08: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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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같은 판타지나 요리만화같은거 추천할까 생각했는데 말씀하신 작품들이 좋은 소재가 될거같네요. | 22.11.11 08: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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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오만하게 대답했습니다. 가볍게 쓴다고 스스로 말했지만 뭔가 대답이 "난 조언 안듣고 내 위주로만 쓰겠다" 라고 말한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출석일님의 조언도 새겨 듣겠습니다. 꾸벅. | 22.11.11 09: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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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라든가 이번에 나온 공원을 보면 해외생활에 익숙하신거같은데 위 덧글에서도 지적했듯이 표류기나 견문록, 무역, 모험/탐험가(콩키스타도르의 정복과정, 콜럼버스 마젤란 아문센 스콧 섀클턴 등)들의 기록을 참고하시되 관점을 중립적이면서 독자층에게 호감이 될만한 부분을 잡으셔야할거같고요. 해외 관점으로만 바라보게되면 신선하나 괴리감이 들 수 있고, 국내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쓰시면 그저 그런 내용이 될 수 있으니. | 22.11.11 08: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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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편을 쓰면서 몇가지 실수를 했습니다. 하나는 닭계꿩치님 말대로 마도구 같은걸로 야생 몬스터가 오는것을 막아냈다 이렇게 쓰고 성운이가 이거 모기향이다 라고 표현하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고요. 덕분에 마법 아이템 같은거 넣어서 이세계 스러운 분위기를 낼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이건 정말 실수입니다. 두번째는 다시 읽어보니 지구하고 차이가 별로 없다는거? 푸아그라가 아닌 다른 음식을 넣었으면 어떘을까? 라는 식으로 말이죠 (코노스바 2권에서 마블링 홍게를 메구밍이 "폭렬마법 포기하고 홍게 선택할거에요!" 라고 소개한것 처럼말이죠.) 이번편은 시간나면 리메이크 하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아직 초반이고 남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위에 출석일님을 포함하신 달계꿩치님이 추천해주신 책을 먼저 읽고 시작하는것이 좋을거 같네요. 제가 너무 성급하게 쓰는게 아닌가 하고요. 피드백 감사합니다. | 22.11.11 08: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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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덧글에서 화강암과 석회암 기반의 토양이 언급되었는데, 자라는 작물도 다르겠지만 요리에 쓸 식수 확보 과정이나 요리에 곁들일 술이나 차같은 음료도 달라질 수 있겠네요. 작물 자체를 연구하거나 개량하는 과정도 있어야할거같고. 작물 연구나 개량은 요리사가 나서기보다는 상인이나 농사쪽 길드를 만나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요리사 견해를 내세우고 연금술사가 화학적 조언을 해주는 식으로 모험 중 겪게되는 소재로 삼을 수 있을거같습니다. 이 일로 해당 지역에서 기근중에도 잘 자라는 작물을 개량한다거나 기존에 안먹던 식재료를 활용하는거에 도움이 되었다는 식으로 그 지역에서의 명성을 쌓을 수도 있고. 이 전개는 이세계 배경 현실에 맞추지 않은채 현대 식재료를 너무 대놓고 쓰면 전개가 망가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지만요.(모 작품에서 기근 상황에 잘 안먹는 식재료에만 관심가져 문어를 쓴다는거 까지는 그렇다치는데 기름, 밀가루, 설탕을 대책없이 써서 비난받은 사례가 있죠. 지나가다 본거라 무슨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 22.11.11 09: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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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세겨 들어야 할거 같네요. 제가 솔직히 말해서 (1화지만 아직) 키스가 연금술사라서의 모습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는것이라고는 마법 약간 그리고 포션 사용하기 정도? 연금술사로서의 모습이 너무 부족했음. 잘하면 훗날 에피소드에 거대한 영감이 될수 있을테니까요. (추천 도서가 있으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 22.11.11 09: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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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나 농업역사를 다룬 책은 재미 없을거같고 교양서적으로 나온거 중에 찾아봐야될거같은데 애매하네요. 요리와 연금술의 구분도 헷갈려지긴한데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겠습니다. 간단하게 일화나 소재쪽으로 맞춰보면 작물이나 가축들의 개량과정이라든가(보리나 쌀같은 주식의 개량도 있지만 포도도 과일로서 먹기 위한 포도가 있고 술에 적합한 포도가 있듯이 같은 작물이라도 개량 과정이 달라지죠. 돼지나 소같은 동물도 교배를 통한 개량이 있을텐데 가축 자체를 개량하는거 외에도 방치된 잡초의 독성을 빼내는거에 주목한다든가 기존에 쓰인 사료에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다거나 무게나 부피가 큰 문제를 개량하는건 연금술의 영역으로 볼 수 있을테고요. 사료가 개선되 가축을 키우기 쉬워졌다든가 영양가가 풍부해져 고기의 질이 달라진다든가.) 옥수수 토마토 감자 고추 등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작물들의 전파 및 개량,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이주과정에서 기존 주민들이 안먹던 고사리같은 나물류 식재료의 활용, 마르코프차나 양배추김치 등 이국에서 고향에 대한 향수로 만들어진 요리(연금술 관점으로 보면 이국에서 토양에 안맞는 작물을 개량해 자라게 한다든가 그곳에서 자라는 작물을 개량해 맛을 바꿔 유사한 맛을 내는 식으로.) 한국인이 만주나 중앙아시아에서 쌀을 재배하느라 고생했던 과정(이건 연금술보다는 기존 주민과의 갈등과정이나 토양과 날씨의 어려움, 저수지 개간 등의 문제가 되는데 연금술 관점으로 바꾸면 토양의 차이로 인한 작물에 생긴 병이나 해충의 문제를 해결하는 농약 개발을 들 수 있죠. 농약만 가지고는 위에 옥수수나 토마토는 작물만 들어온 케이스와 비슷해지지만 이건 이주민과 기존집단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들 수 있고. 그만큼 스토리가 복잡해져서 문제지만-이주민때문에 기존작물이나 가축, 사람이 병에 걸린다는 식으로 갈등이 조성되다 연금술적인 해결책으로 비료,농약, 의약품 개선을 제시한다든지. 사람간의 갈등이 있냐 없냐의 차이가 되죠.) 건빵이나 페미컨 통조림 병조림 등의 보존식을 모험중에서도 어떻게 개량했는가 등을 참고할 수 있을거같네요. 병조림이나 통조림 역사를 참고해 개발과 개량을 소재로 삼는건 연금술 영역으로 볼 수 있을거같고. 관련 서적이나 위키등을 찾으시면 될거같은데 구체적인 책을 추천하기는 쉽지 않을거같으니 위에 언급된 소재를 키워드로 해당 작물의 역사등을 소개한 책을 직접 확인하시면 될거같습니다. 방향이 조금 다른 부분이긴한데, 외지인과 기존 주민의 갈등이란 측면에서 보면 이태준 작가님의 '농군'이라는 단편소설도 괜찮을거같고요. 작품 만드는 거에 도움이 되냐보다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라 추천하는거에 가깝습니다. 글 쓰시기 전에 관련 자료 찾다보면 그 양이 방대해져 헤매게 되기도하니, 꾸준히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며 메모하시고 조금씩이라도 직접 글을 써보며 정리하시는걸 권합니다. 자료 확인만 하다 글 자체를 안쓰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만큼 공부가 재밌어서 그쪽에 파고 들게 되는것도 보람이 있겠지만 글을 목표로 하신다면 공개여부와 별개로 글 쓰는걸 손에 놓지 않는게 좋다고 봅니다. 개인 관점마다 다르겠지만요. | 22.11.11 1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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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것보다 물에 관심갖는게 중요할거같고요. 실험이나 약물 제조를 위한 물의 정제, 마시거나 씻기 위한 물의 확보, 모험하며 탄산수를 처음 접하고 놀라는 이야기, 탄산수 제조, 오염된 물의 정화(사람, 가축 몬스터 등), 이질 등의 전염병 해결 등 물만 가지고도 소재로 삼기 좋은게 많으니까요. | 22.11.11 10: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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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라... 음식, 약, 술 등 모든것에는 기본적으로 물이 들어가죠. 안그래도 물에 관련된 내용도 구상중이고요. 여담이지만 드라마 허준에서 나온 유의태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이런 고얀...죽은 물은 술맛도 내지 못하는 법인데 한찰 약효에 쓸려는 물을 더러운 호수로 떠왔단 말이냐!?" | 22.11.11 10: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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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은 요리든 연금술이든 중요하죠. 좋은 글로 뵐 수 있기를 빕니다. | 22.11.11 1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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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쓰는 이유는 다른 큰 이유는 없고 그냥 쓰고 싶어서 였습니다. 전부터 써보고 싶었던 내용도 있었고요 허헛. | 22.11.11 22: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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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래서 그냥 쓰는 사람으로서 단지 요즘 일본 애니계에서는 이세계 회귀물이 각광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드리려고 한 것 뿐입니다. 저도 과거에는 추천을 5번이나 받았으니까 말입니다. 그것도 글 자체로...... | 22.11.11 2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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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할까.... 사실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네이버 시리즈의 한감귤 님의 후회해봤자 무엇을 하나 하는 소설을 추천드리고 싶었습니다. 진짜 그 작품이야말로 진정으로 때를 놓친 후회가 주인공에게 어떤 상처를 가져다주었는지 그리고 지들이 목숨을 구하고 난 뒤 뒤늦게 그것을 만회하려는 것들이 어떤 식으로 등신같이 구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그러면서도 주인공에게는 영원히 용서받지 못하는 하늘이 그들의 죄를 엄히 묻는 아니 진정한 하늘의 천벌이 어떤지를 제대로 맛보는 작품이라고나 할까요.....? 하늘에게도 용서를 받지 못하는 원죄를 주인공에게 저지른 것에 대해서 영원히 프로메테우스의 징벌을 능가하는 천벌을 받으면서 평생동안 구르고 구르는 천벌을 받는 버러지들...... 진짜.... 과거 카카오 소설의 작가분 중 한 분인 윌브라이트 님의 역지사지와 맞먹을 정도의 작품이라고나 할까..... | 22.11.11 2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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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내용을 들어보니 흥미가 당기네요. 일단 읽기전에 다른 책들 (하멜의 제주도 포류기, 세상을 바꾼 음식 이야기)을 먼저 읽고 읽어보겠습니다. 시작하기전에 전개 아이디어좀 얻을겸 만반의 준비를 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어서요. | 22.11.12 00: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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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사실 제 글을 본 분들이 명탐정 코난 부분을 보고는 일본의 소년 선데이를 살릴수도 있다고 하고 다른 분은 한국의 톰 클랜시에 이언 플레밍, 존 르 카레 수준이라고 하셔서...... 진짜 제 글을 보시고 진짜 적나라하면서도 뼈를 찌를 정도로 냉혹한 비판을 남겨주시기를 바랍니다. | 22.11.12 0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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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두 작품 중 하나인 역지사지는 제가 개인적으로 간직하고 때때로 읽는 작품이라서...... | 22.11.12 0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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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감동받았다는 부분은 제 소설 아니 팬픽 이니까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22.11.12 00:0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