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혼자있을때가 많았다. 고향 분위기도 그럤다. 정을 내비치는 경우는 많이 없었다.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했다는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애정을 받았다. 본인도 그걸 자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모두에게 상냥하진 않아보였다. 보이지 않는 애정을 받은 결과였다. 그녀에게 그것은 당연했다.
..여태까지, 그녀가 당연하다고,
모두가 그걸 받아들인건 아니었다.
..사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물레방아가 보이네요, 어떻게 할까요?"
"어.."
"어차피 다섯이라고 했잖아? 망설일게 뭐있어?"
"잠깐;;..너무 흥분하진 말구.."
처음 만난 사람을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 거리는게 썩 보기 좋았다. 비꼬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괜한 격식따위가 생길까, 쓸데없는 경력같은건 밝히지 않았던 그녀의 생각이 잘 맞아떨어졌다.
그녀의 모험가 랭크는 A~F 중 F에 해당했다. 최하위..마왕을 토벌하고 난 뒤 신분을 세탁한 결과였다.
너무 대단해 지면, 주변의 시선이 따듯하지만은 않았다. 그녀는 확실히 그게 싫었다.
"좋아, 결정했지? 그럼 졸탄..씨? 가 앞장서고.."
"내, 내가 후열에서 너를 보조하는거지?"
"내 공격 마법은 하루에 한번뿐이야, 어디사는 누구때문에 급하게 보조마법만 잔뜩 배우는바람에.."
"아, 알겠으니까 빨리 하자!"
새내기 도적이 황급하게 말을 잘랐다. 마법사 소녀가 삐쭉거리며 그를 잠깐 째려봤다. 이전에도 뭔 일이 있었겠지.
경박한 분위기는 잘못하면 사고를 불러올수 있다. 지금 파티도 준비라곤 몸뚱이 이외엔 없었다.
잘못하면 큰 사고, 전멸도 예삿일은 아니다. 초보자 의뢰인데도 불구하고 게시판에서 외면받던건, 큰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짠 보수를 받고 다수의 마물을 상대하는 임무는 상식적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럼, 정문으로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아, 넵!..잘 부탁드려요 졸탄씨!"
그러니까, 이런 선택 역시 좋지 않다. 이미 진을 치고있는게 확실한 상태일텐데, 무슨 배짱으로 정면 돌파를..
"키에에!"
퍽- 퍽퍽- 콰직!-
"갸악!"
파각! 우드득- 빠직!
"조, 졸탄...씨?"
라고 생각하기에 그녀는 상식보단 조금 강했다.
애초에 마왕 토벌 후 살육전에 십수년을 투자했다. 고블린 다섯이 뭔가, 장정 다섯에 둘러쌓였을때가 하루 끼니보다 많았을 터,
간단하게 해결될 만한 일에 시간낭비는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그녀의 목적은 단순히 저 두 사람들과 같이 활동하는 것 뿐이었다.
들어갔던 정문에서 그대로 걸어나왔다. 잘 보니 이것저것 뭍거나 튀긴 것들이 많았다. 그중 단 한조각, 단 한방울도 이 파티의 것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