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좀 있으면 완성이 될 것만 같아.”
불안해하는 표정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시야는 떨리는 손으로 양파를 부여잡고서는 조심스럽게 양파를 썰어갔다.
탁, 탁, 탁 거리는 도마 위에서 칼질 소리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음악 소리와도 같이 주방에서 울리기 시작하는 동시에 시야의 외마디의 비명 소리도 함께 울렸다.
“무, 무슨 일이야?!”
“흐흣, 눈이 매워.”
시야는 붉게 변해버린 눈이 맵다면서 눈물을 흘리고 잇었다.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바보 같은 표정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시야를 보며 부디 무사히 저녁을 먹게 해줄 수 있게 해달라고 믿지 않았던 신께 빌어 보기도 했다.
“흐음, 이번에는 카레 가루를 풀기만 하면 되겠어.”
야채를 다 썰었는지 이번에는 카레가루를 물에 넣고서는 충분히 돌려주면서 풀어주는 시야였다.
“뭐, 타는 냄새나지 않아?”
“타는 냄새?”
“응...”
킁킁 거리면서 타는 향을 맞은 시야는 일그러진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한 표정은 다급함으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서둘러서 가스 불을 줄여나간다.
“다 타버렸어.”
주방에 도착했을 때에는 다 타버린 야채들의 끔찍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서둘러서 움직였던 탓일까? 카레가루를 풀었던 접시는 탁상에서 떨어진 상태였다.
“괜, 괜찮아. 다시 주워서 사용하면 문제없을 거야!”
“아니, 문제가 있잖아!”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녀석의 이마에 알밤을 먹여본다. 그 이후로는 나에게 주방으로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 시야는 흰 밥이 완성되기를 기다린다.
칙, 칙, 칙지지직 소리가 연신 울리면서 배고픔을 자극하는 맛 좋은 구수함이 아무것도 없던 집 안의 풍경을 뎊혀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새하얀 흰 쌀로 만들어진 밥을 보는 시야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내게 승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 완성됐습니다!”
시야가 준비해서 가져 온 것은 다름 아닌 주먹밥이었다. 그리고 곁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문어 모양의 소시지였다.
“저녁은 카레라고 하지 않았어?”
“카, 카레는 하늘에 있는 천사들이 먹고 있을 거야.”
“하아, 그래...”
“진짜라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김 가루가 뿌려진 흰 주먹밥을 한 입 베어 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맛있는데?”
“정말?!”
“응. 정말이야.”
주먹밥은 생각 외로 맛이 좋았다. 밥알이 씹히는 식감도 식감이었지만, 소금 간을 해서 그런지 적절한 짠 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어울리는 문어 모양의 소시지였다.
“그것보다, 왜 저녁을 만들어 주기로 한 거야?”
“응? 흠... 왜 일까?”
나는 그런 시야의 허무한 대답을 듣고 난 직후에는 말 없이 따스한 주먹밥을 먹을 뿐이었다. 왠지, 다시는 먹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맛이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