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무쿠를 쓰다듬어다오."
밥을 다 먹고 자신이 설거지를 하고 싶다고 했던 무쿠로가 그런 말을 하자 시도는 역시나하고서 한숨을 내쉬며 무쿠로를 쓰다듬어줬다.
호시미야 무쿠로. 최근에 시도가 봉인한 정령이며 유독 독점심이 강했고 시도를 상당히 잘 따르는 측에 속한 정령이었다.
봉인한 직후, 그렇게 독점욕이 강하지는 않았으나 최근들어 뭔가 나름 좋은 행동을 취하면 이렇게 시도에게 쓰다듬어 달라고 조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좋아좋아. 자아, 쓰다듬어줄게."
"...후후후후."
시도가 무쿠로를 상냥하게 쓰다듬자 무쿠로는 마치 어린 고양이나 강아지처럼 기쁨을 감추지 못 한 채, 두 눈을 감고 웃기 시작했다.
"주인님의 손길. 너무 포근하고 기분이 좋도다. 무쿠는 너무 행복하구나."
"...하...하하...."
난감해지자 쓴웃음을 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 본인조차 어째 무쿠로의 부드러운 머리결을 만지니 여러모로 기분이 좋았다.
한편, 토카를 비롯한 정령들이 눈을 부릅 뜨고서 외치기 시작했다.
"시도...!! 나도 쓰다듬어다오!!"
토카가 그렇게 말하자, 눈을 부릅뜨고 근처에 있던 정령들도 외치기 시작했다.
"저, 저도...시도 씨가 쓰다듬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크크크! 어리석구나 반생들이여. 고작 머리 쓰다듬는 걸로 그렇게 기겁을 하다니."
"폭소. 카구야 방금 전까지만 해도 무쿠로를 보더니 울면서 부러워하는 거 유즈루가 다 파악했어요."
"아! 그, 그렇지 않거든?! 아주 약간 부러울 뿐이거든!"
"달링!! 미쿠도 쓰다듬어 주세요! 이왕이 그 앞.의.것.도!"
"뭐어, 만져주면 좋겠지만...이런 푸석푸석한 머리 만지면 썩을 텐데. 역시 무리겠지...?"
"시도오오...."
아까서부터 조르던 토카가 시도에게 다가와 꽉 안기자 바로 근처에 있던 카구야와 유즈루도 양쪽에서 팔짱을 붙잡고서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다.
"헤헤헷. 쓰다듬는 게 안 된다면 이러면 되는 거다."
"크크크큭. 이것이 바로 이 구풍의 왕녀. 야마이의 오의로도다...!!"
"푹신. 카구야에게 안 닿는 물건이 시도의 오른팔을 억압하고 있어요."
"달링! 미쿠도 해줄게요!! 뒤에서 안아드릴까요오?"
"아아! 너무들 하는구나! 주인님은 무쿠랑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늘!"
다들 그렇게 어리광을 부리는 애완동물이나 어린애마냥 시도에게 스킨쉽하자 부엌에서 저 멀리 지켜보고 있던 코로리가 가느다란 두 어깨를 떨면서 이쪽으로 뛰어왔다.
"다들 우리 오빠에게서 떨어져!! 오빠는 영원히 나만의 오빠라고...!!"
코토리가 화를 벌컥내면서 토카들처럼 시도의 품에 안기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코토리?"
"뭐야, 불만이야?"
"아, 아니...딱히 그런 건."
마치 병아리처럼 작은 생물이 밀착하는 감각에 시도는 점점 난감해하기 시작했다.
"하하. 소년. 너무 인기 좋은 걸?"
테이블에서 핫초코를 마시고 있던 니아가 싱긋 웃으면서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관람객마냥 그리 말하자 시도는 "보기만 하지 말고 도와줘!" 라고 도움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 나 곧 마감시간인데 어쩌지...?"
"어제 편집자가 원고 가져갔잖아?!"
하지만 니아는 그저 남의 일인 것마냥, 그리 회피하는 니아는 여전히 이 광경을 관람하고 있을 뿐이었다.
한편, 방금 전서부터 다른 인물도 아니고 정령들 중에서도 육식계의 정점이라 할 수 있던 오리가미가 침묵을 유지하더니 옷을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오리가미 씨이이이?! 뭘 하는 거야?!"
"시도에게 어필 준비."
"잠깐만!! 제발 이런 상황에서 더 곤란한 짓을 하지 말아줘!!"
새하얀 속살을 들이대면서 다가오는 오리가미의 행동에 시도는 물론이고 정령들까지 격하게 날뛰기 시작했다.
"뭐, 뭘하는 거냐? 오리가미!! 부끄럽지도 않은 것이냐?!"
"괜찮아. 이 정도의 스킨쉽은. 기정사실을 만들면 앞으로 이보다 더 시도의 욕구를 채울 플레이를 자주 할 수 있어."
"뭐, 뭣이라?!"
"시도도 한 참 때의 남자야. 그의 욕구를 매일 총족시키려면 이 정도는 기본."
오리가미 그렇게 말하자 무쿠로가 귀를 쫑끗 새우더니 곧 오리가미처럼 옷을 하나하나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흥! 무쿠도 주인님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느니라. 그런 건 무쿠도...."
"자, 잠깐 무쿠로 씨이이이이?!"
심지어 무쿠로까지 옷을 벗자 모두가 경악에 차기 시작했다.
"애초에 주인님이 무쿠와 만났을 때. 이렇게 말했었다. 네 주인님이 될 남자다. 나의 육노예가 되어라. 이 주인님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 주마.라고...."
무쿠로가 그렇게 말하자 토카를 비롯한 정령들이 시도를 향해 날카로운 시선을 날리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그 때 그건 그냥 마리아가...!!"
하지만 시도가 필사적인 변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카들은 더 강하게 시도를 안으면서 오리가미와 무쿠로에게 외쳤다.
"시도는 나랑 쭉 함께 할 것이다!!"
"무슨 소리야, 다들!! 우리 오빠는 내가 절대 결혼하게 내버려두지 않아! 쭉 이 집에서 나랑 함께 살 거라고!"
이렇게 저렇게 평소의 일상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츠카가와 정령멘션에서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울렸으며 시도는 정령들 사이에서 호시탐탐 노려지는 토끼마냥 무력하게 가만히 대기할 뿐이었다.
참고로 이 날. 정령들이 시도를 두고 욱신각신하고서 각종 스킨쉽을 하던 도중 시도와 코토리의 부모님인 이츠카 타츠오와 하루코가 오랜만에 집에 방문하게 되었고, 못 본 사이에 늘어난 하렘인원들과 시도의 그 광경을 목격하면서 시도와 부모님의 마음의 거리는 벌어지게 되는데 이것은 또 다른 이야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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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만에 쇼트 스토리로 소설을 적었습니다. (이전에 쓴 작품 : 소노가미 트레인, 리오 컨페션)
처음에는 시도가 무쿠로를 쓰다듬으면 어떤 반응을 할까에 대해 의논하는 글을 적으려고 했지만, 어느새 소설을 적게 되더군요.
제목이 시도 유즈얼리(평소)인 이유는 제목 그대로 시도가 평소에 이런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적은 소설이라서 그렇습니다. ...부러운 놈.
오래동안 데어라 팬픽을 적지 않았는데 나름 필력이 떨어진 게 아닐지 의심이 가네요.
여전히 시도를 굴리는 걸 좋아하는 저는 아니다 다를까 마지막에는 부모님과 마찰이 일어나게 되네요.
처음에는 마나도 난입해 더 혼란스럽게 만들까 생각도 해봤지만, 귀찮아서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무쿠로 너무 귀엽지 않나요? 맨 위의 일러는 정말 주인한테 쓰다듬는 걸 좋아하는 충견이나 애완고양이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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