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 언급된 2012에 공개된 타케보우키의 랜슬롯과 기네비어의 불륜 문제 말입니다만, 읽는 도중에 가오아의 서술과 미묘하게 다른 점들이 보여서 한번 가오아와 꼼꼼히 비교해 봤습니다. 우선 아래 공개된 타케보우키의 해당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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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night에서는「나라를 위해서 위장 결혼, 왕비로서 노력했지만 역시 외로웠던 기네비어」가 란스에게 의지하게 된다 → 란슬롯, 왕비에게 남편과의 불화를 상담 받으면서 어느새 왕비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정작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 란슬롯, 관계를 가진 뒤 기네비어로부터 진실이 폭로, 망연자실에 빠진다. → 새로운 죄의식에 사로잡혀진다. 라는 흐름입니다. 란슬롯은 다른 기사와 달리「그렇지 않아도 힘겹게 왕을 유지하고 있는 아서가 거기에 더해 소녀인 것을 숨기며 고립되고 있었다」라는 사실에 괴로움을 느낀 겁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사람이 좋기 때문에 왕을 배반한 기네비어의 기분도 이해하는 란슬롯. 결혼하는 상대가 동성이라서 갈 곳이 없어진 기네비어, 백합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 좋았을 텐데! - 타케보우키 2012년 10월자 일기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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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014년 나스가 집필한 '가든 오브 아발론'에 수록된 랜슬롯 파트에 따르면
1. 둘이 가까워진 계기
타케보우키에선 '외로움을 느낀 기네비어가 랜슬롯에게 의지하고 랜슬롯은 그녀와 남편(세이버)의 불화를 상담해주며 결국 둘은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오아에선 '트리스탄이 떠난 뒤 (아서)왕이 많이 지쳐했고 왕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기네비어와 랜슬롯이 같이 노력하는 가운데 서로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랜슬롯이 기네비어를 연모하게 된 까닭은 '기네비어의 외로움이나 기네비어와 왕의 불화' 등이 아니라, 오히려 '왕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지지하는' 기네비어의 기특함, 그 강한 내면이라고 서술되지요. 하지만 이때까진 랜슬롯은 오히려 기네비어와의 사이에 선을 확고히 긋는 모습입니다. 그녀에게 이끌리면서도 '왕을 지지하는 그녀의 모습'을 기특하다고 여겼으니까요.
2. 기네비어가 비밀을 폭로하는 시점과 둘이 관계를 갖는 부분
타케보우키에선 랜슬롯과 기네비어가 관계를 가진 뒤에 기네비어가 세이버의 비밀을 폭로했다고 명백히 선후관계가 나옵니다. 하지만 가오아에선 둘이 관계를 가지거나 명백히 불륜 단계로 들어섰다는 서술이 나오기 '전'에 우선 기네비어가 비밀을 털어놓는다는 말이 등장하지요. 그 이유는 기네비어가 책임감에 너무 큰 부담을 느꼈다는 것인데 맥락으로 보아 왕의 비밀을 감춘 채 왕비로서 행세하는 면과 세이버가 짊어진 고충을 혼자서만 알고서 삭여야 한다는 부담감 등일 겁니다. 랜슬롯이 그뒤에서야 '나는 왕비의 고독을 알았다'고 하는 걸로 보아 랜슬롯은 비밀을 듣고난 뒤에야 왕비의 외로움을 이해했죠. 타케보우키에서 처음부터 기네비어가 외로움을 달래려고 랜슬롯에게 의지한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그뒤에 랜슬롯의 분노가 묘사되고 바로 이어지는 장면이 아그라베인에 의해 둘의 불륜이 들통나면서, 랜슬롯이 아그라베인을 베는 장면입니다. 이후로는 사건이 급속도로 전개되었겠죠. 즉 가오아에 따르면 둘이 관계를 가지기 전 두 사람이 심정적으로 가까워진 상태에서 기네비어가 먼저 비밀을 밝히고 이게 계기가 되어 그전까지 '선'을 넘지 않았던 랜슬롯과 기네비어가 불륜으로 치달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사건의 큰 틀 - 둘이 불륜을 저지른 점과 랜슬롯은 기네비어를 통해 왕의 비밀을 듣고 나서 분노와 죄책감에 시달린다'라는 것에선 차이가 없지만, 두 사람이 가까워진 계기와 기네비어-세이버의 관계 그리고 비밀 폭로가 둘의 불륜에서 한 역할 등에선 꽤 차이가 생긴 셈입니다.
일단 가든 오브 아발론이 타케보우키보다 2년 후에 집필된 작품으로서 나스에 의해 공식적으로 갱신된 설정임을 고려하면, 가든 오브 아발론의 내용을 반영하여 나무위키의 관련 항목도 보강하려 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네요.
혹시나 해서 덧붙이지만 랜슬롯을 까기 위한 글이 아니고 최신 설정인 가든 오브 아발론과 이전의 이야기들을 종합하기 위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