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오타 지적 받습니다.
*읽고 난 뒤 댓글은 글쟁이로써 더할나위 없는 기쁨입니다.
...그것보단 반응을 듣고 싶습니다.
──────────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광할하게 펼쳐진 듀얼 스타디움. 액션 필드는 [베르테르 극장]
─싫다.
빽빽하게 채워진 관객석과 시끄럽게 환호하는 관객, 시끄럽게 떠드는 사회자
─전부 혐오스럽다.
내 필드는 0, 패는 딱 한 장.
─정말로 싫다.
상대의 필드는 트리슈라 한 마리.세트 카드 1장.
─너무나도, 너무나도 혐오스럽다.
그리고 그 뒤에서, 이미 자신이 승리한 듯 의기양양하게 쳐웃고 있는 상대.
─저 놈이 가장 혐오스럽다.
상대의 라이프는 7000, 내 라이프는 300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하아..."
크게 한 숨을 쉬고, 고개를 들며 생각했다.
'죽고 싶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너무나도 차갑고, 또 무거운 것이 느껴졌다.
──────────
사실 그는 이 듀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하기 싫어했다. 이 듀얼의 목적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었다.
현 프로듀얼리스트 랭킹 72위를 달리는 기대주의 50연승 이벤트 듀얼.
그리고 상대는 승률이 실시간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철지난 듀얼리스트.
상대는 이번 50연승으로 단숨에 프로랭킹 39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이 듀얼의 철지난 듀얼리스트는 그걸 위한 제물일 뿐이다.
그리고 그게 그였다.
현 승률 23%. 현재 13연패. 그전에 올해 뛴 듀얼이 20판도 채 되지 못한다. 그야말로 떠오르는 별을 위한 최고의 제물, 지는 별. 아니, 별이란 호칭도 아까울지 모른다. 그는 지는 '고철' 이었다.
물론 그는 이 듀얼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가 이 듀얼에서 진다면, 그의 프로 인생에 종언을 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에하나 이 듀얼에서 이긴다면 그의 인생의 두 번째 전환점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첫 패에 엑조디아가 들어올 확률보다 적었다.
하지만 그의 소속사는 달랐다. 소속사 입장에선 그는 돈도 못벌어오는 주제에 과거의 영광만을 가진 애물단지 듀얼리스트. 게다가 소속사의 사장은 이 소속사의 사장이 된 지 얼마 안된지라, 그가 예전엔 이름 날린 듀얼리스트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이긴다면 돈이 되고, 진다면 그대로 그 질기게 버티고 있는 놈에게 은퇴를 권유, 아니 강요할 수 있다. 이기나 지나 소속사에게 손해은 없었다.
그래서 그를 추천했다. 마치 카드 트레이드와 다름 없는 수준의 협상. 하지만 그 협상엔 그의 인생이 달려있었다. 그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그는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었다. 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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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턴, 드로우"
힘 없이 카드를 뽑아든다. 몬스터 카드. 어쩌면 이 불리한 판을 뒤엎을 수도 있는 카드였다.
하지만, 그래서?
저 망할 놈의 패는 5장. [듀얼 몬스터즈]라는 게임은 패가 많을 수록 많은 가능성을 잡을 수 있는 게임이다. 패가 5장인 시점에서 다음 턴 저 놈이 뭘 꺼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그런데 나는 어떤가?
단 2장. 그것도 막기에 급급한 카드들. 이 카드들로 만들 수 있는 루트는 없다. 이번 턴을 버티는 것만 해도 감사할 패인 것이다.
한 장만, 한 장만 더 있었더라면, 아니 최소한 한 장이 다른 카드였다면.
그랬다면 이겼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데미지는 줄 수 있다. 망할 놈의 웃는 얼굴을 구겨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모두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
"...몬스터를 세트, 카드를 세트."
힘없이 디스크에 카드를 덮는다. 세트 카드는 [아티펙트-모랄타]. 상대의 턴에 파괴된다면 필드의 몬스터 한 장을 파괴할 수 있는 카드다. 이 카드로 저 놈의 트리슈라를 날려버릴 수 있다. 가능만 하다면. 하지만 지금은 능동적으로 이 카드를 파괴할 수단은 없다. 상대놈이 이 카드를 파괴해야만 한다. 물론 저 놈은 내 덱이 무슨 덱인지 안다. 이 카드가 파괴되길 바라는 건 덧없은 일이었다.
세트한 몬스터는 [이펙트 뵐러]. 공 수 모두 0. 벽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원래는 패에서 그 효과를 발휘하는 카드다.
그리고, 나의 페이버릿 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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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도 처음부터 이런 '고물' 듀얼리스트는 아니었다. 그에게도 신념이 있고, 열정이 있고, 그리고 꿈이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그 역시 기대되는 신인 유망주였다. 지금 그가 상대하는 상대처럼. 꾸준하게 실적을 올리고,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듀얼킹 토너먼트에서 본선에 진출하는 영광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과거의 영광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는 왜 이런 '고물' 듀얼리스트가 되어버렸는가. 그 이유는 그의 찬란한 과거에 있었던, 한 추악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그 날은 어느때보다 화창한 날도, 그렇다고 비나 눈이 쏟아지는 날도 아니었다. 그저 맑음에 구름 보통. 언제나 있을 법한 날씨였다.
그 날은 그의 듀얼 일정이 잡혀 있었던 날이었다. 그의 커리어엔 그리 중요한 듀얼은 아니었지만, 아직까지 꿈과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그였기에 언제나처럼 최선을 다할 예정이었다.
마음을 다잡으려 경기장으로 가려던 중, 검은색 세단을 탄 사내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 사내는 자신을 이번에 대결할 상대의 매니저라고 말했다. 조금 이상한, 그리고 사악한 기운이 느껴지는 사내라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봐서는 안된다. 그리고 처음부터 나쁘다고 생각해서 좋을 건 없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 사내가 이렇게 말하기 전까진.
"이번 듀얼, 져주시지 않겠습니까?"
마치 사람을 홀리는 악마처럼, 그 사내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당황했다. 그에게 이런 일은 처음이었거니와, 애초에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기에. 모든 스포츠엔 어두운 면이 있기 마련이다. 듀얼 몬스터즈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너무도 순수하던 사람인 그가 뒷사정을 전혀 몰랐을 뿐이다.
당연히 그는 거절했다.
"듀얼은 정정당당해야합니다. 그런 듀얼에 승부조작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일부러 져주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올곧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진실된 듀얼리스트라면 당연한 말이었다. 그리고 그는 진실된 듀얼리스트였다. 하지만, 사내는 올곧은 사람도, 진실된 듀얼리스트도 아니었다.
사내는 처음엔 애원했다. 그러다 갑자기 친한 척을 해왔다. 그 다음엔 돈뭉텅이를 내밀기도 했다. 마지막엔 화를 내며 협박을 하기까지 했다. 물론 그는 전부 거절했다. 그는 선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대화의 마지막에, 사내는 화를 내며 언젠가 이 일을 후회하게 말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씩씩거리며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마침 듀얼 시작 시간이 다가왔기에 그도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어진 경기에서, 그는 손쉽게 승리를 얻어냈다. 상대였던 듀얼리스트는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고, 그 옆에서 경기를 보던 사내의 얼굴은 말 그대로 '악마'였다. 아까 전에 본 '악마 같은'과 같은 비유가 아닌, 진짜 악마였다. 나중에 찾아보니, 그 사내와 상대 듀얼리스트가 속한 소속사는 이미 몇 번의 비리와 승부조작을 저지른, 일명 '검은 프로덕션'이란 이름으로 유명했다. 실제로 그 소속사가 보복을 저지르기도 했다고 나와있었다. 하지만 보복을 했다는 것은 그다지 신빙성 없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 일을 잊어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보복은 진짜였다.
그 듀얼이 있었던 뒤, 언제부턴가 그에게 협박 편지가 보내져왔다. 그러더니 그와 관련된 악성 루머들과 터무니 없는 스캔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물론 전부 거짓이었다. 그러다 그와 상성이 좋지 못한 듀얼리스트와 듀얼하기도 하고, 듀얼 중에 경미한 사고나 심각한 사건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어느날은 강도에 의해 그의 집이 난장판이 된 적도 있었다. 아무래도 덱을 훔치려던 소행 같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날은 집에 아무도 없었지만.
아직 바뀌기 전인 그의 소속사 사장은 이 일련의 사건들을 '검은 프로덕션'이 한 짓으로 생각해 그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괜찮다고 말했다. 그의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강인한 듀얼리스트였고, 그의 마음은 이런 일로 쉽게 꺾일 것이 아니었다. 이는 그도, 그를 알고 있는 사장도 알고 있었다. 불행히도, '검은 프로덕션'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의 마음은 처참하게 부셔졌다.
그리고 그는 '고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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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전부 나 살자고 하는 일이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나를 혐오하며, 나는 조용히 말했다.
"...턴 엔드."
"나의 턴, 드로우!"
나와는 다르게, 상대가 의기양양하게 카드를 뽑아든다. 그러더니 뽑아든 카드를 바로 발동했다.
"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 안전하게 살아서 나쁠 이유는 없지! [싸이크론]을 발동! 세트 카드를 파괴한다!"
나는 눈을 흠칫하고 뜨며, 상대놈이 발동시킨 카드를 보았다. 초록색의 속공 마법, 싸이크론이 맞았다. 지정된 카드는 아티펙트-모랄타. 요행이었다. 모랄타가 파괴되며 효과 발동을 묻는 창이 뜬다. 망설임 없이 [Yes]를 누른다.
"파괴된 카드는 [아티펙트 모랄타]. 효과 트리거가 충족되었기에 효과를 발동한다. 묘지에서 모랄타를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하고 네놈의 트리슈라를 파괴한다. 「기간틱 레이지」!"
소환된 푸른색 검, 전설의 영웅 [다이뮈드 오 뒤나]의 검 모랄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윽고 손잡이에서부터 푸른 인영이 나타나 그 푸른 검을 트리슈라에게 던진다. 빙결계의 용은 세계마저 얼어붙게 하는 숨결을 내뿜지만, 그 크기를 점점 키워가며 날아오는 검의 마력에는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
상대는 잠시 세트 카드들을 잠시 보더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이내 트리슈라를 바라본다. 이미 커질대로 커진 푸른 마검은 트리슈라의 세 머리와 몸통을 찢어발기고, 날아가는 것을 멈추더니 푸른 인영에게로 돌아갔다.
하지만 상대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이윽고 상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뭐, 좋습니다. [죽은 자의 소생]. 트리슈라를 소생시키죠!"
옥빛을 띄는 앙크가 나타나면서 묘지로 통하는 문이 열린다. 그리고 그 문을 부수고 나타난 것은, 방금 전 모랄타에 의해 갈라진 빙결계의 용 트리슈라. 빙결계의 용은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파괴시킬 것 처럼 포효한다.
"이어서 [고블린드버그]를 소환, 효과를 발동! 패에서 레벨 4 이하의 몬스터, [라이트로드-어쎄신 라이덴]을 특수 소환합니다!"
고블린이 솜씨 좋게 운전하는 붉은색 비행기, 고블린드버그가 울부짖는 트리슈라의 옆으로 날아온다. 이윽고 고블린이 버튼을 누르자, 비행기 몸체에서 컨테이너 하나가 사출. 그 컨테이너에서 걸어나오는 건 빛의 기사단 [라이트로드]에서 남들과 다른 힘을 가진 암살 요원, 라이트로드-어쎄신 라이덴이었다.
"이대로 공격한다면 저의 승리, 하지만 고블린드버그는 자신의 효과를 발동했을 때 수비표시가 됩니다."
"..."
고블린드버그와 어쎄신 라이덴의 레벨은 모두 4. 거기에 어쎄신 라이덴은 튜너 몬스터. 올 수 있는 건 랭크 4의 엑시즈 몬스터나 레벨 8의 싱크로 몬스터. 둘 다 가장 많은 카드풀을, 그리고 강력한 효과의 카드들이 있는 곳이다. 상대놈은 싱크로와 엑시즈를 둘 다 쓰는 타입. 무엇이 나오든 최악이 아닐 수 없었다.
"저는 레벨 4의 고블린드버그와, 레벨 4의 어쎄신 라이덴으로, 오버레이!!"
두 개의 빛으로 변한 고블린드버그와 어쎄신 라이덴이 나선을 이루며 검은빛 은하, 오버레이 네트워크로 들어간다.
오는건 엑시즈인가. 머릿속에서 이 상황에 소환될 만한 엑시즈 몬스터가 단숨에 떠오른다. 수없이 많은 카드가 떠오른다. 반대로 말하자면, 어떤 카드가 나와도 나는 지는 결과에 도달하고 만다.
"두 마리의 몬스터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엑시즈 소환!! 파충류의 왕이여! 진화한 그 힘으로 일족에 부흥을! 나와라, 랭크 4! [킹 그렘린]!!!"
오버레이 네트워크가 커다란 폭발을 일으킨다. 마치 [빅 뱅] 처럼. 그리고 그 곳에서 나오는 건, 기계를 망가뜨리며 산다는 그렘린. 그 중에서도 그 크기가 마치 거인과도 같은, 그렘린의 왕, 킹 그렘린이었다.
"이어서 킹 그렘린의 효과를 발동! 오버레이 유닛을 하나 제거하는 것으로, 덱에서 파충류족 몬스터를 하나 가져옵니다. 저는 [EM(엔터메이트)-윕 바이퍼]를 서치!"
오버레이 유닛을 흡수한 킹 그렘린이 울부짖는다. 그와 함께 덱에서 카드 한 장이 빛을 내며 패로 들어온다. 가져온 카드는 파충류족 몬스터, EM(엔터메이트)-윕 바이퍼.
"배틀페이즈! 트리슈라로 모랄타를, 킹 그렘린으로 세트 몬스터를 공격! [파괴신의 창]! [그렘린 펀치]!"
되살아난 트리슈라의 세 머리에서 얼음 뭉치로 된 브레스가 뿜어져 나온다. 아까의 숨결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치 저번의 설욕을 되갚아 주려는 듯 했다. 물론 막기에만 급급한 모랄타는 단숨에 얼어붙은 채 산산조각 깨져버린다. 이어서 킹 그렘린이 튀어 올라 커다란 주먹으로 세트 몬스터, 이펙트 뵐러를 쳐부순다. 뵐러는 비명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메인 페이즈 2는 건너 뛰고 바로 엔드 페이즈. 턴 엔드입니다."
"..."
"후응, 왠지 기분이 나빠보이시네요. 혹시 질 것 같아서 그러시나요?"
망할 상대놈이 오만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아아, 당연했다. 왜냐하면
네놈이 나를 아주 깔보고 있으니까.
저 상대놈은 날 쓰러뜨릴 기회가 충분히 나오고도 넘쳤다. [조총사 카스텔]로 내 모랄타를 덱으로 바운스 시키거나, [No.50 블랙 쉽 오브 콘]으로 파괴시키거나, [가가가 자무라이]로 더블 어택을 하거나, [스크랩 드래곤]으로 세트 카드 하나를 희생해서 파괴시키거나, 하다못해 [가가가 간맨]으로 나에게 번 데미지를 줄 수도 있다. 물론 전부 그의 엑스트라 덱에 있는 카드들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애초에 죽은 자의 소생으로 묘지에 있는 트리슈라가 아닌, [구신 노덴]을 소환했으면 싱크로나 엑시즈를 하지 않았어도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전에 모랄타로 트리슈라를 파괴할 때, 상대놈은 세트 카드를 발동 '시키려' 했다. 분명 저 세트 카드는 모랄타의 효과를 무효로 하거나, 소환을 무효로 하는 카드. 그걸 발동시켰다면 트리슈라는 파괴되지 않고 죽자소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로, 하나의 결과가 도출된다.
저 놈은 나를 봐주고 있는 거다.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금새 냉정해진다. 어차피 질 듀얼이었다. 짜증난다고 해서, 저 놈을 이길 방도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듀얼리스트의 예의라는 것도 저 놈에겐 없어보이지만, 상관 없었다. 나부터도 듀얼리스트를 포기한 지 오래니까.
나는 나의 투쟁심이 쇠퇴한 것을 느꼈다. 하지만 저 놈의 망할 입은 멈추지 않았다.
"─아니면, 당신의 죽은 여동생이 준 '페이버릿 카드'가 파괴되서 그런가요?"
멈칫, 하고 사고가 정지한다.
"당신의 자료를 찾아보다가 알았습니다. 그 이펙트 뵐러는 돌아가신 여동생분이 드렸다고 하더군요."
어째서 저 놈이 그걸 알고 있는거지? 아니,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저 놈이 날 아주 효과적으로 도발하고 있단 것이다.
"여동생분의 일은 정말 안됐다고 생각합니다. 뺑소니였죠? 하지만─"
닥쳐, 그 입 닥쳐. 생각도 하지마! 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
"그 일을 끙끙 앓아오며 지금까지 이러고 있다니, 이제 그만 놓아줘도 되지 않을까요."
"으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든 것이 부셔진다. 생각이 되자 않는다. 생각할 수 없었다. 생가하기 싫었다.
수많은 것들이 떠오른다. 많은 추억, 많은 기억, 그리고─
이 듀얼을 이겨야 했다.
저 놈을 쓰러뜨려야 했다.
저 망할 놈의 입을 닥치게 해야한다.
저 놈을 죽여야한다.
그리고, 내 주머니에서 '그것'이 떨어졌다.
──────────
그에겐 여동생이 하나 있었다. 3살 정도 나이차이가 있었지만, 그의 부모님은 일로 바빴기에 그와 그의 여동생은 우애가 돈독했다.
그가 듀얼 몬스터즈를 시작한 것도, 진로를 프로 듀얼리스트로 잡은 것도 모두 그의 여동생 덕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서로의 덱을 만들어 언제나 듀얼했다. 이기고, 지며, 서로의 덱의 단점에 대해 얘기하고, 덱을 보강하기 위해 용돈을 모아 카드팩을 샀다.
그리고 서로 약속했다. 둘이 함께 프로 듀얼리스트로 데뷔해서, 엄청 강해져서, 함께 듀얼 킹을 목표로 노린다! 약속을 하며 그와 여동생은 힘껏 웃어보였다.
꿈을 이루기 시작한 것은 나이상 그가 먼저였다. 프로 듀얼리스트로써 소속사에 입단하기 위한 시험 듀얼을 볼 때, 여동생은 그와 함께 덱을 새로 만들었다.
그가 데뷔 듀얼을 할 때 이펙트 뵐러를 럭키 카드라고 준 사람도 그의 여동생이었다. 여동생의 말대로 이펙트 뵐러는 정말로 럭키 카드였다. 상대방의 에이스의 효과를 뵐러로 무효한 그는, 멋기제 첫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뵐러는 그의 페이버릿 카드가 되었다.
그가 공식 듀얼을 치룰 때마다, 여동생은 언제나 경기에 와서 응원했다. 그에게 있어 여동생은 든든한 지원군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여동생이 프로 듀얼리스트로 데뷔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녀의 입단할 소속사와 입단 날짜가 정해지고, 입단 시험 듀얼의 날짜가 정해졌다. 마침 그 날은 그에게 중요한 듀얼이 있는 날이었다. 그도, 여동생도 둘의 듀얼을 응원하러 갈 수 없다는 것에 실망했지만, 걱정은 하지 않았다. 당연히 둘 모두 멋지게 승리할 것이라고 믿었기에.
그리고 그 날이 되었다. 그의 듀얼 건도 있지만 오빠로써 여동생이 걱정된 그는 대기실에서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했다. 그냥 듀얼에 나가지 말고 여동생을 보러 갈까 생각했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었다. 그때 그의 듀얼디스크에 전화가 왔다. 그의 매니저였다.
"어, 나야. 왜?"
"아, 그게요. 여동생분이 밖에서 기다리고 계셔서요."
"엑, 뭐!?"
"그, 일단 들여보낼까요?"
"아, 아냐. 됐어. 내가 갈께."
갑자기 여동생이 찾아온 것에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서로 보지 말자고 약속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그에게나 그녀에게나 중요한 날. 그런 날에 여동생이 여기에 왔다는 것이 그로써는 믿기지 않았다.
"야, 너!"
"아, 오빠~!"
"'아, 오빠~!' 가 아니지! 여긴 왜 온거야?! 입단 듀얼 시작 안했어?"
"아직 안했어. 생각보다 시간이 남길래 오빠나 보러갈까~ 하고 있었는데, 마침 어떤 분이 오빠가 있는 곳을 알려주더라고. 꽤 가깝길래 그냥 와버렸지! 에헷."
"하아... 넌 진짜..."
"우으, 그렇게 거칠게 쓰다듬하면 기분 나빠아~"
"기분 좋으라고 하는 거 아니니까. 그래서, 준비는 됐어?"
"응! 준비 OK야! 조금 떨리긴 하지만, 오히려 긴장되서 좋은 느낌♪ 오빠는 어때?"
"나? 나야 뭐 언제나 똑같다만. 사실 내 듀얼보단 니가 떨어질까봐 떨린다."
"나도 오빠가 져버릴까 걱정 되는 걸?"
그렇게 말하며 서로를 바라보던 둘은 금새 웃어버린다. 서로가 자신의 덱을 믿듯, 그와 그녀는 서로를 믿는다. 둘은 언제나 그런 관계였다. 그러다 여동생이 갑자기 떠오른 듯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응? 뭐 꺼내는거야?"
"헤헤, 쨔안~ 부적이에요, 부적!"
"...부적?"
"사실 오늘 아침에 줬어야 했는 데, 내가 먼저 나가버려서 깜빡했지 뭐야. 그래도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으니까 주는거야!"
"부적인가, 고마워. 잘 받을게! 그럼 나도..."
"응?"
"자, 받아."
"에, 뵐러잖아?! 아, 안돼! 못받아! 난 그런 무거운 사랑이 담긴 카드는 못받는다구!"
"무거운 사랑이라니 뭔 소리야. 그리고 뵐러는 원래 네 카드잖아. 이 카드가 내 데뷔때 승리를 이끌어 준 카드니까, 너에게도 승리를 이끌어 줄꺼야."
"오빠... 고마워!"
"고맙긴 나야말로. 것보다, 이제 시간 되지 않았어?"
"응? 우와앗?! 이거 조금 위험할지도! 먼저 갈게!"
"그래, 조심해서 가! 차 잘 보고!"
"내가 어린애야!? 아무튼 끝나면 전화할게~"
그는 여동생이 뛰어가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았다. 마음속으로 여동생의 건투를 빌어주면서.
그리고
여동생이 날았다.
물리적으로.
"...에"
여동생이 차에 치었다. 그의 사고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뺑소니였다. 사람들이 소리쳤다. 그는 뛰었다. 검은색 차였다. 여동생의 입에서 붉은 액체가 울컥거리며 쏟아져 나온다. 누군가 병원에 전화한다. 여동생이 쥐고 있던 뵐러가 피에 물든다. 그는 여동생의 얼굴을 보았다. 너무나도 고통스런 표정이었다. 숨은 쉬지 않았다. 눈물이 흘렀다. 구급차가 왔다. 머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검은색 세단이었다. 그들이었다. 그 놈들이었다.
──────────
그의 여동생은 병원에 오자마자 사망했다. 아니, 이미 그녀는 차에 치일 때부터 죽었다고 말했다.
며칠 후, 그녀의 장례식이 치뤄졌다. 차에 치었다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단정한 그녀의 시신과 함께, 그녀의 덱과 듀얼 디스크를 화장했다.
하지만 뵐러만큼은 같이 태울 수 없었다.
그래서는 안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살 희망을 잃었다. 그는 며칠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불현듯 그것이 떠올랐다. 검은색 세단. 그들. 검은 프로덕션.
그의 머리가 미친듯이 돌아갔다. 검은색 세단, 여동생을 부른 남자, 그 사내의 말, 이제까지의 사건들.
모든 것이 명확했다. 명확한 심증이었다.
그는 곧바로 이를 알렸다. 그의 소속사 사장에게, 언론에게, 그리고 경찰에게.
사장은 당연히 그의 말에 긍정했다.
언론도 처음엔 이 기사에 뜨거웠다.
하지만 경찰은 아니었다.
증거 불충분.
이제까지 그에게 일어난 사건들이 모두 검은 프로덕션이 한 짓이라고 할 수 없으며, 만일 그들이 한 짓이라 해도 이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 사내가 그런 말을 했는가에 대한 목격자가 없다.
그의 여동생을 그곳으로 가게 만든 사람이 검은 프로덕션이 한 짓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여동생을 친 차가 검은색 세단이라 단언할 수 없다.
CCTV에도 찍히지 않았다.
목격자도 없었다.
나의 말은 충격으로 인한 환상일 수 있다는 말에 무시당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그는 올곧은 사람이었기에.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그만 놓아줘도 되지 않을까요."
충격이었다. 분노가 치밀었다. 짜증이 났다. 혐오스러웠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기 싫었다.
그리고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모든 것을 그만두었다.
언론은 이 사건에 관심을 돌렸다.
사람들의 기억엔 이 일이 점점 잊혀졌다.
의욕마저 잃어버린 그는 계속해서 져버렸다.
듀얼 협회는 그를 버렸다.
그를 믿어주던 소속사 사람들은, 무기력해진 그를 떠났다.
아무도 믿지 않았다.
아무도 남지 않았다.
모든 게 혐오스러웠다.
그리고 그는 '고철'이 되었다.
──────────
부적이었다. 여동생이 죽기 직전, 나에게 준 부적. 떨어진 탓인지 조금 깨져있었다.
천천히, 떨어진 부적에 다가가 들었다. 안에 종이가 한 장 있었다. 편지였다.
┌────────────────
│오빠에게.
야호, 오빠의 사랑스런 여동생이야.
혹시 지금 이 편지를 보고 있다면, 분명 이 부적을 깨먹었단 소리네? 역시 조심성 없다니까~
그래도 만일, 정말로 만일, 오빠가 힘든 일이 있어서 이 부적을 깨버린 걸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편지를 써 넣은거야.
일단, 오빠에게 한 마디 할게.
오빠 바보야!?
언제나 말했지만 오빠는 힘든 일이 있으면 그걸 끙끙대면서 혼자 껴안고 있는 점이 문제야.
그리고 언제나 혼자 틀어박혀서 아무것도 안하려 하지.
봐바, 지금도 그렇지?
그걸 혼자 안고 있을 필요는 없잖아? 문제가 있다면 그건 오빠 혼자의 문제가 아니야.
그러니까,
다 털어내.
전부 던져버려! 그게 어떤 일이든 간에.
잊어버려도 좋아. 어딘가에 화풀이 해도 좋아. 전부 괜찮으니까
혼자서 끌어안지 말고 다 털어내.
오빠에겐 오빠를 믿고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오빠가 믿는 카드가 있고,
그리고, 내가 있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전부 다. 괜찮아.
...내가 써놓고도 너무 부끄러운데.
아무튼, 이만 줄일게!
오빠의 여동생이.
추신. 혹시나 해서 쓰는건데, 사고로 부적을 깨뜨려서 이걸 보게 됐다면,
다시 부적에 잘 집어 넣고 안 본 척 해줬으면 좋겠어.
이걸 오빠가 봤다고 생각하면 부끄러워서 죽을 지도 몰라...
│
────────────────┘
여동생의 편지. 오랜만에 보는 여동생의 글씨.
따뜻했다. 그리고 포근했다.
불현듯 머리가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다.
잠시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내쉬었다. 깨어난 기분이다.
여기서 질 수는 없다.
이런데서 꼴사납게 져버리면, 나의 덱이, 그리고 여동생을 볼 면목이 없다.
이겨야 한다.
짜증도, 분노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나의 여동생을 위해.
부적과 편지를 주머니에 집어 넣고, 묘지존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낸다. 이펙트 뵐러. 귀퉁이 부분이 조금 붉게 물은, 나의 페이버릿이자 마지막까지 여동생에게 있어 준 카드.
"내 턴─"
뵐러를 묘지존으로 되돌리고, 자세를 고쳐 덱에 손을 올린다. 나의 덱이여, 추억이 깃든 내 소중한 덱은, 지금의 나에게 대답해 줄 것이다.
"드로우─!!!"
힘껏 카드를 뽑고, 그 카드를 확인한다. 몬스터 카드. 빛 속성, 레벨은 8. 이름은, [카오스 솔저-개벽], 나의 에이스 카드.
"아무래도, '비장의 패'는 항상 내게 오는 모양이군."
"...!?"
상대가 잠깐 당황한다. 관중석도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과거의 내가 에이스를 소환할 때 항상 하던 대사. 오랜만이었다.
망설이지 않는다. 바로 움직인다!
"이 카드는 내 묘지에 존자하는 빛 속성 몬스터와 어둠 속성 몬스터를 각각 한 장씩 제외하고 소환할 수 있다! 나는 묘지에서 [이펙트 뵐러]와 [죽음의 대행자 우라누스]를 제외!!"
관중석에서 함성이 점점 커진다. 사회자가 놀라며 소리친다. 과거에 잠들어있던 듀얼리스트의 에이스가, 다시금 깨어난다, 라고.
"빛과 어둠이 그 대열을 이루니, 혼돈 속에서 개벽을 알리는 전사여, 이곳에 나타나라! 이것이 나의 영웅! 나의 별!! 나의 희망!!! 와라, 나의 에이스! [카오스 솔저-개벽]!!!!!"
빛이 일렁거리고, 어둠이 일렁거린다. 그리고 그 두 개의 경계면에서, 한 전사가 걸어온다. 빛이 깃들고, 어둠이 깃든 전사. 그 전사의 이름은 카오스 솔저-개벽이라 한다.
그리고, 번개가 떨어졌다.
개벽에게.
"...에?"
개벽이 사라졌다. 카드가 묘지로 갔다. 상대의 필드를 보았다. 함정 카드가 하나 발동되고 있었다.
"키운터 함정, [신의 충고]. 라이프를 3000 지불하는 것으로 당신의 개벽의 소환을 무효로 하고 파괴합니다. 당신이 개벽을 소환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보지만, 그렇다고 전력을 다하지 않을 생각은 없습니다."
개벽이 사라졌다.
필드는 0, 패도 0.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저 엔드를 외치고 지는 것. 그것 밖에 없었다.
짜증도, 분노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아쉬웠다.
너무너도, 아쉬웠다.
"턴 엔드"
조용하게 선언한다.
그리고 천천히, 주머니에서 '그것'을 꺼내든다.
관중석이 소란스럽다. 사회자가 시끄럽다. 상대 표정이 경악에 물든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지금이야말로 모든 걸 던질 시간이었다.
전부 괜찮았다.
그리고 나는
깊고 어두운 심연 속으로
천천히
천천히
빠져드는 것이었다.
─────────────────────
안녕하세요, 언제나 닉 쓸 때 별의 색깔이 헷갈리는 Miki★입니다.
일단
팬픽 다썼다───────↘(^p^)↙────────!!!!!
후우, 정말이지 고된 길이었습니다. 공부도 때려치고 글 하나에 집중하니 참 힘들었... 뭐 공부는 진즉에 때려쳤지만.
아무튼 제때 맞춰 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팬픽이 이런 글이 된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요즘 제가 읽은 책들 분위기가 죄다 이렇거든요.(...)
전 뭔가를 하거나 쓸 땐 그 당시에 본 영화나 만화, 소설의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연예 소설을 읽고 나면 세상이 죄다 달달해 보이고, 암울한 영화를 보면 하루가 우울하고, 죠죠를 보면 평범한 일도 스탠드 유저의 공격처럼 보입니다....어라?
원래는 타임머신 적인 SF 팬픽을 쓰려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걸 쓰기 시작하면 제한 기간 내에 쓰는게 불가능 할 것이라 판단, 이걸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뭐 이것도 기한에 늦을 뻔했지만요.
그래도 만족하는 글입니다. 메모장 기준으로 예상 용량인 5kb에서 4배나 상승했으니까요. 이정도의 글을 썼다는 것부터 뿌듯합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좀 더 추가하고 싶은, 이를테면 듀얼장면이라던가를 더 넣고 싶습니다만, 이이상 길어지면 감당이 안되니까 여기에 만족하렵니다.
사족으로, 루리웹엔 비밀글 기능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이걸 일단 올려야 어디 이상한덴 없는지 파트를 나누어야 할지 알 수 있는데, 저만 보게 할 수가 없으니 참...
슬슬 미키 생일 축하도 해야하니까 줄여야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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