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잘 지내셨나요? 저는 그간 힘들어서 자주 들어오지를 못했었네요.
휴학도 했겠다, 이제 여유가 좀 생겨서 덕질도 더 깊이 해볼 겸 모코우가 영야초 출현 당시에 입었던 바지를 고증에 맞춰 제작해볼 예정입니다.
(바지 도안 제작중입니다만 아직 미완성...)
나중에 다 만들고 더 자세히 쓰겠지만 이와 관련해서 미리 간단하게 설정 소개좀 해볼게요.
모코우의 일러스트를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바지 형태가 많이 특이한 편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 정확히 아시는 분은 별로 없을텐데, 사실 바지를 하나 입은 게 아니라 두 겹으로 입어서 알아보기가 힘든 것입니다.
위 그림에서 쓰여진 것과 같이, 겉에 입은 붉은 색의 바지는 헤이안 시대 고위 공직자들이 입었던 사시누키(指貫)이고 안쪽에 입은 흰 색 계통의 속바지는 사시누키 안에 입는 시타바카마(下袴)라는 바지입니다.
사시누키는 바짓단 끝자락에 끈이 있어서 그 끈을 종아리나 무릎에 묶게 되어있는데, 이로 인해 바지 말단부가 안쪽으로 다시 말려 들어가서 고정되게 되고 따라서 위의 모코우 그림처럼 바지가 부풀어 보이는 효과가 생긴다고 합니다. 참고로 문헌으로 남아있는 최고값을 기준으로 바지 길이는 대략 120cm, 바짓단의 둘레는 하카마 주름을 다 펼쳤을 때 기준으로 한 다리당 180cm라고 하네요... 그래서 바지 만들 때 원단 값이 엄청나게 듭니다. ㅠㅠ
모코우는 나라 시대 사람(대략 7세기 후반 출생 추정)인데 왜 헤이안 시대 옷을 입는가...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봉래의 약을 마시고 300년간 숨어 살다가 300년간 요괴 퇴치를 했다는 설정을 생각해보면 대충 11세기 즈음에 다시 세상으로 나와 옷을 맞춰 입어서 그런 거 아닐까 추정해봅니다.
특기할만한 것이 한 가지 있는데, 원래 사시누키를 입을 때는 앞쪽 천의 끈부터 묶고 뒤쪽 천의 끈을 나중에 묶기 때문에 앞쪽에 매듭이 드러나야 하지만 위의 일러스트에는 그 매듭이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이미 그런 부분을 고찰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분은 '앞쪽 끈이 세월이 흐르다보니 끊어져서 그 끈으로 멜빵을 만들어 단 게 아닐까'하고 추측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멜빵만으로 하카마를 고정할 수도 없고, 사시누키 틈새의 흰 색 천을 사시누키의 안감으로 본다면 그 위쪽의 붉은 부분은 뒤쪽 천으로부터 이어진 끈이 되기 때문에 뒤쪽 천의 끈부터 묶고 앞쪽 천의 끈을 나중에 묶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인데, 저거 원래 남자 옷입니다. ㅋㅋㅋ
나중에 옷 다 만들게 된다면 더 자세한 설정과 만드는 법을 써보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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