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환상향의 지저에 펼쳐진 공간.
그곳은 옛 지옥이라 불리는 장소.
봉인된 온갖 요괴들이 활보하는 문자 그대로의 『지옥』이다.
그리고 그 세계를 통치하는 한 요괴 소녀가 있다.
그 이름은 코메이지 사토리.
『사토리 요괴』인 그녀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지녔다.
또 그 능력을 응용해 타인의 기억을 읽고 풀어내 그러한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다.
그러한 능력으로 타인의 트라우마를 재현하는 그녀는 정신에 중점을 둔 요괴에 있어서 최흉 최악의 존재라 불린다.
그녀는 그 능력을 가지고서 범상치 않은 자나 실력자가 많은 지저의 요괴들을 한데 뭉치게 만드는 것이다.
「하아......」
그런 코메이지 사토리는 번민하고있다.
그녀는 거처인 지령전의 집무실에서 혼자서 끙끙 머리를 싸매고 있다.
그녀의 눈 앞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하트 모양의 상자에 담겨진 수제 초콜렛.
새빨간 리본을 묶어둔 그것은 그녀의 비밀스런 마음이 담겨있는 일품.
즉 발렌타인 데이에 전해주기 위한 『사모하는 마음을 담은 초콜렛』이다.
「하아......」
그리고 줄 대상도 정해져있다.
지저의 주인인 코메이지 사토리와 친하게 지내온 상대.
그 자야말로 환상향 제일가는 상인을 자칭하는 고도구점 주인.
이름은 모리치카 린노스케라 하는.
코메이지 사토리는 모리치카 린노스케에게 이 『사모하는 마음을 담은 초콜렛』을 전해줄지 어쩔지를 무척이나 고민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뇨, 전해드리는게 당연한 거지만요.」
애당초 지저의 주인인 코메이지 사토리와 지상의 도구점 주인인 모리치카 린노스케가 어떻게 친교를 쌓고 있었는가.
그 원인은 이전에 벌어졌던 지저와 지상을 잇는 「이변」이었다.
그것들을 무녀나 마법사가 해결한 후, 단절된 지상과 지저와의 교류가 다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서 사토리의 애완동물인 요괴나 사토리의 여동생인 무의식의 괴이가 모리치카 린노스케가 경영하는 고도구점 『향림당』을 방문한 것이 모든것의 시작이었다.
그 사이에 있었던 일 등은 설명을 생략하고 결과적으로서 코메이지 사토리와 모리치카 린노스케는 적잖은 교류를 가지게 된 것이다.
「............하아아.」
사토리는 깊게 한숨을 내쉰다.
무엇이 이렇게까지 대요괴·코메이지 사토리를 고민하게 만드는가 한다면 그것은 예의 모리치카 린노스케가 원인일 것이다.
그래, 그 벽창호가 원인이다.
「......전해준대도, 분명 눈치채지 못하겠지.」
그 자, 모리치카 린노스케는.
특히나 연애에 관해서 말하자면 공전절후의 심각한 벽창호이다.
게다가 타인에게서의 호의에 둔감해 사랑에 빠진 여심을 펨토(역자 주: Femto. 국제단위에서 10의 -15승을 말하는 단위로 1000조분의 1을 뜻함.)만큼도 이해해주질 않는 벽창호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에 슬쩍 깃들어오는 따뜻하고 상냥함을 지니고 있으니 더욱 질이 안좋다.
그 독니에 걸려들고 만 인요의 수는 셀 수 없이 많다.
「......차라리, 요괴답게 그를 채가는게 편해질지도 모르겠네요. 뭐어, 그것도 무리한 소리지만요.」
사토리와 린노스케는 서로 지령전과 향림당이라는 자신들의 거주처가 존재한다.
때문에 그들은 그리 가볍게는 만나러 갈 수가 없다.
그런 그들이 선택한 교류 방법은 『편지』이다.
직접 만나는게 어렵다면 서면으로 교류하면 된다.
린노스케한테 그런 제안을 받고 사토리와 린노스케는 그 이래 몇번이고 편지를 주고받길 계속하는 사이가 된 것이다.
「......그러고보니 그, 처음에는 굉장히 딱딱하고 고지식한 문장을 보냈었지. 후훗, 마치 아이가 어려운 문장을 흉내내서 쓴것 같아, 하고 생각했었었지......」
초반에는 서로의 근황이나 의례적인 인삿말 등의 한마디로 말해 하잘것 없는 내용만 가득한 편지에 쓰고 있었다.
다만 어느 날에 린노스케가 편지와 함께 『사진』을 보낸 것을 계기로 따분한 서면상의 교류에 화색이 더해졌다는 것을 사토리는 기억하고 있다.
어떤 때는 린노스케가 보내온 지상의 아름다운 자연이 찍힌 사진과 사토리가 가지고있는 지저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비경의 사진을 교환하고.
또 어떤 때는 계절의 좋은 점을 읊조리는 시가를 짓고서 그것을 서로 화답하는 『시인 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후훗.」
지금까지 해온 일을 떠올리며 사토리는 문득 웃는다.
초반에는 달에 한번 정도의 터였지만 지금와서는거의 매일이라 해도 될만큼 린노스케와 사토리의 편지 왕래는 계속되고 있다.
말하자면 모리치카 린노스케와 코메이지 사토리의 교류는 직접 만날 기회야 적었지만 굉장히 친밀한 관계라는 것이다.
「......좋은 관계인거네. 린노스케 씨도 나에 대해서 『좋은 친구』라고 말해주셨고 하시니......」
친구.
그 단어가 사토리의 마음에 작은 가시가 되어 찔러왔다.
「『친구』인가......」
친구.
확실히 사토리와 린노스케의 관계성을 표한다면 분명 그것이 가장 적절할것이다.
객관적으로 본대도 그렇게 말하는게 옳다.
하지만......
「그 이상을 바란대도 괜찮겠지요, 그렇죠......?」
더 그와 친밀해지고 싶어.
사토리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아아, 린노스케 씨.」
사토리는 책상에 있는 서랍을 열어서 본다.
거기에는 린노스케한테서 받은 편지가 모두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었다.
쌓인 마음은 어느덧 타오르는 연심이 됐다.
그것을 자각한 사토리는 이렇게 한숨을 내쉬고있는 것이다.
「......린노스케 씨.」
발렌타인에는 이 마음을......
사토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살짝.
사토리는 린노스케한테 온 편지를 손가락으로 매만진다.
편지를 보는 그녀의 그 눈동자에는 소녀 특유의 애절함과 약간 아련하게 떠올라오는 달콤한 애정이 깃들어져있다.
린노스케에게 편지를 받는 사토리는 대개 이렇게 기쁨으로 물들어있지만......
「아아, 하지만......」
사토리는 편지의 한 구절을 바라본다.
바라본다.
여전히 지리멸렬과 순수무구를 뒤섞은 기상천외한 린노스케의 문장 안에서 들어 넘길 수 없는, 보고 넘길 수 없는『문장』이 단 하나 있었다.
「......우선은 이 『불온분자』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네요.」
사토리 요괴 특유의 『제3의 눈』이 괴이한 빛을 발한다.
문장에서는 사고를 읽어 낼 수 없다.
그렇기에 사토리는 『편지』에 의해 린노스케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지만 이 상황에서는 능력의 제약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키신, 사구메......」
린노스케한테서 보내져온 편지에 최근 들어 자주 등장하는 존재.
그 이름은 『키신 사구메』.
린노스케 왈.
『달의 주민과 편지로 교류하고 있어. 사정이 있어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일은 적지만 다양한 지식과 상식을 가진 아주 좋은 사람이야.」
라는 것이다.
그 외의 다른 문장을 통해 보아하니 린노스케는 그 『키신 사구메』인지 뭔지하는 거에 품고있는 감정은 『호의적』인 그런것인듯 하다.
그 점이.
사토리의 마음을 심하게 어지럽혔다.
「......린노스케 씨의 이 서술. 틀림없는 『여자』네.」
좀 전까지의 사랑에 빠진 여성의 표정에서 일변.
지옥의 오니조차도 울면서 빌어댈 정도로 어둡고 두려운 표정을 짓고있다.
「요즘 들어서 린노스케 씨와 편지를 주고받고 있는것 같은데......」
맘에 안들어.
코메이지 사토리는 그렇게 느끼고 있다.
모리치카 린노스케와의 편지 왕래의 관계는 자신 쪽이 길고도 깊다.
그것은 확고부동한 사실이다.
하지만 키신 사구메에 대한걸 말하는 린노스케의 필적은 매우 상태가 좋다.
그것은 그가 그 여자에 대해서 매우 『흥미』 혹은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후훗. 후후후후후훗.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훗.」
사토리는 웃는다.
옆에서 보면 매우 품위있게 하지만 그 내면에는 『수라』를 감춰둔 어두운 웃는 표정을 얼굴에 띄운다.
「사토리 님~, 오늘치 편지를 가지고 왔어요............힉!?」
불운하게도 그 광경을 목격한 사토리의 애완동물.
카엔뵤우 린은 사토리의 너무나도 무섭고 사나운 표정에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리고말았다.
「사, 사토....... 사토리 님......?」
머뭇머뭇하며 사토리의 상태를 살피는 오린.
사토리의 제3의 눈이 그런 오린의 공포를 꿰뚫어보는듯이 빤히 쳐다보며 꿈틀댄다.
「히, 히이이익!?」
「어머나, 오린. 편지를 가지고 와준거네. 고마워. 하지만 혼자서 읽고 싶으니깐 어서 방에서 나가주지 않겠니?」
「네, 네에엣! 시시시, 실례했습니닷!」
오린은 잽싸게 집무실을 빠져나간다.
사토리는 그런 애완동물의 모습에 눈길조차 주지않고서(오린이 살짝 오줌을 지렸다는 것을 마음을 읽어내고서도 굳이 지적하지 않을 정도로), 그녀가 가져온 편지에 눈을 돌린다.
내용은 평소와 다름없다.
하지만 거기에는 린노스케의 상냥하고 따뜻한 감정이 실린 좋은 문장이 분명히 피력되어 있다.
「............아아, 린노스케 씨!」
황홀감에 사토리는 편지를 소중하게 가슴에 품는다.
그 모습은 사랑에 빠진 여성 그 자체였다.
아니, 분명히 말해 사랑에 빠진 소녀라 해야할 것이다.
지저의 대요괴도 사랑하는 사람의 앞에서는 한 사람의 여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이었다면.
하지만 그 눈이 '어느 문장'에 접했을 때 다시 사토리의 표정은 『나찰』의 그것으로 변화한다.
그렇다.
린노스케가 『키신 사구메』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다.
「......『오늘은 사구메한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어. 이전에 지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변의 볼. 그것들과 같은 것을 사구메가 제작할 수 있다고 하더군. 코이시가 이전에 이변의 볼을 주웠다고 들었지만 그 이변조차도 진정한 목적에 이용한 그녀의 수완에는 눈이 휘둥그레하게 되버렸어.」......네. 흐으응, 흐으~응......」
또다.
또다.
또 『사구메』다.
「뭐어, 괜찮겠죠. 린노스케 씨와 글을 주고받는 사이가 나 외에 몇명 더 있다하더라도 이 내가 가장 린노스케 씨와 진정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사이라는건 의심할 여지가 없으니깐요. 네에, 달의 엘리트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가지고 린노스케 씨의 마음을 가져가는 짓거리따윈 불가능이라 단언해도 될 정도니깐요. 그도 그럴게, 그 사람은 내가 아무리 『여자』로서 다가서도 요리조리 피해서 눈치채지 못한것 뿐인걸요. 하루 이틀로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것 따위 무리난제, 카구야 공주의 구혼에 도전하는 쪽이 훨씬 승률이 높다고 할 수 있겠죠. 여자로서 상대해주시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내 체형이 그의 취향이 아니니까라는 너무나 슬픈 가능성은 이 쯤에서 눈감도록 하지요. 그건 어쨌건간에 지금 여기서 내가 당황할 이유따윈 없어. 그렇고말고. 그러니깐 안돼, 사토리. 웃는거야, 사토리. 린노스케 씨는 내 웃는 표정이 귀엽다고 말씀해주셨으니깐. 그러니깐 웃어야해, 후훗. 후후후후후훗.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훗.」
사구메, 사구메, 사구메.
얼굴도 모른다.
뭐하는 여자인지도 모른다.
애당초 들어본것 자체가 최근이다.
하지만 사토리의 안에서 『키신 사구메』의 이름은 『요주의인물 리스트』의 최상단에 쓰여져있다.
「............후우.」
살짝 이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네요......
하고 사토리는 중얼거린다.
......이성을 잃은게 살짝 정도가 아니라고 태클을 거는 용기충만한 자에게는 틀림없이 트라우마 상기의 스펠카드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추천하지 않는다.
「뭐어, 그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긴 인요의 수는 많으니깐 그야말로 새삼스러운 이야기네요......」
사토리는 린노스케에게 마음을 뺏긴 인요의 모습을 떠올린다.
홍백의 무녀와 흑백의 마법사를 시작해 인간 마을의 수호자나 홍마관의 메이드장.
백옥루의 정원사나 영원정의 약사 견습, 혹은 현장이라 불리는 다우저에 꽃밭의 대요괴.
스키마 현자는 그에게 골치거리 취급받고 있으니 제외하더라도 그녀의 식인 구미호 요괴에 대해선 쉽사리 얕볼 수 없다.
애당초 사토리의 주변에 관해서도 그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을 지닌 존재는 적지 않다.
오쿠는 린노스케와 관계된 사항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는데다 오린은 왠지 이래저래 그와 무연총에서 함께 있을 때가 많다던가.
파르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트라이포스가 어떻다든가, 우물 바닥이 어떻다든가)지만 유기는 린노스케와 자주 저녁 반주를 가진다고 한다.
이전에도 그렇게 말했지만 사토리는 유기가 남의 눈을 피하면서 그와 만나러 간다는걸 알고있다(그를 만날 때만 머리를 손질하거나 엷은 화장을 하거나 정성껏 목욕을 한다든가다.).
키스메와 야마메도 향림당에서는 린노스케의 신세를 진적이 있다.
무서운 것은 본래라면 다른 사람에게 인식될 일이 없는 코이시에 대해서도 린노스케는 왠지 잘 인지하고있다.
코이시 자신도 린노스케에 대해선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는듯이 말끝마다 「린노스케를 내 애완동물로 삼고싶어」라고 입에 달고있다.
그럼 안돼, 코이시.
그는 내가【검열삭제】할 거니깐.
「그렇네. 이제와서 라이벌 하나 둘 는것 정도야 그야말로 별것도 아니잖아.」
키신 사구메가 린노스케와 어느 정도 관계가 진행됐는가는 상관없다.
이번에 필요한 것은 린노스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받는것이니깐.
그렇게 결론을 내린 사토리는 훗, 하고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발렌타인을 향해 마음을 전할 것을 생각하는 것이었다.
「......나의 마음, 인가.」
코메이지 사토리는 모리치카 린노스케에게 『사랑』을 하고있다.
하지만 모리치카 린노스케에게 있어서 코메이지 사토리와는 어디까지나 『친구』인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담긴 『초콜렛』을 건네준다면 그의 마음이 조금은 변화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은 사토리가 바라는대로의 명백한 변화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이상 이 불타는듯한 마음을 가슴속에 담아둔채로는 견딜 수가 없다.
......발렌타인에는 솔직한 마음을 전하자.
그러고서......
「......아아, 두근두근거리네.」
지금부터 건네줄 때의 대사라도 생각해볼까?
그렇게, 사토리는 발렌타인 당일까지 보내게되는 것이었다......
장소를 바꿔서.
여기는 달의 도시.
일찍이 벌어졌던 『이변』도 수습되고 평소대로의 평온을 되찾은 그 장소에서.
달의 백성인 한쪽 날개의 여신.
키신 사구메는 고민하고 있다.
「............」
......만들어버렸다.
그녀의 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면 그 한마디에 모든것이 집약될 것이다.
사구메의 눈 앞에는 정중하게 포장된 작은 상가자 1개 있다.
프릴이 달린 테이프가 꽃의 형태를 하고 하트마크의 스티커가 붙여진 그것은 발렌타인의 초콜렛이었다.
그것도 『I love you』란 메시지 카드를 첨부한.
틀림없는 『사모하는 마음을 담은 초콜렛』이라 불리는 물건이다.
「......어쩌지.」
그녀의 머리를 앓게하는 장본인의 이름.
그 이름은 모리치카 린노스케.
환상향에서 고도구점을 운영하는 괴팍한 반요이다.
키신 사구메와 모리치카 린노스케가 어째서 친교를 가지게 됐는가?
그 계기는 완전히 우연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우선 이전에 일어난 달의 이변에 대해 사구메와 홍백의 무녀와 흑백의 마법사와의 대화야말로 모든것의 시작인 것이다.
그녀들의 쓰는 도구를 만들어주는게 『모리치카 린노스케』라고하는 반요의 도구점이라고 그녀들이 말을 흘린것이 그의 이름을 사구메가 알게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구메와 린노스케가 친밀한 교류를 가지게 되는 계기는 다른 데에 있다.
뭐어, 단순히 말하자면 달의 두뇌인 야고코로 에이린이 그 이유이지만......
「......야고코로 님한테서 소개받은 반요. 괴팍하고 대인관계도 나쁜, 하지만 도구에 대한 마음가짐은 진지하며 묘한 이야기만 잔뜩 해대는 남자.」
사구메가 지상의 영원정을 방문했을 때.
거기서 린노스케와 야고코로 에이린이 담소하고 있는 장면에서 조우하고 만것이다.
그 때 비로소 사구메는 모리치카 린노스케란 존재에 대해서 다시금 알게된 것이다.
처음에는 왜 이런 반요 따위를 야고코로 님이 신경써주시고 있는건지 사구메는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히 지식량과 분석력으로는 대단했지만 곁에서 보자면 단순한 범부.
달의 두뇌라고까지 불리는 야고코로 에이린이 특별이 눈길을 줄 정도의 인물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입을 열면 도구에 대한 이야기 투성이.
누구에 대해서도 불손한 태도를 바꾸질 않고는 마치 아이처럼 당지토 않는 신소리를 해대는 도리에 맞지 않은 남자.
적어도 처음에는 그렇게 밖엔 생각하지 않았다.
「......대체 언제부터 였을까?」
사구메는 자문자답하며 그와의 친교를 되돌아보았다.
대체 언제부터 나는 그를......
자신이 달의 백성이란것을 밝히고 달의 문화에 대해서 그가 눈을 빛내며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했을 때였나.
바깥 세계의 본 적도 없는 도구를 그가 자랑스럽게 꺼내들고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말끄러미 바라볼 때였나.
함부로 말을 할 수 없는 자신에 맞춰주면서도 지극히 당연하게 손님으로서 대접하는 자세를 바꾸질 않는 모습을 봤을 때였나.
「......아니면 전부 다일까.」
이제와선 확일할 방법따윈 없다.
하지만 분명히.
키신 사구메에 있어 모리치카 린노스케와는 마음 안을 크게 점유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야말로 『발렌타인 초콜렛』을 만들어 버릴 정도로.
「......나답지 않다. 라고 말을 들어버렸어.」
그 이변 이후 자신은 변했다고 사구메는 느꼈다.
이런 심경의 변화도 그러한 것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사구메는 책상 위에 펼쳐져있는 『편지』들을 손으로 어루만진다.
「이것도 그의 제안이 있어서 이렇게 된거였네.」
사구메의 능력.
『입 밖에 낸 것을 역전시키는 정도의 능력』은 마구 써댈 수 없는 너무나 강력한 능력이다.
그 때문에 사구메는 어지간한 일로는 남의 앞에서 말을 할 수는 없다.
그것을 알게 된 린노스케는 그녀와 교류하기 위해 『펜팔』 즉편지의 주고받기를 제안했다.
「설마 달의 주민과 펜팔하고자 하는 녀석이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사구메는 그렇게 기쁜듯이 웃는다.
달과 지상은 간단히는 오고 갈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요괴의 힘을 빌림으로써 그것도 가능해졌다.
그 요괴란......
「꽤나 기분이 좋은 모양이네......?」
「.......크!?」
등 뒤에서 사쿠메에게 말을 걸어온다.
사구메가 헉하고 뒤를 돌아보니 나이트캡을 쓰고선 구슬 장식이 붙은 신비한 의상으로 몸을 감싼 소녀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아니. 어느 타이밍에 말을 걸어볼까하고 좀 고민해봤지만 이 타이밍에 제일이었던 모양이야?」
체셔고양이같은(역자 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고양이.) 독특한 웃음을 머금은 소녀는 당황한 사구메의 모습을 기분 좋은듯이 바라보고 있다.
그녀야말로 꿈의 관리자인 도레미 스위트.
어떤 이변으로 인해 꿈의 세계와 달의 중개역이 된 요괴 소녀이다.
「킥, 정말이지 『사랑해요』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던 중이니까 말을 걸어서 거북한진 않아?」
「............크!(파닥파닥)」
「어라? 아까처럼 『사랑하는 그』를 생각하며 가슴이 절절하게 된단걸 어필안해도 괜찮아?」
사구메는 얼굴을 데친 문어처럼 새빨갛게 된채 어떻게든 입을 꾹 다물고선 도레미에게 대꾸하는걸 억누른다.
사구메는 능력 탓에 경솔히 목소리를 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 『편지의 전달자』인 도레미에게 『편지의 발신인』인 린노스케에 대해서 입 밖에 꺼낼 경우 능력이 발동되어 『린노스케와 편지로 교류한다』라는 사태가 『역전』되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구메가 도레미에게 할 수 있는걸 말하자면 기껏해야 새빨가진 얼굴로 도레미의 얼굴을 때리는 것 정도이다.
물론 도레미는 그것조차도 피해버리는 것이엇지만.
「~~~~~~!! (찰싹찰싹) 」
「아핫, 농담이라니깐. 이야~, 달의 도시의 엘리트 님의 이런 모습을 뵙게 될 줄이야, 꿈에도 생각 못했네. 나 꿈을 다루는데도.」
한바탕 놀리고나자 도레미는 품에서 한통의 편기를 꺼낸다.
밀랍으로 꼭 봉해놓아진 제법 두께가 있는 그것은 골몰하는 성격인 점주다움이 넘쳐나는 평소대로의 편지였다.
「그럼 평소처럼 편지 다 쓰면 불러줘.」
「...... (끄덕) 」
「뭐어, 그렇다고는 해도......」
도레미는 히죽히죽거리는 웃음을 거두질 않고 오히려 더 깊이 지으면서 말한다.
「요즘은 유난히 긴 글을 굉장히 빨리 쓰니깐 이대로 당신을 바라보며 기다리는것도 즐거울것 같은데......?」
「~~~~~~뭣!?」
「뭔가 한문장 쓸 때마다 히죽히죽거리거나 끙끙거리거나 얼굴이 환해지거나 하니깐 보면서 지루하지가 않거든. 괜찮다면 그 때의 당신의 표정도 그 점주에게 전해다줄까?」
「~~~~~~크으윽!!!」
사구메는 지금처럼 함부로 말을 할 수 없는 자신의 능력을 저주한 적이 없다.
그 정도로 서슬퍼런 기세(하지만 얼굴은 새빨간)로 도레미를 향해서 손 닿는대로 닥치는대로 물건을 집어던진다.
「아하하하하하하!」
하지만 도레미는 여기에 왔을 때처럼 슥하고 어딘가로 사라진다.
또 꿈의 세계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은것은 가쁜 숨을 몰아쉬는 사구메 뿐이었다.
「........................정말.」
도레미는 사구메와 린노스케가 교류를 하기위해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는 뭐가 이상한지 이따금씩 저렇게 사구메를 놀리는 것이다.
『연애감정』같은 감정을 품은 것 자체가 처음인 사구메는 그런 참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몰라 난처하다.
물론 말을 섣불리 낼 수 없다는 제약도 그렇지만 그 이상으로 놀려대는 도레미의 종잡을 수 없는 성격도 원인이다.
「............진짜.」
하지만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
게다가 도레미는 일에 관해선 성실하고 충실하다.
그 점을 사구메는 지난 이변에서의 그녀의 활동과 지금까지의 친교를 통해서 잘 이해하고 있다.
그녀가 편지의 배달부라니 본래라면 거절해도 문제없을 일을 충실하게 맡아주고 있단 것 자체에 사구메는 너무나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뭐어, 남을 놀려대는 것 만큼은 그만둬줬으면 하지만.」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쉰 사구메는 집무실에 있는 책상에 걸터앉아 다시금 도레미한테 받은 『편지』에 눈길을 돌린다.
뒷편에는 발신인의 이름.
깔끔하게 읽기 쉬운 문체로 꼼꼼하게 쓴 그것은 두말할 것 없는『모리치카 린노스케』의 글이었다.
「......나한테도 글만으로도 상대를 판별할 수 있을 정도의 사이인 상대가 생기게 될 줄이야.」
사구메는 살짝 자조성이 깃든 미소와 함께 같은 달의 도시의 동포한테서 들었던 말을 떠올린다.
「『살짝 표정이 부드러워졌어.』『귀여운 면도 있네.』인가, 나로서는 그렇게 변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아니, 어쩌면.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한 것일뿐, 자신은 다소 『변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원인은 『달의 이변』인가, 해결하러 온 『지상인들』인가, 또는......
「그 덕분인걸까......?」
그야말로......
자신답지도 않은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생각하는 사구메였지만 동시에 그 변화를 『나쁘지 않아』라고 느끼는 자신도 있었다.
「............ (펄럭) 」
그리고 사구메는 린노스케한테서 온 편지를 연다.
살짝 먹과 한시(역자 주: 半紙. 붓글씨 용으로 많이 쓰는 전통 일본 종이.)의 타는듯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달의 종이와는 재질 자체가 상당히 다른 그것을 보는것도 사구메에게 있어서는 낯익은 것이 되었다.
글의 훑어보면 역시 거기에는 평소대로의 『그』가 있다.
「『달에서의 무용전에 대해서 레이무와 마리사가 또 자랑하고 있어. 자랑 이야기를 하는건 좋지만 매번 자신들의 활약을 격려해달라고 요구해오는 것만은 마땅찮아. 가능하다면 달에서의 이변따위 별일도 아니었다라는 정보가 있었으면 하는데 그러한 사태는 달에서는 일상다반사인거 아니야?』......킥, 그럴리가 없잖아요. 후후훗.」
변함없이 린노스케는 그의 여동생격 되는 그녀들에게 휘둘리고 있는가보다.
이전 이변에 있어서 최중요 인물들도 그 입장에서 본다면 『손이 많이가는 성가신 단골손님』에 지나지 않는가보다.
풍문에 따르면 저 향림당에서는 그 이변의 주모자들과 그 야망을 저지한 그녀들이 사이좋게 차를 마신다나 어쩐다나.
그 일이 얼마나 이상한 광경인지 알아채지 못하는 것은 향림당 점주 뿐이다.
「............만나고 싶어.」
자신도 모르게 사구메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 나, 낫! 무, 무슨 소리를!?」
스스로도 왜 그런 말이 나와버린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사구메는 당황한다.
사구메와 린노스케가 직접 얼굴을 맞댄 기회는 실은 매우 적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를 만나고 싶어란 마음은 사구메의 안에서 날로 커져만 가고있는 것이었다.
「~~~~~~아아, 정말.......!」
............나답지 않아.
사구메는 그렇게 생각한다.
애당초 만난데서 사구메는 뭔가 할 수 있는건 아니다.
사구메는 능력 때문에 가볍게 말을 할 수는 없다.
그건 즉 린노스케를 만나러 간다해도 즐겁게 이야길 나누는건 불가능하단 것이다.
「............만약, 만나서 이야기를 한다면.」
우선, 틀림없이.
사구메와 린노스케의 관계는 사구메의 능력에 의해 『역전』한다.
그것이 두 사람에게 있어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지가 사구메조차도 예측할 수 없다.
자칫했다간 현재의 관계성보다도 나쁜 형태가 되버리고 말수도 있다.
그렇게 되버리면 끝.
사구메라 해도 이젠 원래대로 되돌릴 수는 없다.
「............아아, 하지만. 하지만!」
지금 이대로는.
현상황으로 만족하는 것만으로는.
그와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수는 없다.
사구메의 마음을 전해줄 수는 없다.
「............! 게다가!」
사구메는 린노스케한테 받은 편지를 바라본다.
거기에 쓰여진 '어떤 한 단락'이 사구메의 마음을 뒤흔드는 것이었다.
「......『이전에 사토리가 보기 드물게 향림당에 찾아왔어. 평소처럼 귀한 책이나 바깥 세계의 귀한 풀건을 구입했지. 전부 그녀의 여동생이나 애완동물인 요괴들한테 줄 선물이라더군. 그걸 듣고서 포장 등의 서비스를 해줬지만 물품의 대금보다도 서비스에 들인 비용 쪽이 조금 더 돈이 더 들어가버린건 그녀가 알아차리지 못했으면 좋겠어.』......인가. 역시 그녀는 가볍게 그를 만나러갈 수 있는거네.....!」
린노스케의 편지 안에서 자주 등장해오는 인물의 이름.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
자칭 평범한 마법사.
그리고 『코메이지 사토리』라 불리는 소녀.
「코메이지 사토리인가......」
무녀와 마법사.
이 2사람은 그에 있어서 『여동생격』같은 존재라고 말하는게 서면에서도 전해져온다.
그건 좋다.
문제는 이 『코메이지 사토리』라는 등장인물이다.
「『지령전의 주인』『사토리 요괴』『원령도 두려워하는 존재』......그리고 린노스케가 『친구라 칭하는 여성』......」
린노스케는 매우 괴팍하고 이상한 자다.
그런 고로 『친구』라 부를만한 사이의 인물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서면으로 읽는 한 린노스케에 있어서 그 『코메이지 사토리』와는 확실한 신뢰관계를 맺고있는 친구지간인것 같다.
그래, 사구메는 감지했다.
「......애당초 그가 『편지』로의 교류라는 발상을 갖게한 인물이라는것 같은데......」
사구메와 린노스케가 서면으로의 교류를 갖기 이전부터 사토리와 린노스케는 편지에 의해 길게 친교를 나누고 있었다는듯 하다.
그런 취지의 내용이 이전에 보내져온 것을 사구메는 기억하고 있다.
「단순한, 친구, 인거지......?」
사구메와 그 『코메이지 사토리』와는 직접적인 면식이 없는 이상 린노스케와 사토리의 관계성에 대해서는 상상할 수 밖에 없지만......
편지에 쓰여있는 그와 그녀의 친교는 아무리 봐도 단순한 『친구』의 그런 관계와는 일선을 달리하는 걸로는 생각되질 않았다.
「하, 하지만, 이 전엔 둘이서 새해 신사참배를 갔다는것 같고 그 전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았다는것 같은데다 그 이전에도 이런저런 친교가 있었던것 같으니............!?」
사구메는 린노스케의 편지에 쓰여진 사토리와 그의 『교류』부분에 대해서의 기억을 떠올린다.
직접 그와 만나서 교류할 수 없는 사구메와 달리 그 『코메이지 사토리』는 이따금씩 그와 직접 만나서는 그러한 이벤트를 즐기고 있는것 같다.
............뭐어, 덧붙이자면.
사토리와 린노스케가 이벤트 때마다 그러한 교류를 가진것은 사실이지만 남녀의 관계로 발전하려는 내용을 포함한 교류는 (사토리의 속마음이야 어쨌건) 전혀 손톱만치도 없었다나.
물론 그런 것은 사구메가 알 도리도 없는데다 사구메와 린노스케의 편지 이외로의 교류가 적은것도 더불어서 사구메는 이 『코메이지 사토리』라는 존재에 강한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응, 린노스케니깐 거짓으로 속여서 쓸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불안.
사구메의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것이다.
사구메는 불안한 것이다.
자신이 모르는 장소에서 린노스케와 사토리가 혹시나 『깊은 사이』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사구메의 가슴은 불안해서 터져버릴것만 같게 되어버린다.
그 것을 사구메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
사구메는 살며시 편지를 손가락으로 덧쓴다.
편지는 아무 대답도 해주지 않는다.
거기에 쓰여져있는 글에서 읽어낼 수 있는 정보 이상의 것은 아무것도 가르쳐주질 않는다.
「........................혹시나.」
혹시나다.
혹시나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해준다면......
자신의 운명조차도 『역전』하게될까?
그 결과 어떠한 일이 일어나게 될까.
그 결과 자신의 '사랑'은 어떠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그 답은 아무도 모른다.
「~~~~~~좋아!」
연적은 강대하다.
애당초 사랑의 상대는 두려울따름인 『벽창호』이다.
어설픈 각오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코메이지 사토리는 중요할 때, 뭔가 이벤트가 있을 때는 거의 반드시 그를 직접 만나러가고 있는 모양이네요......」
그렇다면 아마 『코메이지 사토리』는.
다가올『발렌타인 데이』에 필시 린노스케를 '직접' 만나러오겠지.
직접 발렌타인의 초콜렛을 전해주기 위해서......
「........................그렇다면.」
그렇다면 자신도.
그의 마음을 붙들고 싶다면.
그를 만나러 가야할 것이다.
사구메는 그렇게 결심한 것이었다......
「............그렇게 정한다면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있네요.」
킥.
하고 희미한 미소를 사구메는 띄우고서.
바로 자신의 책상 앞으로 향한다.
「......우선은 그에게 편지를 써두죠. 이번 일과는 별개로 그에게는 이야기하고 싶은것이 잔뜩 있으니깐요......」
그 후, 발렌타인 당일에 일거리가 없도록 미리 일을 처리해두고.
그러고선 그를 만나러 가기위한 준비를 하자.
옷이나 머리 스타일을 바꿔도 그에게는 그다지 효과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보다도 그가 신경쓸만한 깔끔한 모습을 의식하자.
혹은 그의 흥미를 끌만한 소품에 눈길을 돌리는 쪽이 좋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그는 '고객'에 대해서는 마을을 열어주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선물을 그대로 전해주는것 보다는 물건을 사고난뒤 초콜렛을 선물하는 편이 보다 효과적으로 그의 마음에 들어가게될지도 모른다......
「........................후훗.」
당일, 자신이 어떠한 행동을 취할까를 이리저리 생각하면서.
키신 사구메는 모리치카 린노스케에게 보낼 편지를 써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발렌타인 당일.
코메이지 사토리는 향림당의 눈 앞에까지 도달했다.
「............후우.」
변함없이 지령전에서 여기까지는 상당히 멀다.
사토리는 비행능력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그렇다해도 이동만으로도 이렇게나 시간을 보내버린다.
하물며 비행할 수 없는 린노스케가 여기에서 지령전까지 이동하는것은 곤란함이 끝간데없는 것이다.
「차라리 지저에서 여기까지 직통로를 만들어 놓는것도 나을지 모르겠네요. 다음번에 유기 씨에게 부탁드려볼까......?」
그렇게하면 향림당과 지령전의 이동이 조금은 편해지겠지.
오니의 힘이 있다면 그정도는 할 수 있을것 같다.
「............뭐어, 지금은 그 외에 우선해야할 일이 있지만요.」
사토리는 한번 심호흡을 한다.
우선은 숨을 쉬어 진정한다.
가슴의 고동은 변함없이 빠르게 종을 울리지만 그건 억지로 억누를 필요는 없다.
그보다도 몸가짐이다.
여기까지 비행으로 머리카락이 부수스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사토리는 손거울을 꺼내서 자신의 얼굴·머리카락 등을 체크하기 시작한다.
「머리카락은......괜찮네요. 입술은......말라붙지 않았네요. 뺨은 붉어지진 않았겠죠. 땀이 흘러내린건 아니겠죠. 옷은 헝클어지진 않았겠죠......?」
머리 위부터 발끝까지.
사토리는 남김없이 확실하게 점검을 되풀이한다.
「........................좋아!」
모든 항목이 합격점에 이른다고 판단한 사토리는 가볍게 자기 자신에 기합을 넣으면서 향림당의 문 앞까지 걸어간다.
그리고선 문 손잡이에 손을 걸고선 천천히 문을 열어가......
「린노스케 씨. 계시는가요......?」
딸랑딸랑, 하고 도어벨이 울리고 사토리의 시야에 평소의 향림당의 광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평소처럼 나른한 표정을 짓고있던 점주인 린노스케가 밝게 웃는 표정으로 사토리를 맞이해준다.
............그랬었을, 터였다.
「............어?」
「~~~~~~크!? (타닷) 」
「허어, 어서와, 사토리. 너까지 올줄이야, 오늘은 정말 보기드문 날인가 보군......」
사토리의 시야에 비친 것은 한 사람의 소녀.
아름다운 은색 머리카락에 한쪽만 나있는 흰 날개.
예쁜 붉은 눈동자는 사토리 쪽을 돌아보며 경악의 색으로 물들어져 있었다.
사토리는 그 소녀를 봤던 적은 없다.
그녀와는 첫 대면일 터다.
하지만 사토리는 느끼는 것이었다.
「............당신은.」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토리의 뇌리에.
한 사람의 이름이 문득 스쳐지나갔다.
「키신 사구메............?」
「........................!?」
한쪽 날개의 소녀는 사토리의 그 말을 듣고서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
다분히 틀림없다.
그녀야말로 『키신 사구메』라고 사토리는 확신하는 것이었다.
「......어허? 사토리, 너는 사구메를 알고 있었던건가?」
「........................당신한테서 들은 것 이상에 대해서는 몰라요. 만난 것도 오늘이 처음이예요.」
사토리의 말을 듣고서 린노스케는 머리 위로 의문부호를 띄운다.
그의 의문에 답해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사토리는 지금 우선해야 할 점은 다른 곳에 있다.
사토리는 사구메 쪽에 눈을 돌린다.
「사구메 씨......?」
「........................!」
사구메는 입가를 손으로 가리면서 사토리 쪽을 빤히 말없이 쳐다본다.
그리고 사토리의 『제3의 눈』이 그런 그녀를 눈알을 굴리면서 응시한다.
「아, 당신이 사구메 씨로시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코메이지 사토리라고해요. 지금은 지저에서 관리인 역할을 맡고있는 보잘것없는 요괴예요. 잘 부탁드릴게요......」
「......처음 뵙겠습니다, 코메이지 사토리 님. 저는 키신 사구메라는 사람이예요.」
「아, 자기 소개는 안하셔도 괜찮아요. 당신의 『능력』에 대해서는 그한테서 익히 들어왔으니깐요......」
사토리는 『그』라고 말했을 때 힐끗, 하고 린노스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못 린노스케와 나날이 친교를 나눠온 결과라고 말하는 듯이......
「........................?」
뭐어, 시선이 돌려진 린노스케는 그 의도도 모른채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 (빤히) 」
「후후훗, 당신의 능력의 제약상 남 앞에서 함부로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당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지요.」
「............알고있어.」
대하는 사구메도 사토리의 은근히 무례한 말에도 아랑곳않고 그녀의 상태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
마치, 사토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전부 눈에 담아두는듯이.
「........................ (훗)」
「............!?」
그리고 사구메가 대략 사토리의 모습을 관찰하길 끝낸 후.
사구메는 자신만만하게 웃는 것이었다.
「...... (웃었다? 어째서? 이 상황에서 무슨?) 」
사토리의 당혹함에도 아랑곳않고 사구메는 그 여유있는 표정을 바꾸질 않는다.
그 소토리 요괴의 앞에서 이렇게까지 불손한 표정을 유지할 수 있는 존재 따위는 그다지 없다 (경계의 대현자, 향림당 점주 등의 예외가 없는 건 아니다.) .
「...... (아뇨, 허세일 뿐이겠죠. 그보다도 나 답지 않아. 이런것 마음을 읽어버리면 그대로 끝장이죠.) 」
「사, 사토리......? 아까부터 말이 없는데 무슨 일이지......?」
「린노스케 씨는 좀 잠자코 계셔주세요.」
이해가 안되네, 라는 표정을 짓는 린노스케.
하지만 사토리는 지금 린노스케에게 신경쓸 여유는 없는 것이다.
흔들, 하고 사토리는 제3의 눈으로 사구메에게 향해 꿰뚫어버릴듯한 시선을 돌린다.
「 (자 그럼, 당신의 진의를 읽어들이도록 할까요......?) 」
사토리는 사구메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서 자신의 능력인 『마음을 읽는 정도의 능력』을 쓰는 것이었다.
「 (제 능력에 대해서 린노스케 씨한테서 들었다면 당신은 분명 '나를 말하게 한다'거나 '나를 말하게 하지 않는다'겠지요. 왜냐하면 저의 능력이 운명, 이 경우는 모리치카 린노스케와의 관계성도 『역전』시키기 때문이니까지.) 」
「............!?」
하지만, 사토리는.
공개된 사구메의 생각을 읽어들이고는 경악했다.
「 (린노스케한테서 들은 『코메이지 사토리』의 능력은 상대의 마음, 즉 『표층의식』. 겉으로 드러난 생각을 읽어들이는 능력이다. 아마도 지금 이렇게 그녀에 대해 생각하고있는 나의 생각도 상대에게 전해지고 있을 터. 반대로 말하면 그 이외의 생각에 대해 말하자면 아직 상대에게는 전해지지 않을 터. '지금 이 순간'에 코메이지 사토리가 『경악』의 표정을 지은걸로 나의 이 추측은 입증된다......) 」
사구메는 자신만만한 웃음을 바꾸질 않은채 사토리를 향해서 시선을 향한다.
마음을 읽히고 있는데도 당치도않은 담력이다.
아니, 『말을 하지 않는다』이기에 생각에만 집중 할 수 있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에 병행해 상대의 모습을 관찰하는 등은 보통 통찰력을 가진 자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구메는 그것을 해낸다.
그것을 해낼 만큼의 이성과 지혜가 있었다.
「 (만약 코메이지 사토리의 능력으로 타인의 마음 속 깊이에 품고있는 마음까지 읽어들이는게 가능하다면 나의 이 생각에도 의미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동시에 『모리치카 린노스케의 마음 속 깊은 곳을 들여다 볼 수 있다』란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일 그러한 걸 할 수 있을 경우 코메이지 사토리는 모리치카 린노스케가 대체 누구에게 마음이 향해있는지 그것조차도 알고있을 터다. 그 말은 즉 나의 능력으로 문자 그대로 『뒤집어 엎어』놓을 수 있는 정보 어드밴티지에 지나지 않아.) 」
「............당신!?」
「 (하지만, 코메이지 사토리는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즉 코메이지 사토리의 능력이 마음 속 깊이까지 꿰뚫어 볼 수 없다는 가장 큰 증거. 따라서 그녀는......) 」
---린노스케의 마음 속 깊이까지를 꿰뚫어 보는건 할 수 없다.
---즉 린노스케의 『좋아하는 상대』는 누구인지 모른다.
---따라서 코메이지 사토리는 섣불리 행동할 수 없다.
「............과연, 확실히 린노스케 씨가 말씀하신대로 『이지적이고 사려깊으신 분』같네요.」
코메이지 사토리.
키신 사구메.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그리고선......
「후후후후후훗,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훗.」
「...........................훗.」
서로가 『강적』이라고.
그렇게 다시금 인식하는 것이었다.
「............왠지, 갑자기 방의 온도가 내려간것 같은데.」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건 린노스케 뿐이었다.
린노스케는 갑자기 느껴진 오한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것이 어디서 닥쳐온 것인지는 이해하질 못했다.
뭐어, 이해할 수 없는것은 생각하질 않는다는 철학에 따라서 바로 그 사고하기를 그만두는 린노스케도 좀 그렇지않나 생각하지만......
어쨌든간 사토리와 사구메는.
다시금 서로가 일반적인 수단으로는 통하질 않는 상대란 것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
「........................」
아플 정도의 침묵이 두 사람간에 흐른다.
사구메는 입가를 손으로 가린채 표정, 몸짓 등을 그저 숨기기만 하고.
사구메는 상대를 반쯤 뜬 눈으로 노려보면서 언제든지 마음을 읽어낼 수 있도록 제3의 눈을 사구메에게 향하고 있다.
「...... (그렇다곤해도......) 」
사토리는 생각한다.
「...... (이쪽의 행동이 예상되었다는 것은 놀랐지만 동시에 1가지 확신한 것이 있네요.) 」
---키신 사구메는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
「...... (그녀의 사고 안에는 『코메이지 사토리에 대해서 모리치카 린노스케가 가르쳐줬다』라는 부분이 있었어. 그녀와 린노스케 씨는 편지 친교를 하고있었단곤 했지만 과연, 린노스케 씨는 저에 대한것도 그녀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던거네요. 후훗, 저와 린노스케 씨의 교류에 대해서 자랑스레 말하다니 린노스케 씨의 안에서 나라는 존재가 점차로 커지고 있다는 증명이 되겠네요. 후후훗......) 」
「......!? (코메이지 사토리가 웃었어!? 틀림없이 나의 사고를 읽고있는 것일텐데, 코메이지 사토리가 갑자기 웃었다고!?) 」
「...... (아아, 나의 능력으로는 린노스케 씨의 『기억』을 들여다보는게 고작인데 그 때 린노스케 씨가 대체 어떤걸 생각하면서 붓을 잡고 있었을지는 저로서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만약 나에 대해 생각하면서 썼다한다면 후훗, 그의 꿈에서 내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을것 같네요......) 」
「......!? (어, 어째서 코메이지 사토리는 웃고있는거지!? 아니, 잠깐만!? 이건 함정이야!? 아마도 내가 사고를 제어해서 상대의 정보 어드밴티지를 뒤집고자하는 작전에 즉석에서 대응한 행동일 터야!? 아마 이 나의 현재의 생각 조차도 그녀에게는 읽혀지고 있을 터......!?) 」
「...... (아아, 어쩌지. 꿈은 무의식의 분야라서 내 능력으로는 재현 불가능한 부분인데, 혹시 린노스케 씨의 꿈에 내가 등장했다고 하면! 분명 【검열삭제】나 【검열삭제】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게 틀림없겠네요! 그에게 그러한 '욕망'이 없는건 아니란걸 저도 알고 있으니깐 아아, 하지만 이런 일이라면 제가 평소 몸에 지니고있는 【검열삭제】가 린노스케 씨의 목소리로 【검열삭제】되어서 【검열삭제】로 【검열삭제】에 【검열삭제】되버려 린노스케 씨의 의식 속에 인식시켜둬야할지도 모르겠네요......) 」
「......!? (생각해! 생각하는거야! 어째서 코메이지 사토리는 웃고있지!? 아까의 상황 하에서 그녀가 웃는 표정을 지을만한 정보를 내줬다든진......!? 서, 설마!? 이러는 중에도 이녀석은 나의 『기억』에 대해서 찾아보고 있는거 아니야!? 있을 수 없는 소리는 아니야, 읽어들이는게 의식만이 아닌 기억까지 재현할 수 있는 거라면......! 크, 큰일이다! 웃게될 만한일에 짐작이 가는게 많아! 도레미한테도 들은 소리지만 스스로도 『좀 부끄러워』라고 생각하는 행동따윈 그야말로 별의 숫자만큼이나 기억이 있잖아!?) 」
「...... (아니, 린노스케 씨의 그러한 욕망이 희박하다는 것은 알고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제대로 된 어른인 남성으로서의 절도있는 욕망에 대해서는......후훗, 좋지않나요. 오쿠나 유기 씨 등에게 매만져졌을 때 살짝 일어난 동요를 저는 놓치지않았어요. 후훗, 평소엔 말라붙은 고목같으면서도 제대로 여성에 대한 저항은 있으시니 안심했어요. 뭐어, 이게 '가슴'에 반응했다는 부분이 너무나 맘에 안든다고할까 유감스럽지만요, 뭐어, 그건 눈감도록 하지요. 저도 아주 없는거는 아니니깐요. 그 점에서라 한다면......) 」
「......!? (아니, 그치만 그. 잠들기 전에라든지 혼자서 편지를 읽을 때라든지 그만 애달파져서, 그......! 아, 아니! 아, 안됏! 생각하면 안돼, 사구메! 지금 그걸 생각했다간 눈 앞의 이녀석에게 생각이 전해져버려! 그러니깐 생각하지 않도록, 생각하지 않도록......! 우웃, 그렇게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기억이 밀려올라오잖아!? 어, 어어어, 어쩌면 좋지......!) 」
「............후훗 (눈 앞의 사구메가 가슴 부분의 의미에서의 전투력에 대해 자신과 같거나 그 이하란것에 대한 여유넘치는 웃음.). 」
「............크!? (안는 베게를 린노스케라 상정하고 키스라던지의 연습이나 가벼운 망상을 한 기억을 떠올리고 만것에의 절망적인 표정.). 」
이리하여 고도의 정보전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
「........................!」
다시 두 사람은 서로 노려보고 있다.
한쪽은 「어머? 슬렌더 미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보니 뜻밖의 면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하고 자신의 눈어림에 대해서 다시 계측해 고치고.
한쪽은 「마, 마음을 읽다니 치사해! 달의 여신이라도 망상 하나나 둘정도는 있어도 되잖아!」하고 알수없는 정색을 하고 나서고.
결과, 이상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향림당 점내에는 수수께끼의 침묵이 펼쳐졌다.
「............ (두사람 다 아무말도 하질 않네.) 」
그리고, 좋을대로 하라고 말하는듯이 책상 위에 놓여있던 책에 시선을 돌리는 향림당 점주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태풍의 눈이란 무풍지대인 것이다.
「...... (자 그럼, 망상은 이정도로 해두고......) 」
그리고 사토리는 재차 여기에 온 목적을 되새긴다.
「...... (여기서 키신 사구메와 조우한 것은 예상 밖이었지만 본래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되지요.) 」
사토리는 핸드백에 넣어둔 발렌타인 초콜렛에 손을 가져간다.
이것을 전해주는게 오늘 이 장소에 온 최대의 이유이다.
「...... (분명히 키신 사구메도 같은 이유로 왔을 터. 그녀가 아직 가게를 나가질 않는걸 볼 때 아직 그녀도 초콜렛을 건네주지 않았을 터......) 」
반짝하고 사토리의 제3의 눈이 빛난다.
그리고 사토리는 사구메의 생각하는것을 읽어들인다.
---맞아, 초콜렛!
---그만 쇼핑에 집중하다가 중요한걸 잊을 뻔 했어!
「...... (과연, 키신 사구메는 쇼핑을 하고선 초콜렛을 건네주려 했던거군요. 확실히 그 쪽이 린노스케 씨한테서 호감도 상승으로 이어질것 같네요. 그러한 수단도 생각해뒀어야 했을까요.......?) 」
사토리는 연적을 내심으로 칭찬하면서 스녀의 표층의식을 차분히 풀어나가......
---분명히 코메이지 사토리도 같은 목적으로 여기에 왔을 터......
---......즉.
---『코메이지 사토리가 모리치카 린노스케에게 초콜렛을 준다』라는 운명은 여기서 확정시킬려는 셈이구나......
「......뭐, 뭣!?」
이번에야말로 사토리는 경악한다.
그리고 사구메도 또한 불손하고 자신만만한 웃음으로 돌려주는 것이었다.
「...... (여기서 내가 『모리치카 린노스케』에게 『코메이지 사토리』의 『발렌타인 초콜렛』에 대해서 언급하면 『코메이지 사토리가 모리치카 린노스케에게 발렌타인 초콜렛을 준다』라는 운명이 거의 틀림없이 『역전』한다. 그 결과 예상되는 미래는 『어떠한 방해로 인해 그에게 전해주지 못한다』 또는 『전해는줬지만 그가 결국 받질 못한다』라는 결말이겠지.) 」
「......과연, 확실히 그건 어떻게해서든 피하고 싶은 사태로군요.」
「.......으, 응? 갑자기 왜 그러지? 사토리?」
「린노스케 씨는 좀 잠자코 계셔주세요.」
다시금, 이해가 안되네, 하는 표정을 짓는 린노스케.
사토리도 사구메도 그것을 가볍게 무시하고 『처음부터 보자면 의미불명한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한다.
「...... (하지만, 그건 동시에 『모리치카 린노스케』에 대한 『키신 사구메』의 『초콜렛』에 대해서 언급해버리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 쉽게 예상되버려.) 」
「그렇네. 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깐 당신의 통역에 안성맞춤인 인재일지도 몰라요.」
「그러고보니 그런가. 과연, 확실히 그 말대로야, 사토리. 너는 사구메의 이야기 상대로서 굉장히 상성이 좋을지도 모르겠는걸.」
「린노스케 씨는 좀 잠자코 계셔주세요.」
이번에야말로 토라진 린노스케는 두 사람을 무시하고 책 세계로 몰두하는 것이었다.
「...... (나는 당신의 행동에 대해서 방해할 수 있지만, 그로인해 서로간에 불이익이 생겨버리고 말아.) 」
「그렇네, 그건 서로간에 바라던 바가 아니겠죠?」
「...... (여기선 우선, 서로간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만을 우선하는게 최선의 수단이지 않을까?) 」
「후훗, 과연. 『거래』라는 건가요......」
사구메는 능력을 쓰지 않는다.
사토리도 능력을 쓰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거래는 간단히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알겠습니다. 오늘은 그걸로 흥정을 마치도록 하지요.」
「...... (다행이네.) 」
「하지만 다음엔 이렇게 간단하게는 안될거니깐요. 각오하시죠.」
「......훗.」
사토리와 사구메는 그렇게 대화를 마치곤 서로간에 웃음을 주고받는다.
마치 치열한 싸움을 벌인 라이벌에게 향한 웃음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진정한 쓰러뜨려야할 적이『모리치카 린노스케』라는 것은 대전제로 두고서 말이지만.
「후훗. 후후후후후훗.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훗!」
「............킥.」
이리하여.
여기에 지저의 사토리 요괴와 달의 여신의 기묘한 우정이 생겨난 것이었다.
「............도대체 뭐야, 대체?」
그리고 사태를 이해하지 못한것은 향림당 점주인 모리치카 린노스케 뿐이었다.
「......그럼, 어서 전해드리도록 할까요. 너무 길게 여기서 머무는것도 오늘은 성과가 없을것 같으니깐요.」
「............ (끄덕) 」
한 걸음 두 걸음, 사토리와 사구메는 모리치카 린노스케게로 다가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준비한 『발렌타인 초콜렛』을 쑥하고 린노스케에게 내밀었다.
「............자요.」
「............여기.」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들은 린노스케에게 초콜렛을 준다.
갑작스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린노스케는 어색한 동작으로 그것을 받자 감사의 말을 해주려 그녀들에게 시선을 돌리고자 했다.
「............그럼 또 뵙지요.」
「............ (꾸벅) 」
「......허?」
린노스케가 「고마워」라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사토리와 사구메 두 사람은 홱하고 린노스케에게서 등을 돌리고 그대로 향림당을 떠났다.
「......후훗, 후후후후훗.」
「......킥킥.」
그녀들의 웃는 얼굴이 닫히는 문의 틈새로 살짝 보인것을 마지막으로.
향림당 점내에는 고요함이 돌아온 것이다.
「........................???」
린노스케는 머리에 의문부호를 띄우고 있다.
전혀 사태가 이해되질 않았다.
어째서 그녀들은 이걸 나한테 전해준건가.
어째서 아무 말도 없이 그대로 떠나간건가.
어째서 그녀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주고받기를 반복한건가.
모리치카 린노스케에게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뭐야, 대체?」
발렌타인 데이 당일.
마법의 숲 근방의 고도구점에서.
그곳의 점주는 2개의 초콜렛을 손에 든채 당황하는 것이었다.
뭐어, 요컨대, 이건......
◆
---고백 금지의 발렌타인.
오랜만에 SS.
이 작가의 SS는 문체가 재미있어서 항상 좋아한다.
이 SS의 후속편도 따로 있지만 그걸 하기는 할지, 한다면 언제 할지는 나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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