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와인 책을 출간한 임승수라고 합니다.
책 제목은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인데요.
책을 내놓고 나서 알릴 방법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 컸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저자인 제가 직접 홍보를 했는데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홍보라서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와인 파는 곳에 직접 가서 홍보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와인 애호가들에게 너무나 유명한 김포의 떼루아를 방문해서 와인 좋아하는 분들에게 직접 알리기로 마음을 먹었죠.
그분들이 즉각적으로 책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특별한 아이템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사진 속의 티셔츠와 마스크입니다.
티셔츠에 '책출간'이라는 문구와 함께 책 표지를 인쇄했습니다.
그리고 마스크에는 검은색 테이프로 '저자'라고 붙였어요. 저자가 직접 홍보하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거든요.
떼루아 매장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나눠드릴 홍보물을 챙겨서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떼루아 측에 양해를 구하기 위해서 우선 와인을 구매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와인들 보이시죠? 제가 좋아하는 피노 그리지오 품종의 와인입니다.
떼루아에서 지금 12,000원에 파는데 한식과도 아주 잘 어울려요.
계산대에 와인 구매 비용을 지불하고 제 책을 한권 드렸어요. 그러면서 홍보에 대한 양해를 구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시더라고요.
와인 책이 많이 팔리면 떼루아에도 좋지 않겠느냐고 덕담도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책에 떼루아 와인아울렛 얘기도 많이 썼어요. 가격도 착하고 와인도 많아 제가 자주 찾아가는 매장이기도 하거든요.
나와서 주차 관리하는 분께도 이래저래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아래 사진의 연두색 옷 입은 분이 주차 관리하는 분이에요.
저자가 직접 와서 홍보하는 모습에 뭔가 짠한 느낌을 받으셨는지 홍보 내내 응원해주시더라고요.
자! 이제 본격적으로 홍보에 돌입합니다. 손에 잔뜩 홍보물을 들고 떼루아 방문하시는 분들께로 향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이렇게 직접 티셔츠 입고 마스크에 '저자'라고 써붙이고 홍보하려니 솔직히 무척 민망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글 쓰는 아빠를 응원하는 초등학생 두 딸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습니다. "You can do it."
남자는 약하지만, 아버지는 강하니까요.
처음에는 쭈뼛쭈뼛 대며 모기소리로 부끄럽게 홍보지를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와인 책 나왔는데요... 제가 저자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 분 두 분 만나는 분들마다 저자가 직접 나왔다니 뭔가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시더라고요. 홍보물도 잘 받아주시고요.
그래서 인사할 때 고개도 팍팍 숙여지고 점점 힘이 났습니다.
뭔가 근사한 장면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책 홍보에서 새 역사를 썼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른 저자가 이렇게 홍보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거든요.
와인에 몹시 진심인만큼, 판매에서도 몹시 진심을 발휘했다는 뿌듯함이 들었습니다.
이런 진심을 알아주셔서인지 감사하게도 책이 출간하자마자 예스24 와인 분야 베스트 1위로 올랐습니다.
그 와인 애호가들의 성경 <와인 폴리>가 밑에 있으니 뭔가 비현실적인 기분이 들더라고요.
일반적인 와인 책들과 달리 제가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에세이 스타일'로 썼기 때문에, 편하게 술술 읽으며 와인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인터넷 서점 주소를 참고하세요.
예스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966164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6760449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90382359
책의 프롤로그를 옮기는 것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바쁘실 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롤로그
한동안 술에 대해 좋은 기억이 없었다. 첫 만남부터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으니까. 1993년에 대학교에 입학하니 신입생 환영회에서 ‘사발식’이란 걸 했다. 일종의 통과의례였는데, 거대한 짜장면 사발에 막걸리를 넘칠 듯 말 듯 찰랑찰랑 채워놓고는 단숨에 들이키라는 게다. 내가 마시는 척하며 술을 흘릴까 봐 한 선배가 능숙하게 사발 하나를 밑에 받치던데, 당신들은 다 촘촘한 계획이 있었구나. 바로 이어진 소주 삼배주. 에휴… 글을 쓰면서 당시 장면을 떠올리니 당겨진 방아쇠에 총알이 튀어 나가듯 장탄식이 나온다.
은연중 그 문화에 젖어 든 나는 이듬해 사발식 시범 조교로 활약했지만, 솔직히 술이 맛있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 그냥 분위기 맞춰 취하게 만드는 게 술의 기능이자 역할이라고만 여겼다. 대체로 맛은 쓰고 불편했지만, 뭐 얼큰하게 취해서 왁자지껄 떠드는 것 자체는 나름 흥겨웠으니까. 하지만 공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적성에 맞지도 않은 직장생활 및 사회생활을 하면서 각자도생의 스산한 인간관계에 치이니, 알코올 기운 빌린 억지웃음이 난무하는 분위기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안 그래도 맛있다고 느껴본 적도 없는데 그 사회적 기능성과 역할까지 상실하니, 술은 내 인생에서 그 존재감을 시나브로 상실해갔다. 그동안 내 인생도 많이 달라졌다. 대학원에서 반도체 소자를 전공한 경력을 살려 연구원으로 일하던 나는, 5년 남짓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쓰는 작가로 변신했다. 직장 시절만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니 다행히 삶에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다. 삶의 지향과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새로이 인간관계를 맺으니, 알코올 기운이 넘치는 술자리에서 다시 흥겨움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만 여전히 술이 맛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저 휘청휘청 흐느적거리는 분위기에 젖어 들 뿐.
그러다가 서력 2015년 9월 6일(나에게는 와인력 1년 1월 1일) 우연히 한 와인을 만나고 그 풍미와 매력을 아는 몸이 되었다. 성경에 따르면 사도 바울은 원래 예수 믿는 이들을 비난하고 핍박하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랬던 이가 신비로운 종교 체험 후 목숨을 걸고 예수의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로 변신했다는데, 와인이 종교라면 내가 딱 사도 바울이구나. 신(술)을 믿지 않고 꺼리던 내가 특정 신(와인)을 접하고 신비로운 체험을 통해 진심과 성심을 다해 귀의하게 되었으니.
이 책은 와인교에 귀의한 한 사내의 좌충우돌 신앙생활을 솔직담백하게 담고 있다. 첫 만남의 그 신비로운 체험에서 시작해 고진 박해(아내의 등짝 스매싱)와 경제적 어려움(가산탕진)을 이겨내며 자신의 믿음을 견지하는 신실한 성도의 모습을 거짓 없이 유쾌하게 그려낸다. 우리가 믿는 신(와인)은 극도로 섬세한 쾌락주의자이기 때문에 그 은혜를 온전히 영접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숙지해야 할 교리와 십계명이 있다. 그것을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 신은 절대로 우리에게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수백 회의 영적 체험을 통해 몸소 확인했다. 이미 신을 영접한 이들에게는 이 책이 훌륭한 간증서가 될 것이며, 이제 갓 신도가 된 이들에게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안내자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학 시절 공학도였던 나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고 천지가 개벽하는 충격을 받았다. 그 영향이 학창 시절을 넘어 직장생활 내내 계속되어, 결국에는 연구원 생활을 때려치우고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사회과학 서적을 저술하는 작가가 되었다. 그런데, 그 마르크스 《자본론》에 버금가는 충격을 준 것이 바로 와인이다. 내가 마르크스주의자로서 말과 글로 진보적인 사상을 전파하듯, 와인교 사도가 되어 신의 매력을 알리려 책까지 쓸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 인생, 내가 생각해도 참 재밌다.
이 책이 독자들의 슬기로운 와인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자로서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독자 한 분 한 분과 와인으로 건배를 나누고 싶지만, 여건상 그럴 수 없음을 이해 부탁드린다.
어젯밤 마신 피노 그리지오의 여운을 음미하며
임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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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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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음모론자의 와인 에세이라...흥미롭네요.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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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덧글로 저자분의 종교와 상관없는 책이란것을 깨닫고, 다음에 서점가면 한번 쑥 훑어볼 의향이 생겼습니다. 이에 더 이상 덧글을 남기지 않으려 했던것입니다. 모쪼록 저자분께 피해없으셨음 하며 제 의견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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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힘든 시국에 열일하시는게 보기좋네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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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신 것 같아 댓글 남겨요. 저는 종교가 없는데요. 비유를 들어 설명하다 보니 사도 바울의 예를 들었습니다. 이해 부탁드려요. | 21.03.22 08:3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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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예는 예로 느껴졌습니다만.. 다음문단에 뜬금없이 녹아있는 은혜, 영접, 교리, 십계명, 영적체험, 영접등의 단어가 쉴틈없이 나오는거 보고... 이거 샀으면 첫페이지 보고 덮엎겠네 싶더라구요. | 21.03.22 08:4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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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다가 비유할 만큼 저에게 와인은 뜨겁게 다가왔다고 설명하고 싶었어요. 글 읽으셨으면 아시겠지만, 저는 마르크스주의자이고 유물론자입니다. 종교를 가질 수가 없는 사람이죠... | 21.03.22 08:4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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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왕김권총
불필요한 논쟁이 저자분께 도움되지 않을것 같아.. 더이상 덧글 남기지 않으려 했으나.. 남겨야겠네요. 갑자기 상대에게 문학적소양이 부족하다 하시는데, 본인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연간도서대출량이 50~100여권입니다. 비유로만 느껴질만큼 담백한 문장이었다면 첫 덧글남기지 않았을텐데.. 마무리 인사를 제외한 프롤로그 6개의 문단에서 2개문단에서 종교색을 띄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위에 적은것 과 같이 종교인이 아니면 잘 쓰기 힘든단어들을 쉴틈없이 나열하였기에 그 순간 큰 거부감이 들어 덧글 작성했습니다. 요즘 코로나시국에 종교인들의 행태에 실망한 탓에 제가 구입하게 되면 십일조라는 이름으로 그들에게 들어가는것을 원치 않기에 제 소비생활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중입니다. 이 같은 오해를 받으실 수 있다는 점 저자께서도 아셨음 합니다. | 21.03.22 09:1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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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왕김권총
또한 검도왕님께서도 제 덧글에 달린 저자님의 설명을 보셨으니 무교라는것을 확신하셨듯.. 저자분의 덧글이 없었다면, "뭐야 예수쟁이잖아" 하면서 관심 지우고 그냥 지나갔을지 모릅니다. | 21.03.22 09:2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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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검도왕김권총
하지만 덧글로 저자분의 종교와 상관없는 책이란것을 깨닫고, 다음에 서점가면 한번 쑥 훑어볼 의향이 생겼습니다. 이에 더 이상 덧글을 남기지 않으려 했던것입니다. 모쪼록 저자분께 피해없으셨음 하며 제 의견 마칠게요. | 21.03.22 09:2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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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감사합니다!! 내일 모레 50이 되는 나이인데 젊게 봐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21.03.22 10:4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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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3.22 12:0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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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trust
백신음모론자의 와인 에세이라...흥미롭네요. ㅋㅋㅋㅋㅋㅋㅋ | 21.03.22 14:4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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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무용하다고 생각했으면 우리 두 딸한테 백신을 다 접종시켰겠습니까? | 21.03.22 16:1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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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화이트 와인을 드셔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본문에도 나오는 피노 그리지오가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하거든요. 한식에도 잘 어울려서 드시기 무난합니다. | 21.03.22 11:4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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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 그리지오,. 감사합니다. 마셔볼게요 | 21.03.22 11:4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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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었군요. 저는 본래 책을 쓰는 분야가 따로 있다 보니, 와인 책은 이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21.03.22 16:2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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