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오라리오의 서쪽 구역을 중심으로 흐르고 있었다. 남서부에 펼쳐진 교역소를 그물을 펼친 것처럼 교차하며, 태양빛을 반짝반짝 반사하는 푸른색의 수면.
-그것은 웅대한 수로였다.
[유람선여행, 라는 것은 처음입니다. 벨님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니, 저도 처음 이예요....... 수로를 지나가는 배는 지금까지 몇 번인가 본적이 있지만......]
벨과 하루히메는 지정받은 장소인 서쪽구역의 수로까지 발을 옮겼다. 거대도시 벽으로 감싸인 오라리오였지만 지하수로를 중심으로 물의 흐름은 활발했다.
도시 북부에 우뚝서있는 베올산지에서 흘러들어오는 하천은 도시를 지나가, 도시의 남서쪽에 있는 항구도시 멜렌--기수호로 이어져 있었다.
오라리오는 이 하천을 이용해서 물을 끌어왔고 하수를 배수했다. 그것과 함께 많은 수로들이 도시의 경관 속으로 녹아들어와 있었고 전[아폴로 페밀리아]의 거처, 즉 신생 [헤스티아 페밀리아]의 저택 근처에 작은 호수가 존재할 정도였다.
그런 물의 흐름을 이용해 만들어 진 것이 여객선관광(크루즈)였다.
[다리 밑에 이런 선착장이 있다니......]
[성의 숨겨진 통로.......비밀의 지하수로처럼 보이네요.]
돌로 만들어진 다리의 내부를 숨어들어가듯이 계단을 내려가면 그곳에는 수로를 따라서 만든 터널이 있었다.
하루히메의 말대로 나무판으로 된 선착장이 설치되어 있었고, 상당히 긴 행렬이 벨과 하루히메가 있는 계단까지 이어져 있었다.
흡사 비밀기지와 같은 분위기에 하루히메는 눈을 반짝이고 있었고, 벨은 전쟁유희때 [아폴론 페밀리아]와의 항전 중에서 헤스티아와 함께 실컷 도망친 끝에 도달했던 곳이 수로였다는 것을 생각해내고는 뭐라 할 수 없는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행렬은 의외로 빨리 나아갔다. 흄바니(兎人)의 판매원과 같은 뱃사람의 복장을 한 라쿠즈(狸人:너구리 수인)의 소녀에게 티켓을 보여주고 앞으로 나아갔다.
마침 한척의 여객선관광이 끝난 배가 정박했고 내리는 손님들과 교대로 탈수가 있었다.
[하루히메씨, 손을, 조심하세요.]
[고, 고맙습니다.......]
흔들리는 배에 넘어질 뻔한 하루히메에게 벨이 손을 내밀었다.
이걸로 얼굴을 붉힌 것이 몇 번째이지 모르겠다는 것을 느끼면서 하루히메는 벨의 손을 빌려 배에 올라탔고, 하루히메는 티켓 값을 대신 낸 아이샤에게 나중에 감사를 전하자고 마음속으로 정했다.
[자-, 여러분 전부 확실히 타셨죠-? 그럼 짧은 시간이 되겠습니다만, 오라리오 유람선 여행을 출발하겠습니다-.]
맥 빠진 선미에서의 목소리와 함께 여객선관광이 시작됐다.
하루히메와 벨 이탄 배는 소형선이었고, 작은 배 두 척 정도로 폭에 악어의 장식이 달려있었다. 배의 양옆에는 2개씩 좌석이 늘어서 있었으며, 옆자리에 앉은 벨의 어깨와 몇 번이나 다을 듯한 거리감에 하루히메는 여기서도 자신의 심장소리에 놀아나고 있었다.
[저는 이번에 선미를 맡은 [세베크(악어머리를 한 이집트신화의 나일강과 풍양의 신) 페밀리아]의 “에나”라고 합니다-.
예. 그런 페밀리아는 모르시겠다고요? 그렇죠-, 그렇겠죠-. 몇 백년 전에 오라이오에 와서 기세 좋게 우쭐대서는 세트님이라든가 오시리스님이라든가 함께 제우스와 헤라에게 파벌전쟁에 진 [페밀리아]라서요-.
일단은 몰락한 약소파벌이라는 것 정도만으로 인식하면 OK입니다-.]
에나라고 말한 선미의 소녀는 건강한 연한갈색의 피부색을 한 휴먼이었고. 어딘가 남을 신경 안 쓰는 성격 같았다, 그녀는 수인의 소녀들과는 다른 뱃사람의 모습이 아닌 사막지역을 방불케 하는 얇은 의상을 입고 있었다.
[저도 일단은 말단의 모험가입니다만-, 미궁의 안까지 들어가서 위험한 경우를 당하는 것보다는 매일 안전한 탐색이라는 것을 유의하고 있습니다-. 비록 세베크님에게는 혼나고 있지만 말이죠-.
아무튼, 적은 수입에 보탬이 되도록 이처럼 사이가 좋은 아이들에게 고용되어 푼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것은 즉, [부업]이라는 것이었다.
탐색계 [페밀리아]의 일원이어도 그런 식으로 일할수도 있는 건가, 하며 세상물정 모르는 하루히메는 감탄을 했다.
아무래도 뱃사람의 복장을 한 소녀들이 여객선관광을 운영하는 상회였고, 친한 사이인 레나에게 모험가의뢰(퀘스트)가 아닌 일을 알선해 주고 있을 것이었다.
모험가의뢰(퀘스트)의 보수에서 [길드]가 중개료를 걷어가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만약의 일이라는 것이 있기에-, 저 같은 모험가가 여러분을 지켜드린다는 것입니다-. 여기는 오라리오! 이니까 말이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예! 그런 이유에서 그만 수다 떨고 일을 하겠습니다-.]
에나와 함께 배의 앞과 뒤에 있는 [세베크 페밀리아]의 2명이 커다란 노를 저었고 유람선이 나아갔다. 조종하는 것에 익숙한 것인지 배는 전혀 흔들이지 않았고 쾌적하기 그지없었다.
수로는 길었고 때로는 굽어져 있었으며 같은 배가 5척이나 나란히 있어도 여유롭게 지나갈 정도로 폭이 넓었다.
푸른 하늘에서 내리는 햇빛을 받아 수면은 빛나고 있었고 철퍽 철퍽하며 물을 가르는 노 젓는 소리는 묘하게 가슴을 들뜨게 했다. 물위를 나아가는 것뿐이었는데 이미 익숙했을 오라리오가 이국처럼 느껴졌다.
[이 수로는 신님이 강림했던 1000년 전부터 지어졌다는 것 같습니다-. 즉 여러분들은 아주오래전의 사람들과 같은 시점에서 오라리오를 둘러보고 있다는 거네요-.
아, 참고로 거기의 다리의 파괴된 흔적, 세베크님이 말하시길 몇 백년 전에 [제우스 페밀리아]와의 항전 때 생긴 흔적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위험하네요-, 무섭네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요-.]
중간에 늘어지는 말투와는 반대로, 막힘없이 굉장한 설명도 끼워 넣는 에나는 확실하게 가이드 역할을 맡았고 손님들을 질리지 않게 했다.
하루히메와 벨은 때로는 놀라면서도, 때로는 오라리오의 몰랐던 역사에 감탄했다.
[여러분, 이미 영웅의 다리는 갖다 오셨나요-? 유감스럽게도 이번 코스에는 그 밑으로는 가지 않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추천 합니다-? 실제로 존재했던 영웅들의 상이 줄지어 있어서 엄청 멋있으니까요-.]
다른 많은 관광객들은 도시에 들은 여행인들 인 것 같았고 값싼 여객선관광은 저렴한데다가 음유시인의 노래에도 지지 않을 정도로 자극을 주는 것 같았다.
-그것은 사적 호기심 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세계의 중심]이라고 까지 불러지는 미궁도시에 좀 더 흥미를 가져보자.
-오라리오를 알아보자.
던전만이 유명했지만은, 이 같은 방법도 있었구나, 하며 하루히메와 벨은 감탄할 뿐이었다.
[오라리오를 동경할 뿐 이었던 저 같은 사람에게도, 이처럼 도시의 역사를 가까게 만질 수 있다......정말로 훌륭한 시도네요, 그리고 굉장히 기뻐요.]
[예,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물의 향기가 코를 문질렀고, 선두의 에나가 귀를 간질이면서 하루히메와 벨은 서로 웃었다. 이 여객선관광 사업을 일으킨 소녀들은 분명 오라리오가 좋은 것이었다. 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하루히메는 눈이 가늘어지며 아름다운 푸른 수면에 손을 담갔다.
[아, 거기의 루나루(狐人)씨, 너무 배 밖으로 몸을 내밀지 말아주세요-. 오라리오는 꽤 위험한 곳이니까요-. 하수도에 살고 있는 몬스터가 이런 평화로운 수로에도 얼굴을 보이기도-]
그때였다.
흡사 에나의 충고를 보여주는 듯이 물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한순간에 올라왔고, [[앗, 위험해.]] 라며 에나를 포함한 선두의 외침과 상관없이 [레이더 피쉬]가 기세 좋게 수면을 뚫고 나왔다.
[오오오오오오오오!!]
[컹!?]
눈앞에 출현한 물고기의 몬스터에 하루히메는 느닷없이 비명을 질렀다. 초의 여유도 없이 다가오는 날카로운 이빨에, 무의식적으로 눈을 꼭 감았다. ---하지만 그 직전.
몬스터보다도, 하루히메보다도, 그리고 배위의 누구보다도 빨리 그 [모험가]는 칠흑의 나이프를 번쩍였다.
[훗!!]
[교아아아!?]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던 [헤스티아 나이프] 꺼내 벨은 [레이더 피쉬]를 베었다. 눈을 뜬 하루히메 눈앞, 배의 난간에 서면서 그녀를 감싸는 소년의 등.
손톱보다도 훨씬 작은 [마석]을 멋지게 베면서 몬스터는 잿덩어리가 되면서 천천히 물속으로 잠겼고, 흘리는 피로 수로를 붉게 물들이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자-아, 박수-!! 과연 오라리오, 과연 모험가, 과연 [리틀루키-]! 위험한 오라리오도 이런 식으로 멋진 모험가가 있다면 안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벨의 정체를 간파하자마자 에나는 마치 몬스터의 습격도 여객선관광의 이벤트의 하나인 것처럼--자신의 실패를 얼버무리는 것처럼-행동했다.
한순간의 사건에 경직되어있던 다른 승객들도 [오, 오오오오!]하며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제2급 모험가의 싸우는 모습을 눈앞에서 본 탓인지 모두의 얼굴이 흥분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한층 더 높은 물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한 사람들까지 우레 같은 갈채를 보냈고, 주위에서 보내는 갈채의 소용돌이에 벨은 한순간 흠칫 놀랐지만 곧바로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멍해있던 하루히메는 천천히 얼굴에 미소를 짓고는 뺨을 붉게 물들였다.
누구보다도 빨리 자신을 지켜준 벨의 용감한 모습에도, 지금도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상한 소년의 모습에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을 느꼈다.
[.......고맙습니다. 벨님.]
[아, 아니요. 상처는 없으세요. 하루히메씨?]
다른 승객들에게 재촉 받아 일어난 하루히메는 배의 난간에서 내려온 벨에게 미소를 보냈고, 하루히메는 무의식 적으로 소년의 양손을 잡고 있었다.
-사죄와 감사, 그리고 사랑을 담아서.
그것에 벨은 한순간 부끄러웠지만 하지만 곧바로 미소로 대답했다.
-나는 남자가 가지고 싶어, 사랑이 가지고 싶어, 모든 것이 가지고 싶어.
-나의 텅 빈 구멍을 채우려면 이세상의 모든 것을 가지고도 부족해!
확실히, 영웅담에서 창부는 그런 것을 말하고 있었다. 하루히메도 분명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소중한 사람이 가지고 싶었다.
-사랑이 가지고 싶었다.
-절망을 채워줄 무엇인가에 굶주려 있었다.
하지만 하루히메의 텅 빈 구멍을 채우는 것에는, 이세상의 모든 것은 필요하지 않았고, 아마도 눈앞의 소년과, 동료의 마음만으로도 충분했다.
-그가 미소지어준다면.
-미코토가, 아이샤가, 소중한 사람들이 미소지어준다면.
구해진 기분이 되어 하루히메는 만면에 아름다운 미소를 나타냈다.
서로를 쳐다보며 미소를 짓는 두 사람은 마치 작은 배위에서 식을 올리는 신부와 신랑 같았다.
[오라리오의 선상결혼식, 좋군요-. 이번에는 이런 식의 투어를 넣어보도록 하죠-.]
등등 아이디어를 얻은 에나와는 상관없이 배위에서도 밖에서도 모두 축복을 보내는 목소리들 이었다.
주위에서 거듭해서 보내는 휘 바람과 격찬의 목소리에 하루히메는 당황하면서도 행복감에 감싸이고 있을 때----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벨님, 하루히메님-! 저택에서 없다고 생각했더니, 뭐하고 계시는 겁니까아아아아----!!]
그 [행복의 시간]은 한순간에 끝을 알렸다.
[이제야 겨우 아르바이트 휴식이네-뭐냐 이것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은!? 벨과 하루히메가 수수께끼의 축복 분위기이이이이이이!?]
하루히메와 벨이 사라졌다는 것을 눈치 챈 파룸의 소녀, 그리고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로리신이 그 광경을 목격했고,
[벨........?]
[왜 그래, 아이즈? 아! 아르코노트군이다!]
금발, 금색눈동자의 소녀와 천진난만한 아마조네스가 우연히 그곳을 지나갔고.
[저기, 류........저거 벨씨지?]
[......네, 시르, 당신이외의 이성과 손을 잡고 있는 크라넬씨 입니다.]
물건을 사고 있는 중 이었던 술집의 마을아가씨와 엘프가 불온한 대화를 하면서 발을 멈추었고,
[베, 벨군.....? 뭐, 뭐하고 있는거야.....!?]
소란을 들은 하프엘프의 길드직원이 아연하게 서있었다.
모든 것은 하루히메와 벨을 축복하는 갈채의 목소리들이 계기가 된 것 이었다. 그 소란을 듣고 소년과 교류가 있는 미녀, 미소녀들이 집합했다.
수로에 떠있는 배의 중심에서 멋지게 감싸인 벨은 무의식적으로 얼굴이 창백해져갔고, 동시에 하루히메도 공기의 변화를 눈치 채고 숨이 멈추었다.
-사면초가.
벨은 자신의 머릿속을 지나가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다고 확신하고 말았다.
*다음 화부터 벨을 둘러싼 히로인들 간의 아수라장이 시작됩니다.(참고로 레피야는 안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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