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작품 외적인 이유로 볼 때 만약 유이 외전 엔딩(서브 멀티엔딩)이라고 가정한다고 해보자.
왜 가뜩이나 유이 팬들에게는 평이 나쁜 내청춘 2기의 BD를 사야 볼 수 있는 책으로 내줄까?
단순히 '유이팬을 위한 팬서비스' 라기엔 너무 지나친 수준으로 비싸다.
이건 팬서비스는 커녕 와타리가 쓴 유이 엔딩 좀 보겠다고 돈을 갖다 바쳐야하는 수준이다. 그냥 와타리 접대다.
아무리 작가가 돈에 미쳤다지만 그 정도로 무개념스러운 행위를 할까 싶다.
차라리 특전소설은 다른 내용으로 쓰고 유이 엔딩을 정발했다면 독자들도 특전소설에 만족했을 것이고
외전 역시 책 자체는 훨씬 잘 팔렸을 거라고 본다.
1.
작품 내적인 이유로 볼 때 어나더의 시작인 a권 마지막에 수기, 일기를 제외한다면 가장 관심을 끌만한 대사는 하나다.
“그럼, 둘 중 누가 좋은데?”
하치만은 이 질문에는 즉답은 커녕 결국 입을 다물어버린다.
하치만이 두 사람 둘 다 좋아하든, 또는 한 사람만 좋아하지만 입밖에는 내기 부끄러웠든간에
어나더에서 본편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하치만을 직접적으로 당황시킬 정도로 강렬한 대사는 오리모토의 한 마디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나는 오리모토의 한 마디가 어나더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는 것을 암시했다고 생각한다.
2.
작가마다 다르다곤 하나, 본편에선 유키노와 이어져야하기에 외전을 내준 것이라 가정한다면 본편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큰 이벤트가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달라진 것이라고 해봐야 어나더 n 권에서 유이가 전화를 한 점이라던가, 유키노의 양호실씬이 유이로 변했다던가 해서
그 이후로 유키노가 포기하게 된 것을 제외하면 작중 전개나 연애 이벤트 자체는 마지막 데이트를 제외한다면 크게 달라졌다고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어나더는 나오는 내내 "이게 본편이랑 뭐가 다른 거냐" "본편 복사판이냐" "이딴 거 쓸려고 12권 안 쓰는 거냐" 라는 식의 지적을 상당히 많이 듣기도 했다.
3.
또, 어나더는 단순히 연애 이벤트의 수정 정도가 전부가 아니었고, 하치만이 소위 '진짜'라는 것을 포기하는 독백이 나온다.
'진짜'라는 것을 제대로 일깨워준 히라츠카의 존재감은 사실상 사라졌으며 하루노 역시 r권에서 유키노를 어느정도 위로할 뿐으로
진짜를 포기한 하치만을 보고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결국 하루노는 진짜를 포기한 하치만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하루노는 r권(11권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만들기 에피소드)에서 하치만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마치 13권의 유키노마냥, 마치 무언가를 포기한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난다.
유키노 역시 유이와 하치만의 관계를 보고 괴롭지만 포기하고, 어른스럽게 변한 듯한 면모를 보여준다.
하치만은 아무도 진짜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일깨워주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었다.
4.
위의 내용들을 조합해볼 때 어나더는 "하치만이 누구를 더 좋아하는가?", "하치만이 진짜를 포기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 해석은 나의 주관적인 해석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렇게 생각할만한 이유는 있다는 것이다.
저 두가지에 대한 답으로 하치만은 유이를 선택했고, 사실상 하루노에게 해방되었으며 유키노는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어른스러워졌고
유이는 사랑에 대한 확답을 받진 못했으나 꾸준히 거리감을 맞춰가며 결국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저 두 가지 의문에 대한 답이 어나더라는 것이다.
5.
만약 저것이 유이 멀티 엔딩에 불과한 소설이라고 한다면 굳이 이야기가 복잡해질 '진짜'에 대한 내용은 너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갔다.
저 문제때문에 1권 분량이면 끝날 수준의 내용이 2-3권 분량이 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본편의 전개를 보아도 하치만은 어나더와 달리 진짜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선택을 했으나, 유이의 소원 역시 포기하지 않으며
유이의 소원에 자신의 소원을 맞춰갈 것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실제로 하치만은 12권부터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짜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선택이 유이에 대한 마음의 거절이었거나 유키노를 선택하는 일이었다면 하치만의 행동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는 것.
무엇보다 8권부터 13권에 걸쳐서 하치만의 '진짜'에 대한 답은 대부분 밝혀졌다고 봐도 무방하며 최소한 그것이 일반적인 의미의 사랑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이가 말하는 사랑(13권)과 하치만이 말하는 진짜(9권)을 비교해보자면 이렇다.
하치만 曰 나는 말을 원하는 게 아니다. 나는 원하는 게 확실히 있었다.
그것은 분명, 서로 이해하고 싶다든지, 친해지고 싶다든지, 이야기하고 싶다든지, 함께 있고 싶다든지 그런 게 아니다. 나는 이해받고 싶은 게 아니다. 나 자신이 이해되지 못할 것은 알고 있으니까, 이해하고 싶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유이 曰 “뭔가 해 주고픈, 그런 맘이 드는 건, 당연한 거고……. 힘들어 보이고, 열심히 애쓰고 그러면, 응원해 주고 싶고, 계속 함께 있고 싶어지니까, 그러니까, ……그런 거 아니야.”
6.
결국 다른 사람들 말대로 결말 자체는 작가가 쓰는 것이다. 내가 빼애액거려봐야 작가가 정말로 다른 생각을 가졌다면 그저 멍청한 짓에 불과하다.
다만, 내가 볼 때 어나더는 그저 히로인이 다를 뿐인 외전에 불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과 12권 대신 쓴 거 치곤 재미는 정말 없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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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판매하지 않겠죠. 작가 본인 역시 어나더는 정식 출판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니까요. 다만 어나더를 특전 소설로 붙여주느니 다른 내용의 특전 소설을 붙여주고 어나더는 따로 출판했다면 더 나았을 거라는 정도의 의견입니다. | 19.02.22 03: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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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기승전유키노로 ㅋㅋ | 19.02.22 12: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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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될지 스스로도 궁금하긴 하네요. 확실한 건 유키노 엔딩 나오면 오지게 까일 듯. | 19.02.24 21: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