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사다가 번역 의뢰한 물건입니다.
번역은 루리웹 사탕의혼님께서 해주셨습니다.
문제되면 자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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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어느날, 나고야.
한때는 ‘위대한 깡촌’이라 불리며, 새우튀김에 집착하는 민족성이라던가, ‘대(大)나고야빌딩’의 네이밍 센스라던가, 적자가 확실한 *유혈 모닝 메뉴 전쟁을 야유 받던 것도 이제는 과거의이야기. 센트럴 타워즈에 미드랜드 스퀘어에 스파이럴 타워즈...... 이제는 역 앞에 고층 빌딩들이 줄지어 세워지고(참고로 대나고야 빌딩은 철거되고), 쇼핑객들로 가득하며, 신칸센 노조 미호도 모든 차량이 정차하는 대도시가 된, 중부 넘버원 도시 (자칭) 나고야.
“봐주세요, 토모야 선배...... 여기가 코믹 토라노아나 나고야 점의 새 점포에요!”
그리고, 그런 나고야에서, 평소에는 내가 담당하고 있는 뜨거운 토라노아나 해설을 시작한 것은 하시마 이즈미쨩.
나보다 세 살 어린 3년 만에 재회한 소꿉친구이자, 나를 오타쿠 스승으로 받들며 항상 세 걸음 뒤에서 걷는, 친근계 후배의 이상(理想)을 응축하고 거기에 추가로 거유 천재 동인작가라는 에센스를 더한 무시무시한 히로인 파워를 가진 여자아이다.
...... 그건 그렇고, 지금 현재, 도쿄시민인 우리가 왜 나고야에 있는 것인가에 관해서는, 지방 이벤트 참가를 위해서 라던가, 이즈미쨩의 본래 고향의 안내라던가 이것저것 사정이 있지만, 아무튼 이번 이야기의 본질이 아닌 관계로 생략하도록 하자. 라고 할까, 이제 이 시리즈에 개연성을 기대하지 말아줬으면 싶다.
“그렇지만, 이건 또....... 굉장한 곳에 왔네.”
그건 그렇고, 그런 우리가 지금 있는 곳은 나고야 역에서 걸어서 5분, 고층 빌딩가의 반대편에 있는 신칸센 출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토라노아나의 앞.
“네, 올해 4월에 왔다니까요..... 이 초 격전 구역에.”
이즈미쨩의 말 그대로, 이 토라노아나 나고야점이 있는 곳은 의외로 엄청난 격전 구역이다.
누가 뭐래도 역에서 여기까지 걸어오는 동안에, 소프맵, 나침반, 애니메이트, 메론 북스를거의 확실하게 통과한다고 하는 무시무시한 오타쿠적 유혹에 가득 찬 루트밖에 없다.
그 끝에 존재하는 토라노아나는 그야말로 강인한 의지를 가진 자 밖에는 도달할 수 없는, 어딘가에 존재하는 유토피아.
하지만, 가게 안에 들어간다면 어떤 꿈도 이뤄진다고 하더라고.
“자 선배, 오늘은 원래 나고야 사람이었던 저 하시마 이즈미가 나고야의 전 오타쿠 스팟을 안내하겠습니다. 잘 따라와 주세요?”
라고, 힘차게 선언한 이즈미쨩은 그 작고 부드러운 손으로 내 손을 붙잡고, 새침하게 잡아 당겼다.
“아아, 이즈미쨩. 오늘은 잘 부탁할게!”
그런 초등학생같이 천진하면서, 반면에 이미 부드럽기 짝이 없는 여자아이의 감촉을 가지는 그녀의 적극적인 어프로치에, 나는 아주 약간 흥분한 목소리를 내 버렸다.
“맡겨 주세요! 오랜만에 토모야 선배랑 단 둘이잖아요, 열심히 할게요!”
“그러고 보니, 요 앞의 여름 코미케 이후로, 전혀 만나질 않았고 말이지!”
“...... 네, 3년 만에 토모야 선배랑 운명적인 재회를 마치고, 같이 이벤트에 힘쓰고, 새로운 동인의 즐거움을 배우고, 그런 행복의 절정에 있던 상황에서 훨씬 유명한 작가씨에게 생트집을 잡히고 시비를 걸려 온데다가, 그 이후로는 내버려진 채 등장도 어필도 없는 하시마 이즈미입니다아.”
“아앗!? 미안해 이즈미쨩!”
어라? 천진하고 솔직한 친근계 후배일 터인데, 어쩐지 안 좋은 방향으로 캐릭터가 서기 시작한 거 아냐?
“선배! 빨리 빨리!”
“잠깐 기다리라니까 이즈미쨩”
건물의 1층에서 3층까지, 음악, 영상 소프트, 상업 코믹, 라이트 노벨 등의 전시장을 구경하는 사이에, 이즈미쨩은 완전히 기운을 되찾았다.
누가 뭐래도, 도쿄에도 같은 이름의 거의 규모도 다를 바 없는 가게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 준비된 상품의 구색이나 전시 상태에서 살짝 엿보이는 지방색이 우리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줬으니까.
도쿄에서는 순식간에 매진 되서 손에 넣을 수 없었던 특전이 딸린 초회한정판이 아무렇지 않게 남아있다던가, 거꾸로 도쿄에서는 타워를 쌓아 전시하는 코믹스가 풍전등화라던가......
우리는 그런 예상치 않은 상황에 일일이 환성을 올리고, 쓴웃음을 흘리며, 상품을 손에 들고는 고민하면서...... 그리고 어느새 손에는 커다란 종이봉투들이 늘어나 있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이죠 선배? 이제부터 가는 플로어도 새 점포가 되면서 크게 진화한 포인트라구요.”
“헤~ 그게 뭔데?”
그런 즐거운 시간은 끝날 기미도 없이, 이즈미쨩은 변함없이 내 손을 붙잡은 채로 점점 더 위쪽 계단으로 나를 끌고 올라갔다.
조금 비좁은 그 계단을 다른 손님들과 스쳐 지나가며 올라갈 때, 우리는 바싹 밀착할 수 밖에 없었고, 어쩐지 서로의 붙잡은 손에서 서서히 땀이 배어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조금 달콤한 향기가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도착한 플로어는 4층.
“헤헤, 실은 말이죠~”
그래, 그곳은......
“그건 말이지, 토모야군”
“에?”
하고, 우리가 그 4층 전시장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여기부터 앞쪽은 2개 층이 통째로 여성 전용 구역...... 나고야의 토라가 이 오타쿠 격전구역을 제패하기 위해 짜낸 울트라C야.”
남자치고는 미묘하게 높고, 그러면서 맑게 울리는 목소리가 전시장 안쪽에서 들려왔다.
“이, 이오리!?”
그래, 거기에 있던 것은 하시마 이오리.
그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즈미쨩의 오빠이자 나의 전 친구이면서 현 숙적.
경박하고, 사귐성이 좋고, 여자에게 인기가 많고, 하지만 날 능가할 정도의 오타쿠이면서 대악당인 동인 파락호다.
“아키하바라나 이케부쿠로의 여성 취향 B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도, 지방도시의 토라중에서는 거의 최강의 여성 취향 동인지의 물품 구색...... 그것이 뭘 의미하는지는 알고 있을까, 토모야군?”
“아니, 그 전에 왜 네가 여기에 있는건데?”
“즉, 지금까지 이 나고야 역 지구에 왕자로서 구림하고 있던 애니메이트에 정면으로 대항한다고 하는 거지.”
하지만 이오리는, 내 그 당연한 질문을 있는 힘껏 무시하고는 최종결전을 눈앞에 둔 라스트 보스처럼 쓸데없이 얘기를 이어갔다.
...... 아무래도 여기는 ‘따지면 지는 것’이라는 암묵적인 이해로 분위기를 타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이제부터의 나고야는 뜨거워 질거야...... 과연 공존하며 함께 번영할 것인가, 아니면 서로를 무너뜨리는 싸움이 될 것인가, 지금 지방도시중에서 가장 눈을 뗄 수 없는 곳이지.”
“그런 것보다 이오리, 거기 비키라고. 여성 취향 전시장 한가운데에서 오타쿠 남자 둘이 얘기하고 있으면 민폐잖아.”
“아니지~ 토모야군. 너는 이 자리에서의 자신의 가치에 대해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 같네.”
“하아? 가치라니 그게 뭔데?”
“너는 BL계에 있어서 안경 남자의 높은 수요를 알고 있어?”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고, 나와 이오리가 서로의 멱살을 잡을 기세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었을 때......
“...... 네, 모처럼 토모야 선배와 단 둘이서 외출했는데, 어느샌가 존재가 잊혀진데다, 눈앞에서 오빠랑 알콩달콩 거리는 걸 보게 된, 끼어들 자리도 존재감도 없는 하시마 이즈미입니다아.”
“우와아아아앗!”
그 뒤, 우리의 오타쿠 투어는 예정을 변경해서, 스가키야에서의 스위츠 접대로 변형했다던가 어쨌다던가.
*1. 나고야의 여러 카페에서 각종 모닝 메뉴를 개발해 호객을 하면서 과열 경쟁으로 무척 싸면서도 호화로운 메뉴들이 나와 적자 경쟁이 됐다는 일화. 나고야는 카페 모닝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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