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로 제시하신 영화는
Noises off...(1992)] (http://www.imdb.com/title/tt0105017/?ref_=nv_sr_1)
Bullets Over Broadway (1994)] (http://www.imdb.com/title/tt0109348/?ref_=fn_al_tt_1
의 두편입니다.
우선 두 작품 간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드라마 작가(세계제일 각본가)와 프로듀서(실장)의 관계가 서로 반대라는 점, 조수와 프로듀서의 관계는 프로듀서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장치지만 조수와 실장의 관계는 만담과 해학의 부각을 위한 장치라는 점입니다.
1.
영상 15:26 프로듀서 "(여주인공의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하며)헤어진 남자친구한테 새로 생긴 여자친구 이름이 요시에라는 군요?"
소설 180p A 사무소 "음, 사실 A씨가 9.11로 사촌을 잃었어요. 그런 아픈 기억이 있어서 배역에~"
2.
영상 16:13 프로듀서 "대사는 바뀌지 않습니다만, 작가님도 아세요. 바뀐다고 해도 이름 뿐이니까 내용은 전혀 바뀌지 않습니다."
영상 17:15 프로듀서 "고유 명사를 바꿀 뿐이야. 내용은 절대로 바뀌지 않아!"
소설 191p 실장 "예, 감독님? 접니다. 각본가랑 상의해서 내용을 좀 바꾸었~"
소설 202p 실장 "……해서 각본이 조금 수정되었~ 기본적인 스토리, 대사는 그대로니까~ 단순히 배경하고 인물설정이 좀 변한 거 말고는 선생님 각본에 조금도 건드린 게~"
3.
영상 17:25 드라마 작가 "뉴욕?" 프로듀서 "내용을 바꿀 필욘 없습니다. 이 이상 성우들이 다른 말을 하면 제가 확실히 눌러 버리겠습니다."
영상 28:50 프로듀서 "걱정하지 마십쇼 선생님. 이 이상 절대로 한 글자도 고치지 않겠습니다. 애드립 금지령 발동입니다. 해해해―."
소설 195p 실장 "알겠습니다. 하시는 말씀이 백프로 옳습니다. 그렇잖아도 저도 도저히 이게 아니다 싶었어요. 당장 A씨에게 전화해서~"
4.
영상 17:40 프로듀서 "스미(조수), 이거 인원수대로 복사. 일단, 등장인물 전부 외국 이름으로 고쳤어." 조수 "네? 지금 작가님에게 부탁하신 거 아니었어요?" 프로듀서 "어차피 초보 작가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잖아."
소설 203p 조수 "정말 기다리실 거 아니죠?" 실장 "당연하지. 이제 각본가 역할은 끝났어. 기다릴 시간도 없고~ '이건 도저히 수정이 안 되겠는데, 왜냐하면 의도한 바가 이렇고 저렇고 블라블라~.' (이 부분은 바로 밑의 영상 18:17에서 드라마 작가가 도저히 안 되겠어요! 작품에서는 여주인공이~ 하는 부분과 연결됩니다.)
5.
영상 18:17 드라마 작가 "작품에서는 여주인공이 빠칭코에서 일하고 있어요~뉴욕에는 빠칭코가 없다고요!" 프로듀서 "빠칭코가 아니면 안 되나요?" 작가 "빠칭코에서 일하던 여주인공이 사랑에 빠진다는 게 백미가 있어요." 프로듀서 "뭐 그럼 피시방은 안 될까요?"
소설 187p 실장 "네네, 접니다. 네. 아무래도 말인데요……. A씨 배역을 간호사로 좀 바꿀 수 없을까요? ~그러니까 배경도 병원으로……"
6.
영상 18:47 프로듀서 "아우~ 그러시겠죠. 그럼요. 그런데― 에음. 뉴욕에 빠칭코가 없어서…" 여주연 "그럼, 빠칭코를 빼면?" 프로듀서 "아하하, 그렇구나. 그런 수가 있었네요."
소설 188p 실장 "자, 잠깐만요. 근데 간호사로 바꾸면…… ~애초에 배경 자체가 테러리스트가 빌딩을 장악하며 발단이 되는 건데……" A 사무소 "그럼 배경을 병원으로 하면 되겠네요." 프로듀서 "그런 방법이 있었네! ~그걸로 가죠! 네네. 알겠습니다. 네에."
7.
영상 19:00 여주연 "좀 더 화려한 직업이 좋겠어요." 프로듀서 "예 뭐 화려한 직업이라면요~ 커리어우먼 이라던가~" 여주연 "나, 재판씬이 하고 싶어요. 주인공은 뉴욕의 여변호사! 유능한 여자로."
소설 185p A 사무소 "아, 그렇지 않아도 방금~ A씨는 간호사가 어떨까 하더군요. 백의의 천사.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착하고 아름답고 지적인 그런 여성~"
8.
영상 19:55 프로듀서 "어. 나야. 메세지 봤어? 어, 그리고 그거… 여주인공 말이야. 변호사로 좀 고쳤으면 해. 45분까지야. 4분까지 할 사람은 너밖에 없어, 버키(땜빵)!
소설 이건 읽어보셨으면 알다시피.. 실장 "10분 내에 각본으로 수정해서 보내."
9.
영상 22:20 남주연 "뭐야, 또 그 여자야? 어째서 그 @*$#$&%^~ 더 이상은 못 참아! 이런 법이~ 나 집에 갈래!"
영상 26:50 남주연 "아까는 내가 너~무 화가 나서 그렇게 말을 했는데, 내가 애도 아니고 일을 맡은 이상 끝을 내겠어. 단 조건이~ 파일럿으로 가자!"
소설 195p D 사무소 "대체 그 여자애가 뭔데 그런 억지를 들어줍니까? 지금 개런티 문제가~ 어린 여자애가 인기 좀 있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나오면~"
소설 196p D 사무소 "D 선생님 배역을 좀 바꾸면 어때요? 그냥 인질D가 아니라, 인질 속에 숨어 있는 FBI~ 이번 영화는 D선생님 3년 만의 복귀작이고~ 개런티 액수 자체는 저희 선생님 격에 맞는다고 납득합니다만~ 다른 배우들이 다 그러니 가급적 맞춰가려고 했는데, 이런 식이면 우리 입장에서도 할 말은 해야겠다, 이겁니다."
10.
영상 24:42 조수 "놋코(여주연) 씨가 말을 들을까요?" 프로듀서 "안 될 게 뻔하잖아? 말해봤자 헛수고야." 조수 "말하러 안 가실 거예요?" 프로듀서 "갈 이유가 없잖아. 그래도, 안 간다고 하면 하마무라(남주연) 씨가 집에 가니까……."
소설 188p 실장 "알아둬. 세상에서 제일 설득하기 힘든 작자들이 바로 글자 가지고 이야기 쓰는 사람들이다. 자기가 쓴 내용은~" (안 될 게 뻔하잖아 부분)
소설 194p 실장 "다 형식과 절차와 요령이 있어!" (안 간다고 하면 하마무라 씨가 집에 가니까 부분)
11.
영상 45:45 아나운서(나레이터 대행) "메어리 제인(여주연)은 해안을 걷다가 큰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진 것을 마이클 피터(남주연)가 구해낸다. 그것을 계기로 그 둘은 사랑에 빠진다." 프로듀서 "뭐가 문제죠?" 아나운서 "시카고에, 바다가 없어!"
영상 46:42 아나운서 "난 아나운서예요. 엉터리를 말할 순 없어요."
소설 192p 감독 "어떻게 간호사가 총을 구했지?~ 이건 앞뒤가 맞지 않소~ 세계제일은 거짓말을 못 하오."
소설 192p 감독 "스토리가 어떻든 간에, 난 책임을 지겠지만, 최소한 말이 안되는 스토리를 그대로 영상화할 수는 없소."
12.
영상 47:49 땜빵 각본가 "시카고에 댐은 있나?" 아나운서 "있어요." 땜빵 "아~아아, 운이 좋군." 프로듀서 "무슨 소리야?" 땜빵 "댐을! 무너뜨리는 거야."
소설 200p 땜빵 각본가 "혹시, 이 영화 스폰서 중에 항공관련 업체가 있나?" 실장 "없는데." 땜빵 "후후. 하늘이 도왔군." 실장 "뭔 소리야?" 땜방 "배경을 비행기로 바꾼다."
13.
영상 59:30 프로듀서 "버키!" 땜빵 "도날드 맥도널드, 으음, 하와이 상공에서, 교신 끊김. 이걸로 어때?" 프로듀서 "그래! 그걸로 가자고! 문제 없지~? 문제 없어―? 자! 원고 용지!"
소설 208p 땜빵 "비행기에 퍼진 바이러스는~ 그게 뭐냐면 기장하고 승무원들이 죄다 테러범들이잖아? 그러니까 이들은 감염이 되면 안 되지. 원래 이 사람들 용으로 비치되어 있었던 건데, 이들이 먼저 손을 쓰기 전에 간호사가 먼저 발견해 버린 거야." 실장 "오케이. 그걸로 가지. 10분 내로 각본 수정해서 보내." (이 부분은 데스노트 L 새로운 시작의 오마쥬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14.
영상 1:00:02 남조연 "정말 나오긴 합니까? 지금 대사라곤, 위험해 한 마디뿐이 안 했어요. 그것도 #%&*@^*(댐 무너질 때 엑스트라로 출연). 내 목소리 듣고 싶어하는 청취자들이 있다고요!"
영상 1:01:55 프로듀서 "갑작스러운 부탁입니다만요, 마틴 신부(남조연)씬 하나만 더 만들어 주시겠어요? 짧으면서도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걸로요. 이걸로 좀 봐 주시죠. 초 스피드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소설 210p B 사무소 "배우 B씨가 주인공 맞죠? 세계제일의 이야기꾼이라는 배역 말이에요. 각본을 보니까, 중구난방이에요. 원래 세계제일의 이야기꾼은 초두에 등장을 해서 상황을~"
소설 211p 실장 "너 이 자식, 일하기 싫어!?" 땜빵 "왜 또 그래. 각본 잘 나왔구만." 실장 "이 자식아! 세계제일의 이야기꾼은?!" 땜빵 "~진정하고. 그러니까, 그 세게제일의 이야기꾼이란 인물이 주인공이어야 한다, 이건가?" 프로듀서 "10분 주겠다."
15.
영상 1:05:10 조수 "우시지마(프로듀서) 씨, 좀 전에 스폰서 괜찮을까요?" 프로듀서 "뭐가 있는데?" 조수 "다이쓰다 항공이 있잖아요."
영상 1:05:55 조수 "예 국장님. 네. 국장님 전화인데요." 프로듀서 "우시지마 입니다. 예예. 스폰서가 뭐라고 하나요~"
소설 198p 실장 "이게 뭐야?" 조수 "제작투자자 리스트인데요. 여기 보이는~ 병원을 세 개나 가진 재단 이사장인데요."
소설 204p 이사회에서 걸려온 전화다~ 그 사람 외아들이 스카이 다이빙하다 추락사 했다고요까지.
16.
영상 1:06:08 땜빵 "우주 비행사도 파일럿이야. 하와이 상공에서 교신 끊김이라면, 어때?"
영상 1:09:11 여주연 "그러면 라스트씬은 말이죠~"
소설 216p부터 나오는 최종 각본
17.
영상 1:12:54 프로듀서 "경멸해도 좋아요. 우린 뭐, 그런 세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영상 1:14:02 드라마 작가 "그럼 맨 밑에 제 이름을 빼 주세요. 제가 쓴 게 아니라고 해 주세요." 프로듀서 "당신,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 우리들이, 언제나 자기 이름이 불려지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아요? 우리도, 당신뿐이 아닙니다. 나도 이름을 지워줬으면 하는 적이 많아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건 나한테 책임이 있기 때문이죠. 어떤 심한 프로그램이라도 제작자는 나다. 이것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만족스러운 것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나오는 게 아닙니다. 다들 양보하고, 자신을 죽이고, 서로 타협하고 타협해서 그래야 나오는 거죠. 듣는 사람과 하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작품. 하지만, 이번엔 그런 게 아니라 이겁니다. 미안하지만 이름은 올립니다. 이건 당신 작품이니까요."
소설 220p 실장 "……자네 뭔가 착각하고 있는데 말야. 내가 목숨 건 쪽은 영화내용이 아냐. 영화흥행도 아니고." 조수 "그럼?" 실장 "영화가 트러블 없이 무사히 촬영되게 만든다. 내 일은 그거다. 세계제일이고 나발이고, 사람이 하는 일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냐? 세계제일들을 모아놓는다고 결과도 세게제일이 되나? 천만의 말씀이지. 레알이나 양키스는 그럼 항상 우승을 해야 마땅한 거 아니냐고. 여러 사람이 함께해야 하는 일에는 세계제일의 능력이 필요한 게 아니야. 사람으로서 기본만 있으면 돼. 이해와 배려, 협조와 희생. 이런 거 말야. 근데 그게 쉽지가 않으니까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한 거지." 조수 "그래서…… 지금 나온 각본에 만족하세요?" 실장 "언젠가는 만족할 각본이 나오겠지."
소설 223p 실장 "크레디트에서 선생님 성함을 빼드릴까요? 아니면 가명으로……" 세계제일의 각본가 "아니, 내 이름 그대로 넣으시오. 세계제일은 변명도 거짓말도 하지 않소. 도망가지도 않지. 맡은 분야에는 언제나 책임을 지는 것이오. 그 각본은 어디까지나 내 책임이오. 그게 당신과 내가 다른 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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