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특징상 감상에 꽤 강력한 스포일러가 들어가니 미리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생각보다 책은 작고 얅습니다. 물론 그 내용은 그리 가볍진 않습니다. 원래는 삽화가 포함된 원서도 있다고 하던데? 삽화가
궁금하네요. 단가를 줄이려고 뺀건지? 암튼 볼륨만 놓고보면 요새 많이 보이는 라이트 노벨 한권 과 비슷한 정도입니다.
이정도로 띄우고.
갓엔진은 기존 노인의 전쟁 등으로 알려진 존스칼지의 소설들과는 좀 다른 분위기를 띄는 소설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뭔가 워해머 40K 같은 느낌이랄까요. 하긴 워해머가 워낙 여기저기서 온갖 요소를 차용해 비빔밥 비슷하게 만든 컨텐츠라
귀에 걸면 귀걸이 ,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갓엔진이라는 요소는 결국 이 소설의 중심소재이자 메인테마에 직결된 요소인데, 그걸 설명하자니 그대로 스포일러가
되네요. 간단히 밝히자면 갓엔진의 세계는 강력한 종교적 권위가 지배하는 우주입니다. 수천년동안 주님 - 이라는 강력한
신의 가호 아래 인류는 우주의 여러지역에 개척지를 건설하였고 , "주님" 은 여러 다른 신들을 굴복시켜서 노예로 만든 뒤
그들을 동력원으로 삼아 우주를 항해하는 우주선단을 꾸리게 합니다. 각 함정의 선장들은 주님의 권위를 상징하는 딜란트를
받아서 그 권위로 배에 묶여 노예가 된 신을 통제하고 신에게 명령해서 우주를 항행합니다.
뭔가 좀 당황스럽달까? 기존의 SF에서 보긴 좀 생소한 느낌이죠. 하지만 여기서 사로잡혀 갤리선의 노예 꼴이 된
신들을 "데몬" 으로 바꾸면 어떻습니까? 데몬엔진 - 이러면 좀더 감이 잘 와닿죠. 실제로 데몬 이라는 단어는 현재는 그냥
악마를 뜻하지만 고대에는 "신령" 등의 의미로도 쓰였다고 하니까요. 오히려 데몬엔진이라고 했으면 뜻이 잘통했을 텐데
일부로 갓엔진이라고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뭔가 의도가 있었던건지? 아니면 데몬엔진보다 갓엔진이 그냥 임펙트가
커보여서일지? 그것도 좀 궁금하더군요.
배의 선장이 배 전반의 책임자이고 그 휘하에 일등항해사 등등 일반적인 지휘계통이 있는거에 더해서 , 신을 통제하고
선원들의 신앙을 관리하기 위한 사제와 복사로 이루어진 교단 파견 인원들이 몇명정도 부속되고 , 더하며 까마귀의 둥지
라는 일종의 위안부 ? 개념의 시설도 선내에 존재합니다. 이런 식의 배 운영이라는 것도 일반적인 sf에선 잘 안보이죠.
물론 사제나 복사들은 까마귀둥지에 출입금지입니다.
주인공 격인 선장은 어느날 주교의 소명 - 주인공이 속한 세력의 중심 행성 - 에서 아직 신앙이 없는 숨겨진 행성이 있으니
그 별에가서 새로운 신도들을 늘이고 , 이 임무에 성공하면 주교급의 지위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습니다. 그리고 절대 이 사안에
대해 비밀을 엄수하겠다는 맹세를 하고 출발하죠. 본래 개종임무를 사제도 아닌 군인 계급의 주인공에게 맡기다니?
이것도 수상하지만 솔직히 이것저것 걸리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죠? ^^
지금까지 밝힌 것만으로도 뭔가 어둠침침한 비밀과 충격적인 결말이 숨어 있을 거란 짐작이 가실 겁니다. 그부분은
읽을 분들을 위해 적지 않겠습니다. 뭐 기대한 대로랄까요?
한번 보세요. 분량도 짧아서 사실 단편소설과 한권짜리 일반 소설의 중간정도 분량입니다. 순식간에 읽을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