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작- 마일즈의 유혹- 이후 이번에는 덴다리 용병대 쪽 이야기가 메인입니다.
덴다리 용병대라는 것은 마일즈의 비밀신분인 덴다리 의 직할 용병부대로 원래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 마일즈가 비밀신분으로
오서 용병대라는 PMC를 포섭해서 휘하 부대로 삼아 문제를 해결하고 그게 황제에게 까지 알려지면서 바라야 황실의 뒷공작임무
를 처리하는 비밀 임무 부대 비슷한게 되버린 케이스입니다. 전작에선 마일즈가 덴다리로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꽤 오랜만에
재등장이죠. 자세한 이야기는 전작의 주된 스토리라인이므로 여기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그 부대에는 여러 개성넘치는 부하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데 그중 엘리 퀸 중령이
이번 작품의 히로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뭐 주인공이 "내아를 낳아도~ " 했고 . 그결과 그와 그녀의 자손들이
아토스를 활보하게 되었으니... 당연하지만 거기에 이르는 과정은 언제나 그렇듯 험난하고 이 작품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
소설 제목이 남자의 나라 아토스 이지만 초반과 종반에만 잠시 등장할 뿐 아토스를 무대로 주인공들이 활약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아토스에 연결된 우주정거장이 주무대지요. 

사진에 보이는 아토스 옆의 클라인 우주 정거장이 이번 작의 주무대입니다.
남자들만 사는 나라 아토스 - 주민들간의 대화로 보아 수백년 쯤 전에 여성혐오증에 걸린 일단의 남자들이 은하계의 구석동네를 찾아 떠돌다가 흘러들어와 세운 나라로 추측됩니다. 그럭저럭 인간이 생존하기에 적당한 행성하나에 국가를 세울 만큼 인구가 있지만 여성에 대한 정보를 통제하고 있으며 남-남 커플의 대안부? 관계를 통해 아이들을 양육하고 , 출생은 인공자궁을 통합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아버지가 될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베타 개척지와도 약간 비슷합니다.
그렇게 평화롭지만 뭔가 고립되고 심심한 세월을 보내던 아토스에 갑자기 멸망의 위기가 닥칩니다. 바로 출생에 필요한 난소조직이 노화로 쇠멸을 거듭함에 따라 극단적인 출산율 문제에 직면하게 된거죠. 원래 외부와 접촉 - 무역을 꺼리는 통에 자급자족은 어느정도 되지만 외화는 거의 없는 아토스로서는 간신히 자원을 긁어 모아 은하계에서 난소조직을 구입했습니다만 주인공 에단 (재생산 본부의 의사) 은 검사과정에서 그게 완전 쓰레기라는 것을 알아채고 위원회에 알립니다. 우편주문으로 사기를 당한 상태인데 ,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직접 사람을 보내서 난소조직을 사오기로 하지요. 그래서 결정된 사람이 바로 의사 에단... 다른 대부분의 아토스 인과 마찬가지로 한번도 아토스 밖에 나가본 적이 없는 에단이지만 멸망의 위기라는 걸 몸으로 느끼는 입장에서 그걸 거부할 수도 없기에 결국
용기를 내어 미지의 세계로 떠나게 됩니다. 그 관문격인 장소가 클라인 정거장이구요.
클라인 우주정거장은 거대한 스페이스 콜로니로 묘사됩니다. 정확한 외부 풍경 묘사는 장관이다!~ 라는 식으로 대충 묘사되기에
다소 애매하지만 작가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특유의 세심한 내부 묘사가 빛을 발하는데 , 우주라는 환경 - 특히 수많은 유동인구에
의해 지탱되는 정거장이란 환경 덕에 생물학적 위험 - 바이오 해저드 인 셈인데 주로 미생물등에 의한 각종질병에 엄청나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합니다. 보안대 라는 이름의 경찰 조직이 있지만 그거보다 생물학 위험 통제국이 훨씬 더 강력한 파워를 행사하죠.
우주공간에서 산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해조류를 키우고 , 그 부산물을 없애기 위해 도룡농을 키웁니다. 남아도는 도룡뇽을 먹어치워 없애기 위한 도룡뇽 요리가 발달해 있구요. ^^
이런 특수한 환경에서 주인공 에단 (남자만 살지만 평범한 지구형 혹성에 살던 남자) 과 우주정거장에서 태어나 용병대에서 일하는 여성 병사(엘리퀸) 가 만나서 벌이는 로맨스(?) 가 이번 소설의 주된 스토리 라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거기에 감초처럼 멋진 악당도 등장하죠. 초반에 어리버리한 에단을 납치해 자백제를 먹이고 고문하는 등 전형적인 악역 - 밀리소르 겜은 스스로를 흡혈귀 사냥꾼으로 여기며 누군가가 해야만 하는 지저분한 일을 처리하는 필요악으로 스스로의 단단한 정체성을 가진 인물입니다. 겜 이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이번에도 악당은 세타간타 - 전작에도 나왔듯이 세타간타는 상당한 수준의 유전자 기술력을 가지고 뭔가 테렌스C 라는 걸 개발했는데 이게 어찌어찌 잘못해서 유출되었고 , 그에 관련해 조금이라도 비밀을 알게 된 인물들은 무자비하게
제거해 나갑니다.
결국 에단의 주인공 보정과 엘리퀸의 만만찮은 활약덕에 체포당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정당함을 뻔뻔할 정도로 당당하게 주장하며 오히려 잡힌 몸인데도 에단에게 자신의 대의를 내세워 협력을 요구합니다. 결국 에단은 자신을 붙잡아 고문하던 밀리소르에게 사과를 할 정도의 상태가 되니...
이소설의 스토리라인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여러가지 퍼즐처럼 얽혀 있어 재미를 위해 더 이상의 내용 소개는 자제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밀리소르 겜 이라는 캐릭터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이정도로 매력적인 악역은 보기 드물었거든요. 그렇지만 역시 저는 주인공 에단의 선택을 지지할 겁니다. 아무리 대의가 좋아도 그걸 위해 거침없이 사람을 죽여나가는 밀리소르는 결국 누군가 (주인공 일행) 가 저지해야 할 악 임에 틀림 없거든요. 뭔가 보다보면 DC의 히어로 배트맨 이나 마벨의 퍼니셔 또는 워해머 40K의 이단심문관을 연상시키는 면도 있어서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누군가 만화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죠? "만약 배트맨이 동성애자 였다면 지금보다 훨씬 건전한 사람이었을 거라고... "
그 말이 이 소설 읽는 내내 생각이 났습니다.
결국 이번 편에선 익숙한 등장인물들은 그저 배경으로 언급되는 정도 입니다. 그런 점에서 연속되는 시리즈 중에선 상당히
독립적인 작품이고 이것만 읽어도 무리가 없는 한권짜리 단편이기도 합니다. 마일즈 시리즈에 흥미가 있거나 잘쓴 SF에
끌리는 분은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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