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에이티식스 애니를 보고나서 원작을 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라노벨 원작치곤 특이한게 원작 1권을 11화로 만들었더라고요.
보통은 1권에 3~4화인데 말이죠.
그래서인가 스토리 전개가 참 밀도있고 연출도 좋고 다 좋았는데..
1권을 11화로 만들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스킵되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특히나 이 감독이 직접 말해주기보단 연출로 호소하는 쪽으로 애니를 만들었다보니
원작을 본 뒤에 이해가 잘 된 부분들이 좀 있더군요.
갠적으로 좀 그랬던 부분을 좀 정리해봤습니다.
아직 애니화 안된 부분(3권 후반부 이후)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작중 나오는 레기온 중에서 나비처럼 생겨서 하늘 펄럭펄럭거리는 놈들이 있는데 조전교란형이라고 부릅니다.
이 놈들 역할이 작중에선 직접적으론 안 나오는데 재밍을 통한 레이더 방해, 미사일 방해, 버드스트라이크로 비행기 방해 등등입니다.
즉 이놈들 때문에 이 세계관에선 레기온 영역 내에선 비행기를 운용할 수 없다는 설정이죠.
그리고 이놈들 땜에 통신기기가 다 먹통이 되서 유일하게 먹히는게 작중 등장인물들이 쓰는 지각동조 기술인거죠.
그런걸 보면 뇌파는 못 막나 봅니다.
신과 쇼레이의 과거를 보면 어머니의 사망통지서를 받고나서 쇼레이가 신을 탓하고 목을 조르는 장면..
사실 생각없이 보면 쟤가 왜 갑자기 정줄놓고 저러나 싶은데 원작 소설에선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오더라고요.
애니에서도 살짝 나오는데 공화국에선 최초 에이티식스 어른들을 징집당시 시민권을 미끼로 징집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때 신과 레이의 아버지가 징집당했고 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그럼 남은 가족들에게 시민권이 나와야하는데 이 때 공화국이 말을 바꿔 1명 징집시 1명 시민권 부여라고 말을 바꿉니다.
신과 레이 2명이 시민권을 얻으려면 1명이 더 전장으로 가야해서 이번엔 어머니가 전장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사망통지서와 함께 둘에게 시민권이 나왔어야하는데 이제 쇼레이에게 징집명령서가 옵니다.
결국 공화국은 에이티식스를 살려둘 생각이 아예 없었고 어머닌 개죽음 당했다는걸 알고 쇼레이가 멘붕하는게 애니의 그 장면인거죠.
그래서 저 때 아직 어린 10대였던 쇼레이는 신에게 책임을 전가한거죠.
네 시민권을 위해 어머니가 징집당했다가 죽었다. 네가 안 태어났으면 어머니가 징집당하지도 죽지도 않았을거다.
돌봐주던 백계종 신부님 덕에 정신차린 뒤엔 신과 떨어져있다 그대로 전장으로 떠나고 사망하게 되어버립니다.
신과 레이의 이웃집 소꿉친구였던 아네트에게 신을 세번째 죽일거냐고 레나가 묻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애니를 유심히 봤으면 알 수 있는 부분인데 대충봤으면 왜 3번째지? 싶은 부분입니다. 제가 그랬..
첫번째는 당연히 어릴 때 신네 가족을 숨겨주자는 아버지에게 반대한거겠지만
이번에 레나가 신이 소속된 스피어헤드 부대에 도움을 달라는건 왜 두번째가 아니라 세번째인가?
구해줄 수 있었는데 져버린 두번째가 바로 요 부분이었습니다.
핸들러를 ㅈㅅ시킨 언더테이커를 뇌해부하려고 데려오라고 했는데 수송부가 거절해서 못했다는 부분이죠.
애니에선 너무 간략하게 대사로 지나가는데다 데려오면 뇌해부 할거다~ 라고 사전에 말하기도 했고,
수송부가 거절해줘서 다행이다~ 라고 하는 부분들 땜에좀 아리송하게 되어서 대충 넘길뻔한 부분인데
실제론 아네트는 수송부가 언더테이커를 데려왔다면
그 에이티식스만이라도 실험 핑계로 안전한 85구 안에서 보호할 생각을 갖고 있었던거죠.
근데 그 수송부가 안 데려온 언더테이커가 이웃집 소꿉친구였으니 안전하게 보호해줄 두번째 기회를 날려먹은거죠.
그리고 애니에선 감독 의도인지 원작소설보다 레기온이 된 인간에 대한 내면 묘사가 많이 생략되었습니다.
소설에선 뇌가 먹힌 뒤 레기온이 된 쇼레이의 시점이 꽤 자주 나오더라고요.
애니에선 계속 맛이 간것처럼 보여주는데 소설에선 의외로 침착하게 신에 대해 생각하는 쇼레이의 묘사가 많이 나옵니다.
레기온에 뇌가 이식된 시점.. 그러니까 죽을당시 아직 신과 재회도 못했고 화해도 못한거에 집착이 커서
레기온이 된 뒤에도 계속 신과 만나는걸 집착합니다.
그러니까 애니에선 신에게 반쯤 분노, 반쯤 형으로 챙겨줘야지 했다가 재회 후 싸우면서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묘사되지만
실제론 레기온이 된 시점에서 이미 분노따윈 없고 신이랑 만나고싶다~ 화해하고 싶다~
이러고 있는걸 신이 멋대로 형은 날 싫어해 이러고 있던거죠.
3화에서 신과 라이덴의 대화에서 예전 부대가 모두 전멸당하고 둘만 남았을 때가 있었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이 때 사실 쇼레이가 신을 발견하고 둘의 대화를 멀리서 듣고있었다는게 소설에서 나옵니다.
신 : 난 형을 발견하면 묻어줄거야.
(훔쳐듣던) 쇼레이 : 날 묻어주러 왔다고? 내 동생이 이렇게 착하다니 (감동)
신 : 근데 형은 아직도 날 미워하는거 같아
(훔쳐듣던) 쇼레이 : (충격)
대충 이런 묘사입니다.
애니만 봤다가 원작보니 생각보다 사고하는게 멀쩡해서 좀 깨던...
암튼 저때 도청 때려치고 신에게 가서 오해를 풀어야지 했는데
수송기가 둘을 데려가버려서 부대가 바꼈고 그 뒤로 계속 신이 있는 장소를 헤매고 다닌거죠.
그러다가 집착이 심해져서 신을 레기온의 육체로 옮긴 뒤 둘이 사이좋게 다녀야지~ 내가 보호해야지~ 하는 상태가 된거죠.
그리고 1쿨 마지막에 신이 혼자 싸울 때 무지막지한 화력의 원거리 포격에 공격당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2쿨에서 나오지만 전차가속포에 뇌를 이식당한 키리에의 짓이죠.
이 때보면 신의 앞에 전차형 레기온이 여러대 있었는데
얘네들은 신이 혼자 너무 잘 싸우는걸 보고 감탄해서 저건 뇌를 온전하게 꺼내야할 킹왕짱 소체라 판단하고
뇌 노획을 최우선으로 하자고 주변 레기온들에게 다 전달시켜놔서 비교적 살살 싸우는 중이었는데
키리에가 그 전달을 무시하고 시밤쾅 쏴버려서 그걸 지켜본 전차형이 네트워크에 한소리 합니다.
우리가 노획 우선이라고 했는데 왜 쏨? 쟤 말 엄청 안 듣는듯. 좀 치워요.
총괄 네트워크가 그 의견에 OK 해서 그 뒤로 키리에가 더 안 쏘게 되었다는 뒷사정이었습니다..
그리고 1쿨에서 분명 뒤지기 직전이던 신에이 일행이 어떻게 기아데 연방 국경까지 도착했는가.
에른스트는 신의 일행을 레기온이 데리고 있었다는 언급을 하고, 애니에서 지나가듯 중전차형이라고 언급됩니다.
근데 신이 죽기 전 주변을 잘 보면 중전차형이 없었습니다. 전차형 뿐이었죠.
알고보니 쇼레이가 신에게 격파당한 뒤 사망한게 아니라 근처에 있는 예비기체로 정신이 옮겨갔고
(쇼레이 같은 양치기들은 레기온 입장에선 귀한 인재라 기체 사망 후 바로 예비기체로 옮겨갈 수 있다는 설정)
그 예비기체로 신에이의 뒤를 뽈뽈뽈뽈 조용히 따라가고 있었던겁니다.
그러다 신에이가 혼자 일행을 놔두고 분투하는걸 보고 주변 레기온들을 싹 쓸어버리고 기아데 국경까지 도망갑니다.
레기온이 된 쇼레이는 기아데 연방이 생겨났고 근처에 국경이 있다는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일행을 데리고 기아데 연방 국경까지 데려갔다가 국경에서 공격당해 정지당한거죠.
그리고 키리에더러 쏘지 말랬는데 쏘는 뻘짓 좀 그만하라고 네트워크에 찌른 전차형이
쇼레이에게 당하기 전 네트워크에 배신자라고 찔러서 쇼레이의 뇌는 더이상 부활 못하고 사망처리..
애니에선 마치 꿈속에서 형과 대화한것처럼 묘사해놨지만
실제론 기체를 갈아탄 쇼레이가 신과 일행을 국경까지 옮겨주면서 말하고 있던거죠.
1쿨 엔딩에서 갑옷으로 갈아입은 쇼레이가 신에이를 안고 어딘가로 데려가는 장면이 바로 이걸 나타내고 있던거인데..
소설을 안 읽으면 전혀 모를뻔 했...
그리고 애니에선 안 나오지만 제국 황가 핏줄인 프레데리카랑 신의 눈과 머리색이 똑같은데
산마그놀리아 공화국의 최고층이 백계종인것처럼 과거 기아데 제국의 우두머리들은 야흑종, 염홍종으로 구성되어있고
프레데리카랑 신에이는 이 두 명문일가의 핏줄을 이어받은 최고 명문 핏줄인거죠.
근데 저 두 일족 사이가 나쁘다보니 신에이의 부모님이 공화국으로 사랑의 도피를 간거..
제국은 멸망했지만 제국의 높으신 분들이 아직 연방의 중책을 많이 맡고 있어서
애니를 잘 보면 연방의 높으신 분들 상당수가 흑발흑안(야흑종), 적발적안(염홍종)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신에이는 완전 제국 귀족의 표본같은 생김새라고 자주 언급됩니다. 근데 애니에선 그런거 없..
그렇다고 이 애니가 생략이 많아서 아쉽냐하면 그렇지도 않고
사실 자세히.. 자세히 보고 열심히 추리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이고 연출을 엄청 공들여놔서 만족스럽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1권을 11화로 넉넉하게 만들었다보니 분량상의 문제보단 감독이 보이게 설정푸는걸 싫어하는 타입같아요.
애니보다 깨달은건데, 1쿨에선 시점장면 전환 컷이 있기 전까지 절대 에이티식스들과 레나의 모습이 번갈아 나오지 않더라고요.
에이티식스들의 시점일땐 레나는 목소리만 나오고 레나의 시점에선 에이티식스들이 목소리로만 나옵니다.
그런 연출을 1쿨 내내 유지해서 두 집단 사이의 단절과 거리감을 보여주는거죠.
그래서 불꽃놀이 에피 당시 신에이가 불꽃놀이를 보며 말하는걸 묵음처리 해서 시청자들은 무슨 말을 한건지 모르다가
레나의 시점이 되서야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라고 말했다는걸 알게 하는 부분이 감탄스러웠습니다.
이 애니가 이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역순으로 배치해서 시점차이로 보여주는 방식을 자주 쓰더라고요.
암튼 애니를 본 후 소설을 보면 좀 더 재미있는 에이티식스였습니다.
2쿨까지 간만에 너무 만족스럽게 보는 중인데 마지막까지 마무리가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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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만 이어서해주면 딱인데.. 노블엔진 일좀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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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11화나 썼음에도 이 정도라니... 1쿨에 5권을 때려박던 라노벨 원작 애니들이 얼마나 무리수를 뒀던 건지 알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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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만 이어서해주면 딱인데.. 노블엔진 일좀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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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멀쩡한 케이스에 한정해서 일겁니다. 자아가 있는 망령의 경우 같은 개체가 존재하지 못하는데 눈 앞에 자신이 있다는걸 받아들이지못하고 망가진다더군요. 즉 나머지 복제된 애들은 뇌가 부분손상되어 자아라고 할 만한 개념이 남아있지 않은거죠. | 21.11.30 22: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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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11화나 썼음에도 이 정도라니... 1쿨에 5권을 때려박던 라노벨 원작 애니들이 얼마나 무리수를 뒀던 건지 알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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