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놀랍게도 필자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꽤 오랫동안 명탐정 코난 관련 리뷰를 쓰고 있다.
이번에 리뷰할 작품들은 엄밀히 말하면, TV 에피소드들 총집편이다. (진홍의 수학여행은 아마 심의 문제 등으로 인해 극장판으로 총집편해서, 비색의 부재증명은 비색의 탄환 홍보를 위한 총집편 극장판)
그렇기에 해당 글은 일반적인 영화 리뷰보다는 해당 총집편에서 재밌었다 느꼈던 에피소드 및 순간에 대한 이야기 위주의 글이다.
언제나 간단 리뷰 시리즈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단다.
" 평점과 후기는 다 주관적입니다. 저는 명탐정 코난의 엄청난 팬이 아니기에, 명탐정 코난의 열성팬의 경우 제 후기나 평정이 많이 이해가 안 가실 수 있습니다."
이 문구에 대해 더 추가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해당 문구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상하게 항상 코난 팬들과 다른 의견을 보이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예를 들자면, 해당 캐릭터 행동이 캐붕이라고 코난 팬들 사이에서 말이 나와도 필자는 저정도 행동을 할 수 있지 않나하고 넘어가는 편이고, 코난 팬들 사이에서 어이없는 동기라고 여겨지더라도 필자는 저정도면 그럴만하지 않을까 이런식으로 넘어간다는 이야기이다.
아예 코난 팬분들과 재밌게 느끼는 포인트나 공감하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이야기이고, 이러한 이야기를 이전 비색의 탄환 리뷰에 적었어야 했구나 싶어 현재 리뷰에나마 이렇게 적는다.
너무 서론이 길었던 것 같다. 이제라도 빨리 리뷰를 시작한다.
참고로 이번 리뷰는 TV 에피소드 총집편이기에 어느 정도 암호나 트릭, 혹은 동기에 대한 스포가 있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범인은 언급 안 한다)
1. 명탐정 코난: 진홍의 수학여행
5/10: 이 에피소드를 로컬라이징한 것만으로도 노력상을 주고 싶다.
해당 에피소드는 본격적으로 남도일과 유미란의 로맨스가 아주 오랜만에 진행된 에피소드로 화제가 된 에피소드이기에 코난 팬들 사이에서는 가장 화제가 되면서 많은 코난 팬들이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그와 동시에 일본판 및 만화책으로 이 에피소드가 진행됐을 때 "과연 이걸 어떻게 로컬라이징하지?"라는 반응이 나온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해당 에피소드는 일본의 지역명, 일본어와 한자를 이용한 암호 풀이가 중요하게 활용되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이다.
이전 코난 에피소드들에도 등장해왔던 유형의 암호이지만, 보통 이런 암호의 경우 단순한 옴니버스 에피소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냥 방영하지 않는다는 해결책으로 지금까지 넘어왔었다. (물론 그러다 위기를 부르는 전조 시리즈와 같은 투니버스 흑역사가 탄생하는 사태가 생겨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에피소드가 단순히 남도일과 유미란의 로맨스가 나오는 것을 떠나서, 코난 메인스토리에서 꽤 큰 역할을 하는 중요 에피소드라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필자는 미궁의 십자로처럼 비로컬로 개봉하지 않을까 했었다. 최근 극장판들도 비로컬 더빙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예고편에서 로컬라이징한 이름으로 나오니 "이걸 로컬라이징한다고?"라는 반응이 앞섰었다.
그렇게 로컬라이징된 진홍의 수학여행 편을 감상한 후기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암호 로컬라이징에 대해 한마디를 하자면
"엄청 노력을 하셨구나" 정도이다.
해당 에피소드를 보기 전에 꽤 여러 곳에서 암호 로컬라이징이 여러가지 면에서 아쉽다는 반응을 들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정도 암호 로컬라이징이면 그냥 넘어갈만하다 느껴진 편이다.
우선 걱정이 앞섰던 일본 지역명을 이용한 암호는 아쉽게도 결국 우상길(하네다 슈키치) 에피소드처럼 그냥 한자 직역으로 번역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구와 지역으로 그냥 넘어간 듯하다. 사실 애초에 일본 지명이 많이 복잡한 편이기에 어쩔 수 없다 생각한다. 그래도 칭찬할 점은 칭찬하자면 한자 로컬라이징은 잘 된 것 같다. (일본판은 정확히 한자가 어떻게 밝혀지는 건지 잘 모르지만 그래도 보면서 많이 감탄한 부분이다)
가장 로컬라이징 헬난이도라 생각되는 마지막 최종 이름을 통해 밝혀내는 비밀은, 디테일 면에서는 아쉽기는 해도 창의성 면에서는 칭찬하고 싶다. 다섯글자 이름을 생각해내거나 그렇게 하려나 궁금했었는 데, "작자"라는 직업명을 활용한 것에서 꽤 감탄한 편이다. 물론, 이름을 바꾸지 않아도 충분히 문장이 만들어진다는 오류가 있기는 하지만, 그냥 이름 배열에서 가장 어긋나지 않게 배치하기 위해 이름을 바꿨구나하고 그냥 넘어갔다.
물론 이 편이 일본에서 방영되고 꽤 시간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러한 시간 대비 최상의 결과물을 냈다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느껴지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코난 17기 "신임 교사의 해골사건"에서 중세 한국어와 훈민정음을 활용한 엄청난 로컬라이징을 보여주었던 터라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커진만큼 아쉬움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코난 17기와 18기를 담당한 류정혜 PD님이 로컬라이징에 꽤 의욕을 내오신 모습을 SNS 등에 보여주었었기에 PD 본인도 나름 아쉬움을 느끼고 있으시지 않을까 싶어, 로컬라이징에 대한 말은 여기까지 하려 한다.
더빙 자체는 엄청난 화려한 캐스팅이다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타사 성우와 자사 성우를 적절히 활용한 나름 준수한 더빙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후기들을 보니 이전 편에 등장한 캐릭터 이름 유지에 대한 디테일을 잘 유지된 것에도 꽤 감탄했다.
그렇다면 왜 10점 만점에 5점인지에 대해 의문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필자는 진홍의 수학여행 편은 최근 코난 에피소드 중에서 암호가 꽤 신박했다고 생각하는 편이었고, 트릭 자체도 몇 몇개는 좀 거시기하기는 해도 코난 에피소드 기준으로는 그냥 넘어갈만한 트릭이었다. 다만 문제는 아무래도 동기였다.
최근 코난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동기 유형 중 가장 싫어하는 동기는 다음과 같다.
범인: 이 녀석이 죽었어! 너네들에게 그 녀석이 죽은 이유에 대해 묻지는 않았지만, 너네들이 한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나의 망상과 상상을 더해 추론해본 결과 너네들이 그 녀석을 죽게 한거야!
용의자들: ㄴㄴ 그냥 네 오해야
범인: 마사카! 내가 대체 무슨 짓을! (대충 오열하는 장면)
흔히 요즘 코난 에피소드에서 많이 보이는 오해로 사람을 죽였다는 패턴이다. 이게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면 이해가 좀 되기라도 하지만, 진홍의 수학여행을 포함해 계획적으로! 오랫동안! 범죄를 계획하는 그 어느 순간에도! 용의자들이나 친구에게 대화 딱 3줄만 했으면 알 수 있는 것을 굳이 안 물어봐서 몇 명씩이나 죽이는 어이없는 사태까지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몰입과 공감이 전혀 안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크레딧에 이름이 안 나왔다고 자살했다는 것도 어찌어찌 겨우 이해한 편인데, 그걸 안 물어보고, 그걸 안 이야기해주고. 심지어 대놓고 범인이 수사과정에서 이름이 나왔다고 말하는 데도 용의자들은 정정해주지를 않고. 그냥 여러가지로 대환장쇼로 느껴졌던 편이었고, 그렇기에 남도일과 유미란의 로맨스를 위해서 스토리나 동기 자체는 급하게 만든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는 에피소드였기도 하다. 그런 점 때문에 5점을 준 것이다.
2. 명탐정 코난: 비색의 부재증명
이 편은 그냥 한마디로 극장판 홍보를 위한 TV 에피소드 총집편이다. 새로 추가된 것도 없고 그나마 달라졌다 해도 기존 에피소드 작화를 다시 수정하거나 HD 리마스터 정도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코난 모든 에피소드를 정주행한 사람들은 굳이 볼 필요없는 스페셜이기는 하다.
그래도 왠만한 코난 스페셜은 다 보자는 심리로 어찌저찌 보게 됐고, 확실히 보고 나서 느낀 것은 이상윤 관련 떡밥을 풀어냈던 진홍색 시리즈가 확실히 코난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나름 잘 짜여졌고 재밌던 에피소드였다는 점이다. 특히나 진홍색 시리즈에서 이상윤이 한 총기 액션은 극장판 등을 포함하더라도 가장 코난 특유의 분위기에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보니 새삼 비색의 탄환 액션씬이 더 별로라고 느껴져버리게 될 정도였다.
이상윤 에피소드를 제외한다면 사실 딱히 이야기할만 점은 없다. 그나마 있다면 세라는 여전히 귀엽다 정도? 이상한 코난 팬들 사이에서는 세라 마스미를 별로 안 좋아하는 듯하더라. 그런데 필자는 그냥 예나 지금이나 세라가 딱히 작중에서 나온 것처럼 보이쉬하기보다는 그냥 귀여운 캐릭터 정도로 느껴져서 나름 코난 세계관에 추가된 신 캐릭터 중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해당 스페셜은 TV판 총집편이라 별로 이야기할 게 없다보니 여기까지!
*여담: 앞으로 코난 더빙판의 행보에 대한 생각
현재 투니버스에서는 명탐정 코난 자막판을 선방영 중이다. 아무래도 더빙되면서 생기는 딜레이로 인해 생겼던 팬들의 불만이 자막판 선방영을 통해 좋은 반응을 내줘서인지는 몰라도, 생각하도 코난 자막판 방영을 꽤 오래하더라. 최근 극장판들도 비로컬로 더빙 진행되는 만큼 아마 코난 팬들도 그냥 투니버스에서 자막으로 먼저 방영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구나 싶어지기는 했고 이러한 투니버스의 결정에는 딱히 불만은 없는 편이다. 물론 최근 코난 성우로 유명한 김선혜 성우의 라이브 방송에서 아직 후속 코난 시즌에 대한 더빙 계획이 잡혀지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기는 했어도, 코난 성우 분도 계속 코난 더빙을 원하고, 투니버스 측도 좀 늦더라도 언젠가 명탐정 코난 TV판 더빙을 계속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로컬라이징으로 계속할지는 좀 미지수라 생각한다. 최근 코난 관련 떡밥들이 풀리면서 어쩌면 그냥 비로컬로 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는 하다)
이것과 더불어 꽤 놀랐던 점은 요즘 투니버스 외에도 애니박스와 같은 채널에서 명탐정 코난 미방영분 방영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이 덕분인지 현재 애용하고 있는 라프텔과 같은 애니 스트리밍 채널에 거의 모든 코난 에피소드들를 자막판으로 다 볼 수 있게 됐다. (진홍의 수학여행에 해당되는 에피소드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자막판으로는 안 나왔더라). 아무래도 투니버스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방영 못 했던 에피소드들을 이런식으로 스트리밍 사이트 등을 통해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