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지는 극장판 오디널 스케일에서 나온 오리지널 캐릭터로 유우나, 시게무라 교수와 함께 정사로 편입된 캐릭터입니다.
최초로 SAO에서 가해자가 된 피해자란 점이 부각된 빌런이지만 극장판은 러닝타임의 한계와 키리토 일행 위주의 시점 탓에 심도있는 이해를 하긴 힘듭니다.
개인적으로 에이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특전 소설인 호프풀 찬트와 게임 인테그럴 팩터의 내용을 토대로 에이지가 빌런이 된 과정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우선 이 둘이 왜 SAO에 접속했는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에이지와 유우나는 유치원부터 함께 지낸 소꿉친구이지만 고등학교부턴 유우나가 여학교로 진학하게 되면서 서로 갈라지게 됩니다.
게임을 좋아하던 둘은 계속 게임에서 만남을 가졌고 에이지는 유우나에게 SAO를 같이 플레이하자는 권유를 하게 됩니다.
유우나는 이걸 흔쾌히 받아들였고 둘은 SAO 소프트와 너브기어를 장만하여 부푼 기대를 안고 게임에 접속했습니다.
하지만 SAO는 카야바 아키히코의 계략으로 데스게임으로 변질되었고 서비스 첫 날, 플레이어 1만명이 게임 내에 갇혔습니다.
에이지는 공포에 떨던 유우나에게 자신이 유우나를 지키겠단 맹세를 하며 유우나와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자신이 권했던 게임이 데스게임이 되었으니 에이지 입장에선 이 사실이 큰 부담을 줬겠죠. 그렇기에 에이지는 유우나를 지키려 합니다.
그게 에이지를 지탱하는 책임감이자, 강하게 만드는 원천입니다.
하지만 에이지가 SAO에서 자신이 공포심을 느끼면 행동이 느려진단걸 깨닫게 되면서 이 책임감은 에이지의 정신을 좀먹는 문제로 발전하게 됩니다.
또 에이지에게 유우나란 과연 무슨 존재였는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상술한대로 에이지와 유우나는 유치원부터 사귄 소꿉친구 사이입니다. 유우나는 어릴때부터 여러모로 에이지를 챙겨줬습니다.
인테그럴 팩터에서 유우나가 에이지에 대해 말하기를 "상냥한 성격에 고집이 쎄고 지기 싫어하며 노력가에 가끔씩 속마음을 숨긴다"고 하는데
실제로 에이지는 반 년 동안 유우나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혈맹기사단까지 들어갈 정도의 노력파입니다만
그만큼 SAO 때부터 컴플렉스나 강박증에 시달려 자해까지 할 정도로 이런 노력가인 성향과 내향적인 성격이 맞물려 많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유우나는 그런 에이지가 지켜야할 존재인 동시에 유일하게 의존할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삭막한 데스게임 안에서 유우나는 에이지를 잡아주는 지탱점인 거죠.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만큼 유우나는 에이지의 성격을 매우 잘 파악하고 있었죠. 여기 유우나는 에이지가 어릴때부터 연심을 가진 대상이기도 합니다.
에이지가 SAO를 권한 이유중엔 어쩌면 가상이라면 유우나에게 용기를 내서 고백할 수 있을지 모른단 생각도 있었습니다.
첫사랑이란 사실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의지할 수 있단 것만 보면 키리토로 치면 사치와 유지오를 합친 것과 다름없을 겁니다.
적절한 비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에이지에게 유우나는 매우 큰 존재였습니다.
여기에 에이지의 인간관계가 좁았단 사실 역시 파악해야 합니다.
에이지는 혈맹기사단에 올라갈 정도로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인재였지만 유우나를 제외하면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없었습니다.
혈맹기사단 자체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랑은 거리가 멀었을 뿐만 아니라 공략귀신이었던 아스나까지 있었으니 엄격함은 더했을겁니다.
그나마 같이 길드에 가입한 동기 산자는 1군 첫 실전에서 에이지가 FNC로 행동이 제한되면서 위험에 빠졌고 이 이후로 결국 관계가 파탄나고 맙니다.
이 FNC는 에이지에게 매우 큰 컴플렉스였기 때문에 유우나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으니 길드 내에서도 말 못하긴 마찬가지 였겠죠.
거기 자신의 컴플렉스 때문에 2군으로 강등되면서 사실상 에이지는 길드에 자신이 기댈 존재가 없다는걸 뼈저리게 실감했을 겁니다.
키리토는 사치를 잃었어도 클라인이나 에길, 아스나를 비롯해 자신을 잡고 이끌어줄 이들이 얼마든지 있었지만 에이지는 유우나를 빼면 그럴 존재가 하나도 없었죠.
공략파에 투신한 이유도 유우나를 지키기 위해, 같이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유우나가 죽은 시점에서 에이지에겐 싸울 이유마저 없었습니다.
결국 유우나가 사망한 시점에서 에이지는 길드를 그만두고 혼자 고립되고 맙니다.
그리고 이 문제점들을 최악의 형태로 터뜨린 가장 큰 원인은 유우나의 사망입니다.
유우나는 2023년 10월 18일, 당시 최전선이었던 40층 필드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필드에 고립된 파티를 구하러 갔다가 변을 봤는데
이 파티는 최전선에 올라오면서 공략본도 읽지 않고 아무런 준비없이 사냥에 뛰어들었다 피를 본 사람들이었습니다.
에이지는 속으로 이들이 공략본도 숙지하지 않았단 사실에 불만이 생겼지만 플레이어들을 구하기 위해 즉석으로 구원부대를 편성합니다.
유우나를 권내에서 기다리게 할 생각이었지만 유우나 역시 돕겠단 의사를 내비쳤고 유우나가 버퍼란 점에 다른 플레이어들도 도움을 요청했죠.
필드에 도착해보니 결국 구원부대를 포함해 고립된 파티 전원이 이탈하려면 필드보스를 잡아야하는 상황이라 에이지는 보스전을 치루게 됩니다.
하지만 보스의 HP를 조금 남겨둔 상태에서 트랩이 발동해 대량의 몬스터들에게 포위당했고 상황은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에이지가 수습할 새도 없이 모두가 몰살당하게 생기자 에이지는 유우나를 지키겠단 약속을 떠올리며 유우나를 데리고 이탈하려 합니다.
하지만 유우나는 에이지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자신과 에이지가 이탈하면 나머지 13명이 죽는 건 뻔한 일이었기 때문에 유우나는 반대로 스스로 몬스터들에게 뛰어들어 몬스터들을 불러들입니다.
에이지가 제일 두려워하는 상황은 자신이 유우나를 지키지 못할 상황이 오는 것입니다. 반 년동안이나 훈련에 매진한 것도 유우나를 두고 죽을 수 없었기 때문이니까요.
이 때문에 유우나가 사냥에 나서는 것도 말렸고 공략파에 투신하려는 건 더더욱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에이지가 두려워하던 상황이 눈 앞에서 실제로 벌어진 것이죠.
당연히 에이지는 유우나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려고 했지만 여기서 FNC로 행동이 제한되었고 유우나가 죽어가는 것을 눈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지켜보게 됩니다.
눈 앞에서 10년을 넘게 지낸 친구이자 연심을 품었던 상대가 죽어가는걸 실시간으로 본다는 건 제정신으로 버틸 수 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더욱이 에이지는 여기서 처음으로 유우나가 싸우겠단 의사를 존중해주면서 유우나를 혈맹기사단에 가입시킬 생각이었습니다.
자신이 지켜야만 하는 존재라 생각했던 유우나에게서 같이 공략파에서 활약할 수 있단 희망을 봤던 만큼, 그게 무너진 절망은 더더욱 컸을 것입니다.
여기서 에이지는 자신이 노력해온 이유이자 원천이었던 유우나의 생존이란 목적을 잃어버립니다.
에이지에게 공략의 이유란 유우나를 지키기 위함이었고 같이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실제로 에이지는 이 이후 최전선에서 물러나 단 한 번도 권외로 나가지 않았죠.
에이지의 노력은 유우나가 살아야만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유우나가 죽은 시점에서 에이지는 싸울 이유를 상실했습니다.
여기서 무엇을 더 노력한다 한들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유우나가 죽은 시점에서 에이지는 노력의 보상을 받을수도, 유우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도 없습니다.
거기에 유우나의 죽음으로 에이지가 지금까지 감내했던 모든 부담과 강박은 컴플렉스와 함께 부정적인 방향으로 표출됩니다.
가뜩이나 성격이 내향적인 에이지는 FNC로 자존감이 극도로 떨어진 상태였죠 여기 현실은 에이지를 더욱 더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유우나는 남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에이지를 포함한 14명을 구했습니다.
에이지랑 살아남을 수 있었던 자기 목숨을 맞바꿔 꼼짝없이 죽게 생긴 13명을 자신의 목숨으로 구했으니 그야말로 영웅적인 희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유우나의 죽음은 기억되기는 커녕 소수에게만 알려진 상태로 잊혀져 버렸습니다. 유우나의 이름은 어디에도 새겨지지 못한 채로 사라져버렸죠.
유우나가 사용했던 음창스킬 역시 몬스터에게 어그로가 끌린다는 소문이 퍼져 사실상 사장되었습니다. 결국 유우나의 바람 조차 이루지 못한 채 끝나버린 것이죠.
이 일은 에이지가 극장판에서 "싸우지 못한 우리들은 기억받을 가치도 없었다." "자신과 유우나는 떨거지에 불과했다."고 치를 떨 정도로 큰 상처였습니다.
에이지의 정신은 유우나의 사망 이후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하던 에이지는 이내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에서 죽은 플레이어들은 다른 곳에서 대기하다 게임이 클리어 된 순간 풀려날 것이다." 라며 함께 여관에 틀어박힌 에이지는 자책을 넘어 피해망상까지 품게 됩니다.
반 년동안 자신의 준비미스와 무력함을 탓하던 에이지는 이내 유우나를 구해주지 않은 풍림화산의 단원들을 원망했고 나아가 길드 전체까지 증오했습니다.
자신의 원망이 잘못되었단 자각을 하고 있음에도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에이지는 유우나가 죽고 1년이 지나서야 현실에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돌아온 현실마저도 에이지에겐 녹록치 못했습니다.
에이지는 현실에 돌아오자마자 유우나의 아버지인 시게무라 교수에게 직접 유우나의 죽음을 전해들으면서 유우나가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희망마저 잃었습니다.
며칠 뒤에 찾아온 부모님에겐 SAO 사태 한 달 만에 둘이 이혼했단 사실과 자신이 아버지라 굳게 믿었던 사람은 혈연조차 아니었단 사실까지 알게 됐죠.
자신에게 이름도 모르는 친아버지와 형이 있단 사실, 부모들 조차 자신을 맡기 싫어하는 것을 파악한 에이지는 삶의 의욕을 잃은 상태로 홀로 살게 됩니다.
이미 유우나의 죽음으로 마모되어버린 에이지에게 부모마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은 그나마 재기할 의지마저 깨부순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살던 집 마저 경매로 팔려나갔으니 에이지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결국 의욕을 잃어버린 에이지는 귀환자 학교도 유우나를 죽게 만든 플레이어가 있을지 모른단 생각에 가지 않았고
자신이 게임에서 움직이지 못한 원인이 FNC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유우나에게 SAO를 권한 자신을 저주 했습니다.
부모마저 에이지를 버린만큼 에이지를 지탱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결국 현실에 돌아온 뒤에도 에이지는 SAO에 갇혔을 때와 다름없이 마모되어 갔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소비하던 에이지에게 시게무라 교수는 유우나를 살릴 수 있다며 유나 재생 계획을 알려줍니다.
에이지도 한 편으론 이것이 잘못된 일이며 설령 이렇게 해서 유우나를 AI로 되살린다 한들 결국 그것이 유우나 본인이 아니란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지에게는 선택의 여지도, 이것을 거부할 의지도 없습니다.
계획을 제안한 시게무라 교수부터가 부모 대신 자신을 돌봐주았던 은인이고, 유우나를 잃었단 슬픔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렇기에 에이지는 교수만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보이죠. 여기 에이지 역시 교수처럼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유우나를 지키지 못했고, 자신의 한계로 절망을 경험하고, 부모에게 버려진 에이지에게 죽은 유우나는 무엇보다 큰 존재입니다.
그만큼 유우나를 지키기로 했기에 자신이 유우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에이지는 유우나에게 얽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에이지의 정신은 완전히 망가져 있었으니까요. 극장판에서 나온 공략파를 향한 분노, 복수심, 유우나를 살리겠단 집착은 모두 이 여파인거죠.
에이지가 망가진 건 유우나란 존재가 그만큼 에이지에게 소중한 사람이었고, 현실에서도 에이지를 잡아줄 사람이 없었다는 비극이 불러온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에이지가 극장판에서 벌인 행동이 악행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한편으로 저렇게 망가지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나마 극장판 이후로 구원을 받았다는 게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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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카야바 개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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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놀이 하고 싶어서 ㅈㄹ한 카야바는 ㄱㅅㄲ라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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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카야바 개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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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 둘의 설정을 팔수록 카야바를 용서할 수 없어집니다.. | 20.10.24 15: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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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놀이 하고 싶어서 ㅈㄹ한 카야바는 ㄱㅅㄲ라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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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야바의 신놀이 때문에 유우나를 비롯해 죄없는 사람들이 죽고 소중한 사람을 잃고 살아남은 생존자들도 고통받았죠.. | 20.10.24 15: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