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라 울어
마음껏 울어
산타 할아버지는
군대 안 오는데
울든 말든 뭔 상관이야
산타 할아버지는
사기꾼이네
나쁜 애들에겐 선물 주면서
착한 군인 주는 게 없네
취침할 때 기상할 때
훈련할 때 정비할 때도
산타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외면하시네
울어라 울어
마음껏 울어
산타 할아버지는
군대 안 오는데
울든 말든 뭔 상관이야
울든 말든 뭔 상관이야
- 부들부들 부들들
이렇게 올해 2010년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도 산타에게
외면받는다는 현실 속에서 눈물짓고 있는 전 세계 군 장병들.
"......................................"
그걸 보며 오랜 세월 동안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있던 산타
2010년대 마지막 크리스마스이고 하니 특별히 선심쓰자는 생각에 선물을
한가득 푸짐하게 싸고 무작위로 부대 하나를 골라 방문하기로 했다.
물론... 명색이 군 부대인 만큼 이번에는 루돌프가 아니라 군대의 사나이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차원에서 붉고 아름다운 모빌슈트 사자비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목적지인 군 부대에 도착한 산타표 사자비.
"메리 크리스마스~!!!"
"......................................"
그 감격스러운 광경을 보며 잠시 말을 잃던 군 장병들.
그리고
"이 X놈 색희!!!!!"
- 퍼걱
"!?!?!?!?!?!?"
이어지는 잔혹한 구타.
"이 색희야 수백 년 동안 뭐하다가 이제서야 기어들어와 앙!?!?!?!?"
"아아악 아아악!!!!"
...수없이 오랜 세월 동안 외면받아오는 현실과 한을 되물림해온 군 장병들의
쌓이고 쌓인 한은 진작에 증오로 탈바꿈할 정도로 무시무시했던 것이다...
결국 선물 다 뜯기고 신나게 털려 너덜걸레가 된 산타표 사자비.
급기야 헤드 내부의 콕피트 블록마저 뽑히고 말았다.
"......................................."
그리고 그걸 보던 군 장병들의 눈에서 위험한 빛이 번뜩이더니
곧바로 군대식 구기 종목의 향연으로 이어졌다.
군 부대 속에서의 흔하디 흔한 축구 경기.
군 부대 속에서의 흔하디 흔한 농구 경기.
급기야 야구 경기마저.
결국 모처럼 선심 쓴 산타 할아버지는 이렇게 군 장병들의
쌓이고 쌓인 원한이 폭발하는 구기 경기 속에서 최후를 맞이...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한 게 아니었다!?!?!?!?
"갑자기 다른 볼일이 생겨서"
"저 붉은 모빌슈트의 원래 주인에게 선물만 양도했는데 내가 안 가길 천만다행이구먼."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가엾은 우리의 호구의 대명사 샤아는 이번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군 장병들의
원한의 구기 경기 속에서 마구 뒤흔들리며 최후를 맞이하는 것인가?
"그러게 말이오. 천만 다행이었소이다 산타클로스."
...어라? 살아있다?
산타: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자네, 어떻게 저 속에서 살아남았나?
샤아: 이 작성자 인간이 크리스마스마다 나한테 하는 짓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뭔가 불안한 마음에...
"이 황금 바보 광대를 대신 태워서 보냈소. 예전 내가 저 놈이
타던 기체를 빌려갔다가 털린 답례라고 둘러대면서 말이야."
이래서 눈치빠른 호구가 싫어
산타: 그럼, 저 안에는 처음부터 자네가 아니라 그 황금 바보 광대가 타고 있었다는 말인가?
샤아: 뭐, 그렇소.
산타: 아하, 어쩐지 메리 크리스마스라 외치는 소리가 뭔가 예능감 있게 들리더니 그래서였구만. 그럼 지금쯤 그 인간은...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샤아: 뭐 이렇게 평소의 카오게이를 선보이며 마구 흔들리고 있지 않겠소.
산타: 그게 저렇게 끝날 일이던가?
산타: 저러다 결국에는 '황금 바보 광대였던' 것이 되지 않을까 하네만...
산타: 뭐, 우리가 당하는 게 아니니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지?
샤아: 그렇소이다. 오랫동안 당신에게 외면당하던 군 장병들도 쌓이고 쌓인
울분을 토해낼 샌드백도 얻고 선물도 털어냈으니 다 같이 좋은 일 아니겠소.
산타: 자네는 전용 기체를 잃고 난 준비한 선물들을 죄다 잃었지만... 뭐, 그래도
이렇게 살아서 느긋하게 저 광경을 구경할 수 있으니 충분히 싸게 먹힌 거겠지?
샤아: 당연한 것 아니겠소. 따지고 보면 저 인간도 간만에 "야심한 밤" 시리즈를
찍는 거니 다 같이 좋은 것 아니겠소. 허허허허허.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자네도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 이어일세. 하하하하하하. 어디 가서 한 잔 하세나.
"그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안!!!!!!"
그렇게 샤아와 산타는 느긋하게 자기들 대신 털리는 공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유린당하는 황금 바보 광대의
고통을 느긋하게 감상하며 위의 유열 신부스러운 미소 속에서 2010년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만끽했다고 한다.
뭐, 이 둘 말대로 방문받은 군 장병들은 선물 다 뜯어내고 샌드백도 얻었으니 해피 엔딩이라 할 만하지 않을까?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왜 크리스마스에 산타도 저 붉은 호구도
아닌 날 끄집어내고 X랄이야!!!!!?"
이 황금 바보 광대가 뭐라고 떠드는지는 그냥 무시하고.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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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매년 크리스마다 작성했던 이 시리즈도 이제 6주년입니다. 올해는 2010년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이기도 해서 특별히(?) 군 장병 분들께 산타가 찾아가기를 희망하는
차원에서 산타 겸 샌드백도 하나 보내줬고, 크리스마스마다 패러디로 놀림거리가 되던
샤아도 특별히 이번 편에서는 행복한 마무리로 만들어 다 같이 행복한 결말로 했습니다.
예? 황금 바보 광대요? 얘도 모처럼 야심한 밤의 시리즈 찍는 거잖아요. 낄낄낄낄낄낄.
어쨌든 내년부터 시작되는 2020년대는 모든 게 잘 되길 기원하며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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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리가 되게 인상적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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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산타 할배! 풍선이 되어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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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리가 되게 인상적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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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산타 할배! 풍선이 되어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