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말 방송된 용왕이 하는 일 9화와 3월의 라이온 2기 17화는
각각 원작 4권과 8권의 하이라이트를 다뤘습니다.
히나츠루 아이와 사이노카미 이카의 대결을 다룬 용왕이 하는 일 9화와(이하 용왕)
시마다 8단과 야나기하라 기장의 대결을 다룬 3월 2기 17화(이하 3월).
딱히 어느 한 쪽이 뒤쳐진다는 평가는 옳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쇼기 대국을 다뤘는데 어째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평이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화를 비교하면서 화면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용왕의 한 장면입니다.
이카가 아이에게 역전당한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수를 이어나가고,
그런 이카에게 아이가 당차게 자신이 야이치의 1번 제자라고 선언하는 장면입니다.
당황한 이카의 모습에서 천천히 줌 아웃하며
다음 수를 두는 이카와 쇼기 판을 한번 씩 교차하고
초점을 살짝 옆으로 두어서 아이가 막 둔 수를 클로즈업
이어서 응수하는 아이의 손에서 얼굴로 빠르게 팬 업
응수한 반상 컷에서 빠르게 전신 샷 비율로 줌 아웃
이번엔 3월의 한 장면입니다.
야나기하라 기장의 하시보(끝보)가 한 칸 더 앞으로 치고 나온 직후
시마다 8단이 맞받아치는 장면입니다.
시마다 8단의 눈 익스트림 클로즈 업과 야나기하라 기장의 전신 샷 교차
직후 시마다 8단 바스트 샷과 입 클로즈 업
쇼기판 부감 샷과 다시 눈 클로즈 업으로 복귀
3D로 쇼기판을 천천히 팬 다운(이 시퀀스에서 유일하게 카메라가 움직이는 장면)
시마다 8단의 고정된 전신 샷에 손이 다가오다가
다시 쇼기 판 부감+클로즈 업 컷.
손을 뗌과 동시에 두 사람 모두의 부감 컷
용왕과 3월의 이 두 장면은 똑같이 30초 정도의 분량입니다.
두 장면의 차이점은 지극히 간단합니다.
카메라가 움직이느냐, 그렇지 않느냐.
컷에서 시청자들의 보는 우선순위는 일반적으로
대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실제로는 카메라에 더 가깝습니다.
정확히는 카메라가 따라가는 '액션'이 가장 우선순위가 됩니다.
그래서 용왕의 경우 시청자들은 대사보다는 빠르게 움직이는 카메라의 액션에 집중하고,
3월의 경우 고정돼있는 캐릭터, 즉 시마다 8단이 내뱉는 독백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결과, 용왕의 경우 캐릭터들이 하는 '행동'에 극의 초점이 맞춰지게 되고,
3월의 경우 캐릭터의 '내면'에 극의 초점이 맞춰지게 됩니다.
실제 원작의 스타일 차이도 그렇지만, 그 때문에 극 전체의 분위기가
용왕의 경우 격동적이지만 다소 가볍고 급하게 느껴지는데 반해,
3월의 경우 비록 정적이고 무겁지만 깊은 여운이 남죠.
물론 이런 정적인 연출은 스포츠 애니에는 전혀 걸맞지 않는 방식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3월의 라이온이 보여주는 방식은 스포츠물 실격에 가깝죠.
왜냐면 '긴장감'이 없거든요.
하지만 3월의 경우 애초에 쇼기를 스포츠 창작물의 매개체로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휴먼 드라마의 소재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단적인 예로, 2기 15화에서 소야와 키리야마의 대국은 아예 중간에 끊고 결과를 간접적으로 보여줬죠.
용왕은 그에 반해 완전히 스포츠물 연출의 모범답안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다는 소리가 적지 않은 것은 단순히 연출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냥 1쿨 분량이 소설 5권에게는 너무나도 과분한 것 뿐이죠.
'사키'를 예로 들어볼까요?
원작 만화 7권까지의 분량을 2쿨에 담아서 충실하게 애니로 만들어낸 이 미소녀 스포츠물은
용왕처럼 격동적인 연출을 했지만 그를 받쳐주는 분량이 충분했습니다.
캐릭터들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분량이 말이죠.
'던만추'의 원작 5권까지가 코믹스 7~8권임을 감안한다면
용왕 역시 지적을 피하려면 2쿨이 적절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잘 감이 안 오신다면 가정을 해봅시다.
용왕이 2쿨이었다면 야이치와 츠키미츠 회장을 대국을 통해 '용왕 야이치'를 알 수 있었겠고,
야샤진 아이의 캐릭터가 단순히 성격 나쁜 츤데레 꼬맹이보다는 더 복합적이었겠죠.
오이시 옥장은 단순한 사우나 사장 겸 프로기사 그 이상의 캐릭터를 가졌겠고,
로쿠로바 타마요와 코즈에 센이라는 보석같은 캐릭터들을 접할 수 있었겠으며,
무엇보다 소라 긴코가 평범한 츤데레 S성향 사저로 그치지 않았겠죠 18!!
스포츠물은 격동적인 연출을 받쳐주기 위한 '인간극장'이 필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용왕 애니는 전체적으로 인간극장이라는 다이아몬드에서
모난 부분을 전부 쳐낸 뒤에 평범한 유리구슬로 만든 느낌입니다.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애니판이 받는 비판과도 비슷한 맥락이죠.
원작의 디테일을 애니판에서는 너무나도 죽여놨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나마 사쿠라장에서는 2쿨이라는 분량을 이용해서 '그 임팩트'를 충분히 살려냈지만,
용왕은 2쿨조차도 주어지지 않았죠.
다시 화면연출 이야기로 돌아와서,
'액션'만큼은 어떻게든 살려서 야이치가 다시 용왕전에 서게 되는 그 무대를
한정된 분량을 살려서 만들려고 하는 제작진의 노력은 정말 눈물나고, 어느 정도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원작에서 받었던 무대의 인상은 콘서트 홀 혹은 콜로세움인데 비해,
애니에서 지금까지 5권 분량을 위해 만들어준 무대는 고등학교 축제 수준에 불과해보입니다.
똑같이 카메라를 격렬히 흔들면서 주인공의 힘을 띄워주는데,
사키에서 미야나가 사키가 해내는 역전승과 용왕에서 히나츠루 아이가 하는 역전승은
무게감 차이가 심하게 납니다.
어느 쪽이 묵직한 지는,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원래 따로 9화 리뷰를 하려 했는데 하다 보니 적을 것이 너무 없어서
이렇게 가만히 있던 3월의 라이온을 끌고 와서 까봅니다.
다음주부터 5권 분량에 돌입하는 용왕.
3화나 배정을 해줬으니까 지금보다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다음 주 마마마 극장판이 개봉하네요.
저번 글에선 ost리뷰만 해봤는데, 이번엔 정식으로 tv판 리뷰를 해볼까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다는 말을 남기며,
지금까지, 스투코프라는 인생챔을 찾고 승률 65퍼를 찍고 있는(빠대지만), 입덕술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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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독백이나 저런 내면 묘사를 좋아해서 3월의 라이온이 더 재미있었네요. 말씀하신대로 용왕이 하는 일이 빠르고 가벼운 느낌이라면 3월의 라이온은 정적이고 무거운 느낌인데, 마찬가지로 그런 여운이 남는 분위기를 좋아해서 아무래도 용왕보다는 3월 쪽이 더 기억에 남고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취향의 문제네요 게다가 기장전은 원작에서부터 호평이었던 명에피소드이니. 휴방하는 동안 제작진이 원기옥을 모아온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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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1쿨은 진짜 개오바인듯요 원작에서 로리 파트는 쉬어가는 파트인데 메인 파트인 쇼기 파트를 희생하고 로리 파트만 부각시키니 애니가 제대로 굴러가지가 않음 계속 진행을 하다가 뚝뚝 끊기는 느낌만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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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소라 긴코가 평범한 츤데레 S성향 사저로 그치지 않았겠죠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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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독백이나 저런 내면 묘사를 좋아해서 3월의 라이온이 더 재미있었네요. 말씀하신대로 용왕이 하는 일이 빠르고 가벼운 느낌이라면 3월의 라이온은 정적이고 무거운 느낌인데, 마찬가지로 그런 여운이 남는 분위기를 좋아해서 아무래도 용왕보다는 3월 쪽이 더 기억에 남고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취향의 문제네요 게다가 기장전은 원작에서부터 호평이었던 명에피소드이니. 휴방하는 동안 제작진이 원기옥을 모아온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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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1쿨은 진짜 개오바인듯요 원작에서 로리 파트는 쉬어가는 파트인데 메인 파트인 쇼기 파트를 희생하고 로리 파트만 부각시키니 애니가 제대로 굴러가지가 않음 계속 진행을 하다가 뚝뚝 끊기는 느낌만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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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소라 긴코가 평범한 츤데레 S성향 사저로 그치지 않았겠죠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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