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써보는 메론빵크림입니다.
루리웹 유저인 친구의 인도로 여기에 들어왔습니다만
애니 그 자체에 대한 분석보다는 모노가타리 시리즈라는 애니를 통한 작가에 대한 분석이라 과연 올려도 될지 조심스럽네요. 애니메이션이 아닌 소설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요.
혹시라도 규정에 어긋난 곳이 있다면 덧글로 말씀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본 내용은 제가 수업 시간에 니시오 이신에 대해 발표한 ppt와 본문입니다.
보고서 형식으로 본문을 작성했기 때문에 존댓말이 아닌 ~다. 형식의 딱딱한 글인 것을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애니메이션 <이야기시리즈>의 오토리모노가타리, 즉 미끼이야기 까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 방영됐지만 혹시나 해서 씁니다.
---
니시오 이신과 그의 캐릭터
목차
1. 서론
2. 니시오 이신 소개
3. 니시오 이신의 캐릭터 작법
4. 모에 캐릭터 살해자 니시오 이신
1) ‘모에’란무엇인가?
2) ‘모에요소’라는‘데이터베이스 소비’
5. 죽거나, 변하거나
1) 몸 죽이기(kill)
2) 모에 죽이기(change)
6. 결론
서론
본 발표에서는 니시오 이신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그의 소설의 가장큰 특징인 ‘개성적인 캐릭터’에 대해 알아본다.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그의 별명인 ‘모에 캐릭터 살해자’ 를 통해 읽어보고, 일본의 서브컬쳐 구조와 연관시켜 분석하고자 한다.
니시오 이신 소개
西尾維新 NISIOISIN
니시오 이신은 일본의 작가로, 1981년생이다. 2002년 <헛소리시리즈>의첫권 <잘린머리사이클>로 제 23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다. 코단샤의 비정기간행문예지인‘메피스토’와 ‘파우스트’의 간판 작가로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다.
작품의 성향은 미스터리, 세카이계 소설로 분류되고있다. 비록 라이트노벨 브랜드에서 발매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소설은 라이트노벨, 캐릭터 소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니시오 이신은 엄청난 집필 속도로도 유명하다. 그가 10년동안 낸 소설의 개수는 62개로 약 18000페이지, 즉 한달에 150페이지=75장짜리 단편 하나를 쓴 것이 된다. 실제로 그는 글자수를 기준으로 하루에 쓰는 양을 결정한다고 한다. 인터뷰에 따르면 15분에 700자, 2시간에 6000자, 하루에 20000자를 쓰고, 15분 내에 쓰는 글자 수에 따라 컨디션을 판단한다고 한다. 그 엄청난 집필 속도로 인해 데뷔 초에 <교토의 괴동>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한 작품에서 말장난과 이름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필명인 니시오 이신부터가 NISIOISIN, 회문이다. 작품 내의 정형성을 파괴하는 전개 방식과 요소로도 유명하다.
본 분석에서는 니시오 이신의 대표적인 두 작품만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헛소리 시리즈>
"말만을 의지하며 가까스로 살아가는 소년과 세계를 지배하는 파란 머리 천재소녀의 이야기"
< 소녀불충분>
절해의 고도에 숨어사는 재벌가의 공주님이 "과학ㆍ회화ㆍ요리ㆍ점술ㆍ공학" 각각의 분야를 대표하는 다섯 명의'천재' 여성을 초대한 순간, "외딴 섬Ⅹ밀실Ⅹ목 없는 사체"의 연쇄사건이 시작된다! |
니시오이신의 데뷔작으로 추리와 미스터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스스로를 ‘결함제품’이라고 칭하는 주인공 ‘헛소리꾼’이짱이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것을 서술해 나가는 것이 주된 전개이다. 초반에는 미스터리 소설이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능력자 배틀물이라고 불리는 만화적인 전개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라이트노벨에 가까워진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개념인 ‘헛소리’란 주인공 이짱의 무기이자, 그를 나타내는 표현 방식이다. 그는 헛소리로 자신을 나타내며, 적을 현혹시키고, 회유해 사건을 해결하고, 때론 독자를 속이기도 한다.
<이야기 시리즈>
“죽어가는 괴물을 도와줘 버린 위선자와 그를 사랑해버린 흡혈귀의 이야기”
<소녀불충분>
고등학교 3학년인 소년 아라라기 코요미는 지난 3년간 같은 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말을 해 본 적이 없는 소녀 센조가하라 히타기의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된다. 그녀의 비밀은 다름 아닌 체중이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
주인공인 고등학교 3학년 아라라기 코요미가 봄방학 때 흡혈귀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각종 괴이들과 휘말리며 여러사람들을 도와주는 이야기이다. <헛소리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탐정 소설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사건의 의뢰, 조사, 해결이라는 구조가 반복되나 그 사이에 일본의 민속학적 코드와 신화적 요소들이 섞여있다.
이 작품에는 헛소리의 자리에 만담이 있다. 일본의 만담은 보케(ボケ)와 츳코미(突っ込み)가 2인조의 콤비가 되어 대화를 주고 받는 개그 같은 것이다. 주로 바보 같은 말을 하고 (ボケ) 딴죽을 거는(突っ込み) 형식이다. 이야기시리즈는 샤프트의 신보 아키유키 감독에 의해 2009년 애니메이션화되었고, 현재까지 제작중이다. 샤프트 특유의 연출방식이 이야기시리즈와 잘 맞는다는 호평을 받고있다.
니시오 이신의 캐릭터는 강한 개성을 갖고 있다. 이것은 니시오 이신 만의 독특한 캐릭터 만드는 방법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니시오 이신은 캐릭터를 만들 떄 먼저 이름부터 정한다고한다. 그 후에 키워드를 중심으로 캐릭터를 부풀려간다. 그래서 니시오 이신의 캐릭터들은 많은 이명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비슷한 캐릭터를 거의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니시오 이신의 캐릭터 만들기는 이름을 붙이고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것이 다른 라이트노벨 작가들과의 다른 점인데, 바로 캐릭터를 죽임으로써 비로소 완성시킨다는 것이다.
3. 모에 캐릭터 살해자
니시오 이신의 특징적인 별명 중 하나는 바로 ‘모에 캐릭터 살해자’ 이다. 데뷔작인 <헛소리시리즈> 부터 워낙 모에 캐릭터를 잘 죽여서 붙여진 이름이나,<이야기 시리즈>에서는 다른 양상을 띈다. 니시오이신의 모에 캐릭터 살해는 <헛소리 시리즈>로대표되는 작품군의 ‘모에 캐릭터의 육체적 살해’와, <이야기 시리즈>로 대표되는 작품군 내의 모에 요소 자체를 없애거나 바꾸는 ‘모에의 살해’ 로 나눌 수 있다. 니시오 이신은 전자의 경우 말 그대로 캐릭터를 소설의 스토리 안에서 죽여버리고, 후자의 경우 단순한 변화가 아닌 거의 죽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충격적인 변화를 의도적으로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 발표에서는 니시오 이신의 특징 중 하나인 모에 캐릭터 살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모에 캐릭터를 죽이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모에’가 무엇이고 ‘모에 캐릭터’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성이 있다. ‘모에’의 한자는 싹틀 맹萌자이다. ‘모에하다’는 대상에 대해 사랑스러운 마음이 싹튼다, 매력을 느낀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캐릭터의 ‘모에 요소’라고 한다면 캐릭터의 ‘매력포인트’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포스트모던 시대의 오타쿠 문화에서 모에 요소는 매력 포인트 이상의 역할을 한다. 신조 가즈마의 『라이트노벨‘초(超)’입문』(소프트뱅크신서, 2006)에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유형 분류가 등장한다. 이러한 캐릭터의 유형 분류가, 바로 ‘고양이 귀’, ‘츤데레’,‘메이드’, ‘여동생’ 과 같은 모에 요소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은 캐릭터가 모에 요소의 조합을 갖추고 있고, 독자들은 그 모에 요소를 캐릭터로부터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들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등장인물 나가토 유키의 모에 요소를 분석해보면, 쿨데레, 안경, 문학소녀, 교복, 전투미소녀(갸날픈 몸과 뛰어난 능력의 갭) 등이 있다. 이러한 모에 요소들은 다른 캐릭터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될수 있다. 이것은 캐릭터가 모에 요소라는 거대한 데이터 베이스의 조합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던 사회에서는 이데올로기나 사회규범이라는 공동체가 공유하는 규범이 효력을 잃게 되는, 커다란 이야기의 상실이 나타난다. 포스트모던의 사회에서 그 커다란 이야기의 자리에는 이제 데이터베이스라는 커다란 비이야기가 있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애니메이션, 게임, 라이트노벨 같은 작은 이야기들은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데이터베이스 안에는 모에 요소들이 있고, 캐릭터 역시 모에 요소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캐릭터를 소비하는 독자층은 캐릭터 안에 있는 모에 요소를 파악하며 그 밑에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읽어낸다. 작가와 독자가 커다란 비이야기,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는 것을 전제로 각각의 작품, 캐릭터라는 작은 이야기는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해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모에 요소는 독자가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장치일 뿐만이 아니라, 독자가 캐릭터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모에 요소를 갖춘 캐릭터라는 존재는 내면과 인격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캐릭터가 아니라, 임의의 상황에서 정해진 행동과 정해진 대사의 묶음으로 간주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된다. 위에서 본 나가토 유키의 경우, ‘쿨데레 캐릭터다’ ‘문학소녀 캐릭터다’ 라고 한다면 독자들은 앞으로 나가토의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 말이 없겠구나. 이런 상황에서 나가토는 어떻게 행동하겠구나. 성격과 특정행동을 독자가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캐릭터는 왜 모에 요소에 조합에 의해 만들어지고, 오타쿠는모에 요소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것은 오타쿠 문화의 특성과, 특히 ‘캐릭터소설’의 소비 패턴과 관련이 있다.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소설은 기존의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처럼 감상되기보다는 빠르게 소비될 것을 요구 받는다. 독자는 소비자, 작가는 생산자, 모에는 상품이라는 구도를 띄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 소설 역시 단행본보다는 잡지에 가깝게 판매된다. 낮은 연령대의 독자층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회전률이 빨라야 하고, 서사의 구조적 짜임새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이 우선시된다. 모에 요소가 데이터베이스화 된 것은, 그것이 끊임없이 시장에서 팔리면서 집적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잘 팔리는 모에 요소,인기를 얻는 모에 요소는 데이터베이스화되고, 작가들은 이미 잘 팔린다고 검증된 모에요소를 조합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다. 나가토는 레이의 ‘쿨데레’라는 모에 요소를 계승했고, 그것은 다시 타바사에게로 계승되고 있다.
4. 죽거나, 변하거나
1) 몸 죽이기(kill)
이제 니시오 이신의 모에 캐릭터 살해 논의로 돌아가서, 먼저 캐릭터의 육체적인 죽음으로서의 ‘모에 캐릭터 살해’를 살펴보고자 한다.
<캐릭터 추모 온리전>이라는 것을 아는가? 이 행사는 작품 속에서 죽은 캐릭터들을 추모하기 위한 장례식의 형식에, 코미케, 코믹월드와 같은 동인지 판매 행사를 결합한 것이다. 사진과 같이 죽은 캐릭터의 영정 사진이 쭉 늘어서 있으며 사람들은 캐릭터가 좋아하던 물품과 꽃을 바치기도 한다. 이는 황당한 모습으로 비쳐질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판타지소설 해리포터를 읽으면서 시리우스 블랙의 죽음에 눈물짓기도 하고, 영화 주인공이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것에 슬퍼하기도 한다.
이렇게 각오를 갖고 캐릭터를 죽인다고 한 니시오 이신이지만, 몇몇 작품에서는 정말 무자비한 모습을 보여준다. <헛소리 시리즈>에서는 한 권당 평균 3명씩 죽어나가고, 그의 또다른 작품 <칼 이야기>에서는 등장인물 30명 중 약 4명을 빼고 모든 캐릭터가 다 죽는다. 심지어 죽는 캐릭터들은 단순한 엑스트라가 아니다. 캐릭터들은 개인의 엄청난 개성과 독특한 매력을 전부 드러낸 후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이렇게 캐릭터를 죽이는 이유에 대해 발표자는 역설적으로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죽인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라는 것은 사실상 허구의 존재이다. 소설에서는 텍스트로, 만화에서는 점과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기호의 집합체이다. 하지만 죽음은 현실이다. 생각해보면, 만화나 소설의 캐릭터는 죽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와 다른 차원에서 영속적으로 존재하는 개념들이다. 만화 도라에몽이나 짱구의 작가는 모두 죽었지만 도라에몽과 짱구는 죽지 않았다. 현실의 우리는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죽는데 말이다. 따라서 캐릭터라는 허구의 존재, 비 리얼리즘으로 죽음이라는 현실, 리얼리즘을 묘사하는 것은 사실상 모순적이다. 이러한 모순을 추구하며 영원할 것 같았던 캐릭터에게 죽음을 부여한다는 것은 가상의 존재인 캐릭터를 현실의 인간을 닮아가게 하려는 시도이다.그로써 캐릭터는 캐릭터로써의 죽음을 통해 현실에 한 발자국 다가가게 되며, 독자에게 인간으로써 가까워지게 된다.
2) 모에 죽이기(change)
캐릭터의 육체적 살해 외에, 현실성을 획득하기 위한 방법이 하나 더있다. 그것이 <이야기 시리즈>에서 보이는 ‘모에 그 자체의 살해’이다.
이 캐릭터는 <이야기시리즈>의 등장인물 센고쿠 나데코이다. 뱀의 괴이에 휘말려들어서 주인공인 아라라기 코요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오프닝과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청순 가련하고, 귀엽고, 피해자에, 오빠에게 도움을 청하는,다분히 모에 요소를 의식한 듯한 캐릭터,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캐릭터이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충격적 변화를 겪게 된다.
대체 어떤 세상의 풍파가 지나갔길래 애가 이렇게 변한걸까.
전자는 <이야기시리즈> 괴물이야기 <나데코 스네이크> 에피소드의 모습이고, 후자는 미끼이야기의 <나데코 메두사> 에피소드에서의 모습이다. 거의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변화가 보인다. 이러한변화는 센고쿠 나데코라는 캐릭터를 ‘모에’하고 있던 오타쿠들에게는충격적인 배신으로 다가온다. 사귀는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가 사실 성격도 괴팍하고 입도 험했다든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이런 성격이었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만한 사실은 이러한 충격적인 변화가 <이야기시리즈>의 거의 모든 캐릭터에게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분명 보편적인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변화와는 차이가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의 변화는 성장의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 경우에도 외형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나루토의 경우 주인공의 정신적,신체적 성숙에 맞춰 키가 커지고 옷이 바뀌고, 나노하의 경우 주인공의 나이가 달라지며 신체적 특징이 바뀌었지만 얼굴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이것은 캐릭터의 외형이 캐릭터를 알아보게 해주는 기호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의 외형이, 특히 캐릭터를 제일 확연하게 구분하게 해주는 머리스타일이 각 캐릭터마다 특징적이며 거의 바뀌지 않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니시오 이신은 작품 내에서 반복적으로 캐릭터의 파격적인 변화를 꾀한다. 거의 모든 중요한 등장인물들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다른 옷을 입히고, 성격을 바꾼다. 이는 의도적으로 기존에 캐릭터에게 있던 모에 요소를 파괴하는, 데이터베이스로부터의 탈출을 꾀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파괴가 일어나는 경우 일차적으로 독자는 혼란을 겪는다. 기존에캐릭터의 ‘모에요소’라는 데이터베이스를 감지함으로써 캐릭터를 읽어내려는 시도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충격적인 변화가 그저 작가에 의한 설정파괴가 되지 않도록,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루어진다.
앞서 나데코의 예시를 보자. ‘말이 없다’ ‘사람과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 는 나데코의 특성은 ‘소심하다’ ‘부끄러움을 잘 탄다’ 라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괴물이야기 2권은 주인공인 아라라기 코요미의 시점으로 쓰여진 소설이기 때문에, 나데코는 소심하고 수줍음을 잘 타는, 피해자인 불쌍한 아이로 그려진다. 독자들은 여기에서 나데코의 조용한성격과 눈물을 글썽이며 코요미 오빠를 의지하는 모습, 요조숙녀, 현모양처스타일(大和撫子(やまとなでしこ)야마토나데시코)을 하나의 모에 요소로 느껴 비슷한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범주화하며 나데코에게 ‘모에’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이 없다’ ‘사람과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 라는 것은 ‘성격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방면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그것이 현실적인 관점이다. 반에서 말도 없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 아이는 귀여운 아이로 여겨지기보다는 문제가 있는 아이로 여겨지고, 쉽게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 니시오이신은 <미끼이야기>에서 나데코의 1인칭 시점으로 사건을 서술하면서 이러한 어두운 면을 극대화시키고 캐릭터를 비틀어 놓는다. 즉, 독자들 속에 형성되어 있던 캐릭터의 관념을 살해하고, 모에 요소라는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집적되어 만들어진 캐릭터로부터의 탈출을 꾀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좀 더 리얼한 캐릭터, 현실에 있을 법한 입체적인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나데코가 외치는 말인 “얌전한 녀석이 정말로 얌전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라는 것은 모에 요소 만으로 캐릭터를 읽고 있던 독자들을 향해 니시오 이신이 던지는 말이기도 하다.
네가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한가지 시선으로는 캐릭터를 단면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캐릭터는, ‘단면만 존재할 리가 없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독자들은 배신감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니시오 이신의 교묘한 설명에 납득하게 되고, 변화된 캐릭터를 수용하게 된다.
하지만 작중에서 변하지 않는 캐릭터가 있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이미 죽어있는 상태인 귀신, ‘하치쿠지 마요이’다. 이미 죽어 있는 하치쿠지 마요이는 머리를 자르지 않는다. 애초에 머리를 자를 수 없다. 이는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언젠간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죽은 것 뿐’ 이라는 주장을 상징하는것이기도 하다.
인생을 분기형 서사로 본다면, 인생의 끝인 죽음은 가능성의 상실이다. 죽은 사람은 어떠한 선택도 할 수 없고, 변화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다. 인생이 선택지의 연속이라면 결말(죽음)에 가까워질수록 볼 수 있는 엔딩은 확정되어가고, 다른 선택을 향한 가능성,변화의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그 사람에게 열려있던 모든 선택지가 닫힐 때 인간은 죽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변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의 증거가 된다. 캐릭터를 변화시킴으로써, 모에 요소를 살해함으로써 니시오 이신은 캐릭터를 살아있는 존재에 가깝게 만들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변화한 캐릭터를 다시 모에 요소로 분해하는 오타쿠에 의해 한계에 부딪친다. 새로운 존재로 변모한 나데코는 곧 ‘흑화’, ‘복흑’(腹黒(はらぐろ)하라구로), 얀데레라는 모에 요소를 갖게 된다. 니시오 이신은 캐릭터의 모에 요소를 파괴함으로써 데이터베이스에서의 탈출을 꾀했지만 오타쿠들은 캐릭터를 다시 분해함으로써 데이터베이스로 회귀시킨다. 오타쿠들은 나데코의 새로운 모에 요소에 ‘모에’하기 시작한다.
캐릭터를 데이터베이스로부터 탄생시키고 그 캐릭터가 다시 모에 요소로 분리되는 현상은 서브컬쳐의 오타쿠를 타겟으로하는 작품인 이상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모에 요소의 추구가 나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니시오이신이 모에 요소를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니시오 이신은 서브컬쳐에 통할 수 있는 모에 요소의 의도적인 배치와 파괴를 통해 그의 고유한 캐릭터 만들기스타일을 살리면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5. 결론
오타쿠들은 ‘모에 캐릭터인데 어떻게 죽일 수 있어!’ 라고 말한다. 하지만 반대로, 모에 캐릭터이기 때문에 죽는 것이다. 서브컬쳐의 환경 속에서 작가는 창작보다는 생산을 요구 받는다. 캐릭터 소설을 만들려면 데이터베이스로부터 모에 요소라는 스테레오타입을 갖고 와서 독자를 만족시킬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실제 인간들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고, 결국 죽는다. 작가가 캐릭터로 살아있는 인간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캐릭터 안의 요소를 변화시키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요소를 죽이거나, 아니면 캐릭터 자체가 죽거나해야 한다. 니시오 이신은 생산을 벗어나 창작을 하고 싶기 때문에 죽인다. 이것은 캐릭터 소설의 틀을 안에서 밖으로 깨버리는 것이다. 니시오이신이 만드는 캐릭터의 매력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참고문헌
아즈마 히로키(2007),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경기. 문학동네.
아즈마 히로키(2012),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서울. 현실문화연구.
파우스트 인터뷰「헛소리꾼 쓰는 법」. 서울. 학산문화사
니시오 이신 인터뷰 http://kai-you.net/article/4538
(IP보기클릭).***.***
그건 아무래도 장발, 단발, 포니테일, 트윈테일 같은 머리스타일도 이미 데이터 베이스 안에서 하나의 모에 요소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것을 간단하게 바꿈으로써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은 머리스타일이 거의 바뀌지 않는다'는 정형성을 파괴함과 동시에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는 것입니다. 위에 '모에 죽이기'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IP보기클릭).***.***
전 죽는건 관심없고 왜 멀쩡한 장발캐릭을 단발로 바꿔버리는가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IP보기클릭).***.***
제가 수업 시간에 니시오 이신에 대해 발표한 ppt와 본문입니다 --------------------------------------------------------- 진짜 발표하신 글이랍니다.
(IP보기클릭).***.***
전 단발로 만들어서 맘에들었음 단발 하네카와 핰핰
(IP보기클릭).***.***
여담이지만 우로부치 겐과 니시오 이신이 마마마 극장판 관련으로 만나서 대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 "여자아이에게 호된 일을 겪게 하는 건 힘듭니다" "맞아요, 그 마음 알죠"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서 기쁩니다" 그런 대화를 했다고 하는군요. 우로부치 겐도 니시오 이신과 한통속.. 일지도요 ㅋㅋ
(IP보기클릭).***.***
전 죽는건 관심없고 왜 멀쩡한 장발캐릭을 단발로 바꿔버리는가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전 단발로 만들어서 맘에들었음 단발 하네카와 핰핰 | 14.05.30 22:15 | |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175.213.***.***
. | 17.02.02 03:23 | |
(IP보기클릭)122.45.***.***
아카네에에ㅔ에에에에ㅔㅇ에에엥ㅇ에ㅔ에에ㅔ에엥ㅇ엥ㅇㅇ에엥ㅇ에에에ㅔㅇ | 17.02.03 06:26 | |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121.175.***.***
글쓰신분이 하고 싶었던 말은 1. 자신의 개성의 끝을 보여주고 그것으로 완결된다 - 육체 죽이기 2. 이전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더 매력적으로 또는 충격적으로 보이게 한다 - 모에 죽이기 단순히 죽는다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식으로 죽이느냐 | 17.02.03 02:28 | |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제가 수업 시간에 니시오 이신에 대해 발표한 ppt와 본문입니다 --------------------------------------------------------- 진짜 발표하신 글이랍니다. | 14.05.30 23:05 | |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59.187.***.***
(IP보기클릭)113.199.***.***
(IP보기클릭)221.138.***.***
(IP보기클릭)175.193.***.***
(IP보기클릭)122.34.***.***
(IP보기클릭)112.223.***.***
(IP보기클릭)123.111.***.***
자아비판. | 17.02.03 04:15 | |
(IP보기클릭)112.223.***.***
어후 씹덕후들 극혐.. | 17.02.03 09:42 | |
(IP보기클릭)123.111.***.***
비추실명ㄷㄷ | 17.02.03 09:55 | |
(IP보기클릭)218.158.***.***
(IP보기클릭)211.214.***.***
(IP보기클릭)123.213.***.***
맞아. 예쁜고 인기있는 케릭터를 죽여서 인기를 끄는건 나쁜 짓이야.
(IP보기클릭)180.71.***.***
으아아아아아 안대엥에에ㅔ엥ㅇ | 17.02.02 18:40 | |
(IP보기클릭)203.132.***.***
(IP보기클릭)121.175.***.***
(IP보기클릭)211.108.***.***
(IP보기클릭)6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