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달링 인 더 프랑키스 만화판 후기

[도호쿠 즌코]

태극엔딩으로 고통받았던 애니판이었기에 만화판은 더 나은 결말이 나오기를 바라며 지난 1년동안 원기옥을 비축하다 드디어 보게됐습니다.

전체적으로 애니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품성이 보완되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작화는 더욱 진화하신 야부키 선생님의 화력 덕분에 매우 눈호강 했고 스토리도 뇌절에 뇌절을 반복했던 애니와 달리 필요없는 부분은 과감히 잘라내고 핵심 부분만 집중하여 늘어지는 부분없이 시원하게 전개돼서 좋았고 결말도 개인적으로 바랐던 이미지에서 70% 정도 일치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등장인물의 드라마를 제외한 모든 설정이 부실하다는 단점은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은 좀 아쉽더군요.

그렌라간으로 비유하자면 나선왕 잡고 바로 엔딩 낸 느낌이라고나 할까 뭔가 더 보여줄 게 있음에도 급하게 완결낸 느낌이 다분했습니다.

세계관 묘사 부족

극도로 한정된 공간에서 통제받으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여주어 세계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 것과는 달리 정작 그 세계에 대한 묘사는 턱없이 부족해서 작중에서 묘사된 도시나 세계의 넓이가 별로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작중 외에선 도시 하나를 캠핑카 마냥 끌고다니면서 스케일을 어필하지만 정작 작중에선 미스틸테인 아니면 통제실만 비춰대다 보니까 미스틸테인이 그 도시에 속해있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듭니다. 또한 주역인 13부대가 다른 부대와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설정이 있는 만큼 다른 부대의 도시로 가서 13도시와는 차별화된 배경을 보여주는 식으로 세계관을 어필할 수도 있었을텐데 통제한다는 설정 때문에 이를 살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장르에 충실하지 못한 전개

명색에 SF 메카물임에도 메카물로서 재미를 못 보여주는 편입니다. 주역인 13부대의 경우 항상 위기 -> 기승전스트렐리치아 패턴만 보여주다 정작 그들이 보여줘야 할 성장은 나레이션으로 떼우고 다른 부대는 초반에 한 번 등장하곤 공기가 됐다가 자폭병으로 버려지고 뭔가 보여줄 것 같던 나인즈는 쩌리 규룡들을 처치하는 모습만 보여주다 규룡 공주에게 바로 털려버리고 최종결전도 결과적으론 무방비 상태였던 보스를 스트렐리치아가 막타쳤을 뿐인 등 메카는 그저 스토리를 전개시키기 위한 소모품 정도로 밖에 안 여겨집니다. 아이와 메카가 주 소재인 만큼 아이의 성장이 메카에 반영되는 전개가 나와야 하는데 이게 너무 부족했습니다.(그점에서 미츠루의 에피소드는 이를 만족시켜서 좋았습니다.)

등장인물 끼리의 드라마만 묘사되다 보니까 어른과 아이의 대립 또한 흐지부지해진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다른 작품이라면 어른들의 행각을 서서히 알아가 현실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대적하게 되는 게 왕도인데 만화판에선 "뭔가 좀 꺼림찍한데~" 정도로 끝나서 싱거웠고 결말에서 보여준 어른들에게 벗어나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 아이들의 경우 아이들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이뤄낸 독립이 아닌 어른들이 사라진 탓에 강제적으로 이뤄진 독립이나 마찬가지라서 아이들이 성장했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

드라마 부족

급전개 때문에 그런지 주인공인 히로와 제로투를 제외하면 다른 캐릭터들의 드라마는 애니판에 비해 많이 죽은 편입니다.

애니판에선 갈등을 겪고 성장했다는 묘사를 제법 보여줬지만 만화판에선 앞으로 더더욱 성장할 것 같다는 묘사 정도로 그친 감이 있습니다.

그나마 다른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에피소드나 스토리에 기여하는 부분이라도 있지만 조로메와 미쿠의 경우는 하치와 나나마저 있는 드라마를 안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조로메의 경우 애니에 나왔던 어른 여성의 존재마저 삭제되는 바람에 없던 드라마가 더욱 없어져버렸구요.

요약하자면 애니판이 가졌던 단점을 상당히 개선했지만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한계는 끝내 못 넘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만화판이었습니다.

차라리 규룡 공주와의 대립을 1부로 잡고 칠현인을 최종보스, 나인즈를 중간보스로 설정하고 본격적으로 어른과 적대하는 2부를 만들어 세계관을 확장하고 어른들로부터 벗어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메카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Meltlilith]

연재 분량이 좀 적긴하죠

60화 분량이면 만화책 한 10권 남짓 되려나 ..싶네요.

[에단 헌트]

요즘처럼 이세계 판타지에 목숨 건 일본 만화계에서 이 정도급의 작품이 나온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요. 이제는 7,80년대급의 레전드 작품 (드래곤볼, 명탐정 코난, 원피스) 은 일본에서는 아예 나오지 않을테니까 말이지요.

[준서죤]

한정된 화수도 그렇고 일단 아쉬움 크기는 하네요
워낙 애니판이 망친게 커서 코믹스판 보여준 개선된 전개가 빛나기는 하지만...

[츠쿤프트]

애니와 비교하면 만화책이 훨씬 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