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누리호 4차례 더 발사
신뢰도 높이는 ‘고도화 사업’ 추진
정부, 기업에 발사체 기술 이전해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 부응
우주 관광·대형 화물 수송 구상도
국내 최초 우주탐사선 ‘다누리’號
8월 美서 발사… 137일 항해 예정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2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7번째로 실용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린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는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추가 발사해 발사 신뢰도를 확보하고, 향후 2031년 달착륙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앞으로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더 발사해 발사 신뢰도를 확보하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이 추진된다. 여기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6873억원이다. 항우연은 이미 내년 상반기에 발사할 누리호 3호기를 제작 중이다.
고도화 사업을 통해 누리호는 내년 상반기 차세대 소형위성 2호, 2024년 초소형위성 1호, 2026년 초소형 위성 2∼6호, 2027년 초소형 위성 7∼11호 등 실용 위성을 순차적으로 수송한다.
정부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우주발사체 분야의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우주산업이 민간기업 주도로 재편되는 ‘뉴스페이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누리호 프로젝트는 2010년 3월 시작될 때부터 국내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를 전제로 진행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중공업 등 300여곳이 각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엔진 제작부터 체계 조립, 발사대 건설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에 동참하며 누리호의 성공을 이끌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민간 주도 우주산업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복직 한국연구재단 우주기술단장은 “이제는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할 준비가 된 것”이라며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될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서 누리호를 4차례 더 반복해 발사하게 될 텐데, 민간이 이어받아 발사체 체계를 종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지구궤도를 넘어 달과 화성까지 독자적 수송능력 범위를 넓히기 위해 차세대 발사체(KSLV-Ⅲ) 개발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현재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중으로 2023년부터 2031년까지 9년 동안 1조933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2030년에 차세대 발사체를 활용한 달 착륙 검증선을 발사해 성능을 확인한 뒤, 2031년에 달착륙선을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보다 훨씬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되지만 수송능력도 대폭 확대된다. 정부는 우주 관광과 대형 화물 수송도 가능토록 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차세대 발사체의 설계부터 최종발사에 이르는 전 과정은 항우연과 추후 선정될 체계종합기업이 공동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산 발사체 발사 성공도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여기서 만족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앞으로는 상용화할 수 있는 재사용 엔진 기술이나 3차원(3D) 프린팅으로 부품을 빠른 속도로 만들어 쓰는 등 해외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우주 기술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업체를 중심으로 재점화와 추력 조절 등 재사용 기반 기술 개발도 병행해 선진국과의 기술 간극을 좁히는 전략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첫 심우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첫 과제로 오는 8월 한국의 첫 우주탐사선인 ‘다누리’(달 궤도선·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KPLO)를 미국에서 발사한다.
다누리는 오는 8월3일 오전 8시37분쯤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며, 달까지 약 4개월 반(137일)의 항해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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