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아는 화려한 겉모습 속에 숨겨진 유약한 모습들이 정말 입체적으로 드러나는 캐릭터라고 생각함.
젊은 나이에 비해 능력이 출중하고
이상주의자에 과감함까지 겸비.
그런데 막상 그 속을 까보면 어린 시절부터 가진 트라우마, 세상에 대한 환멸, 라이벌인 아무로에 대한 과한 열등감 등
진짜 현실에 존재하는, 아무 한 사람 붙잡아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는 수준으로 전부 비춰줌.
나는 진짜 놀랍던 게 보통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포지션을 가진 캐릭터들은
늘 간드러지고 멋지고 장렬하게 비춰지는데
샤아는 안 그럼.
완벽하게 해내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나사 하나 빠져 있고(그에 비해 아무로는 뭐든 기계처럼 척척 해냄)
대의를 위해서 움직인다는 입과 다르게 그 안에는 아집과 상처로 가득하고
그러다 보니 계획대로 실행되는 듯하지만 막상 잘 가다가 문제가 터지고
끝내 역샤에선 다 ↗까고 내가 이렇게 된 건 내 탓이 아니다! 라면서 격한 감정을 토해내는 것도 보면
에반게리온 감독 안노 말마따나 진짜 알몸으로 춤추는 걸 보는 것 같음
바보 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바보에 미련덩어리.
말년에 마망 외치면서 별꼴 다 보이더라도 마냥 싫지는 않은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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