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별에는 술꾼이 살고 있었다.
아주 잠깐 들렸을 뿐이지만
이 별은 어린왕자를 몹시 우울하게 만들었다.
"뭘 하고 있어요?"
빈 술병 한 무더기와 술이 가득 찬 술병 한 무더기를 앞에 두고 말없이 앉아 있는 술꾼을 보고 어린왕자가 물었다.
"술을 마시지."
술꾼이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 술을 마셔요?"
어린왕자가 물었다.
"잊기 위해서지."
술꾼이 대답했다.
"무엇을 잊으려고 하는데요?"
측은한 생각이 든 어린왕자가 물었다.
"부끄럽다는 걸 잊기 위해서야."
고개를 숙이며 술꾼이 털어놓았다.
"뭐가 부끄러운데요?"
어린왕자는 그를 돕고 싶어 물었다
"술 마시는 게 부끄러워!"
술꾼은 이렇게 말하고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린왕자는 당황해서 그 별을 떠났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
어린왕자는 여행을 계속하면서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