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트와일라잇 시티의 공공시설, 트와일라잇 파크.
이곳에 위치한 어느 공터에서, 두 사람의 듀얼리스트가 서로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듀얼 디스크와 덱을 부딪힌다.
청사모 학생들에게 납치당한 자신의 여자친구, 진청월을 구하기 위해 카게야마를 반드시 쓰러뜨리겠노라 다짐한 하림.
청사모 학생들의 사주를 받아 청월을 납치하고, 하림을 이 자리에서 쓰러뜨려야 하는 카게야마.
두 사람의 듀얼이, 지금 막을 올리려 하고 있었다.
""듀얼!!!""
하림's LP : 8000
카게야마's LP : 8000
듀얼 개시가 선언되자 주머니에 있던 선후공 결정용 코인을 꺼내 하늘 위로 띄우는 카게야마.
카게야마가 던진 코인은 달과 별이 뽐내는 은은한 빛을 받으며 높이 솟아 올랐고, 이후 천천히 아래를 향해 내려오더니 카게야마의 손바닥에 정확히 안착하였다.
카게야마의 손에 쥐어진 코인에 따라, 이 듀얼에서 선공, 그리고 후공을 잡을 듀얼리스트가 결정된다.
하림은 카게야마의 손에 쥐어진 코인이 앞면을 향하고 있기를 바랐으나, 안타깝게도 카게야마가 던진 코인은 뒷면을 가리키며 카게야마의 선공을 확인시켜 주었다.
선공을 잡은 카게야마는 자신이 잡은 5장의 카드를 보자 괜찮은 패를 잡았는지 복면 너머로 미소를 지었고, 이후 포커페이스로 전환해 손에 쥐고 있던 5장의 카드 중 1장을 디스크에 꽂아 넣으며 듀얼의 시작을 알렸다.
"그럼 선공을 가져가도록 하지. 난 패에서 [첩자 마스터 HANZO]를 일반 소환."
카게야마가 패에 있던 5장의 카드 중 1장, [첩자 마스터 HANZO]를 패에 꽂아 넣자, 솔리드 비전의 영향인지 필드 위에 벚꽃잎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흩날리는 벚꽃잎을 본 하림은 대체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이 들었고, 이후 흩날리는 벚꽃잎을 배경 삼아, 카게야마가 소환한 몬스터, [첩자 마스터 HANZO]가 모습을 드러 내었다.
한조가 필드 위에 등장하자 카게야마가 사용하는 덱이 첩자 덱이라는 것을 확인한 하림은,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이 딱 생긴 것과 똑같은 덱을 사용한다는 것이 기가 막혔는지 헛웃음 소리를 내뱉었다.
하림이 헛웃음을 내뱉건 말건 상관 없이, 일반 소환한 [첩자 마스터 HANZO]의 효과를 발동하는 카게야마.
한조는 두 손을 모아 인을 맺는 듯한 자세를 취하더니, 카게야마의 덱에 있는 [인법] 카드, [은밀인법첩] 카드를 패에 추가시켜 주었다.
[은밀인법첩]을 가져온 카게야마는 여유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갑자기 무언가 거창한 미사여구들을 줄줄 읊기 시작했다.
"시노비의 기술을 연마하여, 뛰어난 힘을 보유한 자. 다양한 인법을 사용하며 싸우는 그의 모습에, 경외를 표하지 않는 자는 없나니."
"듀얼하다 말고 갑자기 웬 뚱딴지 같은 소리야??"
"한조의 힘을 얕보지 말고, 그의 힘을 느껴 보라는 소리다. 난 방금 패에 넣은 지속 마법 카드, [은밀인법첩]을 발동하지."
카게야마가 알 수 없는 말을 읊으며 패에 있던 [은밀인법첩] 카드를 꽂아 넣자, 흩날리는 벚꽃잎과 함께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은밀인법첩] 카드.
카게야마는 [은밀인법첩]의 효과를 발동해 패에 있던 [기갑첩자 어스]를 묘지로 보내고, 덱에 있던 또 다른 [인법] 카드, [기갑인법 골드 컨버전]을 필드 위에 세트하였고, 또 다시 알 수 없는 미사여구들을 줄줄 읊으며 방금 필드 위에 세트된 [인법] 카드, [기갑인법 골드 컨버전]을 발동, 필드 위에 나와있던 [은밀인법첩]을 파괴하며 덱에서 2장의 카드를 드로우하였다.
"모름지기 닌자의 비술이란, 상대에게 노출된 순간 그 존재를 없애야 하는 법. [은밀인법첩] 역시 너에게 노출되었으니, [기갑인법 골드 컨버전]으로 존재를 없앤다. 그것이 바로 닌자의 방식이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럼 계속하도록 하지. 하늘에 떠오르는 두 개의 달이여! 지금 이 곳에 시노비의 길을 비추어, 인내의 길을 걷는 자들을 안내하라!"
"저건 또 뭔 소리다냐...??"
"난 패에서 펜듈럼 스케일 1의 [황혼의 첩자-죠겐]과, 펜듈럼 스케일 10의 [황혼의 첩자-카겐]을, 펜듈럼 스케일에 세팅하겠다!"
"...잠깐, 펜듈럼이라고?!"
카게야마의 입에서 나온 단어를 듣자 하림은 순간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고가 정지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펜듈럼 소환. 서로 다른 스케일을 가진 펜듈럼 카드 2장을 마법/함정 존 양 쪽 가장자리에 놓고, 두 몬스터가 가진 스케일 숫자 사이에 있는 레벨을 가진 몬스터를, 패 또는 엑스트라 덱에서 가능한 만큼 특수 소환할 수 있는 소환법.
하지만 펜듈럼 소환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듀얼리스트는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없었다.
[엔디미온], 혹은 [마술사] 덱을 다루는 듀얼리스트 이외의 펜듈럼 중심 덱을 사용하며 펜듈럼 소환을 다루는 듀얼리스트는, 프로 듀얼 씬에서도 그 수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여기, 오로지 하림과 카게야마,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카게야마가 펜듈럼 소환을 다루는 듀얼리스트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소름 끼칠 정도로 놀라운 상황에 하림은 순간 모든 사고가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못했고, 펜듈럼 존에 [죠겐]과 [카겐]이 세팅되자 필드 위에는 그들의 이름 안에 담긴 뜻과 같은 두 개의 달, 초승달과 그믐달이 [죠겐]과 [카겐], 두 첩자 몬스터와 함께 어둠이 내려앉은 밤 하늘을 수 놓았다.
[죠겐]과 [카겐]이 양 쪽의 빛줄기에서 빛을 발하자 복면 너머로 미소를 지으며 전개를 이어 나가는 카게야마.
카게야마는 패에 있는 2장의 카드를 디스크에 꽂아 넣으며, 또 다시 거창한 미사여구와 함께 펜듈럼 소환을 실행하였다.
"지금 이 전장에 시노비의 길이 열렸도다! 인내의 길을 걷는 자들이여, 그대들이 지닌 칼에 마음을 담고 전장에 나타나라! 펜듈럼 소환!!!"
카게야마가 거창한 미사여구와 함께 펜듈럼 소환을 실행하자, [죠겐]과 [카겐]이 서 있는 곳 사이의 공간에 커다란 구멍이 나타났고, 구멍 안에서 두 줄기의 빛이 필드 위에 내려앉아 모습을 바꾸자, 카게야마는 펜듈럼 소환으로 특수 소환한 [첩자] 몬스터들의 효과를 발동해 어드밴티지를 벌기 시작했다.
"우선 첫 번째. [첩자 마스터 HANZO]가 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때, 난 덱에서 한조 이외의 [첩자] 몬스터 1장을 패에 넣을 수 있다."
"이번엔 몬스터 서치 효과야...?!"
"그리고 방금 발동한 한조의 효과에 체인을 걸어 두 번째, [야수의 첩자-바쿠]의 효과 발동. 바쿠가 특수 소환, 또는 리버스에 성공했을 경우, 자신의 묘지, 또는 마법/함정 존에 있는 [인법] 카드를 대상으로 하고 발동할 수 있다. 대상으로 지정된 카드를 주인의 패로 되돌린다. 난 묘지에 있는 [인법] 카드, [기갑인법 골드 컨버전]을 패로 회수하겠다."
"잠깐, 어드밴티지가 대체 몇 장이나 벌리는 거야...?!"
카게야마가 [첩자] 덱의 매커니즘을 활용해 계속해서 어드밴티지를 벌려 나가자, 대체 어드밴티지를 어디까지 벌어 들이고 있는 거냐며 당황을 금치 못하는 하림.
하림이 당황을 하건 말건 카게야마는 바쿠의 효과로 묘지에 있던 [기갑인법 골드 컨버전]을 다시 패로 되돌렸고, 특수 소환된 한조의 효과로 덱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첩자] 몬스터, [하늘의 첩자-토바리]를 패에 추가해 다음 턴을 위한 준비까지 확실히 하였다.
이어서 자신의 패에 있던 카드 1장을 마법/함정 존에 세트한 뒤 다음 전개를 시작하는 카게야마.
카게야마가 또 다시 알 수 없는 미사여구들을 줄줄 읊기 시작하자, 하림은 이제 포기한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카게야마의 전개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럼 이제 또 다른 시노비의 길을 보여주도록 하지."
"그냥 네 맘대로 하세요..."
"시노비의 길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 방금 전 네가 본 펜듈럼의 길 외에도, 첩자 덱에는 또 다른 길이 있지. 지금 그 길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그게 대체 뭔데?"
"열려라, 시노비의 길을 비추는 미래 회로!"
"이번엔 링크 소환?!"
카게야마가 이번에는 링크 소환을 선언하자 진짜 지긋지긋하다는 투로 소리를 지르는 하림.
하림이 그러건 말건 카게야마는 묵묵히 자신의 전개를 이어 나갔고, 필드 위에 나와 있던 [바쿠]와 먼저 일반 소환되어 있던 [한조]는, 필드 위에 나타난 링크 서킷에 뛰어들며 새로운 시노비의 길을 비추었다.
한조와 바쿠가 가리킨 링크 마커는 왼쪽 아래 대각선 방향과 오른쪽 아래 대각선 방향.
이 두 방향을 링크 마커로 가진 링크 2 몬스터는 셀 수도 없이 많았기에, 하림은 대체 어떤 몬스터가 나올 지 몰라 그저 마른 침만 꿀꺽 삼켰다.
카게야마가 다시 한 번 뜻을 알 수 없는 미사여구를 읊자 강렬한 빛을 발하는 링크 서킷.
이후 링크 서킷에서 벚꽃잎이 흩날리는 배경이 연출되더니, 그 안에서 새로운 [첩자]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노비의 길이란, 칼(刀)에 마음(心)을 품고 인내(忍)하는 길! 그 길을 걷는 자가, 지금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대체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못 알아 듣겠다, 야..."
"링크 소환! 링크 2, [첩자 마스터 SAIZO]!!!"
"사이조, 등장."
링크 서킷 안에서 벚꽃잎을 휘날리며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바로 [첩자 마스터 SAIZO].
하림의 눈 앞에 보이는 닌자 듀얼리스트, 카게야마처럼 검은 복장으로 눈을 제외한 온 몸을 가리고, 그 위에는 보랏빛의 닌자복을 덧입었으며, 어깨와 허리춤, 그리고 양 팔목에는 은빛으로 빛나는 갑옷까지 두른, 그야말로 닌자라는 이름에 딱 알맞는 복장을 갖춘 몬스터.
필드에 나타난 사이조는 손으로 인을 맺는 자세를 취하며 카게야마의 덱에 있던 [인법 분신술]을 필드 위에 세트하였고, 카게야마가 턴 엔드를 선언하자 드디어 자기 차례가 왔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하림.
하림은 이제 자신의 소중한 여자친구를 건드린 죄를 알라며 덱에서 힘차게 카드를 드로우하였다.
"그럼 이제 내 턴이다! 내 인생의 소중한 사람을 건드린 죄, 한번 뼈 저리게 느껴 보시지!!! 드로우!!!"
하림은 분노가 가득 찬 말투로 덱에서 힘차게 카드를 드로우하였고, 드로우한 카드를 보자 마침 지금 상황에 필요한 카드가 나와준 듯 미소를 지었다.
하림이 드로우한 카드는, 바로 상검 덱의 시작을 알리는 마법 카드, [용상검현].
하림은 방금 드로우한 [용상검현]을 빠르게 디스크에 꽂아 넣었고, [용상검현] 카드가 비추는 빛은 하림의 덱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상검] 몬스터, [상검군사-용연]을 패에 추가시켰다.
하림이 다루는 덱이 [상검] 덱이라는 사실을 목격한 카게야마는, 순간 눈빛이 흔들렸다.
자신을 고용한 청사모 학생들의 말에 의하면, 하림은 본래 [상검] 덱이 아닌 [불꽃성기사] 덱을 사용하는 듀얼리스트.
그런데 지금 여기서 [불꽃성기사] 카드가 아닌 [상검] 카드가 나오자, 카게야마 입장에선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에 없는 덱이 나오자 저게 대체 왜 나오는 거냐는 반응을 보이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카게야마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본 하림은, 혹시 청사모 학생들이 준 정보에 자신이 [불꽃성기사] 덱을 사용하는 듀얼리스트라는 사실이 있냐고 물었고, 카게야마는 그건 닌자의 규칙 상 말할 수 없는 것이라 말하자, 하림은 청사모 학생들이 카게야마를 사주할 때 자신의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 같다며 카게야마를 약 올리기 시작했다.
하림이 자신을 약 올리기 시작하자 속에서 열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지만, 이내 화를 다스리며 침착함을 표정에 드러내는 카게야마.
하림은 손에 쥐고 있던 5장의 카드 중 1장을 디스크에 꽂아 넣었고, 하림이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자 솔리드 비전이 몬스터의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 간다! 자신 필드 위에 효과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이 카드는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어! 부탁해, [천위룡-아슈나]!!!"
"쿠오오오!!!!"
솔리드 비전이 만들어 내는 한 줄기 빛 안에서, 하늘 높이 솟아 오르며 우렁차게 울부짖는 동양의 용 형태를 띤 몬스터, [천위룡-아슈나].
필드 위에 나타난 아슈나는 하림을 보고 이제 자기 차례가 된 거냐고 물었고, 하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개를 이어 나갔다.
"내 차례가 되었나 보군. 참으로 오래 기다렸다."
"네, 아슈나 님!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그대의 부탁, 반드시 이루어 주도록 하겠다!"
"고맙습니다! 그러면 갑니다! 열려라, 미래를 여는 서킷!"
하림이 링크 소환을 선언하자 이번에는 하림의 필드 쪽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링크 서킷.
필드 위에 나타난 링크 서킷을 본 아슈나는 망설임 없이 링크 서킷에 뛰어 들었고, 아랫쪽 방향 링크 마커가 붉은 빛을 점등하자 링크 서킷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링크 소환! 링크 1, [천위의 권승]!"
"천위의 권승, 지금 등장! 아자아자!!!"
새하얗게 빛나는 링크 서킷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대지의 기를 두른 [천위룡-아다라]의 기운을 몸에 두른 검은색 도복을 입은 소년, [천위의 권승].
[천위의 권승]은 효과가 없는 일반 몬스터로 취급되기에, 묘지에 잠들어 있는 [천위룡-아슈나]를 포함한 천위 몬스터들의 효과 발동을 위한 트리거가 되어줄 수 있다.
그 사실을 인지한 카게야마는 말 없이 필드 위를 바라보았고, 하림은 계속해서 전개를 이어 나갔다.
"계속해서 난 패에 있는 [천위룡-비슈다]의 효과 발동! 내 필드 위에 효과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이 카드를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다!"
"[아슈나]에 이어, 이번에는 [비슈다]인가..."
"부탁합니다, [천위룡-비슈다]!!"
"쿠오오오오!!!!"
하림이 디스크에 [천위룡-비슈다] 카드를 꽂아 넣자, 안 그래도 어두운 필드에 더욱 더 어둡고 사악한 기운을 가득 품은 몬스터, [천위룡-비슈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슈다]가 필드 위에 나타나자 예상보다 듀얼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 같다고 예감하는 카게야마.
그리고 카게야마의 그 예감은, 하림이 꺼낸 또 하나의 카드로 인해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어서 난, 패에서 [천위룡-아다라]를 일반 소환!"
"[천위룡-아다라]라면... 튜너 몬스터!!!"
"쿠아아아!!!!"
솔리드 비전이 만들어 내는 모래폭풍 속에서, 자신의 위용을 과시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천위룡-아다라].
[아다라]가 필드 위에 나타나자 [비슈다] 역시 이미 모든 준비는 끝났다며 명령만 내려 달라고 하였고, 두 몬스터의 부탁에 하림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아다라가 나왔군. 그럼 이제 준비는 끝났으니, 명령을 내려다오!"
"가지, 비슈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그럼 갑니다, 천위룡 님들! 난 레벨 7의 [천위룡-비슈다]에, 레벨 1의 튜너 몬스터, [천위룡-아다라]를 튜닝!"
"자, 간다!!!!"
하림이 싱크로 소환을 선언하자 하늘 높이 날아 오르는 두 마리의 천위룡.
두 마리의 천위룡은 서로 길을 교차하며 장관을 만들어 냈고, 이후 아다라가 녹색 고리가 되어 비슈다를 감싸며 밝은 빛을 비추는 길이 되었다.
"붉은 제왕이여! 전장으로 진격해 앞을 가로막는 적을 쓰러뜨려라!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레벨 8! [상검대사-적소]!!!"
"상검대사 적소, 지금 이곳에 행차하였도다!!!"
두 마리의 천위룡이 가리킨 빛의 길에서 나타난 몬스터는, 바로 상검 덱의 핵심 카드라 불리는 싱크로 몬스터, [상검대사-적소].
필드 위에 안착한 적소는 곧바로 효과를 발동해 하림의 덱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상검] 몬스터, [상검사-막야]를 패에 추가시켰고, 이어 뒤를 돌아 하림을 바라보며 하림과 대화를 시작하였다.
"내 도움이 필요한가?"
"네! 어서 오세요, 적소 님!"
"적소 님, 저도 여기 있습니다!"
"권승, 그대도 나와 있었군."
"네! 이제 저기 있는 첩자들한테 한 방 크게 먹여 주자구요!"
"당연히 그래야지. 하지만 전장에서 한 순간의 방심은 곧 패배로 이어지는 지름길. 저 자들이 어떤 인술을 사용해 우리를 농락할 지 모르니, 항상 신중에 신중을 기해 움직여야 한다."
"알겠습니다, 적소 님!"
적소와 권승의 대화에 이래야 자기 몬스터들이라는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짓는 하림.
이후 하림은 방금 전 묘지로 보내진 [천위룡-비슈다]의 효과를 사용하였고, 묘지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비슈다]는 당장이라도 한조를 잡아먹을 것처럼 필드 위에 나와 있는 한조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림은 [비슈다]의 효과에만 집중한 나머지, 카게야마가 세트한 카드를 간과하고 있었다.
바로 전 턴에 사이조의 효과로 세트되어 있던 지속 함정, [인법 분신술].
카게야마는 한조가 비슈다의 효과 대상으로 지정되자 망설임 없이 필드 위에 세트하고 있던 [인법 분신술]을 발동하였고, [인법 분신술] 카드가 오픈되자 한조는 손으로 인을 맺은 뒤 자욱한 연기와 함께 필드 위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이런, 저걸 잊고 있었네...!!!"
"닌자를 상대할 때는 언제나 방심은 금물. 그 점을 잊지 말도록."
"칫...!!!"
"그럼 지속 함정 [인법 분신술]의 효과. 릴리스한 한조의 레벨과 같은 레벨 합계 이하의 수가 되도록, 덱에서 [첩자] 몬스터를 특수 소환할 수 있다."
"뭐라고?!"
"릴리스한 한조의 레벨은 4. 따라서 난 레벨 합계 4가 되도록 덱에서 [첩자] 몬스터를 특수 소환한다."
"레벨 4가 되도록 특수 소환?!"
"시노비류 인술, 그림자 분신! 나와라, [토바리]! [바쿠]!"
카게야마가 인을 맺는 포즈를 취하며 덱에 있던 카드 2장을 디스크에 꽂아 넣자, 솔리드 비전이 만들어 내는 흩날리는 벚꽃잎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두 마리의 [첩자] 몬스터.
그 중 한 마리는 전 턴에 나왔던 [바쿠]와 똑같은 닌자의 비술이 담긴 두루마리를 입에 물고 있는 닌자견, [야수의 첩자-바쿠].
다른 한 마리는 보랏빛의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날카로운 발톱을 뽐내는 새의 형상을 띤 닌자, [하늘의 첩자-토바리].
두 몬스터가 필드 위에 나타나자 하림은 지긋지긋하게도 나온다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 잡았고, 카게야마는 특수 소환된 [바쿠]의 효과를 발동, 묘지에 있는 다른 [인법] 카드, [은밀인법첩]을 패로 회수하였다.
카게야마가 효과 처리를 마치자 이제 다 끝난 거냐며 배틀 페이즈를 실행하려는 하림.
하림이 배틀 페이즈를 실행하는 그 순간, 카게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또 다시 알 수 없는 말을 읊기 시작했다.
"닌자의 길에는 여러 갈래가 존재하지. 운명이라는 공간에서 움직이는 진자가 가리키는 길,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길. 그리고... 서로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아, 새로운 힘을 수행하는 길!"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여기서 닌자의 새로운 길을 보여 주도록 하겠다! [하늘의 첩자-토바리]의 효과, 발동!"
카게야마가 [토바리]의 효과 발동을 선언하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하림.
토바리는 자신의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린 듯 미소를 지으며 인을 맺었고, 바쿠 역시 이 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낮게 그르릉거리는 울음소리를 내었다.
카게야마가 인을 맺는 자세를 취하자 필드 위에 나타나는 형형색색의 소용돌이.
여러 색이 섞여 회전하는 소용돌이가 나타나자, 하림은 이번엔 설마 융합 소환이냐며 당황한 표정으로 소용돌이를 바라 보았다.
"뭐야... 이번엔 융합 소환이야?!"
"정답이다, 결투자. 그럼 시작하도록 하지. 난 필드 위에 있는 [하늘의 첩자-토바리]와, [야수의 첩자-바쿠]를 융합한다!"
"시노비류 인술, 닌자 융합!"
"아우우우!!!!"
토바리가 인을 맺고 인술 발동을 선언하자 그에 화답하듯 늑대와 같은 울음소리를 내는 바쿠.
이후 두 첩자 몬스터는 신비로운 소용돌이 안으로 뛰어 들었고, 두 몬스터를 빨아들인 소용돌이는 회전 속도를 올리며 이내 새로운 몬스터를 필드 위에 불러 내었다.
"하늘을 걷는 자여. 인술을 단련한 야수와 하나 되어, 명경지수로 향하는 길을 비추어라!"
"대체 뭐가 나오려는 거야...?!"
"융합 소환! 등장하라, 레벨 6! 전장을 휩쓸며 적을 교란하라! [전쟁의 첩자-메이젠]!"
"메이젠, 등장."
두 몬스터가 뛰어든 융합의 소용돌이 안에서 나타난 것은, 바로 [첩자] 덱의 융합 몬스터 중 하나, [전쟁의 첩자-메이젠].
마치 카게야마 본인을 그대로 빼다 박은 모습을 한 메이젠은, 필드 위에 안착하며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적, [적소]와 [권승]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 보았다.
[메이젠]의 등장에 적소와 권승 역시 만만찮은 상대가 나타난 것을 직감하곤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 보았고, 그렇게 두 사람의 배틀 페이즈는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감도는 전투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서로의 목표를 위해 부딪히는 두 명의 듀얼리스트, 하림과 카게야마.
과연 이 두 사람의 듀얼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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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편 연재 완료!
이번 편은 개인 사정 때문에 조금 급하게 끝낸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덕분에 이 듀얼은 3편이나 가게 되었습니다...ㅠㅠ
작가의 사정 때문에 질질 끌리게 될 이 듀얼은, 과연 누구의 승리로 끝이 날까요?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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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그게 그런 뜻도 되는군요...^^;;; 이번 편 제목은 닌자에 들어가는 한자 중 하나인 참을 인(忍) 자를 파자해서 칼 도(刀) 자랑 마음 심(心) 자로 나눈 거였습니다. | 23.03.26 17:5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