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시티, 황혼 중학교.
이곳에선 수많은 학생들이, 저마다의 미래를 위해 학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곳, 황혼 중학교 2학년 2반 교실.
이곳에 배정된 학생들은 며칠 전에 있었던 프로 듀얼리스트들과 두 학생의 듀얼을 떠올리며, 자신들도 그 듀얼을 발판 삼아 자신들의 듀얼을 만들기 위해 듀얼 실력을 연마하는 데에 열중하고 있었다.
"흠... 이 카드는 내 덱에 어울리려나?"
"이 카드는 이렇게 사용해서 내 덱이랑 걸맞는 시너지를 낼 수 있구나."
"흠, 그러니까 이 루트는 이렇게 해서... 으아아!!! 전개 루트 외우는 거 겁나 어렵다!!!"
"그러게 나처럼 쉽고 강력한 엘드리치 덱을 하라니까, 왜 전개 루트 복잡하기로 유명한 싱크론 덱을 짰냐?"
"야, 싱크론 덱에는 로망이 있다고! 레벨 낮고 스탯 약한 몬스터들이 서로 힘을 모으고 모아 강력한 몬스터로 탈바꿈한다! 이런 로망을 또 어디서 접할 수 있겠냐?"
"그럼 굳이 싱크론이 아니더라도, 리리컬 루스키니아라는 선택지가 있잖아? 걔네도 정크도플처럼 약한 몬스터들이 서로 힘을 합쳐 싸우는 컨셉이어서 너랑 잘 맞을 것 같은데."
"후후후. 물론 LL도 그런 컨셉이 좋지. 하지만 난 역시 싱크론 덱으로 로망을 현실에 실현하는 게 좋다구!"
"에휴, 널 누가 말리겠냐..."
서로의 덱을 자랑하는 학생들의 수다는 어느새 2학년 2반 교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
싱크론 덱으로 로망을 실현하겠다는 학생과 엘드리치 덱으로 쉽고 간편한 방법으로 강력한 파워를 낼 수 있다는 학생들의 대화를 넘어, 다른 학생들 역시 자신의 덱을 점검하며 자신의 덱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었다.
저주받은 하인 덱을 사용하는 어느 학생은 언데드족을 서포트하는 카드와 상대 플레이를 견제할 수 있는 범용 견제 카드를 어디까지 채용하냐를 놓고 고민 중이었고, 울트라 애슬리트 덱을 사용하는 어느 학생은 견제력을 조금 포기하는 대신 파워를 더 강화하느냐, 아니면 파워를 조금 포기하고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견제력을 강화하느냐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학생들이 서로 덱 구성과 단점 보완, 그리고 전략 구상에 집중하고 있을 때, 갑자기 2학년 2반 교실 문을 열고 나타난 한 여학생이 있었다.
검은색과 갈색이 섞인 듯한 머리카락과 눈동자, 그리고 손을 갖다대면 손이 베일 것 같이 오똑하고 날카롭게 세워진 코, 그리고 선명한 선홍빛을 띠는 입술.
한 눈에 봐도 여러 남자들 홀릴 것 같은 미인상을 가진 이 여학생은, 2학년 2반을 넘어 황혼 중학교 전체에 울려 퍼질 듯한, 아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자신이 이 교실에 찾아온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듀얼 챔피언 진홍월 님과 에스트렐라 님이랑 듀얼한 녀석들이 있다고 들었다!!! 두 분과 듀얼한 녀석은 당장 튀어 나와!!!"
"으악! 저 여자애는 대체 누구야?!"
"쟤 무슨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다냐...??"
"근데 겁나 예쁘게 생겼다... 나중에 고백 한 번 해 볼까?"
"아서라, 쟤 같은 애들은 주변에 남학생들이 엄청 드글거린다."
"윽..."
갑자기 2학년 2반 교실에 찾아온 여학생을 보고 놀란 가슴을 부여잡는 2학년 2반 학생들.
일부 남학생들은 그 여학생의 외모에 반해 고백할 타이밍을 재려 하는 모습을 보였고, 여학생들 역시 같은 여자도 홀릴 그 여학생의 외모와 목소리에 빠져든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2학년 2반에 찾아온 여학생은 다시 한 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홍월과 스트 팀과 듀얼한 학생을 찾기 시작했고, 여학생의 기차 화통 소리인지 폭포 떨어지는 소리인지 모를 고성에, 자리에 앉아 있던 하림은 귀찮은 일이 생긴 것 같다는 말을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 이거 귀찮은 일이 생긴 것 같은데?"
"그러게 말이다."
"하는 수 없지. 당사자가 나서서 이 소동을 잠재워야겠다."
"아니, 내가 갈 테니까, 림이 넌 그냥 여기 있어."
"뭐?"
"저 여자애한테서 뜨겁게 불타오르는 듀얼리스트의 투지가 느껴져. 그러니 내가 나서서 저 불꽃을 마주해야지."
"야, 호철. 진짜 괜찮겠어?"
"나한테 맡겨 둬. 마침 며칠 전에 있었던 듀얼에서 활약하지 못한 기회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풀어야겠어."
하림이 교실에 찾아온 여학생을 상대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그런 하림을 제지하며 자신이 대신 나가겠다고 말하는 호철.
호철은 얼마 전 하림과 한 팀이 되어 벌였던 홍월과 스트 팀과의 듀얼에서 자신이 활약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있었고, 오늘이 바로 그 한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여학생의 도전에 응하겠다고 하였다.
그런 호철을 보며 하림은 잠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호철의 뜻을 존중하며 자기 몫까지 잘 하고 오라 말하며 호철을 격려하였다.
하림의 격려를 받은 호철은 자신감 가득한 미소를 보이며 그 여학생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고, 어느새 여학생의 코 앞까지 다가와 도전에 응하겠다고 말하였다.
"내가 바로 진홍월 님과 에스트렐라 님과 듀얼한 듀얼리스트, 김호철이다."
"호오, 그래?"
"네가 누구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한테 듀얼을 걸어 왔으니 당연히 거기에 응해 줘야겠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마음에 드네. 좋아, 그럼 따라와. 전장으로 안내하지."
자신의 도전을 호철이 받아 들이자 여학생은 호철에게 따라 오라는 말을 남기며 발걸음을 옮겼고, 호철 역시 여학생의 뒤를 따라 여학생이 안내하는 듀얼 필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이 듀얼 필드를 향해 움직이자 2학년 2반 학생들은 모두 호철과 여학생의 뒤를 따라 듀얼 필드로 이동하였고, 하림 역시 친구인 호철이 행여 무슨 안 좋은 일을 당할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학생들 무리에 합류해 이동하였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학생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2학년 1반의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
이곳이 바로 호철과 여학생의 치열한 결투가 벌어질, (여학생의 말을 빌려 비유하자면) 피로 얼룩진 전장이었다.
이곳에는 호철과 여학생의 듀얼을 보기 위해 모인 2학년 2반 학생들 외에도, 여학생이 배정된 교실인 원래 이 듀얼 필드의 주인, 2학년 1반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학생들은 모두 큰 소리로 자기들이 속한 반의 학생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각자 위치에 선 호철과 여학생은 서로 통성명을 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 난 2학년 2반의 김호철이다. 그 쪽의 이름은?"
"2학년 1반, 한수진이라고 한다."
"한수진... 이름은 얼굴처럼 예쁜데, 말투는 꽤 세구나."
"입 닥치고 듀얼 디스크나 차."
"하여튼 성질머리 하고는. 그럼 준비하지."
자신의 이름을 한수진이라고 말한 여학생은, 얼굴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빠져들게 할 정도로 엄청난 미인이었지만 성격은 꽤 험한 학생이었다.
수진의 험한 말투에 한숨을 내쉰 호철은 가방에서 덱과 듀얼 디스크를 꺼내 자신의 왼팔에 장착하였고, 호철이 듀얼 디스크 장착을 마치자 수진 역시 자신의 덱과 듀얼 디스크를 꺼내 자신의 왼팔에 장착하였다.
서로의 덱과 듀얼 디스크가 장착되자 장내에는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2학년 2반 학생들은 수진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기에 저마다 호철에게 조심하라는 말을 외쳤고, 2학년 1반 학생들은 수진의 실력이라면 저런 꺽다리 쯤은 문제 없이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수진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호철과 수진, 두 사람의 선후공을 정할 코인 토스를 맡은 사람은 바로 하림.
주머니에서 듀얼 전용 코인을 꺼낸 하림은 두 사람에게 서로 앞뒷면을 정하라고 말하였고, 하림의 말에 수진은 자신만만하게 앞면을, 호철 역시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뒷면이라고 말하였다.
두 사람이 서로의 운명을 결정하자, 하림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코인을 하늘 높이 띄웠다.
하림의 손을 떠난 코인은 재빠르게 하림의 손에 다시 안착하였고, 하림의 손에는 두 사람의 선후공이 결정될 운명이 기록된 코인이 쥐어졌다.
하림이 천천히 열어 코인을 보자 두 사람의 표정은 확연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림의 손에 쥐어진 코인은, 정확히 앞면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코인 토스의 결과는 수진의 선공.
선공을 잡은 수진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가 덱에서 카드 5장을 뽑았고, 호철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가 덱에서 카드 5장을 뽑았다.
"그럼 2학년 2반, 김호철 학생과! 2학년 1반, 한수진 학생의 듀얼을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아!!!!"
"두 사람 모두, 준비는 끝났습니까?"
"물론이죠, 심판 님!"
"빨리 시작 선언이나 하시죠."
"하여튼 까칠하기는... 그럼 김호철 학생 대 한수진 학생의 듀얼을 시작하겠습니다! 듀얼, 개시!!!!"
""듀얼!!!""
호철's LP : 8000
수진's LP : 8000
하림이 듀얼 개시를 선언하자 환호성으로 가득 차 오르는 2학년 1반의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
첫 번째 턴을 잡은 수진은 좋은 패가 잡힌 듯이 미소를 지었고, 이어 패에 있는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으며 자신의 전개를 시작하였다.
"그럼 내 선공. 우선 난 카드를 2장 세트하도록 하지."
수진이 손에 들고 있던 5장의 카드 중 2장을 마함 존에 세트하자, 호철은 수진의 덱이 마법/함정 카드 중심으로 움직이는 덱이거나, 아니면 현재 패로는 딱히 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리버스 카드를 세트한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런 호철의 생각은, 마치 호철에게 이거나 먹으라고 말하는 것처럼 가뿐하게 빗나갔다.
수진이 다음에 꺼내든 카드는, 호철의 예상 따위는 가볍게 뛰어넘는 특별한 카드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어서 이 카드의 효과를 발동하겠어. [언체인드트윈스 아루하]의 효과, 발동!"
"뭐?!"
수진의 입에서 나온 카드의 이름은, 바로 [언체인드트윈스 아루하].
수진의 덱이 언체인드 덱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호철은, 자신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에 크게 당황하며 두 눈을 비비고 필드를 살피기 시작했다.
언체인드 덱. 필드의 카드를 파괴하는 것을 트리거로 사용해 전개하는 덱.
마치 자신에게 걸린 족쇄를 부수고 나오는 것처럼, 언체인드 덱 역시 자신 필드의 카드를 파괴하는 것으로 효과 트리거를 발동시키는 덱이었다.
호철은 수진이 언체인드 덱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당황하며 식은땀을 흘렸고, 수진은 그런 호철을 본 체 만 체하며 자기 전개를 이어 나갔다.
"[언체인드트윈스 아루하]는, 자신 필드 위의 카드 1장을 파괴하는 것으로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는 몬스터지. 난 필드 위에 세트한 카드 2장 중 1장을 파괴하고, 아루하를 특수 소환하겠어!"
"하앗!!!"
수진이 듀얼 디스크에 [언체인드트윈스 아루하] 카드를 꽂아 넣자, 마치 자신의 몸에 묶인 족쇄를 부수고 나오는 것처럼 필드 위에 세트된 카드를 파괴하며 필드 위에 나타나는 [언체인드트윈스 아루하].
온 몸에 어둡고 칙칙한 복장을 입고, 팔과 다리에는 자신을 묶고 있던 족쇄 조각이 붙은 몬스터, [언체인드트윈스 아루하]가 모습을 드러내자, 양쪽 끝에서 듀얼을 지켜보고 있던 학생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언체인드트윈스 아루하의 등장에 경악하며 입을 다물지 못하는 2학년 2반 학생들과, 수진의 언체인드 덱을 보고 환호하기 시작하는 2학년 1반 학생들.
특히 1반 학생들은 수진의 언체인드 덱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듀얼에선 반드시 수진이 이길 거라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수진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나왔다, 수진이의 언체인드!!!"
"좋았어!!!"
"이걸로 저 꺽다리 녀석은 듀얼 패배 확정이나 마찬가지란 말씀!!!"
"가라, 수진아!!! 저 빌빌거리는 꺽다리 녀석한테 크게 한 방 먹여줘!!!"
수진의 언체인드 전개가 시작되자 한 목소리로 수진을 응원하기 시작하는 2학년 1반 학생들.
반면 2학년 2반 학생들은 수진의 언체인드 덱을 보고 경악한 나머지 입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고, 두 반 학생들의 상반된 반응을 뒤로 한 채 수진은 아루하의 효과로 파괴한 세트 카드의 효과를 발동하였다.
"아루하의 효과로 파괴한 카드의 효과를 발동. [언체인드 쌍극]!"
"크윽...!!!"
"세트되어 있는 [언체인드 쌍극]이 효과로 파괴되었을 경우, 덱에서 언체인드 몬스터 1장을 특수 소환할 수 있지. 나오너라, [언체인드소울 슈야마]!"
수진이 덱에서 빠져나온 카드를 디스크에 꽂아 넣자, 솔리드 비전의 힘으로 필드 위에 솟아오르기 시작하는 인형.
딱 봐도 섬뜩한 기운이 풍겨져 나오는 인형은, 마치 무언가를 봉인한 것처럼 쇠사슬에 꽁꽁 묶여 있었다.
필드 위에 솟아오른 인형은 어느새 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했고, 이내 인형의 몸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인형 안에 있던 사나운 악마의 혼령, [언체인드소울 슈야마]가 자신에게 걸린 봉인을 산산조각내며 필드 위에 등장했다.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크고 우렁찬 울음소리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푸른색 개의 모습을 한 악령, [언체인드소울 슈야마].
슈야마의 모습을 본 2반 학생들은 모두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고, 1반 학생들은 겁에 질린 2반 학생들을 비웃으며 더욱 더 힘차게 수진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저... 저게 대체 뭐야?!"
"진짜 무섭게 생겼다...!!!"
"저 녀석, 성질도 엄청 더럽겠지?"
"아하하하!!! 저 겁쟁이들 좀 봐!!!"
"수진이의 슈야마를 보고 엄청 쫄았네!"
"수진아, 후딱 끝내버려!"
2반 학생들의 겁 먹은 모습을 보고 조롱하는 1반 학생들을 뒤로 하고, 수진은 묵묵히 자신의 전개를 이어 나갔다.
슈야마를 꺼낸 수진은 지체 없이 슈야마의 효과를 발동하였고, 슈야마는 당장이라도 자신에게 달려드는 모든 것을 갈갈이 찢어버릴 것 같은 날카로운 발톱을 휘둘러 수진의 필드 위에 있는 아루하와 세트 카드를 파괴하였다.
슈야마의 발톱에 필드 위에 있던 아루하와 세트 카드는 그대로 파괴되었고, 수진은 슈야마의 효과로 파괴된 아루하와 세트 카드의 효과를 발동해 전개를 이어 나갔다.
"그럼 슈야마의 효과로 파괴한 아루하와, 세트해 두었던 [언체인드 쌍도]의 효과를 발동! 이 효과로 난 덱에서 총 2마리의 언체인드 몬스터를 특수 소환할 수 있다!"
"2마리나....?!"
"우선 쌍도의 효과로 덱에서 언체인드 몬스터 1장을 특수 소환하겠어."
"누가 몬스터를 2마리나 소환하게 놔둘 것 같아?! 난 패에서 [하루 우라라]의 효과를 발동!"
"칫, 저 패에 우라라가 있었나."
호철이 [언체인드 쌍도]의 효과인 덱에서 언체인드 몬스터 1장을 특수 소환하는 효과에 [하루 우라라]로 체인을 걸자, 수진은 [언체인드 쌍도]의 효과가 무효화당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혀를 찼다.
묘지에 있던 [언체인드 쌍도]의 효과를 막기 위해 호철의 패에서 날아가는 강아지귀 모양의 귀를 가진 요괴 소녀, [하루 우라라].
수진의 묘지로 날아간 우라라의 손짓에 수진이 발동한 [언체인드 쌍도]는, 흩날리는 벚꽃잎에 휩싸여 필드 아래로 내려 앉았다.
하지만 [하루 우라라]의 효과로 막을 수 있는 카드는 단 1장 뿐.
[언체인드 쌍도]의 효과는 우라라에게 막혔어도, [언체인드소울 아루하]의 효과는 그 어떤 카드에도 방해받지 않았다.
수진은 아루하의 효과로 덱에서 빠져나온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고, 솔리드 비전과 함께 필드 위에 나타난 몬스터는, 아루하와 대비되는 하얀 옷을 입은 동자, [언체인드트윈스 라키아]였다.
[언체인드트윈스 라키아]가 모습을 드러내자 호철은 현재 패에 [무덤의 지명자]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였다.
설령 [무덤의 지명자] 카드가 패에 있었더라도, 수진이 선공을 잡은 이상 발동할 수도 없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으니까.
긴장 가득한 모습으로 식은땀을 흘리는 호철을 뒤로 하고, 수진은 계속해서 전개를 이어 나갔다.
"그럼 계속하겠다. 열려라, 우리의 속박을 깨부술 미래 회로!"
"링크 소환인가...!!!"
"난 필드 위에 있는 [언체인드소울 슈야마]와, [언체인드트윈스 라키아]를 링크 마커에 세트!"
수진의 링크 소환 선언이 떨어지자 빛의 기둥이 되어 링크 마커를 향해 날아가는 슈야마와 라키아.
윗쪽과 아랫쪽 방향 링크 마커에 슈야마와 라키아가 세트되자, 링크 마커는 빛을 발하며 새로운 몬스터를 불러내기 위한 길을 비추었다.
"너의 몸에 묶인 사슬을 부수고, 이곳에 나타나라! 링크 소환! 링크 2, [언체인드소울 라기아]!!!"
"크아아아!!!!"
눈부신 빛 속에서 나타난 몬스터의 정체는, 바로 목과 다리에 족쇄가 묶여 있는 푸른색 개의 혼령, [언체인드소울 라기아].
[언체인드소울 라기아]의 등장에 두 반 학생들은 다시 한 번 상반된 반응을 보였고, 1반 학생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수진은, 패에 들고 있던 카드 2장을 전부 세트한 뒤 턴 엔드를 선언하였다.
필드 위에 리버스 카드가 2장이나 깔리자 호철은 혹시 저것도 파괴를 트리거로 발동하는 카드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었고, 드로우 페이즈에 드로우한 카드를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전개를 시작하였다.
"휴... 다행히 나와줬구나."
"자, 어서 카드를 꺼내시지."
"그럼 시작한다. 난 패에서 이 카드를 소환하겠어! 부탁한다, [사테라나이트 데네브]!"
"데네브, 지금 여기에 등장했습니다!"
호철이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자 마치 우주에 뜬 별들처럼 찬란한 빛과 함께 등장하는 별의 기사, [사테라나이트 데네브].
필드에 소환된 데네브는 자신의 효과를 발동해 호철의 덱에 있던 [사테라나이트 알타일] 카드를 패에 추가시켰고, 데네브의 소환에 반응해 호철의 패에 있던 또 한 명의 별의 기사, [테라나이트 류라]가 찬란한 별빛과 함께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류라는 자신의 효과를 발동해 호철의 덱에서 [테라나이트 세이크리드] 카드를 패에 추가시켰고, 호철이 테라나이트 덱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수진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테라나이트 덱이라... 확실히 내 언체인드 덱을 상대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덱이지."
"자, 그러면 어디 한 번 몸 좀 풀어 보실까! 부탁할게, 데네브! 류라!"
"네!"
"맡겨 주십시오, 마스터!"
"좋아! 그러면 난 레벨 4의 [사테라나이트 데네브]와 [테라나이트 류라]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간다!!!"
호철이 엑시즈 소환을 선언하자 필드 위에는 마치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며,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 같은 블랙홀이 나타났다.
데네브와 류라는 두 줄기의 빛이 되어 블랙홀 안으로 뛰어 들었고, 두 몬스터를 빨아들인 블랙홀은 큰 폭발을 일으키며 새로운 몬스터를 불러 내었다.
"별을 수호하는 기사여! 지금 동료들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아, 진정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라!!!"
"어떤 몬스터가 나올까..."
"엑시즈 소환! 나와라, 랭크 4! 별을 수호하는 기사,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
"하앗!!!"
블랙홀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바로 별을 수호하는 기사들의 힘을 한 곳에 모아 진정한 수호 기사로 각성한 별을 지키는 기사,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
한 때 공식 듀얼에서 사용이 금지된 금지 카드 중 1장이었지만, 파워 인플레이션에 밀리고 밀려난 지금은 제한 카드로 내려온 카드이다.
하지만 제한 카드로 내려왔다고 해서 이 카드의 효과가 약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단지 프톨레마이오스보다 더욱 강력한 카드들이 많이 나옴에 따라, 프톨레마이오스의 제재가 약해진 것 뿐이다.
필드에 등장한 프톨레마이오스는 자신의 상대인 [언체인드소울 라기아]를 노려보며 이번 듀얼을 반드시 호철의 승리로 끝내겠노라 다짐하였고, 호철은 리버스 카드 2장을 세트한 뒤 턴 엔드를 선언하였다.
엔드 페이즈가 선언되자 프톨레마이오스는 자신의 효과를 발동해 호철의 엑스트라 덱에 잠들어 있던 [스테라나이트 델타테로스]를 자신의 오버레이 유닛으로 만들었고, 프톨레마이오스의 효과 처리가 끝나자 다시 수진의 턴이 돌아왔다.
드로우한 카드를 보며 미소를 짓는 수진과, 그런 수진을 보며 마른 침을 꿀꺽 삼키는 호철.
과연 이 두 사람이 벌이는 듀얼에서, 승리의 여신은 누구에게 미소를 지어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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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연재 완료!!!
이번 편에선 지난 편 듀얼에서 세트 카드만 남긴 호철이의 덱을 테라나이트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 한수진의 덱은 언체인드 덱으로 결정.
언체인드 덱이 비록 현실에선 불미스러운 일에 엮여 온갖 비난, 멸시, 조롱 등 안 좋은 반응은 다 받고 있지만, 그래도 덱 자체에는 잘못이 없고 하니 여기에 한 번 등장시켰습니다.
유희게를 이용하시는 유저 분들은 모두 언체인드 덱에게 손가락질하고 안 좋은 반응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샐러맨그레이트도 이 팬픽에 한 번 등장시킬까 싶은데, 샐그는 어떤 캐릭터한테 쥐어줘야 할 지 고민이네요...
(물론 악역 캐릭터가 아니라 선역 캐릭터에게 쥐어 줄 예정입니다.)
그러면 이번 편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