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 가족이 애프터라이프와 알레이스터, 닝기르수에게 습격을 받기 몇 시간 전.
디스에게 패배해 영혼을 빼앗긴 라이나의 육체는 대회 진행팀에 의해 스타디움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
관객석에서 라이나가 애프터라이프에게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령사들과 윈다는 각자의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라이나..." (에리아)
"라이나가 당했어..." (윈)
"저 빌어먹을 자식이!!! 내 손에 잡히기만 해봐, 그 자리에서 죽여버릴 거야!!!" (히타)
"진정해, 히타!" (윈다)
"언니는 지금 이 상황에서 진정하라는 말이 나와요?! 저 빌어먹을 자식 때문에 라이나가 저런 꼴을 당했는데!!!"
"섣불리 움직이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위험해져. 그러니 지금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 (아우스)
"야, 아우스! 넌 분하지도 않아?! 라이나가 저런 꼴을 당했는데도 그런 말이 나오냐고!!!"
"아우스 말대로 하자, 히타." (달크)
"달크 너까지?!"
"라이나가 애프터라이프 녀석들에게 당한 건 분명 가슴 아픈 일이야. 하지만 히타,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잊은 거 아니야?"
"...아, 맞아! 우리 정령이었지, 참!"
달크가 자신들이 어떤 존재인지 잊은 거냐고 말하자 그제서야 손바닥에 주먹을 부딪히며 화를 가라앉히는 히타.
령사들과 윈다는 정령계에서 차원을 넘어 브레이크 일행이 사는 세계로 찾아온 정령이었기에, 말 그대로 이 세계에 사는 인간과는 다른 영적인 존재였다.
그렇기에 설사 육체와 영혼이 분리된다 하더라도, 어느 한 쪽이 멀쩡히 있다면 자신들의 힘으로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다시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존재였다.
그 사실을 인지한 히타는 라이나의 영혼이 무사히 원래 육체에 돌아오기를 바랐고, 그 사실을 모르는 디스는 숙소에 찾아온 대회 관계자에게서 자신이 반칙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빅 선수 본인 맞으십니까?"
"그렇습니다만."
"대회 주최 측으로부터 당신이 반칙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듣고 왔습니다."
"반칙 행위? 내가 무슨 반칙을 저질렀단 말입니까?"
"당신이 저지른 반칙 행위가 경기장 CCTV에 전부 다 찍혔습니다. 그러니 발뺌할 생각은 마시죠."
"무슨 소리요?"
"이걸 보시죠."
대회 스태프가 태블릿을 열어 영상을 보여주자 디스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회 스태프가 보여준 태블릿 스크린에 비춰진 영상에는, 자신이 라이나의 영혼을 봉인하는 장면이 아주 선명하게 찍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빼도박도 못할 증거 영상을 보자 디스는 순간 당황하였으나, 이내 포커페이스로 전환하며 뭘 잘못 본 거 아니냐고 시치미를 떼기 시작했다.
"당신들, 뭘 잘못 본 거 아닙니까? 내 듀얼 상대였던 아가씨가 그냥 제 풀에 지쳐서 쓰러진 것일 수도 있잖습니까?"
"시치미 뗄 생각하지 마십시오. 보통 듀얼디스크에는 사람의 영혼을 카드에 봉인하는 비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기능 따윈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뭐라고?"
"이제 그만 정체를 드러내는 게 어때? 애프터라이프 신의 세 심장 중 한 사람, 디스."
"이 목소리는 누구지...?!"
"나다, 이 악당 자식아."
어디선가 들려오는 남자 목소리에 디스가 시선을 돌리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시리우스였다.
시리우스가 직접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찾아오자 디스는 자신들이 조종하던 좀비께서 살아서 돌아왔냐며 그를 조롱하였고, 시리우스는 그의 조롱을 듣고 화가 났지만 화를 누르고 디스에게 현재 애프터라이프의 주요 인물 전원이 이 대회에 참여한 걸 다 알고 있으니 순순히 체포되는 것이 신상에 이로울 것이라 말하였다.
시리우스의 말에 디스는 아주 큰 소리로 호탕하게 웃어 제꼈고, 잠시 후 입을 열어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풉.... 푸하하하하하!!!!! 설마 시큐리티 포스가 거기까지 다 알고 찾아올 줄은 몰랐는걸?"
"자, 이제 얌전히 오라를 받으시지."
"거기에 대한 내 대답을 말해줄까?"
"뭐?"
"...엿이나 먹어, 짭새 놈들아."
"뭐야?! 으악!"
시리우스의 말에 중지를 올리며 법규를 날린 뒤 어디서 구했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연막탄을 바닥에 던지는 디스.
연막탄이 터지자 자욱한 연막이 방 전체에 퍼졌고, 시리우스와 대원들은 코와 입을 가리고 콜록거리며 기침을 하면서도 도망친 디스를 찾기 위해 움직였다.
시큐리티 포스에게서 도망친 디스는 은신처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정신없이 뛰던 디스는 어느 인적 없는 골목에 몸을 기대어 숨을 고르기 시작했고,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텔레파시를 통해 애프터라이프 조직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디스다. 애프터라이프는 응답 바란다."
"페르세포네다. 무슨 일이지, 디스?"
"일이 귀찮게 됐다. 시큐리티 포스 놈들이 우리가 대회에 참가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
"결국 그렇게 됐나."
"뭐야, 마치 우리 정체가 드러났단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네?"
"카론의 정체가 발각되었을 때부터 우리가 대회에 참가했다는 사실이 시큐리티 포스 쪽에 알려졌다고 생각했지."
"그런 거였나."
"아무튼, 우리가 대회에 참가했다는 사실이 놈들한테 들통났으니 너무 경거망동하게 행동하지 말도록 해."
"네, 네. 그러도록 합죠.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셈이야?"
"아직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단원들에게 일을 맡길 생각이다."
"그 말인 즉, 나도 예전 자그레우스처럼 토사구팽당할거란 얘기구만."
"아니, 그릇을 포기하진 않을 거다. 적당한 곳에 숨어 있다가 우리의 신께서 강림하실 때 합류하도록."
"알았어. 아, 그리고."
"뭐지?"
"방금 듀얼에서 정령 한 녀석을 포획했는데, 그 녀석은 어떻게 할까?"
"이쪽으로 데려와라. 제물이 많을수록 우리에겐 좋은 일이니까."
"알았어. 그럼 이만 연락 끊겠다."
"좋을대로."
페르세포네 쪽에서 먼저 연락을 끊자 디스는 한숨을 내쉬며 그래도 라이나의 영혼을 포획한 것은 큰 수확이라고 말하며 품에서 라이나의 영혼이 봉인된 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카드를 꺼내 앞면을 본 순간 디스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듀얼이 끝난 뒤 디스는 라이나에게 카드화 빔을 쏘았고, 그렇기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카드 앞면엔 분명히 자신이 봉인했던 라이나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야 하는데, 봉인한 라이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하얀 백지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접한 디스는 라이나의 영혼이 봉인되어 있어야 할 카드가 왜 백지가 된 것이냐며 당황하였고, 라이나를 찾기 위해 움직이려 하였으나 지금은 시큐리티 포스의 눈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해 적당히 몸을 숨길 은신처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디스가 은신처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 그 시각, 디스 몰래 카드에서 빠져나온 라이나의 영혼은 자신의 육체를 찾아 움직였고, 자신의 육체가 있는 병원을 알아내자 육체로 돌아가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잠시 후, 병실에 누워있는 자신의 육체를 발견하자 기쁜 표정을 지으며 육체 안으로 들어가는 라이나의 영혼.
육체와 영혼이 다시 하나가 되자 천천히 눈을 뜬 라이나는 자신에게 수모를 안겨준 애프터라이프를 가만두지 않겠다 다짐하며 친구들이 있는 곳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점은 다시 알레이스터와 닝기르수가 루카스와 소피아를 습격한 시간대.
알레이스터는 기분 나쁜 미소를 띠며 루카스와 소피아를 해치울 궁리를 하고 있었고, 루시가 도망친 방향을 보던 닝기르수는 그녀에게서 무언가를 느꼈는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후후후... 이제 두 분을 어떻게 요리해 드릴까요?"
"우리 가족은 절대로 못 건드릴 거다. 내가 우리 가족을 지킬 거니까!"
"조심하렴, 루카스. 저 두 사람한테서 꽤 강한 기운이 느껴지니까."
"알겠어요, 엄마."
"후후후... 정말 눈물겨운 가족애로군요. 그렇다면 두 분 모두 사이좋게 저 세상으로 보내드리죠."
루카스가 소피아를 지키는 모습을 보며 전형적인 악당의 대사를 내뱉는 알레이스터.
그런 알레이스터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던 닝기르수는, 루시가 도망친 방향을 바라보며 속으로 계속 무언가를 곱씹고 있었다.
'방금 도망친 그 여자아이... 어쩐지 신경 쓰이는군. 그 아이랑 분위기가 너무 닮았어...'
"닝기르수 씨? 어째서 그쪽을 빤히 보고 계시죠?"
"미안. 조금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말이다."
"신경 쓰이는 거라구요?"
"방금 도망친 그 여자아이에게서, 왠지 모를 익숙한 분위기가 풍겼다."
"그 꼬마 아가씨 말입니까?"
"그래. 만약 내 예감이 맞다면, 그 아이는..."
'뭐지? 저 남자, 혹시 루시를 노리고 있는 건가?'
닝기르수가 계속 자신과 소피아를 무시하고 루시가 도망친 방향만을 바라보자 닝기르수가 루시를 노리고 있다고 추측하는 루카스.
루카스는 닝기르수에게 자신의 가족에게 해를 입힌다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를 들은 닝기르수는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듀얼할 준비를 하려고 하였다.
그 순간, 알레이스터와 닝기르수 앞에 의문의 에너지탄이 떨어졌고, 에너지탄이 폭발하자 네 사람 모두 에너지탄이 날아온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건?!" (알레이스터)
"이건 또 뭐야?!" (루카스)
"결정적인 순간, 화려하게 등장!"
"이 목소리는... 누구지?!" (소피아)
"누구긴요! 아주머니랑 아드님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정의의 사도들입니다!"
"너무 오버하지 마, 히타."
"야, 아우스! 모름지기 히어로라면 이런 대사는 반드시 말해줘야 하는 거라고!"
"히타는 다 좋은데 저렇게 불이 붙으면 신나서 길길이 날뛰는 게 문제라니까..."
"라이나 말에 동감."
"야, 라이나! 달크!"
라이나와 달크의 태클에 꽥 소리를 지르며 불 같이 화를 내는 히타.
령사 일행의 대화를 듣던 소피아는, 문득 머릿속으로 이 아이들이 정령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너희는... 혹시 정령들이니?"
"오! 아주머니, 저희 정체를 금방 알아보셨네요?"
소피아가 령사들과 윈다의 정체를 한번에 꿰뚫어보자 텐션이 잔뜩 올라간 목소리로 대답하는 히타.
아우스는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말한 뒤 얼른 두 사람을 데리고 도망치자고 하였고, 아우스의 말에 령사들과 윈다는 다시 한번 에너지탄을 만들어 알레이스터와 닝기르수 앞에 떨어트렸다.
윈다와 령사들이 만든 에너지탄이 폭발하자 연기가 자욱하게 일어났고, 자욱하게 일어난 매캐한 연기에 알레이스터와 닝기르수는 코와 입을 가리고 콜록거렸다.
연기가 걷히자 자신 앞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알레이스터는 분을 터뜨리며 이를 갈았고, 닝기르수는 알레이스터가 그러든지 말든지 신경도 쓰지 않고, 오로지 루시에게서 느껴진 익숙한 분위기만을 계속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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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연재 완료!
이번 편에선 정령들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과, 닝기르수가 루시를 보고 익숙한 분위기를 느꼈다는 떡밥을 슬쩍(?) 뿌렸습니다.
그 떡밥이 무엇인지 눈치 빠르신 분들은 이미 알아차리셨겠죠? (웃음)
그러면 이번 편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제1회 릴레이 팬픽 대회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여담 : 이번 편은 윈다&령사즈가 알레이스터&닝기르수 듀오 앞에 나타나는 장면에서 디지몬 어드벤처 리부트 애니메이션의 삽입곡인 Be The Winners를 들으면서 보면 긴장감을 배로 느끼며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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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네요 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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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라이프의 수모는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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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가장 많이 하시는 새 주자분의 컨셉이 드러나네요. 농약오리님: 이야기의 전개 파이어월님: 듀얼로그가 풍부함 로이드온님: 세계관 폭주...가 아니라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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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알레이스터는 닥터 헤이트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가 옥살이 도중 탈옥했고, 닝기르수는 다른 분께서 등장시킨 캐릭터이긴 합니다. 그래도 제가 세계관 폭주...가 아니라 확장에 큰 기여를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네요. 하하하^^;;; | 22.06.20 23: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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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족매니아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네요 핳 | 22.06.21 00:08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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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월
정확히 말하자면 이브의 혼이 깃든 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22.06.20 22:3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