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의 필드에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기계룡. 한편, 이에 대치하는 자그레우스는 자신의 필드 위의 푸른 용처럼 완전히 위축되어 브레이크를 노려볼 뿐이었다.
"다음턴이 오기만 해봐라...!"
"그런건 안오니까 괜히 걱정하지 말라고. 나는 묘지의 메테오니스 드라이트론의 효과 발동. 르타 델타의 공격력을 1000 낮추고 패로 가져온다!"
브레이크가 묘지에서 마법카드를 꺼내오자 르타 델타의 몸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르타 델타의 볼품없어진 모습에 마음이 측은해진 브레이크는 전개를 서둘렀다.
"필드의 르타 델타를 릴리스하고 묘지의 엘 감마의 효과 발동. 돌아와라, 엘 감마, 르타 델타."
다시 원래 크기를 되찾은 르타 델타와 그 옆에 새로이 나타난 엘 감마. 브레이크는 의기양양하게 패 한장을 듀얼디스크에 꽂으려 했다.
"나는 다시 메테오니스 드라이트론을..."
"멈춰."
옆에서 들려온 소리에 움직임을 멈추는 브레이크. 오늘도 벌써 몇번이나 들었던, '멈춰' 사인이었다. 브레이크가 고개를 들자 낯익은 소녀 귀신이 눈 앞에 떠있었다.
"아 또 왜 그래."
"왜 그래가 아니잖아. 너 그냥 이대로 의식소환 하려고 했지?"
"그래. 이대로 의식소환해서 총공격하면 되잖아."
브레이크의 말에 스트는 보란듯이 한숨을 쉬었다. 본래 듀얼실력이 뛰어난 브레이크는 아니지만, 드라이트론 몬스터의 효과를 패의 의식몹이 아니라 드라이트론 몬스터를 릴리스해서 전개하는 등, 이번은 유난히 미스가 눈에 띄었다.
"넌 진짜 단순하다니까, 저런 도발에도 바로 넘어가고. 상대 필드를 잘 봐봐."
스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그레우스의 필드를 바라보는 브레이크. 그러자 몸을 동그랗게 말고 벌벌 떨고 있는 용 한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아, 그러고보니 있었지."
생각났다는 듯이 손바닥을 주먹으로 탁, 치는 브레이크. 스트는 이제 알아서 하라는 듯이 브레이크에게 눈짓하고 다시 등 뒤로 돌아갔다. 평소와 같은 그 행동에 브레이크는 격양돼있던 기분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 심기일전하고 메테오니스를 패에 집어넣었다.
"어이쿠, 이제보니 엄마가 없어서 유령엄마한테 달라붙은 모양이야? 유령엄마~ 더하기빼기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어요~ 도와줘요, 에엥~."
"이 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진짜!"
그리고 자그레우스의 도발에 다시 열이 뻗쳐올랐다. 뒤에서는 스트가 머리를 감싸쥐고 한숨을 내뱉었다. 브레이크는 거친 손놀림으로 필드의 엘 감마를 집어 르타 델타 위에 겹쳤다.
"나는 레벨 1 엘 감마와 르타 델타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엑시즈 소환! 나타나라 랭크 1, 드라이트론-파프뮤베타!"
하늘에 빨간 소용돌이가 생겨나 엘 감마와 르타 델타가 하얀 구체가 되어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리고 소용돌이가 점점 커지더니 이내 DRA가 작아보일 정도로 넓어지고, 그 안에서 거대한 공중룡함이 강림했다.
"그리고 이어서 메테오니스 드라이트론을 다시 발동! 파프뮤베타의 오버레이 유닛 두개를 대신 릴리스하고 의식소환!"
파프뮤베타 주위를 공전하던 하얀 구체 두개가 발사구로 들어가더니 이윽고 그곳에서 빛과 함께 또다른 기계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혜성이 반짝이는 유성과도 같이 눈부시게 빛나라!! 드라이트론-메테오니스=QUA!!!"
필드에 늘어선 세마리의 기계룡, 파프뮤베타, DRA, QUA. 그 모습은 지금부터 벌어질 일방적인 전투를 나타내듯이 밤하늘 아래 고고하게 빛났다.
"뭐야, 너는..."
"""쿠와아아아아아아아앙!!!"""
주위의 모든 소음을 삼켜버리는 기계룡의 포효가 울려퍼지고, 브레이크는 의기양양하게 한손을 치켜들고 선언한다.
"배틀페이즈다! 우선 파프뮤베타로 로물루스를 공격!"
파프뮤베타의 허리에 달린 포신이 불을 뿜었고, 로물루스는 어찌할 방도도 없이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다.
자그레우스 LP 8000 → 7200
"안 돼, 이럴수가!"
지켜줄 몬스터도, 역전의 패도 하나 없이 노출된 자그레우스. 그 앞에는 거대한 기계룡 두마리가 브레이크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DRA, QUA! 저놈을 지옥으로 보내버려!"
""쿠와아아아아아아앙!""
자그레우스 LP 7200 → 0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거대한 망치에 맞은듯이 뒤로 나동그라지는 자그레우스. 브레이크는 해냈다는 듯이 주먹을 꽉 쥐었다.
"자, 어떠냐, 이 자식아!!!"
"아파, 아파, 너무 아파..."
자그레우스는 고개를 푹 숙인채 가슴을 움켜쥐고 천천히 일어났다. 넘어지다 긁혔는지 몸 군데군데 상처가 나고 아프다고 중얼거리는 모습에 브레이크는 아무래도 너무 심하게 한건 아닌지 걱정이 들 정도였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그레우스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정말이지 마음이 너무 아프다니까. 이런 단순한 바보를 속이는 건 말이야!"
고개를 든 자그레우스의 붉은 눈은, 광기에 차 있었다.
"뭐?"
생각지도 못한 모습에 머리가 따라가지 못하고 말이 막힌 브레이크. 그 모습에 자그레우스는 유쾌하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너같은 바보녀석은 자기가 위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상대를 때려눕힐까 생각만 하면서 주위를 전혀 보질 않아서 편하다니까."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어? 아직도 모르겠어?"
당황해하는 브레이크에게 다가오는 자그레우스. 그는 브레이크의 눈앞까지 다가와 그의 등 뒤를 삿대질하며 말했다.
"평소엔 쫑알쫑알 시끄러운 아가씨가 아까부터 조용하지 않아?"
브레이크가 황급히 등 뒤를 돌아보자, 스트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빛나는 실과 같은 무언가에 온몸을 휘감긴채, 하얀 후드티를 입은 여자에게 잡힌채로.
"...!!!"
"스트!"
스트는 하얀 팔다리와 검은 생머리를 휘날리며 저항하고 있지만, 실은 유연하게 움직이기는 해도 느슨해지지는 않았다.
"자그레우스, 너도 참 사람이 나쁘다니까. 그렇게 대놓고 플레잉미스까지 하면서 도발하다가 도망가면 어쩌려고 그랬대."
"잡았으니까 됐잖아, 마카리아. 그럼 누가 오기 전에 빨리 튀자고. 여기있는 멍청이는 덤벼들 생각도 못하는 것 같으니 말이야."
밤거리에 두 사람의 웃는 소리가 울린다. 브레이크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브레이크를 냅두고 모습을 감추려는 찰나, 또다른 외부인이 난입했다.
"네놈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남자가 세 사람 앞에 나타나 듀얼디스크를 찬 팔을 들고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듀얼디스크에서 마카리아의 듀얼디스크를 향해 와이어가 발사됐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차마 반응하지 못하는 자그레우스와 마카리아. 그러나 와이어는 마카리아의 듀얼디스크에 닿지 못했다. 청바지를 입은 남자와 마카리아 사이에 검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끼어든 것이다.
"또 네놈이냐, 멜리노에!"
와이어가 검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멜리노에의 듀얼디스크에 달라붙어 강제적으로 듀얼이 시작됐다.
"또 놀아주셔야 겠어, 시큐리티 포스. 자, 너희들은 얼른 아버지께 가."
멜리노에가 눈짓하자 마카리아와 자그레우스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여전히 묶여있는 스트를 둘이 같이 들고 밤거리를 내달렸다. 그 모습을 분한듯이 지켜보고 있던 청바지의 남자는, 이 모든 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소년에게 눈을 돌렸다.
"소년, 정신차리게!"
"어, 어?"
스트가 저 멀리 사라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브레이크는, 귀로 들어와 머리속을 때리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이, 이게 대체 무슨..."
"설명은 나중이다, 소년! 지금은 해야할 일을 하게! 그게 뭔지는 알고 있겠지!"
브레이크는 황급히 두 사람과 유령 하나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미 셋은 어둠속에 사라진 뒤였다.
"하지만, 어떻게!"
"답은 언제나 카드가 알고 있는법!"
덱에서 카드를 뽑으며 말하는 남자. 브레이크는 카드라는 말을 듣고, 품속에서 그것을 꺼냈다.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새하얀 한장의 카드. 스트와 만난 계기인 카드는 희미하게 열기를 띄고 있었다. 브레이크가 카드를 붙잡자 열기가 점점 강해지더니 마치 브레이크를 유도하듯이 한 방향으로 떨리기 시작했다.
"서둘러라, 소년!"
"네!"
카드를 손에 꼭 쥐고, 브레이크는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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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떻게든 정리했습니다
이름들은 자그레우스에 맞춰서 하데스 주변으로 따왔어요
다음은 과연 브레이크가 나올지 저 두사람의 듀얼이 나올지
(IP보기클릭)211.198.***.***
붙잡힌 히로인이 된 유령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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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힌 히로인이 된 유령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