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배성준
출판사 - 푸른역사
쪽수 - 468쪽
가격 - 28,000원 (정가)
원료ㆍ기술ㆍ자본의 종속과 판치는 군수하청
일제강점기 ‘공업화’의 본질을 파헤치다
이 책은 식민지 자본주의의 근대적ㆍ식민적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1876년 개항에서 1945년 식민지 해방에 이르는 식민지 공업의 재생산구조와 발전의 한계를 해명하고자 하였다.
식민지의 부와 노동을 수탈하는 산업화
먼저 식민지 자본주의의 근대적ㆍ식민적 형성이라는 관점에 서서 식민지를 바라본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민족주의 인식에서 식민지란 이민족에 의한 정치권력의 탈취 및 이로 인한 정치적 억압이나 폭력으로 인식되었고, 그 때문에 식민지에서는 민족국가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인 가치로 생각했던 근대화, 산업화란 들어설 여지가 없었다. 식민지의 산업화는 피지배 민족의 부와 노동을 빼앗는 기형적인 것 또는 파행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반면 1960~70년대 경제성장의 역사적 기원을 식민지 공업화에서 찾는 (식민지)근대화론의 인식에서 식민지란 경제성장의 조건으로서만 의미를 가질 뿐이다. 식민권력의 정치적 억압이나 폭력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부수적인 조건으로 치부되고, 일본의 식민지 투자와 식민권력의 지원, 산업화의 내부적 요인과 조선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강조된다.
식민 본국과의 통합-재생산 방식의 파행 분석
이 책에서 제기하는 식민지 자본주의의 근대적ㆍ식민적 형성이라는 관점은 민족주의 인식과 근대화론의 인식을 넘어서기 위하여 식민지 산업(공업)의 재생산구조가 식민 본국에 통합되어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초점은 통합의 방식과 재생산의 방식이다. 식민지 산업(공업)의 식민 본국으로의 통합은 화폐와 철도에 의해서 시작되었고, 법률과 자본과 노동에 의해서 실질적인 통합이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식민지 조선은 별개의 국가권력(조선총독부), 별개의 법률(제령), 별개의 화폐(조선은행권)를 가진다는 점에서 일본의 지방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그리고 재생산구조에서 자본 투자, 생산설비, 작업과정, 노동력 수급, 상품 유통의 전 부면이 식민 본국과 통합되었다. 식민지 자본주의를 근대적ㆍ식민적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탐구한다는 것은 이러한 통합이 방식과 재생산의 방식을 탐구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통합의 방식과 재생산의 구조는 근대적인 것이자 식민지적인 것이다. 양자는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분리 불가능한 하나의 구조를 이루기에 ‘근대적ㆍ식민적’ 형성인 것이다.
개항 이후 식산흥업정책의 좌절
다음으로 식민지 공업 개념을 제기하고 식민지 공업의 형성을 다루고자 하였다. 식민지 공업이란 식민 본국과의 통합을 거쳐 형성되었고 식민 본국과의 연관 속에서 존속하는 공업을 말한다. 식민지 공업으로서 조선 공업은 러일전쟁 이후 화폐와 철도를 매개로 한 조선 경제의 식민지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기반으로 하여 형성되었다. 즉 러일전쟁에서 1910년대 후반까지 이질적 기반을 가진 업종들, ① 일본에 식량 및 원료를 공급하기 위한 업종 ② 식민지 경제의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업종 ③ 일본인 거류민을 대상으로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업종 ④ 전통적인 수공업에서 유래한 업종들로 구성되었다. 식민지 공업은 전통적인 분업체계와 생산체계가 해체되고 식민 본국과 연결되는 새로운 분업체계와 생산체계를 기반으로 하기에, 개항 이후의 공업화 시도, 즉 식산흥업정책을 중심으로 추진되었던 공업화 추진 및 민간의 공장 설립과는 단절되었다. 식민지 공업은 형성과정에서 서로 다른 기반에서 발생한 업종들, 즉 철도차량을 생산하는 근대적 업종에서 놋그릇을 생산하는 전통적 업종까지 식민지 공업을 구성하는 일부분으로 전환시킨다. 통상 생각하는 것처럼 전통적 업종은 소멸되어야 할 할 부분이 아니라 식민지 공업의 일부분으로 새로운 역할과 기능을 부여받게 된다.
일본 독점자본 계통 대공장과 소공업의 이중구조
결론적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형성된 식민지 공업이 그 자체의 성장과 한계를 규정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하였다. 원료가공업과 관영공업을 주축으로 하는 식민지 공업은 소공업과 가내공업의 두터운 층이 토대를 형성하였으며, 일본 독점자본의 진출을 계기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조공업지대를 형성하고, 일본에서 진출한 독점자본 계통 대공장과 기존의 대공장이 식민지 공업의 주도적인 부문으로 자리 잡으면서 식민지 이중구조가 창출되었다. 이러한 식민지 공업의 변천은 소공업과 가내공업 위주에서 대공장 위주의 조공업으로 성장한 것이지만 대공업과 중소공업의 상호 연관이 결여된 채 대공업과 중소공업 및 가내공업이 각기 식민 본국의 재생산구조와 통합되어 있었다. 중일전쟁의 발발과 더불어 공업조합을 통한 공업 재편과 군수공업화로 1930년대의 식민지 이중구조는 1940년대 초까지 커다란 변동 없이 유지되었다.
전시 공업화의 본질과 민낯 제시
전시 공업화의 일단을 보여주는 경인공업지대의 기계기구 공업은 식민지 이중구조가 도달할 수 있는 한계를 보여준다. 병참기지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경인공업지대의 기계기구 공업은 차량류, 광산용 기계, 전기기계 등 기계기구 생산을 증대시켜 기계기구의 자급률이 25%에 이르렀지만, 기계기구 공업의 핵심인 공작기계, 정밀기계 생산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기관차, 자동차 생산도 중요 부분품은 이입에 의존하는 형편이었다. 일본으로부터 기술 이전은 조공업에 국한되었고, 하청 관계도 군수하청에 국한되었다. ‘정공업-조공업’이라는 식민 본국과의 분업체계 및 식민제국 내에서의 위상이 변하지 않는 한 원료의 종속, 설비의 결여, 기술인력의 부족이라는 재생산 구조상의 한계는 여전한 것이고 공작기계ㆍ정밀기계로의 발전은 애초부터 가로막혀 있었다.
목 차
연보
수록 표ㆍ그림
서론
역사주의 너머의 근대성/식민성
식민지 공업 연구의 흐름
구성과 자료
Ⅰ. 개항과 공업화의 모색(1876~1904)
개항과 자본주의 세계경제로의 편입
식산흥업정책과 공장공업의 출현
한성·동래(부산)에서의 수공업 재편
Ⅱ. 식민지 자본주의와 식민지 공업의 형성(1905~1920년대 중반)
식민지 자본주의로의 전환
식민지 공업의 형성
경성에서 소비재 공업의 발흥
부산에서 소비재 공업의 발흥
Ⅲ. 대공황과 식민지 공업의 재편(1920년대 후반~1936)
대공황과 식민지 공업의 전환
경성에서 소비재 공업의 재편
부산에서 소비재 공업의 재편
Ⅳ. 전시통제와 군수공업화(1937~1945)
전시통제와 공업통제
경성의 공업통제와 군수공업화
부산의 공업통제와 군수공업화
결론
주
부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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