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 철거 직전의 남산외인아파트)
1970년대 초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었던 외국인 전용 아파트.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60년대 후반, 선진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당시 정부와 기업들은 외국인을 많이 불러들였다. 짧게 체류하는 사업가들은 호텔에서 지내면 그만이었지만, 오랜 기간동안 국내에 있어야 하는 각국 대사관 직원들과 상시주재원이 문제였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67년 한남동에 힐탑아파트(現 힐탑트레져)를 만든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고, 그래서 남산에 외국인 전용 아파트를 추가로 짓기로 했는데, 그것이 남산외인아파트였다.
16, 17층에 약 28~35평 규모의 아파트 2동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개별 온수 난방에다 비상시 대피를 위한 헬리포트 시설도 설치한, 그야말로 최고급 아파트였다.
(사진2 - 1994년 11월 21일 자 중앙일보 기사)
하지만 90년대 들어서 남산을 예전의 푸른 산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이 추진되면서, 산기슭에 턱하니 자리잡아 남산을 가로막던 이 아파트를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최초로 폭발물을 써서 철거하기로 결정, 1994년 11월 20일 오후 3시 발파시켜 철거됐다. 철거는 코오롱건설이 맡았으며, 전국민적 관심거리라 철거 장면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고, SBS, KBS, MBC 3사 저녁 뉴스의 첫 부분을 장식하기도 했다.
외인아파트가 있던 자리는 서울시가 사들여 식물원으로 조성했고, 잔해 중 재활용이 가능하다 싶은 건 경부고속도로 확장사업에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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