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서 俗音(속음)은 "'正音'(정음)과 대비되는 말로, 중국 韻書(운서)의 한자음과 맞지 않는 현실의 한자음"을 말한다.
몇 년 전에 어느 중학교에서 생도 한 명이 한자 잘못 읽기를 심히 한 사람이 있었다. 法(법) 자를 “거”로 읽으며, 恒(항) 자를 “긍”으로 읽으며…… 이런 전례는 오히려 드문 일이 아니오, 한 번은 선생이 그 생도의 姓(성) 자를 칠판 위에 써 놓고 음을 물었더니 率爾(솔이)히 딴 음으로 대답하여 일시 생도간 웃음거리가 되었었다. 그러나 그 생도만을 조롱할 것은 아니니, 한자의 오독이 거의 일반사회를 통하여 있는 병통이다, 혹은 이를 변호하여 한자의 본질상 면하기 어려운 결점이라 말하며, 혹은 이를 개탄하여 한자를 경홀(輕忽)히 여기는 폐단이라 말하니 두말이 다 일리가 없지 아니하다.
그러나 아직은 한자를 쓰려면 음이나 바로 알아둘 필요가 있으며, 음을 바로 알자면 그는 老師宿儒(노사숙유)라도 주의를 더하여야 할 것이다.
丑(축)의 본음은 “추”요, 槐(괴)의 본음은 “회”요, 耗(모)의 본음은 “호”요, 系(계)는 “혜”며, 舂(용)은 “송”이건마는 옛날 옥편에 俗音(속음)이 달린 것을 보면 잘못 읽은 지 벌써 오래된 글자요, 옥편에 속음까지 났으니 그 오독은 그다지 잘못이 아니며 祝文(축문) 初頭(초두)에 敢昭告于(감소곡우)는 “감조곡우”라고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님이 있으나, 하필 귀신을 위하는 문자에만 本音(본음)을 찾을 것은 아니다.
媼(온)의 음은 “오”요, “온”이 아니며, 蔚(울)의 음은 “위”요, “울”이 아니며, 雹(박)은 “포”가 아니오, “박”이며, 矢(시)는 “시”가 아니오, “지”며, 惱(뇌)는 “노”며, 褥(욕)은 “욕”이며, 懶(라)는 “란”이며, 楷(해)는 “해”며, 跲(겁)은 “겁”이오, 衄(뉵)은 “뉵”이오, 炊(취)는 “취”요, 辰을 ‘별’이라면 “진”이라 한다 하나 그런 음이 없고, 袴(고)는 ‘사타구니’라면 “과”라 한다 하나 ‘바지’라면 반드시 “고”라 할 것이다.
進捗(진척)을 “진섭”이라 읽으나 “섭”은 “보”로 改讀(♥♥♥)하여야만 되고, 醱酵(발효)를 “발효”라고 읽으나 “효”는 “교”로 ♥♥♥하여야만 되며, 膾灸(회구)를 보통 “회자”라 하지만 ‘구이’라면 “적”이요, 刺死(자사)는 보통 “자사”라고 하지만 ‘찌르다’며 “척”이며, 欸乃(애내)의 欸(애) 자는 음이 “애”건만 “관”으로 읽으며, 潑剌(발랄)의 剌(랄) 자는 음이 “랄”이건만 “자”로 읽으며, 慫慂(종용)은 “종유”가 아니오 “종용”이며, 輻輳(폭주)는 “폭주”가 아니고 “부주”며, 咳嗽(해수)는 “해수”요, 甘蔗(감자)는 “감자”니, 이것이 모두 오독하기 쉬운 글자들이다. “初淅瀝以蕭颯”(초석력이소삽)은 ‘秋聲賦’(추성부)에 있는 구절인데, 淅(석) 자의 음은 “석”이건만 浙江(절강)의 浙(절) 자로 알아 “절력”이라 읽으며, 滑稽(골계)는 “골계”라고 읽을 것이건만 “활해”니 “활계”니 質正(질정)치 못하니 이런 것에 이르러서는 老熟(노숙)한 이로도 서슴지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그중 심한 사람이 있으니 攪(교) 자는 覺(각)의 음을 취하며, 不定(부정)은 否泰(비태)의 否(비) 자의 음을 쫓으며, 覆面(부면)은 “복면”이라 하며 墮(타)는 “추”라 하고 墜(추)는 “타”라 하며, 말로는 白沸湯(백비탕)을 “백비탕”이라 하면서 沸騰(비등)은 “불등”이라고 읽는다. 이로 보면 域(역) 자를 或(혹) 음으로 읽음도 없지 않을 일이다. 도적이 들어옴을 외치려다가 盜(도) 자의 高低(고저)를 몰라서 옥편을 찾더라는 옛 노인이 迂闊(오활)도 하려니와 지금 사람과 비교할 때 過不及(과불급)이 없지 못하다. 한자를 철폐함은 딴 문제니 말할 것이 없고, 한자를 모르면 모르려니와 알거든 음이나 바로 알아둘 것이니, 심한 것은 주의하여 교정할 것이다.
------
한자는 기본적으로 뜻글자라서 단번에 보고 그 음을 알기 어렵다. 그래서 韻書(운서)에 적혀 있는 음과 현실의 음이 다른 경우가 너무 많다. 세종 때의 그 유명한 '東國正韻'(동국정운)도 이러한 현실을 고치려고 세종대왕께서 만들었던 것.


(IP보기클릭)175.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