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막걸리… 14년 만의 그 맛
성급한 애주가들 아침부터 주점 찾아 시음
“기대보다 싱겁다”…나오자마자 동나기도
14년 만에 쌀막걸리가 다시 모습을 나타낸 8일 성급한 일부 애주가들은 이른 아침부터 주점을 찾아 시음하면서 “막걸리는 역시 쌀로 빚어야 제맛”이라며 흐믓들했다.
지난 1일부터 전국 1,520개 탁주 제조장에서 일제히 빚기 시작, 이날 시중에 첫선을 보인 쌀막걸리는 서울의 경우 시내 10개 제조장에서 이날 새벽 6시부터 서울탁주판매연합회 산하 114개 하치장을 통해 각 주점으로 부산하게 배달됐다.
막걸리를 마셔온 지 30여 년이나 된다는 김영탁 씨(50·서울 김영탁 안과원장)는 “담백하고 구수한 옛 맛을 되찾게 돼 여간 기쁘지 않다”면서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14년 전에 마시던 것만큼 얼큰한 맛은 느끼지 못하겠다”며 다소 실망했고 강승희 씨(31·상업)는 “물이나 방부제를 섞는 따위의 장난 없이 제맛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벌써부터 불량품을 걱정했다.
서울 종로구 충신동 북부탁주합판장(대표 황현식·43)은 7일까지 남은 밀가루 막걸리 재고를 완전히 팔고 8일 아침 쌀막걸리 3,000ℓ를 배정받았는데 20ℓ들이 술통 40개로 배달원 3명이 새벽부터 주문에 응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즐거운 비명.
그런가 하면 종로구 청진동 주점 구천동 주인 강희정 부인(38)은 “2, 3일 전부터 쌀막걸리를 찾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기대보다 맛이 싱거워 손님들이 즐겨 찾을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했다.
이미 7일부터 출하되기 시작한 전주의 경우 쌀막걸리를 찾는 술꾼들이 줄을 이었고, 마산에서는 이날 밀가루 막걸리 소비량보다 30% 늘어난 5만ℓ를 공급했으나 소매상들의 계속적인 주문에 양조재고량이 바닥났다.
또 원주, 군산, 수원, 강릉, 대구 등지에서도 쌀막걸리를 먹어온 애주가들끼리 “감칠맛이 난다” “기대에 어긋났다”는 등 제각기 풍성한 평가를 했는데 농주(農酒)로 즐겨먹던 쌀막걸리여서 지방의 소비량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주점 측은 전망했다.
쌀막걸리는 20ℓ에 양조장 배달 가격이 1,533원, 소비자 가격은 2,100원. 그러나 순천의 경우 7일 2만ℓ를 출고했어도 정오경에 동이 나 버리자 소매상들은 2ℓ당 210원짜리를 250원~300원씩에 팔고 있어 세무서가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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