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과 화면이 동시에…
비디오 디스크
미 RCA 등에서 개발
레이저 광선이 바늘 역할
음질·화질 좋아 항상 신품
싫증 나지 않을 화면 제작이 숙제
레코드 한 장을 전축에 건다. 세기의 명테너의 노래가 웅장한 관현악 반주와 함께 흘러나온다.
소리만 나올 뿐만 아니라 화면에는 호화찬란한 무대장치, 의상과 함께 명가수의 연기, 표정 하나하나가 나타난다. 레코드 한 장에서 음향과 화면이 함께 나오는 이 비디오 디스크는 미디어산업계의 최신 개발품이다.
RCA와 IBM 등 초대형 기업들은 이 비디오 디스크 개발에 이미 지난 날 컬러 TV 개발에 썼던 것을 능가하는 연구개발비를 썼으며 이들 초대형 기업에 지지 않으려는 ‘마그나복스’사는 기선을 제압, 제1착으로 시험용 비디오 디스크 시판을 시행했다.
비디오 디스크는 소리와 화면이 함께 나온다는 의미에서 비디오테이프와 성능이 비슷하지만 몇 가지 우월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우선 이것이 테이프가 아니라 디스크라서 보관에 좋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종래의 디스크처럼 바늘이 표면을 스치면서 소리를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레이저 광선이 표면을 스치면서 소리와 화면을 재생하기 때문에 화질과 음질이 테이프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다는 것, 셋째는 아무리 오래 사용해도 레이저 광선은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디스크는 영구히 신품처럼 보관된다는 것이다.
RCA사의 ‘그리피스’ 회장은 이 비디오 디스크 시장이 앞으로 10년 내에 연간 70억 달러짜리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연간 70억 달러이면 현재 미국의 3대 TV 네트워크와 광고 총판매량을 훨씬 넘는 액수이다.
TV 앞에서 자라난 어린이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비디오식 표현방식이 절대적으로 어필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이들 회사들은 비디오 디스크 개발에 돈을 쏟아넣고 있는 것이다. 오페라 팬, 클래식 음악애호가들은 물론 팝뮤직 팬들도 자기들이 좋아하는 가수나 그룹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볼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는 가수들도 ‘들을만한’ 가수가 되어서는 부족하고 동시에 ‘볼만한’ 가수도 되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디오 디스크의 화면이 담는 것은 반드시 연주 장면만은 아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통한 온갖 색상과 그림이 동원되고 있으며 소리나 음악에 어울리는 화면 스케치 스타일의 포토 에세이, 무비 에세이 등이 담기기도 한다.
비디오 디스크의 출현에 대해 별로 흥분할 거리가 못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반복성’ 문제를 지적한다. 좋은 노래는 레코드에 담아 팔면 사람들이 듣고 또 듣고 되풀이하지만 정해진 화면을 누가 보고 또 보고 하겠느냐는 것이다. 보고 또 봐도 지겹지 않게 화면을 만들어내는 것은 앞으로 비디오 디스크 제작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휴스턴=梁東彪(양동표) 기자〉
본문
[역사] 옛날신문) 음향과 화면이 동시에… 비디오 디스크 (1980.5.27 동아)
2025.08.04 (21:2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