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 넘쳤다
“언니, 여기야!”
박가원이 손을 흔들며 유영숙을 불렀다. 대구 시내에 새로 생긴 패밀리 레스토랑, 창가 자리엔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앉고 있었다.
유영숙은 코트를 벗으며 가원 맞은편에 앉았다. "생일 축하해, 가원아."
“헤헷 고마워요 언니. 오늘 저 진짜 여기에 꼭 오고 싶었단 말이에요.”
스파게티가 나왔고, 가원은 그야말로 행복한 표정으로 면을 말아 입에 넣었다. 먹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아이였다. 가원이 대학을 졸업한지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영숙의 눈에 박가원은 신입생 때 귀여웠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레스토랑 벽걸이 TV에서 작게 뉴스 소리가 들렸다.
“...IMF 외환위기 이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유영숙은 잠깐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가원을 바라보았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이 순간만은 변하지 않기를— 유영숙은 바랐다.
유영숙은 웃으며 가원의 접시에 포크로 새우 하나를 올려줬다. “이거, 네가 좋아하는 거잖아.”
가원은 반짝 웃으며 그걸 받아먹었다. 입가엔 소스가 살짝 묻었다.
“아이고 얘가 또…”
유영숙은 테이블 위의 냅킨을 들어 가원의 입가를 조심스레 닦았다.
가원은 잠깐 눈을 깜빡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언니. 진짜, 오늘 오길 잘했죠?”
그 순간, 유영숙은 무심결에 대답했다.
"응… 맛있네, 가원아."
하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달랐다.
“응… 좋아해, 가원아.”
가원의 손에서 포크가 ‘챙’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가원은 놀란 눈으로 유영숙을 바라봤고,
유영숙도 그제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
갑작스런… 뜻하지 않았던 고백.
“가원아. 그게… 방금 건… 아니, 그러니까…”
유영숙은 입을 가리며 더듬거렸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숨을 고르려 애썼다.
하지만 눈앞의 가원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고,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순간 유영숙의 마음은 무너졌다.
‘아, 역시… 난 안 되는 거였어. 난… 괴물이니까. 또 상처만 주는…’
유영숙이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찰나—
가원이 웃었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 하지만 입꼬리는 환히 올라가 있었다.
“왜 이제야 말해요… 바보야…”
그리고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나도 좋아한단 말이에요! 언니 진짜… 너무해…”
유영숙은 얼떨떨한 채로 가원 앞에 다시 앉았고, 손끝이 떨리는 걸 느끼며 가원의 손을 잡았다.
가원은 울면서도 유영숙의 손을 꼭 쥐었다.
“…진짜야?”
“응. 진짜야…”
그 순간, 긴 겨울을 지나 드디어 봄이 온 듯했다.
사랑은 그렇게—
수많은 ‘아닌 척’과 ‘그래서는 안 된다’를 뚫고
두 사람의 가슴속에 조용히, 하지만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언니, 여기야!”
박가원이 손을 흔들며 유영숙을 불렀다. 대구 시내에 새로 생긴 패밀리 레스토랑, 창가 자리엔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앉고 있었다.
유영숙은 코트를 벗으며 가원 맞은편에 앉았다. "생일 축하해, 가원아."
“헤헷 고마워요 언니. 오늘 저 진짜 여기에 꼭 오고 싶었단 말이에요.”
스파게티가 나왔고, 가원은 그야말로 행복한 표정으로 면을 말아 입에 넣었다. 먹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아이였다. 가원이 대학을 졸업한지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영숙의 눈에 박가원은 신입생 때 귀여웠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레스토랑 벽걸이 TV에서 작게 뉴스 소리가 들렸다.
“...IMF 외환위기 이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유영숙은 잠깐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가원을 바라보았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이 순간만은 변하지 않기를— 유영숙은 바랐다.
유영숙은 웃으며 가원의 접시에 포크로 새우 하나를 올려줬다. “이거, 네가 좋아하는 거잖아.”
가원은 반짝 웃으며 그걸 받아먹었다. 입가엔 소스가 살짝 묻었다.
“아이고 얘가 또…”
유영숙은 테이블 위의 냅킨을 들어 가원의 입가를 조심스레 닦았다.
가원은 잠깐 눈을 깜빡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언니. 진짜, 오늘 오길 잘했죠?”
그 순간, 유영숙은 무심결에 대답했다.
"응… 맛있네, 가원아."
하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달랐다.
“응… 좋아해, 가원아.”
가원의 손에서 포크가 ‘챙’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가원은 놀란 눈으로 유영숙을 바라봤고,
유영숙도 그제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
갑작스런… 뜻하지 않았던 고백.
“가원아. 그게… 방금 건… 아니, 그러니까…”
유영숙은 입을 가리며 더듬거렸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숨을 고르려 애썼다.
하지만 눈앞의 가원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고,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순간 유영숙의 마음은 무너졌다.
‘아, 역시… 난 안 되는 거였어. 난… 괴물이니까. 또 상처만 주는…’
유영숙이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찰나—
가원이 웃었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 하지만 입꼬리는 환히 올라가 있었다.
“왜 이제야 말해요… 바보야…”
그리고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나도 좋아한단 말이에요! 언니 진짜… 너무해…”
유영숙은 얼떨떨한 채로 가원 앞에 다시 앉았고, 손끝이 떨리는 걸 느끼며 가원의 손을 잡았다.
가원은 울면서도 유영숙의 손을 꼭 쥐었다.
“…진짜야?”
“응. 진짜야…”
그 순간, 긴 겨울을 지나 드디어 봄이 온 듯했다.
사랑은 그렇게—
수많은 ‘아닌 척’과 ‘그래서는 안 된다’를 뚫고
두 사람의 가슴속에 조용히, 하지만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