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볼 때는 제목이 내포한 의미가 뭘까 상당히 고민했었는데
다시 보고 나니 어쩐지 제목 속에서 큰 주제가 보였다.
일어 더빙에서는 시종일관 '사이버 펑크'라는 명칭으로, 무법자 용병들을 일컫지만
영어 더빙판에서는 사이버 펑크라는 대사는 초반에 한마디만 등장하고 대부분이 '엣지 러너'라고 부른다.
작 중에서 엣지 러너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무법적인 삶을 사는 자들을 뜻하며,
생과 사의 고비를 수시로 넘나드는 존재들로서, 칼날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용병의 삶을 그린 '블레이드 러너'를 오마쥬했다고 한다.
사이버 사이코.
사이버 펑크 세계관에 존재하는 일종의 조현병 환자들.. 그들이 사이버 사이코가 되어가는 과정은 바로 그 자신의 인간성을 잃어가는 과정이다.
사이버 펑크의 원본인 TRPG에서도 인간성이 낮아지면 사이버사이코화 되어 더이상 플레이가 불가능한 제약이 생긴다.
즉, 내가 엣지러너 라는 제목에 감탄하게 된 것은, 바로 엣지러너(가장자리를 살아가는 자)가 의미하는 바가 바로 이 '인간성의 가장자리' 역시 포함하고 있다고 느꼇기 때문이다.
몸에 강력한 사이버 웨어를 이식하는 행위 자체도 인간성을 잃어가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와 마찬가지며,
작 중의 주요인물들이 바로 이 사이버 사이코라는 종말을 향해 달려간다.
인간성을 잃고 사이버 사이코가 되어버릴 것인가
인간성을 유지하고 마지막까지 인간으로서 목숨을 다할 것인가
삶과 죽음의 경계, 사회의 가장자리, 그리고 인간성의 가장자리 (edge)에 위치한 사람들의 이야기.
사이버 펑크, 엣지 러너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