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출처 : 칼부림
압카이 푸링가(abkai fulingga)는 연호 천명을 뜻한다.
부제 : 후금 건국 당시 연호 선포 문제
1616년 음력 1월 1일 누르하치는 팔기의 버일러들과 암반들, 그리고 자신의 백성들의 추대를 받아 '겅기연 한'의 자리에 오른다. 그것은 추대의 형식을 빌린 누르하치의 자의적 즉위였다. 누르하치는 이로서 여진 전체의 군주를 천명하게 되었다. 겅기연 한으로서의 즉위는 누르하치가 자신의 세력이 명의 변경관리체제로부터 분리된 세력임을 공식적으로 자신의 군대와 백성들에게 선언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 때의 즉위식은 구만주당, 만문노당, 무황제실록, 고황제실록, 만주실록등에 모두 서술되어 있다. 다만 각각의 사료에서 겅기연 한의 즉위식의 진행에 관한 서술은 약간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천명 연호의 선포'에 관한 부분이다.
구만주당-만문노당 계열의 사료에서는 즉위식 당시 천명(天命, abkai fulingga) 연호의 선포가 보이지 않는다. 구만주당과 만문노당서는 8명의 대인들이 추대문을 올리고, 어르더니가 그것들을 받아 누르하치의 어전 탁상에 올려 놓은 뒤 존호를 읊고, 이후 버일러들과 암반들이 거기에 맞추어 일어나면 누르하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아문에서 나가 하늘에 고두를 하는 형태의 즉위식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여기서는 연호에 관한 어떤 단서도 보이지 않는다.1
하지만 무황제실록과 만주실록을 살펴보자면 여기서는 어르더니 밬시가 누르하치에게 존호를 바침과 동시에 연호로 천명을 선언하며 1616년을 천명 원년으로 건원하였음을 명시한다.2
보다 원래의 의미에 가까울 만문본의 실록 내용을 살펴보자.
[erdeni baksi han i hashū ergi ashan de ilifi tere bithe be hūlame geren guruhn be ujire genggiyen han sefi, aniyai gebu be abkai fulingga sehe]
위 내용은 어르더니 밬시가 누르하치의 옆에서 '여러 나라를 기르시는 겅기연 한'이라고 존호를 읊고 연호를 천명이라고 선포한 대목이다. 한편 고황제실록의 경우 어르더니 밬시가 연호의 선포를 읊었다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연호를 천명이라 건원하였고 당해를 천명 원년이라고 하였다는 내용이 존재한다.
[上復陞御座眾貝勒大臣各率本旗、行慶賀禮。建元天命、以是年為天命元年]
'한께서 다시 어좌에 앉으시자 여러 버일러, 암반들이 각각의 구사를 거느리며 경하례를 올렸다. 천명이라 건원하였고, 이 해를 천명 원년이라고 하였다.'3
어떻게 되었건간에 실록에서는 누르하치가 겅기연 한에 즉위한 당시에 천명의 연호가 선포되었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당해인 1616년을 곧장 천명 원년으로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실록의 기초 사료가 되는 구만주당에서 천명의 연호 선포가 없으며 그 복간개수판인 만문노당에도 단서가 없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 과연 누르하치가 겅기연 한에 즉위하면서 바로 연호를 선포했을까? 필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당시 누르하치는 겅기연 한의 즉위로서 독자적 국가의 수립, 세력권의 형성을 확정했으나 그 수립과 동시에 명과의 충돌을 진행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가 당시에 여전히 무력충돌없이 여진통일에 관하여 명의 외교적 인정을 받고자했건, 이미 향후 언제라도 명에게 전쟁을 선포할 마음을 먹었건간에 그는 즉위 이후 얼마간 내정과 반란 세력 진압, 교역과 외교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필연적으로 명나라를 자극할 요소인 건원을 겅기연 한에 즉위하자마자 진척시켰을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
물론 누르하치가 건원에 관한 바를 스스로 먼저 명에 통지하지 않는 이상 그러한 정보가 당장 명에 흘러들어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의 누르하치로서는 변경에서의 교역도중 돌발사태로 자신이 건원에 관한 정보가 명나라에 입수되거나 혹은 한족 출신 후금 백성들이 명나라에 이 사실을 몰래 알리는 경우를 경계할 수 밖에 없었다. 건원을 행한다면 그 이후부터는 줄곧 건원의 소식이 명에 알려질 수 있는 위험부담을 감수해야했고, 그 위험부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질 것이 자명했다. 차라리 적절한 시기가 될 때 까지/혹은 관점에 따라 아예 건원을 행하지 않는 편이 더 나았다. 요컨대 당시의 누르하치는 '건원'이라는 외형적 요소에 집착하여 굳이 위험한 모험을 벌이고자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구만주당과 만문노당의 겅기연 한 즉위식에 관한 서술에서 연호건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이에 대한 근거가 된다. 애초에 연호를 건원치 않았으니, 기록도 없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생각해 보건대 누르하치는 명과의 충돌을 경계하여 이 당시에 연호를 칭하지 않았고, 후일 더 이상 망설일 것이 없어진 시점, 즉슨 대명전쟁을 개전한 시점/혹은 대명전쟁에 대한 직접적 준비에 들어간 시점에서 연호를 건원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겅기연 한 즉위시기가 아닌 대명전쟁 개전시기에 누르하치가 건원을 했다는 보다 명확한 근거는 조선의 사료에서 포착된다. 사르후 대전 이후 누르하치가 조선에 보낸 서신에 관한 조선 정부의 의논이 조선왕조실록에 실려 있는데, 여기서 누르하치가 보낸 서신에 '천명 2년'의 연호가 기록되어 있었음이 포착된다.4 해당 서신이 발송된 것은 1619년이므로, 천명 원년은 1618년이 된다. 1618년은 후금과 명나라간의 전쟁이 발발한 시기이다. 즉, 누르하치는 더 이상 연호를 사용하는 것에 눈치를 볼 것이 없는 시점에서 연호 천명-압카이 푸링가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확정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렇다면 실록에서는 어째서 1616년을 천명 원년으로 설정한 것일까? 아마도 누르하치의 겅기연 한 즉위에 연호의 원년 시기를 맞추기 위해 일부러 건원의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대명전쟁의 시작은 물론 후금의 역사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지점이지만, 누르하치의 겅기연 한 즉위와 그로 말미암은 독자세력 수립에 비할 바는 아니다. 후금/청과 홍타이지는 사실상 이를 기점으로 본인들의 독자 국가가 성립되었음을 기록적으로 확정, 더불어 연호의 사용시기 역시도 앞당겨 누르하치의 겅기연 한 즉위와 연호의 사용 시기를 일체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실록의 찬술의도, 그리고 그에 결부된 홍타이지의 의지에 따라 실록상에서는 누르하치가 겅기연 한에 즉위함과 동시에 천명 연호를 선포, 그 해를 천명 원년으로 한 것으로 서술되었다. 실제로 천명 연호는 1618년부터 쓰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후금과 청의 공식입장상 천명 원년이 1616년으로 앞당겨짐에 따라 1616년은 후금/청의 입장서 천명 원년으로 표기된다.
1.구만주당 병진년 음력 1월 1일, 만문노당 동년 동월
2.무황제실록 천명 원년 음력 1월 1일, 고황제실록 이상과 같음, 만주실록 이상과 같음
3.고황제실록 천명 원년 음력 1월 1일
4.조선왕조실록 광해군 11년 음력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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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토피아도 추천 무더기로 받아서 베글 가는게 꼴받아서 내가 계속 쓰지만 관심은 못받는 역사글도 베글 보내고 싶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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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모든 사람들한테 한번 찍먹은 해보라고 해보고 싶음 취향 아닌사람은 어쩔수 없다지만 진짜 명작임 ㄹㅇ | 23.03.06 23:0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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