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라고 해서 생각났어."
어흠 헛기침하고 서론을 깐 유키노시타는 가방에서 조그만 셀로판 봉투를 꺼냈다.
슬쩍 머리를 숙이고 살며시, 사자에게 먹이라도 주는 것처럼 신중하게 그것을 내밀었다.
"이거......"
중얼거리는 소리와 양손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떨리는 탓에 잘 안보이지만 아무래도 수제 쿠키 같았다.
머뭇머뭇 받아들자 봉투 안에는 체크무늬에 별 모양, 하트 마크까지 참 다채로운 쿠기가 들어 있었다.
"축하, 아니면 기념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큰일은 아니니까 너무 비싼 걸 준비하기도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오오......"
(중략)
"좀 늦었지만, 한 달, 됐으니까. ......그 기념으로."
그러고 내 반응을 살피듯 힐끗 시선을 보냈다.
"그렇군"
즉시 진지한 얼굴로 똑 부러지게 대답했지만, 내 두뇌는 순식간에 풀회전 중이었다.
뭐? 무슨 기념? 이라고는 못 물어보잖아...... 아니, 물어서도 안 되는 거지만.
(중략)
-세간에서 말하는 '한 달 기념'이다.
망했다......
이 애, 그런 거 일일이 챙기는 타입이구나? 그걸 빨리 말했어야지~! 그거 기억 못 하면 무조건 싸움 나는 거잖아.
파칭코 가게로 도망가서 시간 죽이면서 마음도 달래고, 경품으로 받은 화장품 들고 사과하러 가는 거잖아.
(중략)
내가 갈팡질팡하는데 유키노시타는 놀리는 것처럼 픽 웃었다.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된다니까. 정 그러면 조만간 받기로 할게."
"조만간..... 그래, 좋아, 조만간에, 조만간......"
나는 조만간, 조만간..... 하며 잠꼬대처럼 중얼대다가 불현듯 깨달았다.
"한 달 다음은 언제야? 어느 타이밍에 하는 거야?"
그런 거 전혀 모른다고......
(중략)
이 질문에는 유키노시타도 좀 당황스러운 듯 했다.
"글, 쎄..... 언제라도 괜찮지 않겠니......? 그래도 하려면 깔끔하게 1주년 기념일까?"
"1주년....."
(중략)
너무나도 막연한 미래에 할 말을 잃었는데, 그 침묵을 당혹감이나 거절이라고 생각했는지 유키노시타가 허둥지둥 말을 보탰다.
"짜, 짧을까? 그럼...... 시, 십 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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