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끝없는 경쟁 속 바보 하나
*이 글은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1기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학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증명 해보고 싶어.”
-사카모토 유우지-
후미즈키 학원. 시험 성적으로 A부터 F까지 학생들의 등급을 나누고 클래스로 묶어 각기 차별된 시스템과 환경을 제공하는 학원.
시험 소환 전쟁. 성적에 따른 ‘시험 소환수’를 지급받아 개인이 대결 하거나 반 대항전을 벌여 시설을 쟁취할 수 있는 제도.
요시이 아키히사. 2학년 F반의 바보. 힘을 숨긴 바보가 아니라 순수한 그냥 바보.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는 방영한 지 꽤나 오래지난 작품인지라 기억하시는 분이 많을지 모르겠습니다.
뭐 지금 보기에는 개그 수위가 꽤나 높고 과격한 지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취향이 맞는다면 빵빵 터질만한 작품이죠.
막 나가는 개그가 자주 나오는 지라 가볍게 보기 쉽지만 설정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는 ‘입시 경쟁’에 대한 비판을 깔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행복은 성적 순 일까? 이런 말을 하면 대부분 아니다 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성적을 잘 내면 미래가 바뀔 것이라며 경쟁을 부추기죠.
요즘은 열기가 약간 식은 것 같지만 그럼에도 아직 대학을 필수로 생각하고 인서울이니 지잡대니 하는 걸 보면 변화하고 있을 뿐 갈 길이 멀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에 나오는 후미즈키 학원은 ‘암묵적으로 이루어지는 성적을 기반으로 한 차별을 가시화 하면 어떨까?’ 라는 발상에서 출발한 학원이죠.
성적으로 줄을 세우고 클래스로 랭크를 나눈 뒤, 누가 봐도 불평등한 학업 환경을 형성해 공부에 대한 열의를 만든다.
경쟁 심리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효율적이여 보일 수 있지만 이게 학원(한국으로 치면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망각하기 쉽지만 학교는 교육의 장소입니다. 여기서 교육은 단순히 국영수를 비롯한 지식 뿐 아니라 사회성과 인성, 가치관 형성까지 다양한 걸 가르치는 교육을 뜻합니다.
그럼 이 작품은 그런 체제를 붕괴 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요?
실제로 주인공의 친구이자 F반의 리더인 유우지는 이런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재에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학생을 서열화하는 시스템에 환멸을 느끼고 A 클래스를 이겨서 이런 시스템을 만든 사람들에게 한 방 먹이고 싶어하죠.
하지만 그는 주인공이 아닙니다.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의 주인공은 그런 사상 따위 잘 모르는 순수한 바보 요시이 아키히사 입니다.
요시이 아키히사는 자타공인 바보입니다. 집에서 보내주는 생활비는 게임 같은 취미에 꼴아박아 소금물과 64분의 1 컵라면으로 연명하질 하고
히로인들과 플래그를 꽂아도 본인은 눈치를 못 챕니다. 그걸 이용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순수하게 모릅니다.
공부는 당연히 못합니다. F클래스 라고는 해도 주요 인물들이 각자 특화된 분야가 있는데 비해 요시이는 그런 거 없이 깔끔하게 다 못하죠.
그럼에도 요시이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또 시청자들이 봐도 나름 행복해 보입니다.
보통 사회 비판물은 그에 반하는 인물이 주인공이거나 그 사상에 감화되어 가는 인물이 주인공을 맡습니다.
그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거든요. 하지만 이 작품은 당시를 기준으로 그 어떤 작품 보다 날카롭게 입시경쟁을 다뤘지만 주인공은 꽤나 동떨어진 인물을 내세웠습니다.
요시이는 F클래스의 시설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행복을 쫓으며 살고 있고 그 와중에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주는 것.
그게 요시이의 전부입니다. 친구들이 힘들어하면 같이 분노하고 위기에 처하면 진심을 다해 도와주고 그냥 그렇게 살아갈 뿐입니다.
공부는 못하고 눈치도 없지만 그래도 상냥한 요시이를 좋아하는 인물들이 주변에 있고 본인도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1기 후반부, 유우지의 바램대로 차근차근 앞의 모든 클래스를 격파한 끝에 A클래스와 F클래스는 재격돌하게 됩니다.
앞선 시험소환 전쟁에서 다른 클래스들에게 빚을 지워둔 덕에 지원사격 까지 받아 A클래스를 수세에 몰아붙이죠.
평범한 작품이라면 여기서 A클래스를 이겨 체제를 뒤집는 결말로 가겠지만 약간의 사고가 벌어지며 유우지가 A클래스 대표를 구해주면서 분위기가 훈훈해져 버립니다.
그러다 유우지가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분위기 못 읽는 A클래스 학생의 기습을 맞아 김 빠지는 결말을 맞게 되죠.
F클래스는 패배의 여파로 귤 박스였던 책상마저 빼앗겨 나무판때기에 공부를 하게 되지만 그들이 불쌍해 보일지언정 불행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끝없는 경쟁 속에서 지칠 때도 있겠지만 그들은 함께이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순수하게 상냥한 요시이 아키히사가 있습니다.
바보짓과 기행이 끊이지 않지만 순수히 바보라는 사실은 모두 알아서 진위를 의심 받지 않아도 되니 괜찮습니다.
유우지도 딱히 패배했다고 해서 절망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냥 3개월 뒤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생각할 뿐이죠.
우리 인생도 경쟁 속에서 언제나 힘들 겁니다. 입시경쟁이 부각되었을 뿐 사회가 더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 않으니까요.
그럴 때는 바보 소리를 듣더라도 그냥 내 주변을 상냥하게 대하고 순수하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남들이 바보라고 손가락질 해도 내 방식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맘처럼 다 되지는 않겠지만 기회는 다시 올테니 그 때까지 소금물 좀 먹죠 뭐.
순수하게 그리고 상냥하게, 작 중에서 요시이 아키히사는 참 골 때리는 인물이지만 그래도 밉지 않은 건 저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복잡한 무한 경쟁 속에서 흐르는 대로 소신대로 상냥하게 살고 싶은 오늘,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가 말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멋진 미래가 있으니까
지금보다 훨씬 멋지게 My Life, My Life, MyLife"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1기 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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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성우가 이미지를 스스로 망쳐서 더욱 기억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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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시소는 엄청 재밌게 본 작품이죠. 라노벨도 전권 소장중인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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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성우가 이미지를 스스로 망쳐서 더욱 기억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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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흠, 개인적으로 좋아했었지만 그 발언은 용서 받을 수 없는 말이었죠. 안타깝습니다. 미즈키도 좋아하는 캐릭터였는데.. | 24.01.10 23: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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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시소는 엄청 재밌게 본 작품이죠. 라노벨도 전권 소장중인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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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봐도 취향만 맞으면 재밌는 작품이죠! | 24.01.11 22: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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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폥귄
아키라 누님도 좋죠. 바시소는 설정이나 메인 스토리도 재밌지만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다 매력적이었던 거 같습니다. | 24.01.11 22: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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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실력지상주의는 좀 흔한 먼치킨물에 가까운 전개라 아쉬웠습니다. 좋은 소재로 참 아쉬운 완성도를 보여주더라고요. | 24.01.11 22: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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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요시이 처럼 대책 없이 사는 게 답이라는 건 아닙니다. 이 글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끝 없는 경쟁 속에서 순응하거나 반동인물이 되는 것 말고도 순수하고 상냥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것이 행복하다면 그 또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하는 말이었습니다. 요시이는 분명 내일이 없이 사는 바보이고 작 중 인물들도 구제불능 바보라고 칭하지만 아무도 그를 진심으로 매도하거나 혐오하지 않습니다. 작품을 쭉 보시면 알겠지만 공부는 못하고 특출난 재능도 없지만 남들을 돕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고 원하는 것을 행하는 추진력이 있거든요. 단순히 애니메이션 속 이기에 바보더라도 괜찮은 것이 아니라 요시이는 충분히 다른 면에서 자신만의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와 이 글에서 말하는 바보는 남들한테 잘 속고 그냥 다 믿어버리고 멍청한 바보가 아니라 순수하며 상냥함을 잃지 않기에 답답할 때도 있지만 미워할 수 없는 바보 입니다. | 24.01.11 22: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