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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6일.
대련골산 북측 사면, 함경북도 연사군.
백금산역 기점 북북동 113km 지점.
-대기.
진도5 안성종 상사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준경을 바라보고 있는
진도 팀은
안 상사의 지시에 따라
각자에게 지정된 목표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덟 명의 북한군 수색대원들아
진도 팀 전방 500여 m 앞에서
주변을 정찰하면서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들을 발견한 것은 20분 전이었다.
20분 전,
그들이 진도 팀을 발견하기 전,
진도 팀이
먼저 그들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몸을 숨겼다.
진도 팀은 여기까지 오면서
적 수색대와 네 번 접촉했고,
한 번 교전을 진행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적 수색 병력과의 접촉이었다고,
두 번째 교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잇토키는
감각을 두 개로 나누었다.
눈으로는
자신에게 지정된 적을 살피면서,
귀로는
안 상사의 교전 개시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동과 정지의 판단은
이규철이,
교전 개시에 대한 결정은
안 상사가 내렸다.
합류 이후
이규철 대위는
진도 팀의 체계를 그렇게 변경했다.
잇토키는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이규철 대위의 전투력은
적을 상대하기에 충분했지만,
경험에서는
안 상사가 압도적이었다.
무엇보다
교전 상황에 대한 판단을
안 상사가 함으로서
이규철 대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효과도 있었다.
북한군 병력은
자신들에게 총구가 겨누어진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움직이고 있었지만
진도 팀은 잔뜩 긴장한,
기형적인 대치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대략 450m까지 접근했던
적 수색병력이 계속 동쪽으로 나아가며
조금씩 멀어져 가자,
안 상사는 총구를 거둘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바로
이규철 대위의 이동 명령이 떨어졌다.
그들은 긴장을 풀 새도 없이
바로 몸을 움직였다.
다시 전술 대형으로 선 잇토키는
숨을 크게 들이쉬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에 하늘이 들어왔다.
11월의 우울한 하늘은
태양을 가리고 있었지만,
태양은 구름 너머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조만간
서쪽으로 자취를 감출 것이었다.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밤이 찾아오면
조금 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잇토키는 그렇게 생각하고
기운을 내기로 했다.
백금산역으로 향할 때는
낮에 자고,
밤에 움직였다.
그러나
탈출하는 지금은
밤보다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
더 많은 거리를 움직였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북한군은
낮에 수색을 하고
밤에 매복을 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규철은
수색 병력을 피해 가는 것이
매복을 피하는 것 보다
더 쉽다는 판단을 내렸다.
실제로도 그랬다.
주간이라고 해도
계곡을 타고 움직이는
진도 팀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았으니까.
또 다른 이유는
보급의 문제였다.
야시경에 들어가는 연료전지를
아낄 필요가 있었다.
진도 팀이 사용하는
2안(眼) 야시경 AN/PVS-21 LPNVG는
AA건전지 하나를 사용하면
24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온이 내려가면서
전력 소모율이 높아졌고,
최근에는
하루에
인원당 하나씩
다섯 개가 소모되고 있었다.
전자 장비를 관리하는
진도1 윤재운 중사가 가지고 있는 건전지의 양은 한정되어 있었고,
탈출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야 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안성종 상사가 착용하는
4안(眼) 야시경 GPNVG-18이었다.
CR123A 배터리 네 개가 들어갔고,
배터리 여분은
단 하나뿐이었다.
시간으로 치면
대략 10시간 사용분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을 소모해 가며
야간 행군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규철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잇토키도 거기에 동의했다.
마음속으로.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377)
2023.05.11 (00:02: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