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4일.
국군 정보사령부.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국광해운 엄주현 이사,
정확히는
국군 정보사령부 소속
엄주현 중령은
피곤이 잔뜩 묻어 있는 발걸음으로
정보사령부 본부의
한 회의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것이
몇 시간이나 되었지?
22일 새벽
정보사가 운영하는
잠수함 SS-074 최준함과의 연락이 끊기면서
국광해운은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당초 부산에 가서
장관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엄주현 이사는
급하게 일정을 조정해
국광해운 사무실로 가서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최준함과
연락이 다시 닿은 시간은
오전 11시가 넘어서였다.
심도 300에서
4노트의 속도로
몇 시간 동안 은밀하게 움직여
안전 해역으로 빠져나온 뒤에야
최준함은 통신을 열 수 있었다.
최준함에서 알려 온 상황은
좋지 않았다.
상어급 잠수함 최소 20척이
북한 해군 3, 4, 5전대 기지에서 출항했다는 것.
명백한 밀어내기였다.
북한 해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어선을 구축한 것이다.
상황을 파악한 정보사는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엄주현이 있었다.
엄주현이
김광용 사장의 지시를 받고
연길로 출발하는
중국남방항공 비행기를 탄 것이
22일 14시였고,
연길공항에 도착해서
정보사의 위장 포스트인
길림 연변 조선족 자치구 허룽(和龙) 광장대약방(廣場大藥房)에 도착한 시간이
17시 30분이었다.
그곳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중국 국가안전부(MSS) 관계자를 만나
협상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오늘 오전 09시 50분
에어차이나를 타고
인천에 내리자마자
바로 정보사령부로 달려온 것이다.
요 며칠 동안의
엄주현은
제대로 누워서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꾸벅꾸벅 졸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피로를 풀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회의실 문 앞에 도착한 엄주현은
문을 열기 전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엄가야,
정신 줄 바싹 잡아야 한다.
지금 비상 상황이다.
그렇게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그는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회의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엄주현에게 향했다.
그 눈빛에
불쾌감이 묻어 있었다.
가장 직급도, 권한도 낮은
엄주현이
가장 늦게 왔다는 사실이
그들을 불쾌하게 만든 것인지도 몰랐다.
인천공항에서 막 달려온
엄주현은
억울한 마음을
속으로 갈무리하면서
문을 닫고
자신에게 배정된 자리에 앉았다.
그는 앉으면서
재빠르게 배석한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정보사령부 위장기업 대표
김광용 대령을 비롯해
정보사 참모부 인원,
각종 신호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777사령부,
상급 부대인
국방정보본부의 실무자들이 전부 자리하고 있었다.
국방부 소속 이외에도
회의실 안에는
양복을 입고 있는 사람이
둘 아니 셋이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 사람은
며칠 전 당주동 국광해운 사무실에서 보았던
국가정보원 김훈 1차장이였다.
다른 양복쟁이도
엄주현이 아는 사람이었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엄주현은 그의 정체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었으니까.
그리고
며칠 전에
자신을 공개적으로 망신 준
파란 양복을 입고
빨간 나비넥타이를 맨
8살의 소년이
그 때처럼
의자에 앉아서
일본어로 된 셜록 홈즈 문고판을 읽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딱 그 때처럼
자신의 얼굴을 보이지 않게
어둠 속에 얼굴을 숨긴 모습으로
똥 밟았군.
엄주현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실무진 회의인 줄 알았더니
각 단체의 최고 우두머리들의 아바타가
전부 다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아바타 중에서는
대통령의 아바타도 있었으니까.
“시작하겠습니다.”
엄주현이 자리에 앉자마자
김광용 대령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 말에
회의실에 불이 꺼지고,
전면 스크린에 화면이 떴다.
백금산역을 비추는 위성사진이었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371) [2]
2023.05.10 (06: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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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23.05.10 22: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