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타 프로 연맹전은 점점 더 빈번하게 제기되던 질문 하나에 대한 대답으로 2017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The International에 초청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지역 예선전 몇 차례와 Valve가 부여하는 '골든 티켓'으로 초청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 초청은 매년 팬들에게는 흥미진진한 순간을 선사했지만, 프로 선수들(및 그 팬들)은 The International로 가는 과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초청 시스템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저희는 좀 더 명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목표 하나만 한정해서 놓고 본다면, 성공적이었습니다. DPC 덕분에 초청 기준이 명확하게 드러났으며, 프로 선수들은 The International로 가는 과정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DPC에는 일련의 규칙 및 규정이 함께 도입되었는데, 그에 따라 치러야 했던 대가가 무엇이었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바로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도타 경기가 점점 흥미로움과 다양성이 떨어지면서 궁극적으로 재미가 크게 줄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유일한 공식 리그가 되면서, DPC가 해당 연도의 대회 일정과 그 기간에 진행되는 사항들을 완전히 틀어쥐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회 주최자들은 점점 혁신하려는 노력을 줄여갔습니다. 사실상 저희가 그렇게 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흥미롭고 독창적인 토너먼트를 기획하여 시청자와 선수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려고 경쟁하는 대신, 이제는 절대 적다고는 할 수 없는 Valve의 엄격한 요구 사항(팀 수, 중계 언어, 대회 형식 등)을 얼마나 잘 준수하는지를 놓고 경쟁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한 요구 사항을 완화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저희가 요구하는 대회 사양이나 대회 주최자들이 그 요건을 충족하고자 취하는 조치가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는 도타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선보이면서 선수들의 참여와 관중들의 관전을 유도한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멀어지게 하고 말았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대회 주최자가 저희의 관심이 아니라 여러분의 관심을 끌려고 경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약이 도입되기 전 도타 대회판은 지금에 비해 더 잘 돌아가고, 더 활기찼으며, 더 다채로웠습니다. 이전에는 대회가 천편일률적으로 틀에 박히지도 않았고, 더 창의적이었을뿐더러, 그러한 대회가 펼쳐질 일정상의 여유도 더 많았습니다. 대회 길이나 특정한 주제의 대회장, 팀 참여나 심지어 토너먼트 구조의 기본적인 전제 사항까지 모든 것의 가능성이 열려 있었습니다. 모든 것에 규제 없이 무모하고도 멋진 시도가 있었습니다. 집에서의 격식 없는 파티라든가 굴을 상금으로 지급하는 경우와 도타 아시아 챔피언십이나 일회성 초청전들이 함께 공존했습니다. 재미와 창의성에 초점을 맞췄던 도타 대회판이 오늘날 개성도 없고 단일 문화에 가까운 상태가 된 것이 전적으로 DPC의 잘못이라고 한다면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겠지만, 어쨌거나 이 상황에 이르도록 상당한 압박과 장려책을 제공한 것은 DPC입니다. 도타 커뮤니티에는 일반인들이 혁신적이고 재미있는 대회를 기획했던 수십 년간의 경험이 쌓여 있는데, 지금 DPC가 그 앞을 막고 있습니다.
이를 마음에 새기며, 저희는 도타 프로 연맹전: 2023을 마지막 DPC 시즌으로 하며 종료하고자 합니다.
도타 대회의 세계는 DPC보다 몇 년이나 앞서 형성된 것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The International 또한 계속될 것입니다. 저희는 이미 The International 2024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에 초청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지금은 올해 대회에 모든 초점을 맞춰 집중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불과 4주라는,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짧은 시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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